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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유학

'아이비 리그(Ivy League)'는 미국 동북부에 있는 최고 수준의 학문적 명성을 가진 하버드와 예일 등 대학 집단을 말한다. 아이비 리그처럼 나라마다, 지역마다 최고의 교육기관이 있고, 그 수준은 국가 경쟁력에 크게 작용한다.

 

우리나라에는 언제부턴가 이름이 붙여진 'SKY'가 있다. 이명박 대통령 때문에 나온 '고소영'의 첫 번째에 K대가 등장할 만큼 SKY는 유명세 만큼이나 부정적 이미지도 있다. '명문' 이미지에 '특권'이 덧칠된 탓이다. 하지만 지방은 물론 서울과 수도권 입시생들 조차 SKY는 못가도 수도권 삼류대학에라도 가기 위해 기를 쓴다. 그래서 나온 말이 '인 서울'이다.

 

맹모삼천(孟母三遷)이라는 말이 있다. 맹자 어머니 뿐 아니라 세상 모든 부모는 당연히 자녀를 훌륭하게 키우고 싶어 한다. 교육 여건이 좋다고 소문난 서울과 수도권 대학으로 보내고 싶어 안달이 난 사회 분위기가 증명해 준다.

 

인구 통계상으로 예견된 대학 학생수 감소 시기는 2018년이다. 2015년 무렵부터 대학은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벌써 서울 수도권에서 벗어난 지방의 상당수 대학들은 이미 퇴출 통보를 받았거나, 떨고 있다. 2018년이 다가올수록 소위 '인서울'의 위력은 더욱 커질 것이다.

 

서울 수도권 대학을 졸업한 사람은 모두 훌륭한 교육을 받았고, 그래서 우리 사회가 늘 말하는 측면의 좋은 직장에서 일하며 양질의 삶을 누리고 있을까. 사실 꼭 그렇지는 않다. 그럴 확률이 높을 수는 있겠지만, SKY에도 분명 꼬리가 있고, 졸업후 백수도 많은 것이 사회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보험 드는 심정으로 인서울을 고집하는 경우도 적잖을 것이다. '학연'의 끈이라도 잡아 두는 것이 현명하겠다는 생각일 것이다.

 

그런데 요즘은 그 끈 붙잡기가 더 힘들어졌다. '인서울'하려고 공부 열심히 하고, 그래서 인서울에 성공했지만 지방 출신의 서울유학생들은 하늘 찌를 듯 비싼 방값 때문에 유학생활이 만만찮다. 겨우 잠만 잘 수 있는 비좁은 고시텔 방값이 최하 40여만원이고, 웬만한 방은 80만원에 달한다. 장학숙 들어가기는 낙타 바늘구멍이고, 정부가 방값 지원에 나섰지만 새발의 피다. 등록금과 방값부터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니, 부모 허리가 휘고, 개천에서 용나기도 힘들게 됐다. 왜 꼭 서울인가. 이제 지방에서 희망을 찾아보기를 권한다. 김재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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