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 때부터 판소리 배워 / 퓨전국악 '오감도' 보컬 / 연극보며 예술감성 키워 / "내공 쌓아 대사습 도전"
인생과 함께 소리가 익어가는 소리꾼 이용선(35). 그는 지난달 7일 개막한 전주마당창극 ‘아나옜다 배 갈라라’에서 자라처와 여우 역할을 구성지게 해냈다. 지난 2006년부터 퓨전국악그룹 ‘오감도’의 보컬로 활동하며 전통 판소리뿐 아니라 다양한 노래를 들려주고 있다.
그는 “퓨전을 하지만 전통 소리는 기본으로 절대 놓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한 달에 15번 공연이면 7~8번은 퓨전이고 나머지는 전통이다”고 말했다.
솔직담백하고 거침이 없는 그에게 소리는 자신과 세상을 향한 위안과 외침이다.
그는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멍 때리고 있을 때나 소리가 나온다”며 “마당극이나 뮤지컬 등에서 맡은 배역에 감정을 이입해 지금까지 겪었던 일을 다 토해내고 대리 만족을 한다”고 들려주었다.
그는 어릴 때도 어머니에게 혼이 나거나 속상한 일이 있으면 연습실로 갔다. 울음과 소리가 뒤섞인 분출 뒤에는 개운한 마음을 얻었다.
5살부터 판소리를 배운 그는 국악에 발을 담갔던 부모의 영향 덕분인지 동요보다 국악을 좋아했다. 일부러 아이가 국악을 못 듣게 라디오 채널을 돌리면 다시 우리 소리를 듣자고 졸랐단다. 아들을 바라고 지은 이름을 얻은 딸에게 소리꾼을 시키기 싫었던 어머니는 당시 이성근 명인에게 딸의 기량을 선보였다. ‘싹수’가 있다는 소리를 들은 어머니는 이후 적극적인 지지자가 됐다.
소리 인생 30년을 채운 이 씨는 전주예고 1기로 입학한 뒤 동아콩쿠르 전국학생경연대회 학생부 은상, 한밭 전통가무악 전국 경연대회 고등부 종합최우수상 등을 받으며 학창시절 실력을 인정받았다. 전북대 한국음악학과를 졸업한 뒤 20대 후반은 일주일에 14번을 공연할 정도로 무대에서 살았다. 분장을 지우지도 못하고 잠이 들곤 했다.
그는 “당시 한창 퓨전 국악이 바람을 일으킬 때여서 각종 공연이 줄을 이었다”며 “지금 보면 본청을 저렇게 밖에 못했나 싶을 정도로 손발이 오그라든다”고 회상했다.
그에게 터닝 포인트는 오감도 활동이다.
그는 “영입 제의가 들어왔을 때는 각 멤버들이 나이가 있는데도 열심히 하는 모습이 좋았고, 서로가 발전하도록 새로운 시도를 격려하고 칭찬하는 분위기가 신뢰를 쌓게 했다”며 “나도 몰랐던 나를 끄집어 내는 매력이 있다”고 동료애를 자랑했다.
평소 연극을 보며 예술적 감성을 키운다는 그는 공력을 쌓으며 30대를 보낼 계획이다.
전북 무형문화재 제2호 적벽가 이수자이기도 한 그는 “아직은 다양한 소리를 하며 내공을 다지고, 마흔이 넘으면 대사습도 도전하고 싶다”며 “주위를 살피고 실력을 불리는, 업그레이드하는 한 해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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