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연극제 3개팀 3편만 출품 위상 추락 / 김제 지평선고 전국 명성…첫 소극장 지원
올해 전북 연극계는 양적으로는 축소되고 질적으로는 일면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전국적인 문화예술축제인 전국연극제가 군산에서 성황리에 열리면서 도내 연극 저변의 확대와 관객의 관심 등을 이끌어 냈다.
그러나 전북연극제는 관객 평가제를 도입하는 등 의미 있는 시도를 했으나, 올해 3개 극단만이 출품작을 내면서 자생력 있는 극단과 창작품이 양적인 빈곤에 시달리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으로는 김제지평선고등학교 연극부 ‘아파시오나토’가 전국청소년연극제에서 대상을 차지하면서 전북 연극의 성장 가능성을 내비쳤다. 또 올해 처음 전북도의 소극장 지원 사업이 시행되면서 장기적인 예술 작품의 창작과 안정적인 수요 및 공급 효과에 기대가 모아졌다.
△12년 만의 전국연극제 군산 개최
올해 전북 연극계는 군산에서 개최된 제32회 전국연극제로 들썩였다. 전북에서 전국연극제가 열린 것은 2002년 이후 12년 만이다. 전국연극제 전신인 87년도 지방연극제까지 포함하면 전북에서 세 번째 연극인들의 대규모 페스티벌이 치러진 것이다.
지난 6월 14일부터 20일간 ‘연극과 놀다’라는 기치 아래 진행된 전국연극제는 연극의 불모지라 할 수 있는 군산에 연극 붐을 조성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전북 대표인 극단 까치동의 ‘은행나무 꽃’은 은상을 수상하고, ‘은행나무 꽃’을 쓴 최기우 씨가 희곡상을 받으면서 전북 연극의 자존심을 지켰다. 개·폐막식 포함해 모두 35차례의 공연 중 17차례의 공연이 점유율 90% 이상의 매진을 기록하면서 흥행을 이뤘다.
△전북연극제 출품작 양적 아쉬움
전국연극제에 앞서 열린 제30회 전북연극제는 군산으로 무대를 옮겨 치르는 등 몇 가지 의미 있는 시도로 관심을 끌었다.
특히 평가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위해 관객 평가제를 도입한 점이 눈에 띄었다. 32명으로 구성된 관객 평가단은 3차례의 공연을 빠짐없이 지켜봤고, 관객 심사단의 평가는 전체 점수에 20% 반영됐다.
그러나 도내에 19개 극단이 활동하는 상황에서 3개 극단만이 각 1편씩 출품해 최근 10년간 가장 적은 출품 편수를 기록했다. 이렇듯 3개 팀만이 참가한 점은 작품 수준을 떠나 전북 연극계 스스로 연극제의 위상을 추락시켰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양적인 아쉬움을 남겼다.
또 세월호 침몰 사고에 따른 애도 분위기 등의 여파가 있었지만, 모두 3차례 진행된 공연의 총 관람객이 800여명에 머무른 점도 아쉬운 대목으로 꼽혔다.
관람객도 개최지인 군산 시민이 대부분으로 파악되면서 연극제를 통한 연극 인구의 저변 확대 등 지역 연극 발전을 위한 대책 수립이 지적됐다.
△김제 지평선고등학교 연극부 ‘아파시오나토’의 활약
제18회 전국청소년연극제에서 전북을 대표해 참가한 김제 지평선고등학교 연극부 ‘아파시오나토’가 공연작 ‘우리 읍내’로 대상(국무총리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차지했다. 개인상 부문에서도 연출상(조은아), 우수연기상(서수민, 조은아)을 수상하는 등 주요상을 휩쓸면서 전북 연극의 저력을 입증했다.
제18회 전북청소년연극제에는 지난해 참가 팀보다 2개 팀 늘어난 9개 고교 연극부가 참가해 열띤 경연을 펼쳤다. 다양한 소재의 작품들과 학생들의 공동 창작 작품 4편 등을 선보이면서 전반적인 작품 수준도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소극장 안팎의 변화 모색
소극장 밖의 변화로는 전북도의 소극장 지원 사업을 들 수 있다. 도는 올해 소극장 활성화를 위해 민간 소극장 3곳에 연간 모두 1억 8700만 원의 공연 활동을 지원했다.
공연장을 중심으로 문화 상품의 공급을 늘려 수요를 창출하고, 경쟁력을 올리겠다는 구상으로 이들 3곳은 자체 공연과 대관 공연을 포함해 연중 공연을 올렸다. 그 결과 지역 연극계와 지역민의 문화 향유, 공간 활용도 향상 등 긍정적인 평가도 받았으나 일부 작품의 완성도 면에서는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또 도내 대표적인 연극 축제 가운데 하나인 제22회 전북소극장연극제는 도내 5개 소극장이 출전했다. 올해 소극장연극제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참가작을 정하고, 우수 공연작에 대한 수상 제도를 마련하는 등 내부적인 변화를 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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