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상가상, 이상기후가 지구촌을 들썩이고 있다. 지난 14일 미국 워싱턴에서는 한겨울 낮 기온이 22℃까지 오르면서 벚꽃이 피었다. 필리핀은 건조한 날씨 때문에 설탕 생산량이 감소, 내년에 17만톤의 원당을 수입할 계획이라고 한다. 2015년은 지구촌 평균기온이 역대 가장 높은 해로 기록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이는 지난 200년간 숨가빴던 산업 성장의 부산물이다. 산업 발전은 인간에게 문명의 이기를 선사했지만 이산화탄소, 폐수 등 성장의 찌꺼기들은 인간 생존을 계속 위협하고 있다.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는 폐막일인 지난 12일 이번 세기말까지 지구 평균온도의 산업화 이전 대비 상승폭을 2℃보다 훨씬 작게 제한한다는 내용이 담긴 ‘파리기후협정’을 타결했다. 2021년부터 적용되는 이번 파리협정은 선진국에게만 온실가스 감축 의무가 주어졌던 교토의정서(1997년)와 큰 차이가 있다. 195개 당사국 모두에게 감축 의무가 부여된 보편적 기후합의다.
2009년 코펜하겐 기후변화 회의에서 실패했던 합의가 이번 파리 회의에서 성사된 것은 세계 각국이 느끼는 기후 위협이 그 만큼 심각해졌기 때문이다.
지구촌이 잔뜩 긴장하는 것은 지난 1997년부터 1998년에 지구촌을 강타했던 슈퍼 엘니뇨를 능가하는 제2슈퍼엘니뇨의 그림자 때문이다. 엘니뇨는 남극과 북극의 추운 공기가 적도 부근의 빈공기를 채우기 위해 이동하면서 생기는 바람(무역풍)이 약해지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무역풍이 약하면 해수면이 잘 식지 않고, 높은 수온이 계속되면 날씨가 변덕스러워진다. 한여름의 폭염, 한겨울의 고온 현상은 인간 생활을 저해하고, 생명까지 앗아간다. 1997년 무렵에 지구촌을 덮친 엘니뇨는 2만30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재산피해도 40조원을 넘었다.
그 온실가스 재앙이 지금 우리 곁에 서성댄다. 겨울철 고온 고습 때문에 곶감과 메주가 제대로 건조되지 않고 썩었다며 한바탕 난리였다. 메주를 맛깔나게 띄울 수 없는 겨울을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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