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항을 수출항으로 이용하고 있는 기아자동차가 조만간 군산항을 등질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현대중공업의 군산조선소 폐쇄설이 나도는 상황에서 기아자동차의 수출물량까지 철수하는 사태가 발생할 경우 군산항의 위상이 더욱 추락하고 지역경제에 타격이 클 것으로 우려된다. 기아자동차의 수출물량이 갖는 비중이 군산항에서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기아자동차가 군산항에서 발을 빼려는 조짐은 기아차 멕시코공장이 올 가동되면서 점차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군산항 수출물량이 2014년 4만3000대에서 지난해 3만4000대, 올 2만8000대로 감소했다. 연간 40만대 생산규모의 기아차 멕시코 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될 경우 군산항에서의 완전 철수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란다. 기아측이 해외생산에 따른 수출물량 감소와 물류비 등을 고려해 경기도 화성과 소하리 공장의 수출물량은 평택항, 광주공장의 수출물량은 목포항으로 전담시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련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군산항에서 자동차 수출은 전체 수출물량의 87%를 차지하고, 전체 자동차 취급물량의 70%이상이 수출 본물량과 연계된 환적물량이다. 그 중 기아차 수출물량은 환적차량을 포함해 군산항 전체 물량의 절반을 차지한다. 기아자동차가 수출물량을 줄일 경우 이와 연계된 환적물량이 다른 항으로 이탈해 덩달아 감소할 것이며, 다른 자동차사와 중장비 제조회사들도 수출항로 부족을 이유로 다른 항만으로 옮길 가능성이 높다. 기아차 수출물량의 감소가 연쇄적으로 악영향을 미쳐 군산항의 존립과 직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기업의 논리로만 접근하기 어려운 이유다.
군산항은 ‘카보타지’적용 논란부터 카페리오 증편 무산 등 올해 바람을 많이 탔다. 국제경제침체와 맞물려 해운업 전반에 불어 닥친 불황의 직격탄을 받은 것이지만, 군산항 자체의 취약성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다. 항만 자체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가 이루어지지 못했고, 국제공항이 없는 점 등이 가장 큰 약점이다.
내년 예산에 새만금 신항만건설과 새만금~전주 고속도로 건설 관련 예산 등이 대거 반영되기는 했으나 신항 건설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당장 기아자동차의 군산항 수출감소와 환적물량의 이탈이 현실화될 경우 지역경제에 미칠 파장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내년 4월 기아차와 군산항간 재계약을 앞둔 상황에서 도내 정치권과 군산해수청·자치단체 등이 힘을 모아 조속히 대안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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