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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때 맘 먹은 것처럼 하자

신뢰할 수 있는 후보·역량 있는 민주주의자 이번 대선에서 뽑아야

▲ 부사장·주필

세상에는 영원한 게 없다. 부럽게 보이는 것 일수록 그 생명력이 짧다. 권력도 똑 같다. 권불십년은 옛말이다. 권불오년도 다 채우지 못하고 대통령직에서 쫓겨나 교도소로 가는판에 무슨 욕심을 부리는가. 그간 역대 정권들로부터 냉대와 차별을 받아온 전북이 빼앗긴 들에도 봄이 오는 것처럼 모처럼만에 봄볕이 들었다. 올 봄볕은 다른해와 다른 느낌이다. 그렇게 추웠던 토요일마다 어김없이 많은 사람들이 길거리에 모여 박근혜 전대통령을 탄핵하고 구속시켜야 한다고 외쳐댄 것이 현실로 입증되었기 때문이다. 법 앞에 평등이라는 법치주의가 살아나고 국민주권이 회복된 것 같다. 3년간이나 차가운 맹골수도 갯펄속에 가라 앉았던 세월호가 박 전대통령이 탄핵되고 구속되면서 인양되지 않았던가. 아직도 수습하지 못한 9명을 생각하면 산자로서 가슴이 미어질 뿐이다.

 

장미대선 주자에 전북출신은 없지만 정권교체를 반드시 이뤄내겠다는 도민들의 의지 만큼은 한층 강해졌다.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를 지켜본 국민들은 이게 나라가 아니다고 울분을 토한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박 전대통령의 국정농단에 분노하면서 그가 탄핵되고 구속돼야 한다고 규탄했기 때문이다. 대통령 취임식장에서 한 그의 선서가 가증스러울 뿐이다. 국가를 보위하고 국민의 생명을 지키겠다는 것은 한낱 허언에 지나지 않았다. 일부 보수세력의 저항이 있긴 하지만 국민들은 앓던 이를 빼는 그야말로 십년 묵은 체증이 내려 가는 카타르시스를 맛보았다. 과격 폭력 데모나 했던 지난날의 시위양상과는 다르게 평화적인 촛불시위를 이끌면서 대통령을 탄핵하고 구속시킴으로해서 또한번 민족적 저력을 과시했다. 정치는 국민이 중심이 돼 이끌어 가고 입법행위만 대의제로 하면 된다는 것도 보여줬다. 광장정치의 가능성을 활짝 열었다.

 

5월 9일 실시하는 조기대선은 우리 나라를 한단계 업 그레이드시켜 선진국으로 진입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맞았다. 이번 대통령은 박 전대통령을 반면교사로 삼기 때문에 국정운영을 잘해 나갈 것이다. 언뜻보면 여소야대 구도라서 협치를 해야겠지만 깨어있는 국민들이 뒷받침해주기 때문에 연정을 통해서라도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해 갈 수 있다. 이제는 보수 진보의 낡은 이념 프레임을 떠나 실용주의적 노선으로 정치를 해야 한다. 인수위원회가 없이 바로 집권하기 때문에 국정운영에 대한 포괄적인 로드맵이 잘 갖춰진 후보를 대통령으로 선출해야 한다. 지금 한반도를 에워싸고 있는 국제정세가 심각하다. 구한말을 연상케 한다. 국가안보를 위한 외교력이 가장 요구된다. 한·중·일 3국관계를 재정립하면서 미국과의 관계를 잘할 수 있는 안보관이 확실한 후보라야 한다. 미국이 좋아서 가깝게 지내자는 게 아니다. 국가이익 확보 때문에 한미관계를 굳건히 해야 한다.

 

그간 대통령 권한이 실로 막중했다. 견제세력 없이 무소불위의 힘을 행사해온 게 문제였다. 국민과 불통하면서 정경유착을 통해 국정을 농단해온 박 전대통령의 구속 수감을 너무 온정주의로 바라볼 필요가 없다. 그 이유는 나라를 두동강 내고 국격을 훼손해서 실추시켰기 때문이다. 모든 게 자업자득이어서 죄값을 톡톡히 치르도록 해야 한다. 법치주의가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나라가 건강해지고 발전해간다. 더 이상 나빠질 것이 없는 전북도 이번 대선을 통해 활로를 찾아야 한다. 정권교체가 이뤄지면 비정상이었던 것을 정상으로 되돌려 놓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장·차관시켜 달라고 예산 달라고 울어댈 필요도 없다. 선거 때 야무지게 단도리를 하면 가능해진다. 그래서 역량있는 민주주의자를 뽑아야 된다. 되어야 할 사람을 선출하자. 막연히 대세론에 휩싸여 감성적인 투표를 하면 모든게 버린다. 4차산업혁명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는 독일 메르켈 총리 같은 인물을 밀어야 한다.

 

특히 정치적으로 빚을 지지 않은 후보가 필요하다. 정치적으로 많은 빚을 진 후보는 그 지지자들 때문에 제대로 국정을 운영하기가 곤란하다. 패권주의를 경계해야 하는 이유가 다른데 있는 게 아니다. 말 바꾸기를 자주한 후보는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 안된다. 선거에서 한달은 긴 세월이나 다름 없어 누굴 뽑아야 나라와 전북이 잘 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촛불집회로 어렵게 기회를 잡은 만큼 후회하지 않는 선택이 되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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