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군산공장의 폐쇄 날짜가 2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GM 미국본사는 지난 2월 13일 “경영난 극복을 위한 자구책으로 5월 말까지 군산공장을 폐쇄, 차량생산을 중단하고 직원 2000명의 구조조정 절차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폐쇄 직전인 지금까지 군산공장의 활용방안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언급이 없다. 군산공장 근로자는 물론 전북도민들은 답답하기 이를 데 없는 심정이다. 재가동이든 매각이든 무슨 대책이 나와야 할 게 아닌가.
정부와 GM본사는 지난달 26일 한국지엠의 정상화에 조건부 합의를 했다. GM본사는 출자전환, 신규자금 등을 지원하고, 산업은행은 지엠의 10년 이상 한국 체류와 거부권을 연계해 적정규모의 자금을 지원키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GM과 산업은행은 한국지엠 정상화를 위해 ‘올드 머니’ 2조9000억 원(27억 달러), ‘뉴 머니’ 4조7000억 원(43.5억 달러) 등 총 7조6000억 원(70.5억 달러)의 자금을 지원키로 했다. 뉴 머니는 신차 배정을 위한 공장 시설투자와 협력사 기술지원 등에 사용하는데 이 가운데 2조 원은 부평 및 창원 공장의 시설투자에 사용키로 했다. 이러한 시설투자를 통해 2021년부터 부평공장에서는 SUV신차, 2022년부터 창원공장에서는 CUV(다목적차량)를 생산키로 했다.
그러나 군산공장에 대해서는 폐쇄 결정만 있을 뿐 향후 계획은 담겨있지 않다. 최근 한국지엠은 그동안 운영해 온 군산항 자동차 부두(41선석)의 반납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 이상 자동차를 생산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또 군산공장에는 지난 2~3월 1차 희망퇴직을 거쳐 2000여 명의 근로자 중 680명이 남았으며 최근 2차 희망퇴직에 30여 명이 신청하는데 그쳤다. 결국 남은 650여 명 중 300여 명은 다른 공장으로 전환 배치되고 350여 명은 장기휴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래저래 근로자들만 고통이다.
정부와 한국지엠은 이제 군산공장의 처리문제를 더 이상 질질 끌지 말고 분명히 밝혀야 한다. 그동안 거론되었던 전기상용차 생산 공장으로 재가동이 가능하다면 좋겠지만 아니라면 조속히 매각을 결정해야 한다. 기존 국내외 완성차 업체의 임대나 OEM 방식의 위탁생산, 특수목적법인 설립 등의 길을 터줘야 할 것이다.
정부와 한국지엠은 군산공장을 더 이상 의붓자식 취급하지 말고 향후 활용계획을 조속히 결정해 발표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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