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4일 우석대서 민주 도당위원장 선출
승패 결과에 초미 관심
프로기사의 세계에서 단을 일컫는 말이 따로 있는데 예를들면, 초단은 수졸(守拙·졸렬하나마 제 스스로는 지킬 줄 안다)이라고 하며, 8단은 좌조(坐照·앉아서도 삼라만상의 변화를 훤히 내다볼 수 있다), 최고봉인 9단은 입신(入神·신의 경지에 도달)이라고 한다.
대통령을 지냈다고 해서 함부로 입신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것을 보면, 정세균 전 국회의장의 경우 8단인 좌조(坐照) 정도의 호칭을 써도 될법하다. 요즘 정세균 전 의장의 향후 행보를 지켜보는 도민들이 적지않은데 만일 유력한 차기 대권후보였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낙마하지 않았더라면 정 전 의장은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을 것이다. 뚜렷한 지역 맹주가 없는 상황에서 정 전 의장은 오늘날 송하진 지사,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만들어내는데 기여한 바도 적지않다.
관료로 출발했으나 전주시장 두번, 도지사 두번의 선거를 거치면서 이미 정치 거목이 돼버린 송하진 지사는 지역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사람임에 틀림없다.
이낙연 총리의 사례에서 보듯 시·도지사는 늘 잠재적 총리 후보로 거론될만큼 현직 장관의 반열을 넘어서고 있고, 특히 정치적 영향력 측면에서 중앙당 핵심 인사에 못지않다.
그런점에서 더불어민주당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8·25 전당대회’에서 이들의 행보가 주목된다. 이해찬·이종걸·김진표·송영길·최재성·이인영·박범계·김두관 등 8명의 의원이 당대표 후보로 출마했고, 5명을 선출하는 최고위원 선거에는 설훈·유승희·박광온·남인순·박정·김해영·박주민· 황명선 등 8명이 나섰는데 안타깝게도 전북 출신 국회의원이나 단체장은 보이지 않는다.
관심사는 오는 8월 4일 우석대체육관에서 열리는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정기 대의원대회에서 새 도당위원장에 누가 선출되는가 하는 점이다.
현역인 안호영 국회의원과 원외위원장인 김윤덕 현 도당위원장이 벼랑끝 승부에 나섰다. 도당위원장 경선은 작아보여도 내후년 차기 총선의 가늠자가 됨은 물론, 당분간 도내 집권여당의 권력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지역위원장들은 저마다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어느 정도 입장을 표출하는 반면, 송하진 지사, 김승수 전주시장 등 단체장들은 노골적으로 특정인에 대한 지지여부를 드러내지는 않는 분위기다.
핵심은 현역 국회의원을 뽑느냐, 아니면 원외 인사를 선출하는가 하는 점이다. 집권당인 민주당의 거점이면서도 전북은 현재 묘한 상황에 처해있다. 10명의 지역구 선출 국회의원중 이춘석, 안호영 단 2명만 있을뿐이어서 힘이 좀 빠진 모양새다.
지난달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도내에서 압승을 거뒀으나 14개 시·군 중 익산, 고창, 임실, 무주 등 4명의 시장·군수를 빼앗겼기에 이번 전대가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 이번 도당위원장 경선의 화두는 “과연 누가 더 지역발전에 도움이 될것인가”에 모아진다.
8월 5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리는 민주평화당의 차기 대표 경선 결과도 결코 가볍지 않다. 유성엽, 정동영, 최경환, 민영삼, 이윤석, 허영 등이 나섰는데 당권은 최경환, 정동영, 유성엽 세명으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민주평화당의 당권이 조배숙에 이어 계속 전북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전남·광주로 넘어갈지 여부와 더불어, 특히 정동영·유성엽 후보간 승패 결과는 초미의 관심사다. 민주당과 민평당의 전대 결과는 전북의 세력판도를 새롭게 형성할 것이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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