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병기 문화사업국장 겸 논설위원
기차를 타고 서울역 앞에 내리면 맨 먼저 만나는 붉은색 건물이 있다. 바로 서울스퀘어다. 최근 이 건물이 무려 1조원에 매각됐다고 해서 화제가 됐는데 전북도의 예산이 7조원 남짓하니까 얼마나 엄청난 가격인지 알 수 있다.
서울스퀘어는 지금이야 강남, 서초, 송파 등지의 금싸라기 땅에 높게 솟아오른 대형 빌딩에 비하면 초라하지만 무려 30년 넘게 서울을 대표하는 건물로 평가받았다.
서울역 바로 앞에 위치한 입지로 인해 오랫동안 서울의 상징적인 관문이라는 이미지를 지녔고, 특히 드라마 ‘미생’의 소재로 등장해 젊은이들 사이에 더 유명해졌다.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이 1973년 당시 돈 약 47억원에 교통센터 부지를 인수해 23층 높이로 1977년에 완공했다. 대우그룹 전 계열사의 본사로 사용했고, 특히 맨 윗층에는 김우중 회장의 집무실이 있었다.이처럼 서울스퀘어가 오랫동안 각광을 받은 것은 교통의 관문에 있었기 때문이다. 강남의 개념조차 별로없던 시절 서울 한복판에 자리잡은 서울스퀘어는 남산 서울타워와 더불어 서울 상징물의 하나였다.
흔히 제3한강교라고 일컬어지는 한남대교의 개통은 서울의 지도를 확 바꾼 일로 기록된다.
한남대교는 경부고속도로와 연결돼 있고, 강남과 한남동, 이태원, 남산 1호 터널을 잇기 때문에 한강에 있는 교량중 하루 통행량이 가장 많다.
남단은 경부고속도로와 강남대로를, 북단은 남산 1호 터널을 통해 도심으로 연결되기에 한강 교량중 통행량이 가장 많다는 거다.
서울시 조사자료에 따르면, 한남대교 강남방향의 하루 평균 통행량은 9만7008대, 도심 방향은 10만4442대 등 일일 평균 20만1450대가 통행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도로하나, 건물 하나가 얼마나 많은 부가가치를 가져올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두가지 사례다.
며칠전 고군산 열도에 있는 선유도에 잠깐 들른적이 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최근들어 현지 땅값이 엄청나게 올랐다고 한다. 현지 해설사에 따르면 최근 이 일대의 땅 1평(3.3㎡)당 거래가는 무려 700만원이 넘는다고 한다. 지난해 12월말 고군산 연결도로가 개통되면서 선유도 중심지의 경우 400만원 남짓했던 땅값이 700만원을 넘어섰다고 한다.
올 여름에는 할리스커피숍이 개점했다고 한다.말이 700만원이지 전북의 가장 중심권인 전주에서도 이같은 땅값은 도심권에 진입해야 일부 형성될 수 있는 가격이다.
왜 이처럼 비싼 가격이 형성됐을까. 그것은 바로 선유도를 중심으로 한 고군산 연결도로가 개통됐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것은 새만금 동서도로의 개통이 눈앞에 다가오면서 이 주변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한다.
새만금 동서도로는 새만금방조제부터 김제 심포항까지 20.5km(4차로)로 오는 2020년 준공 예정인데 일부 부동산 업자들은 김제에 있는 망해사와 심포항 주변 땅값도 꽤 올랐다고 귀띔했다.
만일 새만금 신항만과 새만금 고속도로가 연결되면 이 주변의 가치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도로 개통으로 인해 물류수송이 원활해지고, 복합도시 개발 또한 탄력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도민들 사이에서도 “새만금 고속도로가 생긴들 뭐하며, 새만금 동서도로가 조성되면 나와 무슨 관계가 있느냐”며 시큰둥한 사람들이 적지않다.
하지만 맹지와 요지의 운명은 도로 하나에 의해 나눠진다. 또한 그 지역을 대표하는 건물 하나에 의해 어마어마한 가치가 부여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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