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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운동과 일제 잔재

3·1 만세운동 100주년을 맞은 올해 전북뿐만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대대적인 기념행사가 열리고 있다. 한강 이남 최초로 독립만세운동의 깃발을 올렸던 군산 구암교회 3·5 만세운동을 비롯 임실 오수 3·10 학생 만세운동, 전주 3·13 만세운동, 정읍 태인 3·16 만세운동, 김제 원평 3·20 만세운동 등 도내 수십여 곳에서 재연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임실에서 3·15 청웅면 만세운동 재연문화행사와 학술강연회가 열려 주목을 끌었다. 올해로 5번째 열린 이날 행사는 소충·사선문화제전위원회와 박준승선생기념사업회, 그리고 전북일보사가 공동 주최했다.

그동안 전라도지역의 3·1 운동 연구가 미진했기 때문에 전북지역 만세운동이 제대로 규명되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조선총독부의 조선소요사건 자료에 따르면 전북지역 3·1 만세운동 참여자 수는 3710명, 사상자 수는 20명으로 집계돼 있다.

반면 임시정부에서 만든 ‘한일관계사료집’에 따르면 전북지역 3·1 만세운동 참여자 수는 17만5000명, 전남은 9만7850명에 달한다. 박은식의 ‘한국독립운동지혈사’에도 전라도지역 3·1 만세운동 집회는 모두 222회에 달하며 참여자 수는 29만4800명, 사망자 384명, 부상자 767명, 투옥자 수는 2900명에 이른다. 이는 경기도와 평안도에 이어 3번째로 큰 규모다. 호남지역, 특히 전북지역에서 3·1 만세운동이 들불처럼 활발하게 일어났던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목숨 걸고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며 일제에 항거했던 선열들 앞에 차마 고개를 들을 수 없는 부끄러운 행태들이 여전하다. “반민특위(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가 국민을 무척 분열시켰다”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발언은 국민들에게 경악과 분노를 자아냈다. 친일 잔재가 제대로 청산되지 못했기 때문에 이같은 언동이 발호하는 것 아니겠는가.

아직도 우리 생활과 문화, 의식 속에는 일제 잔재가 뿌리 깊게 배어있다. 우리 지명(地名)의 30%는 일제에 의해 개명된 명칭을 그대로 쓰고 있고 한반도 특산식물 527종 중 327종의 학명에 나카이(Nakai)라는 일본 식물학자의 이름이 들어가 있다. 우리말인 설날 대신 신정, 구정이란 말도 일제의 잔재물이다. 이제 친일 행각과 일제 잔재 청산에 나서야 한다. 그것이 3·1운동 정신을 계승하는 길이요, 민족 정기와 역사를 바로 세우는 첩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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