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북지역의 금융 관련 민원 증가율이 전국 최고라는 통계가 나왔다. 그만큼 금융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많고, 금융기관의 갑질 행태가 심하다는 방증이다.
금융 업무는 사람의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는 실핏줄과도 같은 것이다. 금융 민원이 많고 증가율 또한 높게 나타난 것은 혈행이 순조롭지 못하다는 뜻이다. 방치하면 결국 건강을 심각하게 해치는 일이 되겠다.
금융감독원 전북지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북지원이 처리한 금융 관련 민원은 1755건이었다. 전년도 1484건 보다 18.3(271건)이나 증가했다. 이 증가율은 특별·광역시를 제외한 전국 도 지역 가운데 가장 높다. 전국 평균 증가율이 10% 미만인데 무려 두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민원 유형을 보면 소비자들이 왜 불만을 느끼고, 민원을 제기하는지 가늠해 볼 수 있다. 은행의 경우 대출 관련 금리산정이 49.2%로 가장 많았다. 예금과 적금금리 차이 발생 불만 19.1%, 착오송금에 대한 업무처리 미숙 9.3%, 신용카드와 신용정보 민원이 각각 5.3%와 4.9%로 나타났다.
비 은행에서도 대출 관련 민원, 신용카드 민원도 크게 늘었다.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에서는 보험모집 관련 민원이 많고, 보험금산정 및 지급 관련 민원도 전년 대비 각각 70%, 191% 이상 늘었다.
은행권과 비은행권은 물론이고 생명보험 및 손해보험업계, 금융투자 등 모든 금융권역에서 민원이 늘어난 것은 큰 문제다. 전북이 전국 도 지역 가운데 1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다른 지역에 비해 전북도민들이 상대적으로 금융서비스 고통을 크게 겪고 있다는 뜻이겠다.
이런 원인은 전북지역의 금융기관들이 힘 없고 금융지식이 없는 금융 소비자들의 어려움을 제대로 헤아리지 않거나 일부는 금융갑질 행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민원을 줄이기 해서는 소비자 권리를 향상시키는 쪽으로의 약관 개정 등 제도적 대책 마련, 검사 강화, 직원교육 등이 병행돼야 한다. 하지만 단기간에 이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우선 당장은 금융회사 별 이름을 공개하고 민원 건수와 민원 증가율 등을 공개하는 방안이 강력한 수단이 될 것이다. 특히 갑질행태에 대해서는 늦출 이유가 없다. 금감원 전북지원은 당장 시행하길 바란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