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일 부사장 주필
해가 바뀌면 삶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먹고 살기가 더 어려워졌다는 사람이 많다. 진보다 보수다 하면서 갈수록 이념논쟁이 치열해 걱정스럽다. 네편이 아니면 무작정 적으로 간주하는 험악한 세상이 만들어졌다. 마치 얼굴에 바코더를 찍고 다닌 것처럼 피아구분이 될 정도다. 머리가 좋은 식자층은 상황논리에 따라 자기변신을 잘 하지만 민초들은 그런 짓도 못한다. 선거 때마다 이긴쪽으로 붙어서 뒷돈 댄 사람들만 잘 먹고 잘 산다.
전북은 피 같은 돈이 서울로 계속해서 빠져 나가면서 더 경제가 어려워졌다. 보험 금융 유통 등을 통해 연간 헤아리기 조차 힘들 정도의 큰 돈이 역외로 유출된다. 돈맥경화 현상이 심화됐다. 피 흐름이 원활치 못해 지역이 활력이 떨어져 시래기처럼 말라간다. 각 자치단체들이 청년인구 유출을 막으려고 몸부림 치지만 백약이 무효다. 안심하고 다닐 일자리가 없다. 누가 부모 형제 떠나 타관 땅에서 살려고 하겠는가.
이런 상황이 만들어졌지만 정치권은 노력한다는 말만 할뿐 개선을 못한다. 후보자 면면이 크게 달라진 게 없다. 희망을 걸 수도 없다. 자신을 뽑아주면 하늘에 있는 별이라도 따다 줄 것처럼 자신감을 내비치지만 그 속내는 빈수레 같다. 도민들이 지역주의 프레임에 갇혀 옴짝달싹 못한다. 서서히 지역주의 선거를 또 할 수 밖에 없는 구도가 만들어진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가 대선 때 얻은 지지율 보다 더 높은 70% 가까이 나온 게 이를 반증한다.
지금 민주당 진입장벽이 너무 높게 쳐져 인재들이 못들어간다. 웬만한 인물은 당원 확보를 못해 끼어들 공간이 없다. 오랫동안 자기들끼리 성을 높게 쌓아 배타적이고 폐쇄적인 조직체가 만들어졌다. 능력이 출중해도 전북에서는 진입하기가 쉽지 않아 정치하기가 어렵다. 집권당이 됐다고 우쭐대고 자만하면서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었다. 이름도 없었던 졸부들이 에워싸면서 유지인양 호가호위한다. 자기 편 아니면 국물도 없다는 식이다. 알게 모르게 자기편끼리만 짝짜꿍해 먹어 치우는 바람에 썩어 문드러지고 있다.
선거로 권력을 잡은 사람들이 승자독식주의라는 미명하에 끼리끼리 다 해먹어 지역사회가 건강성을 잃어간다. 집행부 독주를 견제해야 할 지방의회도 한통속이어서 믿을 게 없다. 뭣이 정의인지 구분이 안된다. 숫자만 많으면 정의라고 우긴다. 지방자치가 실시되면서 민주당이 기득권을 놓치지 않으려고 그들만의 성을 쌓은 게 잘못이다. 확보된 당원이 많아 몇사람이 거대한 전북을 요리하며 권력을 휘두른다.
문재인 대통령의 집권이 전북발전의 기회였지만 그것을 못 살리고 있다. 매너리즘에 빠진 관료출신들의 무능함이 크다. 무작정 인기영합주의에 빠지거나 정치력이 없는 자치단체장들이 제왕적 권한만 누리기 때문이다. 선거 때 도와준 사람들이 불나비마냥 권력자 주변에 빌붙어서 공생관계를 형성한 게 악의 씨앗이다. 10년전이나 20년 전이나 그 때 그 사람들이 전북에서 유지랍시고 행세한다. 가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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