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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나물국밥 배달 시대

삽화=권휘원 화백
삽화=권휘원 화백

코로나19 이후 가장 큰 변화가 닥친 분야는 외식업계다.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매장 이용객이 줄어드는 대신 배달과 집밥 문화가 정착되고 있다. 배달 문화 정착은 배달 앱 사용 경향에서도 잘 나타난다. 국내 한 글로벌 애드테크 기업의 ‘2020 앱 사용자 행동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앱 사용이 가장 많이 늘어난 분야는 음식 배달 앱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어떤 분야의 앱 사용이 증가했는지 묻는 질문에 41%가 음식 배달 앱을 꼽았다.

코로나19로 인한 배달 문화 확산은 우리나라 뿐만이 아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배달음식 서비스 시장은 이미 전세계에서 성장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일본은 코로나19 이후 올해 4월 배달음식 서비스 이용자가 550만명을 돌파해 한 달 전보다 200만명 이상 늘었고, 말레이시아의 20대 청년 절반은 주 1~2회 배달음식을 주문한다고 한다.

국내 대표적 배달 앱인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는 코로나19 이후 음식은 물론 디저트와 카페 음료까지 배달 품목을 확대했다. 과거 자장면과 치킨, 피자에서 한식·일식·중식·분식은 물론 커피와 편의점·마트까지 배달 고객 잡기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나타난 외식업계의 배달 문화 확산에 전주의 대표 음식 가운데 하나인 콩나물국밥 음식점도 예외가 아니다. 삼백집, 왱이집과 함께 전주 콩나물국밥 문화를 선도하고 있는 현대옥이 코로나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배달 서비스에 나선다고 한다. 이제 콩나물국밥도 집에서 배달해 먹을 수 있는 음식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전주 현대옥 오상현 대표는 외식업계의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온 사업가다. 축협중앙회 노조위원장 출신인 그는 2001년 목우촌 김제육가공공장이 국내 돈육시장에 부위별로 가공한 부분육 공급을 시작하면서 외식업계에 뛰어들었다. 당시 허허벌판이던 서부신시가지 전북도청 주변에 돼지고기를 부위별로 판매하는 목우촌명가를 오픈해 전국적 성공 모델로 정착시켰다. 이후 국내에 구제역이 발생하자 단일 품목으로는 언제 닥칠지 모를 위기에 대응할 수 없다고 판단해 2009년 전주 남부시장 현대옥 콩나물국밥을 인수하면서 사업을 전환했다.

전주 현대옥은 10여년 만에 현재 국내에 140개 가맹점을 둔 전북의 대표적 전국 프랜차이즈로 성장했다. 전국에 각각 28개 가맹점을 둔 전주 삼백집 콩나물국밥, 전북 토종 분식점인 ‘얌스’와 함께 전북산 전국 프랜차이즈를 이끌어가고 있다. 현대옥이 콩나물국밥 배달 서비스에 나선 것도 위기 극복 경영 차원이다. 코로나19로 외식업계에 배달 문화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매장 판매만 고집할 경우 현대옥 전국 가맹점에 새로운 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콩나물국밥과 함께 족발·보쌈·닭볶음탕 등 배달 메뉴도 다양화시켰다.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한 현대옥의 콩나물국밥 배달 서비스 도전이 전주 콩나물국밥의 명성과 관련 산업 유지에 도움을 줄 지 주목된다. /강인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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