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택 논설위원
지난 11월 지구의 평균기온이 기상 관측 역사상 가장 높았다. 유럽연합산하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에 따르면 11월 지구의 평균기온은 1891~2010년 사이 평균기온보다 약 0.8℃ 높았다. 특히 유럽지역 평균기온은 2.2℃가 더 높아 노르웨이 핀란드 스웨덴 등 북유럽지역은 1900년대 이후 가장 더운 11월을 보냈다.
이상 기온으로 인해 지구촌 곳곳이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과 호주 등지에선 가뭄과 고온 탓에 초대형 산불이 잇따라 발생하고 다른 한쪽에선 계속되는 폭우로 물난리를 겪으면서 엄청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북극에선 얼음이 얼지 않고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15년 뒤엔 북극 바다 얼음이 다 사라지고 2100년엔 북극곰이 거의 멸종될 것으로 예측했다.
우리나라도 올 여름 50여 일이 넘는 역대 최장기간 장마를 겪으면서 전국에서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전북에선 섬진강과 금강이 범람하고 강둑이 무너지면서 남원 순창 임실 무주지역이 큰 수해를 입었다. 중앙재해대책본부에서 집계한 피해액만 1조2500억 원으로, 자치단체의 자체 피해복구 금액을 포함하면 실제 피해 규모는 수조 원에 달한다. 이상 기온 여파로 올 겨울에는 기온이 크게 떨어지는 한파나 국지적으로 대설이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이러한 기상 이변은 지구온난화가 원인이다. 무분별한 온실가스 배출로 인해 지구가 더워지면서 빚어낸 기후 변화 때문이다. 환경 전문가들은 지구의 평균기온이 1℃만 높아져도 산불과 열대성 폭풍 등 극심한 기상 이변이 나타난다고 예고했다. 당장이라도 세계 각국이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에 나서지 않으면 몰살 수준의 환경 재앙을 초래한다고도 경고한다.
환경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완주·진안·무주·장수 지역구 안호영 의원이 지난 1일 2050년 Net-zero를 실현하기 위한 기후위기대응법을 대표 발의했다. 우리나라가 2050년까지 국내 온실가스 순 배출량이 제로 상태(Net-zero)로 되는 탄소중립을 목표로 국무총리실에 기후위기대응위원회를 설치하고 기후행동센터와 기후위기적응센터 지정 등을 법률안에 담았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월에 2021년 정부 예산안 시정 연설 때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했고 연내에 장기 저탄소발전전략을 UN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선 모든 산업이 저탄소 구조로 전환되어야 하고 탄소세 도입 등으로 기업과 국민 부담이 커질 수 있다. 그렇지만 인류의 안전과 생존을 위해, 그리고 자연의 질서와 모든 생명체를 위해 넷 제로(Net-zero)는 불가피한 선택일 수밖에 없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