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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달군 남원 귀농 청년들의 사연

강인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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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 지역사회가 시끄럽다. 남원으로 귀농한 청년 3명이 귀농 과정에서 귀농귀촌센터장에게 속아 10억원의 빚을 떠안았다고 주장하는 사연이 유튜브를 통해 전국에 알려지면서 부터다. 귀농에 관심있는 전국 각지의 사람들이 남원시에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고, 남원 불매운동까지 펼치고 있다.

‘지구인 자연농장(이하 지구인)’이란 이름의 유튜브 채널에 올려진 청년 귀농인들이 주장하는 10억대 귀농 사기 피해 사연은 이렇다.

농어촌 인성학교 운영을 꿈꾸며 7년간 귀농을 준비해온 도시 청년 5명은 지난 2016년 6월 남원으로 귀농을 추진했다. 남원시 귀농귀촌담당 공무원의 소개로 만난 남원시귀농귀촌센터장 A씨의 도움을 받아 귀농 절차를 진행했다. 그러나 2017년 2월 남원시 이백면 남계리로 이사온 뒤 자신들이 사기당한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A씨가 이미 인성학교를 운영하고 있어 자신들은 새로운 인성학교 운영이 불가능했고, 땅도 주변 시세보다 훨씬 비싸게 샀다고 한다. 2명은 남원을 떠났고 남은 청년 3명(남성 1명, 여성 2명)은 대출금 등 10억원의 빚을 떠안게 됐다.

경찰과 검찰에 사기피해를 호소했지만 지난해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불기소 처분됐다.

올해 2월부터는 유튜브에 ‘지구인 자연농장’채널을 개설해 피해사실을 알리고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피해사실을 입증할 증거 서류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자신들이 남원시에 제출한 귀농창업계획서 가운데 인성학교 운영 내용이 담긴 단기계획 부분만 누락됐고, 자신들이 받지도 않은 귀농 멘토 상담이 20여 차례 진행됐다는 상담일지가 가짜로 만들어진 사실을 알게됐다고 한다.

A씨를 믿고 남원으로 귀농했다가 피해를 봤다는 주장은 더 있다. 남원시 운봉읍 주촌리에 지난 2016년 귀농한 11명은 개간이 불가능하고 공익용·임업용 산지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땅을 시세보다 3배 이상 비싸게 사 대출 이자를 갚느라 허덕이고 있고, 공동으로 묶인 땅이라 개인분할이 안돼 재산권 행사도 못하고 있다고 한다.

유튜브를 달구고 있는 남원 귀농 청년 사기피해 사건 등은 KBS와 MBC 등 지상파 방송과 지역케이블 방송을 통해 여러 차례 보도됐고, 이들의 유튜브 채널은 10개월여 만에 구독자수가 3만6000명을 넘어섰다. 조회수 23만회를 넘긴 영상도 있다. 남원시 홈페이지 ‘시장에게 바란다’ 코너에는 지난 7월부터 지금까지 귀농 청년들의 사기피해 해결에 시가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하는 민원 게시글이 600여 건이나 올라왔다.

이에 대해 2017년 7월 남원시귀농귀촌센터장직을 사직한 A씨는 오히려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귀농인들을 도와주기 위해 노력했는데 자신을 사기꾼으로 만들었다며 참담한 심경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인성학교에 대해 얘기한 적이 없고 멘토상담도 제대로 진행됐다고 주장한다. 귀농인들을 도와주려다 오히려 30년 동안 쌓은 자신의 명예가 무너졌으며 귀농인들의 주장은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그러나 피해 청년들은 “우리처럼 억울한 귀농인이 다시는 나오지 않도록 반드시 사기꾼을 처벌해달라”며 “잘못된 것이 바로잡아지면 그동안 키워온 유튜브로 남원을 다시 홍보하겠다”고 호소하고 있다.

남원시는 귀농인들이 처한 상황이 안타깝지만 개인 간 거래로 행정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제기된 문제에 대해 사법부의 유죄취지 판단이 있으면 사과 및 배상 등 합당한 책임을 지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사법부의 판단을 기다리기에 앞서 전체 공무원과 시민들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진상규명에 적극 나서야 한다. 유튜브를 통해 남원시의 명예가 실추되고 있다고 비난하기 전에 귀농행정 추진과정에서 잘못된 부분은 없는지 제대로 살펴 문제를 바로잡고, 상처입고 고통받은 사람들을 치유해줄 수 있는 적극적인 행정이 남원시의 명예회복을 위해 지금 필요한 행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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