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일 부사장 주필
한 해 끝자락에서 전북을 생각해보니 가슴이 답답하다. 해가 가고 달이 차면 좀 나아지겠지하면서 희망을 걸었지만 결국은 그게 아니었다. 수도권 집중화로 기업을 유치하고 싶어도 여건 불비로 기업들이 움직이지 않았다. 항만 등 SOC가 발달되지 않아 불편하고 일부 공직자들의 갑질이 남달라 기업하고 싶은 생각이 안든다는 것.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다른 광역자치단체들은 수도권에 밀리지 않으려고 행정대통합을 추진하지만 전북은 전주 완주 통합 문제 하나도 거론을 못하고 있다. 개발 여건이 유리한 다른 시·도들마저 경쟁력 확보를 위해 판을 키우지만 전북은 소지역주의에 매몰돼 거꾸로 가고 있다. 잘 살아보자고 하는 판에 군수 자리 하나 없어진 것이 그렇게 아쉽고 억울하다는 말인가.
대기업들의 전북 외면은 여전하다. 그 이유는 투자할 가치가 낮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4차산업혁명시대에도 부를 창출하는 게 기업이다. 기업유치는 고용을 창출하므로 가장 신경써야 할 분야다. 그러나 기업들이 새만금을 매력이 없는 걸로 느낀다. 기업들은 탐나고 욕심을 부릴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새만금신항만이 키를 쥐고 있지만 전북도의 관심은 떨어진다. 전체 수출입 물동량 75%를 처리하는 부산항은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환적화물 증가로 컨테이너가 넘쳐난다. 부산항 한군데로 수출입 화물이 몰리다보니까 부작용이 속출한다. 모든 수출입 화물을 부산항에서 처리하므로 경부고속도로의 교통량 폭주로 시간 경제적 비용부담이 가중된다. 이 때문에 컨테이너 화물 체화로 진해에 제2부산신항 건설을 추진중이다.
새만금사업을 성공하려면 지금부터라도 새만금신항만 건설 쪽으로 눈길을 돌려야 한다. 중국과의 접근성이 좋고 배후단지가 다른 항만보다 광활해 인접 광양항이나 대불항에 비할바가 아니다. 그런데도 정부가 부산과 광양항 위주의 두 항만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게 문제다. 우리나라와 중국간 교역비율이 25%를 차지하므로 새만금신항만을 개발해서 처리하면 시간 경제적으로 큰 도움이 주어진다. 그래서 전북도가 정치권과 나서서 신항만을 조기에 개발해야 한다. 물론 해양수산부가 당장은 물동량 부족을 들어 새만금신항만 건설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겠지만 청주공항처럼 얼마든지 물동량 확보는 가능할 수 있다.
새만금신항만을 환황해권의 메가포트로 건설하면 하역, 보관, 소분, 운송 등 물류업과 가공 중계무역의 거점지로 발전해 고용창출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곡물전용부두와 대규모 사일로를 건설해 식품, 사료 등 연관 제조업을 유치할 수 있다. 내년 하반기에 확정될 새만금MP에 새만금신항만을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접안토록 포함시켜야 한다. 수심 14M를 25M로 개발하면 대형컨테이너선이 접안할 메가포트로 만들어 질 수 있다.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이 문제가 해결되어야 부산항으로 집중되는 수출입화물 20%를 분산 처리할 수 있다.
지금 전북은 미래를 함께 준비해야 낙후와 소멸을 면할 수 있다. 다른 지역이 추진하는 행정대통합을 먼발치에서 바라다만 볼 게 아니라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나서야 한다. 송하진 지사가 국회의원들과 협력해서 새만금신항을 메가포트로 건설해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전북이 해양으로 뻗어나갈 교두보를 앞서 개발 안하면 전북의 미래는 없다. 군산항은 준설해서 연안항으로 활용하고 그 대신 새만금신항을 규모있게 개발하면 새만금사업도 성공할 수 있다. 그렇게가야 스마트수변도시 건설도 빨라진다.
도민들도 무작정 안된다고 열패감에 휩싸여 있을 때가 아니다. 목에 방울 달 각오로 적극 나서야 한다. 적당히 관에 빌붙어 요령껏 먹고 산다는 그릇된 인식부터 씻어내야 한다. 표를 잘 찍어야겠지만 대안을 제시하면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비판할 줄 알아야 한다. 지금 기관끼리 개 닭보듯 하는 이기주의가 싹터 있고 리더들은 리더들대로 각개약진한 것도 문제다. 언제까지 정치적으로 민주당에 홀로 갇혀서 살아야 할지 답답하다. 전북도와 전주시가 힘을 합쳐도 모자란 판에 김승수 전주시장이 송하진 지사를 치받는 것은 전북발전에 역행하는 처사다. 단체장들도 인기영합주의에 안주하며 재선하려고 굽신거릴 게 아니라 통크게 일좀 벌였으면 한다. /백성일 부사장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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