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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상고 3인방의 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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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항상 동일한 속도로 흘러가지만 개인이나, 기업, 국가 모두 어느 특별한 순간은 두고두고 그 운명을 좌우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었던 버락 오바마의 경우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열린 2004년 민주당 전당 대회에서 한 기조 연설이 정치적으로 대성하는 결정적 사건이었다. 이 연설은 ABC, CBS, NBC 등 메이저 TV 방송사에서 중계되지는 않았으나, 무려 910만 시청자들이 오바마의 연설에 탄복하면서 일약 중앙정계의 큰 물건으로 각인됐다고 한다. 군산상고는  ‘역전의 명수’로 일컬어지는데 반세기전인 1972년 황금사자기때 부산고와의 결승전에서 9회말 1대 4로 뒤지다가 5대 4로 대역전극을 펼친게 그 계기가 됐다. 1968년 창단된 군산상고 야구부는 4대 메이저 대회를 모두 우승한 팀이자 호남 야구를 대표하는 강호다. 김봉연, 김일권, 김성한, 김준환, 김용남, 조계현, 조규제 등 쟁쟁한 야구인들이 바로 군산상고 출신이다. 1982년 프로야구가 태동할 때 해태타이거즈의 주요 멤버 또한 군산상고 출신이 주축을 이룬 바 있다. 그런데 군산상고 출신이자 프로야구 원년멤버였던 김봉연, 김일권, 김성한 등 3인이 오는 8월 2일 전주에서 아주 특별한 만남을 갖기로 해 눈길을 끈다. 이들 3인은 굳이 설명이 필요없는 대한민국 야구사의 한 획을 그은 레전드임에 틀림없기 때문이다. 프로야구 원년에 김봉연은 홈런왕, 김성한은 타점왕, 김일권은 도루왕을 차지한 바 있다. 군산상고와 해태타이거즈 출신 이들 3인방은 8월 2일 전북체육회관에서 유물 기증식을 가질 예정이다. 전북체육역사기념관 건립에 써달라며 각자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야구 용품을 전달하는 행사다. 이들이 걸었던 길은 그 자체로 야구사의 한 페이지인지라 주요 용품은 부산에 건립 예정인 KBO 야구박물관에 전시하기 위해 이미 기증했다고 한다. 그런데 고향인 전북에 놓는게 더 의미있을거라는 점에 뜻을 함께하고 KBO에서 돌려받았다고 한다. 한편 일제때인 1941년 전북 최초의 상업계 교육기관인 군산상고가 개교한 이래 금융권 등에 수많은 인재를 길러냈으나 역전의 명수로 대변되는 야구 명문고의 명성은 너무나 뚜렷하게 각인돼 있다. 지난 3월 2일 전북 초·중·고 입학식이 일제히 열렸을때 서거석 교육감은 상징성이 큰 군산상일고를 찾았다. 서 교육감은 “오늘은 군산상업고등학교가 명문 군산상일고로 거듭 태어난 날”이라며 “그 첫 발걸음의 주인공들을 한 사람, 한 사람 만나보고 싶어서 이른 아침 서둘러 이 자리에 나오게 됐다”고 귀띔했다. 군산상일고는 고교야구 ‘역전의 명수’ 군산상고가 일반고로 바뀌면서 얻은 새 이름이다. 서 교육감은 군산상일고 입학식에서 사무엘 울만의 시 ‘청춘’을 언급했다.  “어떤 어려운 일에도 가슴 속 불과 같은 뜨거움을 간직하고 끊임없이 도전한다면 그 사람은 영원히 청춘”이라고 말했다. 모처럼 한자리에 모인 군산상고 출신 3인방의 야구에 대한 열정은 가슴 속 불과같이 뜨겁기만 하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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