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부터 수서행 고속열차(SRT)가 전라선 운행을 시작한다. 상·하행 2회씩 매일 4회를 운행하며 전주와 남원에서도 승하차가 가능해 이용객들이 그만큼 편리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울 강남을 비롯해 분당, 구리 등 수도권 동남부 진입이 가능해짐으로써 시간, 경제적 절감 효과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번 SRT 운행을 크게 반기면서도 이용객들은 고질적 좌석난을 겪어왔기에 운행 횟수가 적은 데 불만을 표시하고 대폭 늘려줄 것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다.
다소 아쉽지만 이번 운행으로 좌석난과 편의성 측면에선 숨통이 트였지만 근본적 해결책으론 역부족이다. 이와 함께 지역사회에서 제기한 전라선 수서행·수서발 KTX 투입은 선로 용량 확보가 전제돼야만 가능하기에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다. 2028년 개통 예정인 평택~오송 고속철도 2복선화 사업과 맞물려 KTX 확대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SRT라도 운행 횟수를 크게 늘려 어느 정도 이를 만회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전라선 노선 중에서 승하차율이 가장 높은 전주역의 경우 관광도시 명성이 무색할 지경이다. 노후화된 편익 시설과 비좁은 주차장은 이용객의 원성이 자자할 정도다. 최근 증축사업이 본격화되면서 2025년까지 450억원을 들여 새로운 변신을 꾀하고 있지만 이 또한 시민들 기대치에 크게 못 미친다. KTX에 이어 SRT 운행 시대를 맞아 미래지향적 꿈과 비전이 크게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 사업도 무려 42년 만에 추진될 만큼 역사(驛舍)가 그 도시에서 차지하는 의미는 남다르다. 관문으로서 도시의 랜드마크 기능과 함께 이미지를 좌우하는 바로미터 역할을 한다.
SRT 전라선 운행으로 전주는 전국 최고 관광지의 명성을 되찾았다. 해마다 1000만명 이상이 몰리는 곳인데도 그간 ‘철도 교통의 오지‘ 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그런 점에서 SRT 운행은 이용객 편익 증대와 관광 활성화의 두 토끼를 잡는 계기가 될 것이다. 실제 익산에서 서울까지 1시간 걸리는 데 전주에선 갈아타며 2시간이 소요된다. 또 강남과 수도권 동남부를 가려면 용산과 광명에서 내려 환승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해소된다. 그러나 이용객들의 불만을 해소하고 편익을 높이려면 지금보다 고속 열차의 운행 횟수를 더 늘리는 방법밖엔 없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