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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의 옹졸한 폭거에 가열차게 맞서자

예상은 했지만,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열겠다’며 균형발전을 강조해온 정권이 국제행사 파행의 책임을 지방에 돌리면서 보복성 예산 삭감을 단행했다. 전북도에 따르면 지난 29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내년도 정부 예산안 중 국책사업으로 추진 중인 새만금 SOC 사업 예산이 대폭 삭감됐다. 새만금 관련 10개 사업의 예산 부처 반영액은 6626억 원이었지만, 기획재정부 심사과정에서 1479억 원으로 크게 줄었다. 삭감률이 무려 78%(5147억 원)에 달한다. 정부 예산 편성 역사상 전무후무한 사태다. 잼버리 파행의 책임을 지방정부에 묻는 보복성 예산 칼질이다. 물론 국회 심의 단계에서 어느 정도의 증액은 가능하겠지만 기존의 관행대로라면 한계가 있다.

윤석열 정권의 옹졸한 폭거다. 불과 한달여 전까지만 해도 ‘새만금 잼버리가 전북 발전의 촉진제가 될 수 있도록 잘 챙기겠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새만금에 달려있다’고 강조하던 현 정권이 얼굴을 확 바꿔 새만금과 전북에 시퍼런 칼날을 들이밀고 있다. 역대 어느 정권도 이러지는 않았다. 물론 선거 때마다 새만금을 득표전략으로 이용하고 등을 돌린 사례가 많지만 이렇게 대놓고 칼날을 세우지는 않았다.

위축돼서는 안 된다. 오히려 지금이 전북인의 기개를 보여줄 때다. 계속되는 전북 홀대와 무시를 더 이상 두고만 볼 수는 없지 않겠는가. 들고 일어나야 한다. 30년 넘게 공들여온 새만금을 난도질하고, 지역 균형발전에 대한 기대를 한순간에 내팽개친 정권에 더 이상 매달릴 일이 아니다. 메아리 없는 지방의회의 성명이나 시민사회단체의 규탄대회만으로는 어림도 없다.

우선 지역정치권, 민주당이 죽을 각오로 나서야 한다. 지역 정치권의 대응방식이 많이 아쉽다. 사태가 이 지경까지 왔는데도 위기의식이 부족하다. 도민의 상실감과 분노를 대변해주지 못하고 있다. 전북도민이 총궐기해야 할 심각한 사태다. 먼저 민주당 의원들이 결연한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언제까지 세치 혀로만 자극할텐가. 상대는 살아있는 정권이다. 금배지를 포기할 각오로 배수의 진을 쳐야 한다. 온몸으로 나서 정권의 폭거에 맞서야 할 때다. 머뭇거릴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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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예산 #삭감 #폭거 #잼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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