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인구가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끝도 보이지 않는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전북 인구는 175만 4757명으로 전년보다 1만 4850명 줄었다. 전북 인구는 2012년부터 12년간 단 한 차례의 반등도 없이 해마다 감소했다. 그사이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인구 격차는 더 늘어났다. 지난해 수도권 인구는 2601만 4265명으로 비수도권보다 70만 3201명 많았다. 수도권에 국민 절반 이상이 거주하는 기형적인 구조다. 지난 2019년 처음으로 수도권 인구가 비수도권 인구를 추월한 이후 그 격차가 계속 벌어지고 있다.
지방소멸 위기의 시대, 인구는 지역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가늠하는 잣대다. 우선 국가적 과제인 저출산 문제를 풀어내야 하고, 청년층의 지역 이탈도 막아야 한다. 물론 쉽지 않은 숙제다. 정부와 각 지자체에서 그동안 갖가지 묘안을 짜내며 인구 늘리기에 안간힘을 쏟았다. 하지만 ‘백약이 무효’였다. 최근에는 인구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면서 ‘생활인구’ 늘리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생활인구는 관광과 통근 및 통학·휴양·업무 등의 목적으로 특정 지역에 체류하는 인구를 포함한 개념이다. 행정안전부도 “체류형 인구개념인 생활인구를 활용해 지역이 인구활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가 지방소멸 위기의 해법으로 ‘생활인구’ 개념을 애써 부각시켜 정책화하는 것은 다시 생각해볼 일이다. 턱없이 부풀려질 게 뻔한 각 지역의 생활인구는 대부분 수도권에 거주하는 사람들일 테고, 그 인구가 해당 지역의 정주인구로 유입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런데도 각 지자체가 허상에 가까운 생활인구에 매달리면서 서글픈 구애정책에 몰두할까 염려된다.
백약이 무효였다면 극약처방을 내려야 한다. 생활인구는 미봉책에 불과하다. 사람이 살지 않는 집은 곧 허물어지고, 폐허가 된 마을에는 출향민도 관광객도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 이제 인구정책은 출산율 제고와 함께 지역 상생·불균형 해소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지방의 인구와 재화를 빨아들여 포화상태에 이른 ‘수도권 1극 체제’ 극복이 최우선 과제다. 제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과 같은 강력한 균형발전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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