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헌국회 이래 계속 감소하던 전북 국회의원 수가 자칫하면 사상 첫 한자릿수(9명) 시대를 맞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상상하기도 어렵지만 만일 이런 사태가 발생한다면 전북 정치권의 위상과 현주소가 어떤 것인지를 너무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현재 배지를 달고있는 전북 국회의원들은 모두 사퇴해야 할 만큼 도민들의 자긍심에 결정적인 생채기를 내는 중대한 일이다. 하지만, 지역구가 달라질 수 있는 몇명만 빼고는 모두가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 나와는 상관없는 일로서 어떻게든 국회의원이 돼서 적당히 대우받겠다는 속내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선거구획정위가 설치된 15대 총선 이후 국회에서 선거구 획정안이 가장 늦게 처리된 때는 17대 총선(선거일 37일 전)이었다. 4년 전 21대 총선에서는 39일 전 본회의를 통과했고, 20대 총선은 42일 전, 19대 총선은 44일 전에 국회 문턱을 넘었다. 만일 이번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할 경우 17대 총선 때 기록을 깨고 가장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쟁점은 선거구 획정 문제다. 여야가 협상을 이어 가고 있는데 만일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가 국회에 제시한 원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전북으로선 최악의 시나리오인데 여야를 막론하고 정계 실력자가 없는 현실속에서 도내 의원들은 그저 강건너 불구경하고 있는 형국이다. 만일 전북 의석수가 1석 감소할 경우 전북 총선판은 대혼란에 휩싸이게 된다. 총선에 나설 후보들이 지금까지 해왔던 선거운동은 무용지물이 되고 생소한 곳에서 재출발 해야한다. 선거를 목전에 두고 전혀 연고가 없는 생면부지의 시군에 가서 표를 애원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것은 후보들의 문제일뿐 정작 중요한 것은 전북의 정치력 약화와 도민의 자존감 훼손이다. 가뜩이나 지난해 새만금 잼버리 파행에 대한 책임 전가와 그에따른 보복성 새만금 예산삭감 등을 당한 것은 악몽중의 악몽이다. 국제적 망신과 동네북 상태로 전락한 상태에서 겨우 일어서고 있는데 만일 선거구마저 유일하게 전북에서만 줄어든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상상하기도 싫은 결과가 나온다면 도내 의원들은 모두 도민앞에 석고대죄해야 함은 물론이다. 이런 극단의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막판까지 뛰고 또 뛰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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