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의원 선거의 후보자 등록이 마감되면서 사실상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됐다. 이제 선거일까지는 불과 10여일 밖에 남지 않았다. 그런데도 지역 현안에 대한 정책대결은 그동안 찾아보기 어려웠다. 치열했던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는 후보들이 상대 비방과 흠집내기에 치중하면서 정책과 비전은 실종됐다. 그리고 어렵게 공천을 받은 민주당 후보들은 본선에 별 신경을 쓰지 않는 모양새다. ‘공천이 곧 당선’이 되는 일당 독점의 선거구도가 지역에 고착된 탓이다.
여야 후보들이 중앙정치 이슈에 매몰돼 ‘국정안정론’과 ‘정권심판론’을 각각 호소하면서 지역 현안은 후보자와 유권자 모두에게서 관심 밖으로 밀려나 있다. 이번 총선을 통해 시급한 지역현안을 정책과제로 이끌어 낼 수는 있을지 우려된다. 지역소멸 위기의 시대, 생존을 위해 지역발전의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중차대한 시점이다. 그런데도 지역 현안과 연관된 정책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민의를 대변하면서 지역과 국가를 위해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진짜 일꾼을 뽑아야 한다. 특정 정당의 공천을 받은 후보에게 ‘묻지마식’으로 표를 던지는 것은 국민의 소중한 권리인 참정권을 포기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주권자로서의 소중한 권리를 특정 정당에 통째로 맡기는 게 지역발전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동안 체감하지 않았는가. 뚜렷한 정책과 비전도 없이 그들끼리의 세 대결, 그리고 선거공학을 잘 활용하는 후보가 승리하는 선거가 되풀이된다면 지역의 미래는 담보할 수 없다.
각 정당과 후보들이 미래 가치를 담은 차별화된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면서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경쟁하는 게 선거의 본질이다. 지지 후보를 결정해야 할 ‘유권자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결국 유권자들이 후보들을 정책 대결·토론의 장으로 이끌어내 옥석을 가려야 한다. 여야 후보들도 중앙정치 이슈만을 호소하면서 편 가르기에 나서 반사이익을 기대할게 아니라 지역 발전을 위한 정책 대결·토론의 장에 적극 나서야 한다. 상대 정당·후보 비방과 편 가르기를 주저하지 않고 정책이 아닌 감성에만 호소하는 구태 정치인들은 설 곳이 없도록 선거문화를 바꿔야 한다. 선거의 주인인 유권자들에게 주어진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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