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총선을 예전처럼 하나의 통과의례 정도로 여기면서 치르면 안 된다. 그 이유는 그간 지역정서에 매몰돼 민주당 일당 독주 체제를 만든 결과가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잘 헤아려야 한다. 민주당 공천만 받으면 당선을 떼논 당상으로 여겨 항상 현역들은 공천권자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충성을 다했다. 이런 식으로 가다 보니까 새만금사업은 30년 넘게 희망고문이 되었고 전국 꼴찌라는 낙후 꼬리표만 붙었다.
전북은 보수정권이 집권할 때는 표가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인재 등용은 물론 국가 예산을 배분할 때마다 지역 홀대를 가져왔고 DJ 노무현 문재인 진보 정권 때는 똑똑하고 야무진 국회의원들이 없어 자기 몫을 챙겨오지 못했다. 강원도는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KTX가 강릉까지 가는 바람에 서울 사람들의 놀이터로 뒤바뀌면서 상전벽해를 이뤘다. 여수는 엑스포 개최를 통해 관광도시로 변모, 밤마다 여수 밤바다를 읊조리며 소주를 마셔대는 바람에 돈방석에 앉았다.
청주와 청원군이 통합하면서 청주시가 청주공항을 통해 중부권 허브 역할을 톡톡하게 하면서 오송이 바이오산업의 중심지로 부각, 지역 발전을 선도한다. 전남은 신안군의 천사의섬 퍼플섬이 연륙교가 가설되면서 관광도시로 변했고 서해안 고속도로가 인천서 목포까지 뚫리면서 전남 발전을 견인하고 있다.
이렇게 다른 지역이 발전한 것은 유능한 정치지도자들이 여야에 포진해 있었기에 가능했다. 부산의 경우 여야 국회의원들이 실컷 싸우다가도 지역 문제가 생기면 한목소리를 내기 때문에 지역 발전을 가져올 수가 있었다. 전북은 그간 국회의원들이 말로만 원팀 운운했지 실제로는 각자도생하기에 급급했다. 좀 잘 나간다 싶으면 뒤에서 밀어주기는커녕 뒷다리 발목잡기에 여념이 없었다. 선의의 경쟁을 통해 지역 발전을 모색하기보다는 다음 공천을 받으려고 당 대표한테 충성 경쟁하느라 정신이 팔려 있었다.
지난해 정부여당이 잼버리 실패에 따른 모든 책임을 전북도에다가 똘똘 몰아쳐 씌우면서 전북도민의 자존심을 그렇게 짓밟아놨는데도 그 누구 하나 즉각 목에 방울 달고 윤석열 정권을 향해 싸운 적이 있었던가. 나중에 출향인사를 포함 애향운동본부 시민사회단체 등이 들고 일어서자 그때서야 국회의원들이 여의도 국회의사당 궐기대회장서 삭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 때도 똑같은 모습이 반복되었다.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국회로 넘긴 당초안에 전북 1석이 줄어든 것으로 돼 있어 도민들이 궐기하다시피 해서 현행대로 유지했던 것. 이 문제는 민주당에 말발이 제대로 선 전북 국회의원 한 명만 있어서도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전북보다 인구감소가 많은 경남북과 전남은 아예 처음부터 손도 대지 않은 것에서 전북 국회의원의 무능함을 엿볼 수가 있었다.
선거 9일 남겨놓고 마치 선거가 끝난 것처럼 인식한 것은 잘못이다. 지금부터 각 당의 후보들을 꼼꼼하게 살펴서 누가 더 지역 발전을 위해 헌신할 후보인가를 판단해야 한다. 여야가 공존하면서 경쟁하는 정치체제를 만들어주지 않으면 전북 발전은 백년하청이 된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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