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맨(Keyman)이란 어떤 조직에서 문제 해결이나 의사 결정을 할 때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을 말한다. 한동안 잠잠했던 전주완주 통합 문제가 요즘 화두로 등장하면서 일부 단체들이 찬반 의사를 심심치 않게 피력하고 있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몇몇 키맨의 손에 이 문제는 달려있다.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 지사, 우범기 전주시장, 유희태 완주군수, 그리고 완주를 지역구로 둔 안호영 의원이 이 문제에 관한 한 키맨이다. 그중에서도 결정적인 키맨은 바로 안호영 의원과 유희태 완주군수다. 전주권은 항상 통합 찬성 여론이 높은 만큼 우범기 전주시장이나 전주 출신 김윤덕, 이성윤, 정동영 의원 등은 상대적으로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가 어려운 구조다. 사실 전주완주 통합 문제는 전적으로 완주군민과 전주시민들이 자발적인 의사에 따라 결정하면 되는 단순한 문제다. 지난 1997년, 2009년, 2013년 등 모두 3차례에 걸쳐 통합을 추진했으나 결론은 완주군의 반대로 번번히 무산됐다. 통합이 될 경우 과연 득인가, 아니면 실인가 그 부분을 보는 시각부터 찬반양론이 엇갈린다. 찬성측은 역사와 생활권이 같고 광역행정의 잇점이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반대측은 결국 완주군민들만 손해를 볼 것이라고 우려한다. 그러면 결정적인 기회였던 2013년 6월로 돌아가보자. 당시 송하진 전주시장과 임정엽 완주군수는 통합에 대해 의견을 함께하고 김완주 당시 지사도 처음엔 이들과 뜻이 같았다. 일부 여론조사 결과 당시 완주군에서의 통합 찬성 비율이, 통합 반대 비율보다 10% 정도 높았기에 주민투표에서 통과가 예상됐으나 결론은 반대가 11%나 많아 부결됐다. 완주를 지역구로 둔 당시 최규성 국회의원이 강력히 반대하면서 완주지역 지방의원 등이 대부분 반대에 나섰다. 김완주 지사도 나중에 방향을 틀면서 결국 통합이 무산됐다는 관측이 나돌았다. 그러면 만 11년이 지난 지금의 상황은 어떨까. 냉정하게 보면 겉공기는 좋아 보여도 통합이 결코 쉽지만은 않다. 당시엔 송하진 전주시장과 임정엽 완주군수의 통합 의지가 강력했으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우범기 전주시장의 통합의지가 단호해 보이지는 않고, 유희태 완주군수는 말을 아끼고 있으나 결코 통합에 찬성하는 입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규성 당시 의원에 비해 안호영 현 의원이 덜 격렬하게 반대하기에 가능성은 좀 열려있는 편이다. 안 의원은 “완주군민들의 충분한 숙의과정이 필요하다” 면서도 “전북특별자치도가 더 잘될 수 있도록 동부권 등의 균형발전이 필요하다”고 원론적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내후년 완주군수를 염두에 둔 후보군이나 전현직 완주군의원들은 대체로 찬성보다는 반대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인지는 몰라도 아직 완주지역 키맨들이 통합 필요성에 공감하지 못한다는 얘기다. 완주군민의 마음을 얻는 획기적인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 1월 18일 전북특별자치도가 출범하면서 변수가 된 전주완주 통합 문제에 대해 키맨인 안호영 의원과 유희태 완주군수가 향후 어떤 행보를 보일지가 최대 관심사다. 주민투표가 올해 안에 치러질 공산이 커지면서 키맨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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