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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군이 바뀌어 속내가 복잡한 지방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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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은 이번 총선 때 20년 만에 파란색으로 완전 도배했다. 예견된 결과였다. 전주병, 익산갑, 군산, 정읍고창 지역구에서 민주당 경선이 치열했다. 지난해 새만금 예산이 삭감되면서 정부여당발 한파가 몰아닥쳐 정권심판론이 우세했다. 정책과 공약 대결은 사라지고 지역 정서에 매몰된 싹쓸이 선거가 재현됐다.

정치권의 무능이 극에 달해 민주당 경선전에서 전체 판갈이 여론이 나돌았다. 광주와 달리 군산 신영대 의원만 비명이고 나머지 전원이 친명이라서 현역 2명 물갈이로 싱겁게 끝났다. 새만금 국가예산 삭감으로 촉발된 정치권 물갈이가 선거구 한 석 감소 여부를 놓고 정점에 다달았지만 막판에 현행처럼 유지 쪽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도민감정이 많이 수그러들었다. 

이번 총선에서 올드보이 정동영과 이춘석 귀환을 가능하게 했다. 잼버리가 끝난 후 모든 실패 책임을 전북도에다가 똘똘 뒤집어씌워 도민감정을 격앙시킨 게 결국 정동영을 소환하게 했다. 그 전만 해도 정동영은 정치 재개 명분이 약해 뚜렷한 결론을 못 내리고 있었다. 하지만 도민들 사이에 전북 정치권의 존재감이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여론이 강하게 형성되자 정동영이 구원투수 역할을 자임하고 나선 것.

동냥 벼슬인 국회의원이나 선출직 공직자는 그냥 되는 게 아니다. 3대의 신상이 고스란히 까발려지기 때문에 평소에 덕을 쌓지 않고 갑질한 사람은 아예 생각도 못할 일이다. 전주 을서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낸 이성윤 후보가 정치 입문 2달도 안 돼 금배지를 거머쥐었지만 그의 내공이 결코 만만치 않았다. 교회와 직장 집만을 오가는 범생이 정도로 알려졌지만 윤석열 검사정권이 들어서면서 그를 독사로 만들어줘 승리할 수 있었다. 그는 윤석열 검사 독재정권의 타파를 위해 최일선에서 싸워나가겠다는 게 시대정신을 관통하면서 승리의 월계관을 쓰게 됐다.

정동영 이춘석 이성윤의 당선은 상대 후보보다 인물이 우위에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지방의원들이 주축이 되서 사즉생의 각오로 표심을 집중 공략한 게 주효했다. 경선이 당원 일반시민 50대 50으로 돼 있어 도전자한테는 권리당원을 모르는 상황에서 깜깜이 선거를 치러야 할 형편이었지만 그래도 개미들의 끈질긴 집념으로 승리를 일궈낸 것. 전주을은 경선 전에 지방의원들이 물밑 접촉을 통해 이성윤 후보를 밀기로 다짐하고 그에 대한 지지를 끌어올려 여론조사 1위로 후보 4명을 제쳤다. 

사실상 국회의원이 지방의원 공천권을 쥐고 있기 때문에 공천받기 위해 물불을 안 가리고 뛸 수밖에 없다. 전주병은 지방의원 전원이 김성주 의원을 밀다가 패배해 정동영 당선자와 물기름처럼 묘한 동거를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전원 물갈이냐 아니면 80% 물갈이냐를 놓고 설왕설래하면서 내심 긴장의 끈을 놓치 않고 있다. 지방선거 때 경선을 통해 물갈이가 되겠지만 선거 때 선거운동에 아예 참여치 않은 도의원은 일찍 신상정리를 한 것으로 보인다.

주군이 바뀌어 공천관계가 불리해졌지만 지방의원은 주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후반부 의정활동을 잘해야 할 것이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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