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특자도가 출범한지 6개월이 되어간다. 128년간의 도제시대를 마감하고 지난 1월 18일 특별자치도 시대를 맞았다. 지금 도민들은 특자도가 출범함으로써 뭐가 달라지는지를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 한마디로 중앙정부가 갖고 있던 권한을 지방으로 일부 이양, 전북도 스스로가 발전전략을 세울 수 있는 제도다. 이미 특자도로 운영하는 제주 세종 강원도에서의 잘못된 점을 보완하고 특례조항을 많이 발굴해서 법을 고쳐나가면 된다.
도민들의 성징이 충청도를 닮아 느린 듯하지만 광주전남처럼 급한 대목도 있다. 특자도가 출범했지만 금방 뭐가 달라지는 게 아니다. 씨를 뿌려놓아 잘 가꿔나가는 게 중요하다. 김관영 지사가 취임한지 2년이 다가왔다. 전반전이 끝나간다. 전반전도 중요하지만 후반 2년도 더 중요하다. 지금 도민들이 전북의 달라져가는 모습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동진만경 섬진강 물이 역사의 숨결을 따라 도도히 조용하게 흘러가지만 물속에서는 소용돌이도 친다.
함께 혁신, 함께 성공, 잘사는 전북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면서 '도전경성 백년대계'를 지향하는 김관영호가 지난해 새만금잼버리 실패라는 복병을 만났지만 코로나 예방주사를 맞고 나면서 체질개선이 이뤄진 것처럼 희망을 갖게 한다. 새만금을 이차전지특구로 지정받은 것을 필두로 전북의 산업생태계를 바꾸기 위해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된 것은 자랑이 아닐 수 없다. 다른 지역에 비해 바이오산업이 뒤졌지만 전북이 갖고 있는 모든 역량을 결집해서 김 지사가 직접 특구 지정을 위해 프리젠테이션을 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전북이 바이오산업 쪽으로 방향을 잡고 나가는 것은 잘한 일이다. 전주 탄소, 익산 건강기능식품, 김제 모빌리티, 정읍 동물의약품 쪽으로 특화해 나가면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도 함께 이뤄질 것이다. 특히 도와 14개 시·군이 삼성전자와 협약을 통해 70개 기업이 전북형 스마트 제조혁신을 이뤄 나가면 전북 산업지도가 크게 바뀌면서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다. 한때 삼성이 새만금에 대규모 투자를 한다는 게 도민 사기극으로 끝나면서 삼성의 신뢰도가 추락했지만 전북도가 인건비를 지원하면서 삼성 퇴직자를 끌어들여 그들이 갖고 있는 세계수준의 기술력을 접목,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때문에 벌써부터 결과가 주목된다.
도민들이 김 지사가 추진하는 정책 방향에 공감을 표시하고 있어 성과가 서서히 나타날 것이다. 그간 워낙 발전 속도가 더디어 온기를 당장 못 느꼈지만 아랫목부터 윗목으로 퍼져나가고 있어 도민들이 곧 체감할 것이다. 이런 때 도민들이 격려의 박수를 쳐줘야 한다. 궁즉통(窮則通)이란 말뜻처럼 도민들도 절박함을 갖고 적극 나서야 한다. 너무 체면치레에 치중한 나머지 점잔만 빼고 있을 때가 아니다.
새만금이 분명 기회의 땅임에는 틀림없지만 연약지반이라서 지진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부안 행안면에서 발생한 진도 4.8의 지진을 김 지사가 하늘의 경고음으로 인식, 완급을 조절하면서 발전전략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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