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농업기술을 접목해 청년 농업인을 육성하겠다는 취지로 조성돼 ‘대한민국 농업혁신의 거점’으로 조명받았던 ‘김제 스마트팜 혁신밸리’가 임대 온실에 심각한 결함이 생기면서, 부농의 꿈을 안고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청년 농업인들에게 절망을 안겼다. 지난 장마 때 온실에 심각한 누수와 침수 현상이 발생하면서 애지중지 키운 작물이 다 죽는 바람에 시설에 입주한 청년 농업인들이 빚더미를 떠안게 된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고, 준공한지 얼마 되지도 않은 첨단시설에서 빗물이 쏟아져 들어오고 각종 설비가 고장나 기능을 못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생긴 것이다. 부실공사 의혹이 짙다.
누수와 침수, 잦은 설비 고장 등 시설 결함으로 영농에 차질을 빚은 청년 농업인들이 지속적으로 보수를 요청했지만 이뤄진 조치는 모두 임시방편에 그쳤다. 온실을 지을 당시 예산 부족으로 천장 소재를 유리가 아닌 비닐로 만든 탓에 누수 피해가 컸다는 분석이다.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
김제 스마트팜 혁신밸리는 김제시가 지난 2018년 농림축산식품부 공모에 선정돼 국비와 도비·시비 등 총 1000억여원을 들여 김제시 백구면 일원에 조성했다. 문제가 된 온실은 이곳에 들어선 임대형 스마트팜으로 약 4만4000㎡ 공간에 200억원이 넘는 사업비를 들여 2021년 준공됐다. 스마트팜 조성사업은 한국농어촌공사 전북지역본부가 위탁받아 시행했다. 김제시와 ‘지역특화 임대형 스마트팜 조성사업’을 위한 위·수탁 협약식을 갖고, 대한민국 농생명산업의 청년창업 랜드마크로 조성하겠다는 비전도 내놓았다.
청년 농업인 육성을 위해 국비와 지방비가 투입된 대규모 첨단시설이다. 그런데 장맛비에 구멍이 뚫리면서 정부와 지자체를 믿고 부농의 꿈을 키우던 청년 농업인들에게 절망을 안겼다. 공사 발주와 업체 선정에서부터 공사 과정, 그리고 시설 운영 및 관리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으로 문제점은 없었는지 조목조목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 우선 전북특별자치도 차원의 감사를 실시하고, 부정·비리 의혹이 조금이라도 드러난다면 사법기관의 신속한 수사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아울러 예기치 못한 일로 절망에 빠진 청년 농업인들이 다시 꿈을 키울 수 있도록 피해보상 절차도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