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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 ‘춘향 영정’ 논란, 속히 매듭지어라

춘향골 남원이 ‘춘향 영정’을 놓고 혼란에 빠졌다. 지난해 남원시가 1억7000만원을 들여 새로 제작해 광한루원 춘향사당에 봉안한 춘향 영정을 놓고 지역사회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5월 새 영정이 공개될 때부터 논란이 거셌다. 일부 시민단체들이 ‘춘향의 모습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았다’며 교체를 요구한 것이다. 지금도 시민단체는 춘향사당 앞에 현수막을 내걸고 이같은 요구를 계속하고 있다. 반면 ‘새 영정은 완벽한 고증을 거쳤고, 조선시대 미의 기준에 부합한다’는 호평도 있다.

지난해 제작된 춘향 영정은 사실 세 번째 작품이다. 강주수 화백이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최초의 춘향 영정은 1931년 ‘제1회 춘향제’부터 ‘제32회 춘향제’까지 춘향사당에 걸려 있었다. 그런데 이후 고증에서 복식 등 여러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1961년 김은호 화백의 작품으로 교체됐다. 하지만 이후 김은호 화백의 친일행적이 문제되면서 남원시가 2020년 10월 이를 철거하고 2년 7개월 만에 새 영정을 공개한 것이다. 남원시는 당시에도 강주수 화백의 춘향 영정을 다시 봉안하는 방안과 새 영정을 만드는 방안을 놓고 고민하다가 새 영정 제작 방침을 택했다.

지금도 춘향사당에 처음 걸려 있던 강주수 화백의 작품을 다시 걸자는 의견이 적지 않다. 춘향은 고대소설 속의 인물인 만큼 상상 속에 존재해왔다. 소설 속 가상 인물을 창조하는 과정에서 누가 어떻게 그리든 논란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오랜 세월 다수의 국민이 상상해온 모습, 그리고 그 시대, 해당 연령대 여인의 모습과 지나치게 동떨어져 있다면 그대로 넘길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남원시민들이 수긍하지 못한다면 대안을 찾는 게 맞다. 게다가 춘향은 관광 남원을 대표하는 콘텐츠이자 온 국민이 사랑하는 작품 속 주인공 아닌가.

그런데도 남원시의 대응이 미지근하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고,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해법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렇다고 해법을 찾기 위한 구체적인 노력도 보이지 않는다. 이해할 수 없다.  지금처럼 소모적 논란이 계속된다면 결국 지역 이미지만 훼손될 뿐이다. 남원시는 하루속히 전문가와 지역사회의 의견을 모아 춘향 영정 논란을 매듭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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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 영정 #남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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