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을 정화 시켜주는 대원사 계곡
전주에서 대원사 계곡을 가기 위해 익산 장수간 고속도로를 달려 가다보면, 터널이 많이 나온다. 요즘은 도로내는 공법이 발달해서 가다가 산을 만나면, 터널을 뚫고 곧바로 진행하여 거리가 옛날보다 많이 단축된 것 같다.진안 마이산 부근을 지나가다 보면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산 정상에 지어져있는 조그맣게 보이는 정자가 항상 필자의 마음을 끌어 당긴다. 저 정자 위에 올라 시 한수 읊으며, 곡차 한잔 기울이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가슴 속 깊이 스며온다. 그러나 오늘은 가야할 길이 멀어 다음 기회로 넘기자.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나무가 소나무이다. 필자는 어디에 가든 아름다운 소나무가 있으면 발걸음을 멈추고 소나무의 아름다움에 빠져들곤 한다. 익산 장수간 고속도로와 대진고속도로가 만나는 지점의 좌측 언덕 위에 소나무 두 그루가 있는데, 그림처럼 아름다운 소나무가 있다. 그 소나무를 볼 때마다 저 소나무를 우리대학 본관 앞 잔디밭에 옮겨 놓으면 우리대학이 확 살아날텐데 하는 생각을 안해 본 적이 없다. 그래도 옮길 수 없으니 자주 보는 것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다.진주쪽으로 내려 가다가 산청IC로 빠져나와 우회전 해서 500m 전방에서 좌회전하여 다리를 건너가면 우측에 메기찜으로 유명한 음식점이 나온다. 대부분 메기탕을 하는 식당은 많지만 메기찜을 하는 식당이 거의 없는데, 이 식당의 메기찜은 감자를 넣고 졸인 음식으로 반주와 곁들여 먹으면 일품이다.넉넉하게 식사를 하고 대원사 계곡을 향해 가기 위해 산하나를 구불구불 넘어, 능선을 조금만 내려가면 약수터가 나온다. 높은 산 정상부분에서 시원한 약수가 나오는 것을 보면, 높은 산에도 수맥이 흐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시원한 약수를 마사고 나면 지리산의 정기를 머금어서 그런지 속이 후련해 진다.산을 내려와 대원사 계곡을 찾아 가다 보면, 주변에는 감이 주렁주렁 열려 있어, 산청곶감이 유명하다는 것도 상기시켜 준다. 자동차가 교차하기 힘들 정도로 좁은 길을 따라 올라 가다보면, 다람쥐가 노니는 것도 볼 수 있고, 이름모를 새들이 아름다운 곡조로 내방객을 환영하는 음악회도 즐길 수 있다.대원사 앞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계곡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앉아서 쉬기 좋은 바위가 나온다. 바위 사이로 유리알처럼 맑은 물이 고운 소리를 내며 흐르고, 계곡 양쪽 기슭에는 아름드리 적송이 즐비하게 서서 나를 반기는 것 같다. 바위에 누워 하늘을 올려다보면, 구름 한점 없이 맑아 호수로 착각하게 만들고, 계곡물이 빚어 만든 물보라가 필자의 볼을 시워스레 어루만져주었다. 태풍의 영향으로 큰 나무가 많이 쓰러져 안타까움도 있었지만 계곡물의 수량이 많아져 계곡 본연의 미를 더해 주었다. 이때 곡차 한잔을 하면 그 맛은 무아지경이다. 이렇게 자연을 벗삼아 몇시간을 보내다 보면 세상에 부러울게 없다. 대학에서 있었던 일도 모두 다 잊고, 맑은 공기와 맑은 물, 아름다운 새소리를 듣고 나면 속세에서 쌓였던 모든 불순물들이 깨끗이 정화되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