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전북 정가 결산] (하) 과제
여전히 전북 정치권의 역할에 대한 기대와 우려는 교차한다. 집권 여당의 일당 독주체제가 지속되는 가운데 그간 풀리지 않았던 지역 현안 해결에 대한 기대와 정치적 존재감에 대한 우려가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이젠 전북 정치권이 보여주기식 낯내기를 그만두고 성과로 얘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민주당에 대한 견제도 거세지고 있다. 그간 전북에 소홀함으로 일관했던 국민의힘은 호남동행 국회의원을 임명하고, 국감예산 정국에서 전북 현안 해결에 힘을 실었다. 새만금 주요 예산삭감 문제를 두고 여야 의원이 의도치 않은 공조를 통해 해결하는 성과도 거뒀다. 존재하지 않던 견제세력이 나타남으로써 서로가 상생경쟁해서 시너지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의원별로는 중앙무대에서 정치적 존재감을 높여야 하는 점도 과제로 떠오른다. △국민의힘 호남동행 국회의원 등장
국민의힘은 지난 9월 국민통합위원회(위원장 정운천 의원)를 발족하고 PKTK 지역구 의원과 비례대표 48명을 호남동행 국회의원으로 지명했다. 전북에는 전주 3명을 비롯해 13개 시군에 한 명씩 모두 16명을 지정했다. 이들 의원은 지난 10월 전북을 방문해 각 자치단체와 자매결연을 추진한 뒤, 남원 공공의대설립법 제정, 제3금융중심지 지정 등 전북현안 해결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
눈에 띌만한 성과도 있었다. 민주당 김윤덕 의원이 지난 11월 국토교통위 예산소위 심사자료를 살피다가 국민의힘 의원들이 새만금 주요 현안예산에 삭감요청이 들어왔다고 지적하자,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이 같은 당 국토위 소속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요청을 철회했다.
또 동행의원들은 전북 14개 시군 단체장 등의 도움요청을 받아, 현안사업 해결에 힘을 보탰다는 소식도 들렸다.
서울시 보궐선거와 차기 대선지선을 앞두고 보수정당에 부정적이었던 호남 민심을 끌어안으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와 함께 야당이 없는 틈을 타 전북의 차기 야당으로 자리매김하려는 의도도 보인다. △현안해결정치적 존재감 부각 과제
현재 전북에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재가동, 국립공공의료대학원 설립, 제3금융중심지 지정 등 현안이 산적해 있다. 이 현안들은 악화된 지역 경제와 관련한 현안이기도 하지만, 여야 혹은 지역별로 첨예하게 이해관계가 대립하는 사안이다. 호남 동행의원을 매개로 여야, 지역별로 소통을 강화해, 해결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개별 의원들의 정치적 존재감 부각도 과제다. 전북 의원들은 추미애-윤석열 대전, 부동산 문제, 재난지원금 등 굵직한 현안에 대해 자신의 목소리를 과감하게 내는 데 주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달 민주당 의원 전체가 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공수처)법 통과를 앞두고 뒤늦게 성명서만 냈을 뿐이다.
앞서 열린 국감에서도 호남 고속철 지반 침하상황, 새만금 해수유통 등 개별적으로 현안은 꾸준히 거론했지만, 북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사건, 라임 옵티머스 사태, 윤석열-추미애 법무부 장관 힘겨루기에 묻히기도 했다.
초재선이라는 한계는 존재하지만, 정치적으로 민감한 현안을 두고는 적극 자신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올해는 그냥 지나갔지만, 앞으로는 그간 나왔던 전북의 정치력 약화 걱정이 기우라는 걸 점점 보여줘야 한다며 국회에서 뭘 하는 지 모를 정도라는 말이 나오지 않게 제대로 된 야성을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