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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벤처경연대회 광주전라제주권역 시상식서 전북 5개 팀 수상

2019년 소셜벤처경연대회 광주전라제주권역 시상식에서 전북지역 5개 팀이 수상하는 쾌거를 거뒀다. 전라북도경제통상진흥원(원장 조지훈)은 고용노동부 주최,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주관으로 28일 광주NGO센터 학습관에서 열린 2019년 소셜벤처경연대회 광주전라제주권역 시상식에서 전북 5개 팀이 전북도지사 표창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소셜벤처경연대회는 대한민국의 사회적 가치와 사회적 경제를 활성화 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실제 창업으로 연계될 수 있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경연하는 대회다. 2019년 소셜벤처경연대회 광주전라제주권역에는 총 126개 팀(광주 53개 팀, 전북 31개 팀, 전남 14개 팀, 제주 28개 팀)이 접수, 권역예선심사와 권역본선심사를 통해 12개 팀(청소년 3개 팀, 대학생 3개 팀, 일반창업 3개 팀, 글로벌 3개 팀)이 최종 선정됐다. 전북 5개 팀을 포함해 최종 선정된 12팀은 오는 9월 27일 서울 한양대학교에서 개최되는 2019년 소셜벤처경연전국대회에 진출하게 된다. 전북 5개 팀은 아이디어 대학생 부문에서 1등을 차지한 웜업(전북대학교 물리교육 이준호)과 2등 큐오엘 테크놀로지(원광대학교 컴퓨터소프트웨어공학 연진욱), 3등 그리니(전북대학교 바이오메디컬공학부 강다현), 창업연계 일반창업 부문 3등인 Y-LAB(김수진), 글로벌 부문 1등 위노베이션(치과의사 최재호) 이다. 경진원 관계자는 전북에서 5개 팀이 전국대회 진출하는 우수한 성과를 거둔 것은 창의적인 소셜벤처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혁신적인 사회적경제기업 모델 발굴 및 창업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한 결과라고 말했다.

  • 사람들
  • 강정원
  • 2019.08.28 17:29

시민들, 전주시 곳곳 가꾸는 정원사 된다

1000만그루 정원도시를 조성하고 있는 전주시가 시민들이 직접 정원을 만들고 가꾸는 시민정원사 양성에 나섰다. 전주시는 28일 전북대학교에서 김승수 전주시장과 이남숙 전주시의회 의원, 이귀재 전북대학교 대외협력부총장, 수강생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원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정원문화 확산의 첨병 역할을 할 시민정원사 양성을 위한 초록정원사 교육과정 개강식을 열었다. 제1기 초록정원사 양성 교육은 주중반과 주말반의 2개 과정 각 30명씩 참여한 가운데 총 17주 과정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주요 교육내용은 식물관리와 정원조성에 대한 이론과정과 실습과정 등 기본지식과 실무능력 배양에 초점을 두고 진행된다. 시는 교육 진행 시 수강생들이 시에서 제공하는 유휴부지를 활용해 직접 정원을 설계하고 조성하는 시간을 마련하는 등 실무능력을 겸비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방침이다. 교육을 수료한 초록정원사들은 향후 정원관리 능력을 바탕으로 전주시 곳곳에서 정원을 관리하는 등 재능기부로 나눔과 봉사의 기회를 갖게 된다. 전주시 생태도시국 관계자는 초록정원사로 거듭나게 될 시민들이 1000만그루 정원도시의 첨병으로서 전주시 정원문화 확산에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 된다며 시민 모두가 전주를 돌보고 가꾸는 정원사가 되는 그 날까지 다양한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사람들
  • 백세종
  • 2019.08.28 17:29

[추적60분] Since 1983 추적의 시간 '36년간의 발자취'

지난 1983년 2월 27일 한국의 할리우드 충무로 영화가편을 시작으로, 36년간 정치, 경제, 사회 등 각 분야의 이슈를 추적해온 <추적60분>. 2019년 8월 30일, 1326회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마지막 방송은 총 65분간에 걸쳐 <추적60분> 36년간의 발자취를 되짚어 보는 등의 내용을 담았다. 1980년대 <추적60분> PD였던 장해랑 前 KBS PD, 2005년부터 약 4년간 책임프로듀서 및 진행을 맡았던 구수환 前 KBS PD를 비롯해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의 주인공 유우성 씨 등을 스튜디오로 초대했다. 그들이 증언하는 지난 36년간의 <추적60분>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추적60분>,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다 무려 36년간 이어져 온 <추적60분>의 역사는 대한민국 현대사의 기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83년 첫 방송을 시작한 이후 당시로선 파격적이라 할 정도로 대한민국의 어두운 사회 이면을 적나라하게 들춰냈던 <추적60분>. 일부 방송편의 경우 정부의 정책변화를 이끌어낼 정도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1983년 긴급점검, 기도원편 방송 이후 정신질환자 보호시설에 대한 정부의 법제화 노력이 시작됐고, 2006년 과자의 공포 시리즈 방송 이후에는 음식물 포장지에 식품첨가물을 의무적으로 기재하도록 하는 식품 표시기준이 전면 시행됐다. 2005년 공공임대 아파트 정책의 허점을 다룬 거리로 내몰리는 사람들-누가 이들의 집을 빼앗았나편이 방송된 다음 날엔 故노무현 전 대통령이 담당 부처 관계자들을 질타했다는 기사가 나올 정도였다. <추적60분>이 영향력을 갖게 된 데는 단순한 정보전달의 차원을 넘어서 과학적인 실험과 구체적 대안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 前<추적60분> 책임프로듀서 및 MC, 구수환 PD 끊이지 않은 '외압' <추적60분>은 어떻게 권력과 맞섰나 <추적60분>은 1984년 대학가의 검은 덫-지하서클편을 방송하며 민주화 운동을 하는 대학생들을 비판했다. 이는 당시 전두환 정부가 학생운동을 탄압하기 위한 의도로 강요한 방송이었다. 1996년에는 당시 안전기획부에서 제작한 비디오테이프를 그대로 받아 긴급입수-한총련 북에 간 대학생들편을 방송하기도 했던 <추적60분>. 당시의 막강한 정치권력은 <추적60분>에 끊임없는 외압을 행사하며 언론을 탄압했다. 천안함 무엇을 남겼나,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편의 경우, 갑작스럽게 방송 불가 결정이 내려지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각종 외압 속에서 <추적60분>이 성역 없는 보도로 각종 비리와 맞서 싸울 수 있었던 힘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제보자들의 고백 그들에게 <추적60분>은 어떤 의미였나 <추적60분>은 마지막 방송을 준비하며 그간 우리에게 제보해온 수많은 제보자 가운데 세 명을 직접 스튜디오로 초대했다. 지난 2007년 삼성반도체에서 근무하다 백혈병에 걸려 사망한 故황유미 씨의 아버지 황상기 씨. 그는 삼성이라는 대기업을 상대로 외로운 싸움을 시작한 후, 유일하게 손을 내밀어 준 이가 <추적60분>이었다고 회고한다. 지난 2009년 살인누명을 쓰고 머나먼 타국 온두라스의 감옥에 수감됐었던 한지수 씨와 2013년 국정원의 조작으로 간첩 누명을 썼던 유우성씨 역시 <추적60분>으로 인해 삶이 달라졌다고 증언하는데. 저는 자포자기 했어요. 하지만 제가 자포자기 하고 울고 넘어져 있는 동안에 언니가 게시판에 올렸던 글은 살아 있었어요. 그리고 사람들의 관심은 커졌어요. 사실 우리가 사는 현실이 이렇다. 우는 사람 힘든 사람 보면 자기도 힘들어요. 하지만 추적60분은 그런 우리 마음속에 있는 작은 불씨를 야 우리는 이런 불씨가 있다. 이거다 있어. 이렇게 알려주는 것 같아요. - <온두라스 감옥에서 온 편지-나는 살인범이 아니에요"> 제보자 한지수 <추적60분> 책임프로듀서이자 진행을 맡은 최지원 PD는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동안 세상의 불의에 분노하고, 힘없는 사람을 보며 울었다고 고백했다. 아울러 <추적60분>이 있어 우리 사회가 더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품었기를 바란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이번 주 Since 1983, 추적의 시간에서는 <추적60분>의 지난 36년 역사를 되짚어보고, 향후 탐사보도 프로그램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민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 TV
  • 디지털뉴스팀
  • 2019.08.28 17:25

김병기 전북대 교수, ‘문자·문화·사회 알쏭달쏭함을 헤집다’ 출간

평범하면서도 평범하지 않은 글, 쉬운 내용인 것 같지만 깊이가 있고, 무거울 것 같지만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 나왔다. 김병기 전북대 중어중문과 교수가 펴낸 <문자문화사회 알쏭달쏭함을 헤집다>(어문학사). 이 책은 우리가 사용하는 말 가운데 그 뜻이나 유래가 알쏭달쏭한 말을 찾아 한자와 함께 명쾌하게 풀이하고, 그 말을 소재로 이 시대의 문화와 사회현상에 대한 비판적 칼럼을 덧붙여 엮은 글 모음이다. 칼럼은 김 교수가 지난 2017년부터 지난해 12월까지 경제일간지에 연재했던 글 중에서 188편을 골랐다. 혼술의 사회현상을 독작(獨酌)과 비교해 풀이하기도 하고, 기쁨(悅)과 즐거움(樂), 음용수(飮用水)와 음료수(飮料水), 해방(解放)과 광복(光復) 차이를 시원하게 설명해 주기도 한다. 분식회계, 명조체, 소주, 조현병 등 일상에서 많이 사용하지만 그 유래를 모르는 말에 대해서도 설명을 붙였다. 책 서문에는 중국 명나라 말기, 당시 사회에 만연한 각종 비리를 척결하고자 노력한 동림당의 학자들이 쓴 글귀가 소개되어 있다. 바람소리, 빗소리, 책 읽는 소리, 소리마다 다 귀에 담고, 집안 일, 나라 일, 천하의 일, 일마다 모두 관심을 갖자(風聲雨聲讀書聲 聲聲入耳, 家事國事天下事 事事關心). 학자는 현실참여뿐 아니라, 학문을 깊이 연구하기 위해서도 세상의 모든 일에 관심을 갖고 넓게 살펴야 한다는 김 교수의 학문관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 문학·출판
  • 이용수
  • 2019.08.28 17:18

“전북여성새일센터 지역네트워크 구축” 도내 하반기 HR담당자 협의회

전북지역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일자리 유관기관간 네트워크를 형성하기 위한 대화의 장이 열렸다. 전북여성새로일하기센터(센터장 이윤애)는 지난 27일 전라북도, 잡코리아, 전주고용센터, 전북인적자원개발위원회, 전북일자리종합센터 등 도내 일자리 유관기관 11곳이 참여한 가운데 하반기 전북지역 HR(human resources) 담당자 협의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의회는 여성취업 활성화, 여성취업 유망기업 발굴, 일자리 유관기관간 공동협력사업 및 사업공유 등을 통해 여성취업지원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참석자들은 4차 산업혁명과 연계한 신규교육과정 발굴, 유관기관 협업 취업박람회, 일자리관련 상담사 역량강화 교육, 일자리정책지원제도 변경, 복지지원 사업 공유, 사회적 기업 경력단절여성 우대 채용 홍보 등을 주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이윤애 센터장은 이번 협의회는 일자리 분야 전문가들의 폭 넓은 의견을 수렴하고 정책을 제언할 기회가 됐다면서 하반기 기관별 사업 공유를 통해 업무 효과를 높이고 많은 여성들의 취업이 활성화돼 모두가 워라밸을 이룰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 사람들
  • 김태경
  • 2019.08.28 17:18

“일상 속 성차별과 성 고정관념 타파를”

일상 속 성차별과 성별 고정관념을 타파하기 위한 콘텐츠 전국 공모전에서 전북지역의 출품작 3편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이윤애 센터장)는 28일 서울 패럼빌딩에서 제3회 성평등 콘텐츠 대상 전국 공모전 시상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모전은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과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 충북여성재단, 한국엠씨엔협회가 공동주관했으며 지난 7월 1일부터 27일까지 일반부와 청소년부로 나눠 총 81편의 응모작을 접수했다. 출품된 응모작 81편을 심사한 결과 전북지역의 출품작 중 3편이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장상을 받아 눈길을 끌었다. 애니메이션 수진이의 외출준비가 청소년부 금상을, 광고 꿈 지우개, 편견이 콘텐츠부문 최우수상을, 카드뉴스 우리는 남녀가 아닌 친구를 배워요가 일반부 콘텐츠부문 우수상을 차지했다. 또한,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장상으로는 인포그래픽 직업, 행복을 위한 나의 선택이 최우수상을, 1인 방송 반성매매 한 걸음이 우수상을, 광고 뒤돌아 볼 수 없는 우리가 장려상을 각각 수상했다. 이와 관련 이윤애 센터장은 도민이 직접 창작 콘텐츠를 제작하고 공유하는 기회가 돼 이번 공모전이 더욱 빛날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도 우리 사회에서 성평등 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공모전에서 수상한 작품은 성평등 의식 조성사업 통해 우리 사회의 양성평등문화를 확산하고 성인지 감수성을 높이기 위한 영상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며 관련된 내용은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 홈페이지(www.jbwc.re.kr)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 사람들
  • 김태경
  • 2019.08.28 17:18

신비로운 북유럽 신화 이야기 쉽고 재미있게

오랫동안 신화를 연구하고 있는 김원익 (사)세계신화연구소 소장이 그림이 있는 옛이야기 시리즈 두 번째 책인 <그림이 있는 북유럽 신화>(지식서재)를 출간했다. 이 책은 한국출판 문화산업진흥원의 2019년 출판콘텐츠 창작지원사업 선정작으로 왕좌의 게임, 반지의 제왕, 토르, 어벤져스 등 현대 판타지물들이 뿌리를 두고 있는 북유럽 신화를 그림과 함께 소개한다. 김 소장이 원전에 충실하면서도 현대적인 문체로 쉽게 풀어 썼고, 18세기 필사본부터 19~20세기 초 유명 삽화가들의 작품 130여 점을 발굴해 컬러 도판으로 실었다. 책은 세계 창조 이야기, 판테온의 12주신, 신들의 모험 이야기, 빛의 화신 발데르와 어둠의 화신 로키, 세상을 몰락시킨 전쟁, 라그나뢰크, 뵐숭 가문과 니플룽 가문의 비극 등으로 구성됐다. 애꾸눈 신 오딘, 천둥의 신 토르, 전쟁터를 누비는 여전사들인 발키리아 등 마블 영화에도 자주 등장하는 신과 영웅들 이야기가 흥미롭다. 특히 우리에게 황금만능주의를 경계하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난쟁이 안드바리의 저주받은 반지 이야기는 눈여겨볼 만하다. 인간의 근원적 욕망과 그로 인한 파멸을 그리고 있는 이 이야기는 북유럽 신화의 또 다른 특징이기도 하다. 김 소장은 김제 출신으로 연세대 독문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독일 마부르크 대학에서 수학했다. 현재 우석대, 홍익대 등에서 독문학, 독일어, 신화를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는 <신화, 세상에 답하다>, <신화, 인간을 말하다>, <신들의 전쟁>, <그림으로 보는 신들의 사랑>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이용수
  • 2019.08.28 17:18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형미 시인 - 하기정 시집 ‘밤의 귀 낮의 입술’

언어에도 삶이 있다. 하기정의 시는 우리가 일상에서 꺼내 보이는 흔한 언어는 아니다. 약간은 주저하고 망설여지는, 쉽게 내뱉어지지 않는 언어들이다. 이를테면 통증, 비관론자, 증오, 불안, 징후 등. 입 밖으로 꺼내놓는 순간 사람들 간의 관계를 보편성에서 흩트리고, 불편하게 할 것만 같은 언어들. 한마디로 아웃사이더이면서 방외지사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하기정의 시집에서는 방외지사적인 그 언어들끼리 모여 만났다가 헤어지고, 또 만났다가 헤어지곤 하면서 저희들만의 영토를 구축한다. 당신의 심장과 무릎(?당신의 심장과 무릎과?)처럼 거리가 있고,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언어들끼리 만나 자연스럽지 않으면서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해내는 영토이다. 즉 전혀 만나질 수 없는 심장과 무릎이지만, 몸을 구부려 다리를 껴안음으로 해서 서로 닿을 수 있게 되는, 그런 원리인 것이다. 올 수 없는 것을 기다리며 근거도 없이 서성거리지만, 너도 그렇게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웠노라고(?가로등?), 아름답지 않음에서 아름다움을 싹트게 만드는 것이 시인이 시의 영토를 이룬 언어들의 특성이기도 하다. 잃을 것을 잊은 것에 대해 말하기 위해, 근원도 없이 뜨거워졌다 차가워지는 것들끼리 모인 언어들의 집합소라고 해야 할까. 아름다움과 폐허, 긍정과 부정 등 서로 상반된 형태 속에서, 그럼에도 우리로 하여금 긍정과 아름다움 편에 서게 만드는 힘은, 시인의 시적 완결성과 내면의 확장력 때문일 것이다. 그 영토 안의 언어들은 모두 귀와 입을 달고 있다. 그리고 귀가 있으되 들을 수 없는 귀를 가진 사람들에게, 너희는 귀가 없다고, 반면에 나의 말은 무겁(?감정의 소환 1?)다고 당당히 고하는 저 당당함. 하여 진정한 귀와 입을 가진 이들만이 눈이 부시고 아름다울 수 있음에 대하여,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음에 대하여 우리로 하여금 상기하게 만드는 것이다. 다시 말해 하기정의 언어들은 낯선 세계에 들어와 그 세계에 관여하는 척하며, 스스로 귀와 입이 된다. 귀 없는 낙법을 상상해본 적 있니?라고 태연자약하게 되물으며 자신들의 존재를 확고히 하기에까지 이른다. 심지어는 사람인 척 변명을 하는 능청스러움도 있다. 그러면서 끊임없이 너도 그렇게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웠노라고, 내게서 도망치는 것들은 얼마나 아름다운지!에 대해 필사적으로 피력한다. 재미있는 것은 그녀의 시를 대할 때는 조금은 삐딱하고 엉뚱한 성품을 가지고 있는 언어들에게 밉보여서는 안 된다는 조심성을 가지게 만든다는 것. 자칫 잘못했다가는 언어에 닿기도 전 삼진 아웃 나가리가 될 수도 있다. 우린 왜 자꾸 들어본 적이 없는 소리에만 / 깊은 우물을 파는지 스스로 자문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하기정은 전혀 시적이지 않은 단어들을 시어 화(化) 하는 데 탁월한 재주가 있다. 쌍방울메리야스, 개구멍, 테트리스, 권투선수, 배뇨습관, 의류수거함 등. 즉 서정성과는 거리가 먼 단어들을 끌어와 낯설고 위험한 세계를 만들어간다. 그 세계가 하기정의 언어들이 만든 영토의 생태인 것이다. 그러나 사실 그녀가 구사하는 언어들은 낯설지만 위험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바꾸어 말하면 위험하게 느껴지지 않기에 낯설지 않다. 역시나 끝까지 그녀의 내면에서아름다움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상투적으로 살아져도 용도가 다양해서 / 습관적으로 내게 와서 모두 수리되었(?도구적 인간?)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또한 그것은 마치 좀더 오랫동안 우리를 따라다니며 여전히 발랄하고 재치 있는, 생소하고 상큼한 질문들을 종알거리겠다는 투로 들리기도 한다. 이 세상이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살 만한 가치가 있고, 아름답다는 것을 피력하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하여 나 또한 그렇게나마 그녀의 목소리를 두고두고 들을 수 있기를, 이봐, 거기 너! // 친절한 학년주임 선생처럼 / 상냥하게(?희망?)그녀를, 그녀를 따르는 언어들의 영토를 간섭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밤의 귀 낮의 입술>은, 한 마음이 마음을 건너는 일(?두 손?)이기에 더욱 소중하고 귀하게 우리의 가슴에 남을 만한 시집이다. * 김형미 시인은 2000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 2003년 <문학사상> 시 부문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산 밖의 산으로 가는 길>, <오동꽃 피기 전>, <사랑할 게 딱 하나만 있어라>, 그림에세이 <누에>, <모악산> 등이 있다. 불꽃문학상, 서울문학상, 한국문학예술상, 목정청년예술상을 수상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19.08.28 17:16

[한국인의 밥상] 맛있는 유혹, 색(色)을 먹다 : 밥상 위의 화려한 색의 향연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 눈과 입이 즐겁고 몸과 마음조차 건강하게 지켜주는 색깔 음식들 밥상 위의 화려한 색의 향연이 펼쳐진다. 맛있는 유혹, 색(色)을 먹다. 여름의 끝을 물들이는 보랏빛, 색으로 몸과 마음을 치유하다 <컬러콘서트> 눈과 입이 즐거운 색깔 음식, 이제는 음식도 색으로 먹는 시대. 매달 하나의 색을 정하고, 색을 주제로 작은 콘서트를 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음식, 꽃, 음악 그리고 컬러테라피로 오감을 만족하게 하는 컬러콘서트. 이번 달은 치유와 힐링의 색인 보라색을 주제로 콘서트를 연다. 포도즙을 곁들인 연저육찜과 흑미와 마씨를 곁들인 흑미연잎밥 그리고 가지잡채까지 여름의 끝을 보라색으로 물들인다. 힐링을 주기 위해 시작했는데 오히려 힐링을 받고 있다는 사람들의 보랏빛 이야기를 만나본다. 검은색으로 건강한 청춘을 살다 <백봉오골계와 건강색 블랙> 채소에만 색이 있는 것이 아니다. 하얀 털을 가진 까만 닭, 백봉오골계가 그 주인공이다. 아픈 아내를 위해 백봉오골계를 키우기 시작했다는 남편. 이제는 백봉오골계에 대해서는 모르는 게 없는 남편은 마을 어르신과 아내를 위해 숙종과 장희빈이 즐겨 먹었다는 흑색탕을 한 그릇 끓여낸다. 백봉오골계와 민물장어를 함께 끓인 탕에 씀바귀무침을 곁들여 먹으면 200살까지 살겠다는 어르신들. 어르신들은 귀한 음식 대접에 호박잎으로 만두를 빚어 고마움을 대신한다. 지나간 세월이 아쉽고 안타까운 어르신들은 나이가 들수록 검은색 음식이 몸에 좋다지만 마음은 꽃분홍이 더 좋다. 어르신과 부부의 청춘을 되찾는 보양 밥상을 만난다. 낯선 색깔이 온다, 밥상에 무지개가 떴다 <채소소믈리에 이야기> 농사짓고 요리하는 게 취미인 정소이씨는 채소소믈리에이자 푸드스타일리스트이다. 생으로 과일처럼 먹는 노란 옥수수부터 알록달록 당근과 고추까지 정소이씨는 요즘 색깔 채소에 관심이 많다. 정소이씨가 키우는 채소들은 할머니에게 낯설기만 하다고. 정소이씨는 다양한 색깔 채소로 어린 시절 할머니가 해주셨던 밥피자를 새롭게 만들고, 비트장떡과 오색냉전골을 만든다. 농장을 방문했던 고당옥옥수수로는 시원한 빙수를 만든다. 손녀의 빛깔이 더해져 오색찬란하게 빛나는 밥상을 만난다. 음식의 색은 멋과 풍류, 그리고 최고의 예우였다 <수운잡방 접빈객 상차림> 우리 선조들은 음식의 색으로 건강을 다스렸을 뿐 아니라 그 색으로 멋과 풍류, 최고의 예의를 표현했다. 수운잡방은 할아버지와 손자가 쓴 책으로 조리법, 채소 저장법 등이 담겨 있다. 수운잡방의 음식에는 색과 향을 표현한 음식이 있다. 그 중 삼색어아탕, 분탕, 황밥을 광산 김씨 15대 설월당 종부의 손으로 차려낸다. 화려한 색을 담은 음식을 통해 옛 선조들의 지혜를 배운다. 자연은 가장 큰 색의 창고 밥상에 색을 입히다 자연은 세상 모든 색을 품고 있는 가장 큰 색의 창고이다. 귀농 후 천연염색의 매력에 빠진 진연순씨는 지인들과 염색 동호회를 만들어서 색의 아름다움을 나누고 살고 있다. 옷을 물들이듯, 음식도 자연에서 얻은 재료들로 다양한 색을 만들어 낸다. 염색 동호회는 발효시킨 쪽으로 염색을 해보려 한다. 양파껍질과 밤송이로 물을 내 황금색 수육도 만들고 홍국쌀의 붉은색과 아로니아의 자줏빛을 더해 여름 음료 쉰다리도 만든다. 자연이 준 고마운 색으로 지어낸 밥상을 만나보자.

  • TV
  • 디지털뉴스팀
  • 2019.08.28 17:14

[라디오스타] 한태웅, 뼛속까지 농부 DNA …'정년퇴직 없어+상사 없어' 인생 2회차의 '빅 픽처!

소년 농부 한태웅이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뼛속까지 농부 DNA가 흐르는 모습으로 감탄을 불러모았다. 그는 부모님과의 진로 갈등을 고백하는 것은 물론 농부가 꼭 되고 싶은 이유까지 밝혀 관심을 집중시켰다. 오늘(28일) 밤 11시 5분 방송 예정인 고품격 토크쇼 MBC 라디오스타(기획 김구산 / 연출 최행호, 김지우)는 소년 농부 한태웅의 구수한 입담이 담긴 선공개 영상을 네이버 TV(https://tv.naver.com/v/9670279)를 통해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에서 한태웅은 부모님과의 진로 갈등을 고백했다. 농부로 진로를 정할 당시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다는 것. 그는 트랙터 키부터 낫, 삽 등 농기구까지 뺏겨 농부 인생 위기를 맞았었다고 털어놔 모두를 웃프게 했다. 그는 누가 농사한다고 하면 좋아하겄어유?라며 부모님의 마음을 이해했다. 부모님은 안정적이고 편안한 직장을 갖길 바라셨다고. 그러나 결국 부모님도 그의 열정을 이기진 못했고, 그는 요즘엔 부모님이 물심양면으로 밀어준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이어 한태웅은 방송 진출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동네 분들이 종종 힘든 농사를 접고 방송에 진출할 것을 권유한다고. 그러나 그는 단호하게 거절한다며 농부를 향한 일편단심을 보였다. 그는 농부를 꼭 하고 싶은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농부만의 특별한 장점을 공개했다. 정년퇴직이 없어서 몸만 건강하다면 100살까지도 할 수 있다는 것. 게다가 상사도 없다고 덧붙여 모두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았다. 그런가 하면 소년 농부 한태웅을 비롯해 하춘화, 정태우, 오마이걸 승희가 출연하는 떡잎부터 잘했군~ 잘했어! 특집은 오늘(28일) 밤 11시 5분 방송된다. 한편, `라디오스타`는 김국진-윤종신-김구라-안영미 4MC들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촌철살인의 입담으로 게스트들을 무장해제 시켜 진짜 이야기를 끄집어내는 독보적 토크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 TV
  • 디지털뉴스팀
  • 2019.08.28 17:12

[신간] 신아출판사 기획 최진환 장편소설 ‘파란 불꽃의 형사’

스릴러를 표방하는 신예작가 최진환의 신작 <파란 불꽃의 형사>(신아출판사)가 출간됐다. 내러티브 전개를 박진감이 넘치고 판타지적 요소까지 가미돼 있어 장르 소설로서의 미덕을 충분히 구현시킨 작품. 흡인력 넘치는 스토리부터 매우 인상적이다. 시한부 삶을 사는 형사. 그에게는 숨길 수밖에 없는 큰 비밀이 몸속에 감춰져 있다. 가족과도 왕래할 수 없다. 어느 날 가족이 너무나 참혹하게 몰살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그것을 발단으로 형사는 복수를 다짐하며 몸속에 봉인돼 있던 파란 불꽃을 발화시킨다. 작중 전개는 누아르 적 분위기와 하드보일드 문체로 긴박감을 고양시킨다. 그뿐만 아니라 히어로가 복수의 갈등 속에서 번민하는 모습에 화자의 시점이 맞춰진 것이나, 초능력이란 판타지에 현실성을 깊이 부여해 작품의 문학성을 힘껏 끌어올린 것 또한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장르 소설이 가지는 엔터테인먼트적 요소에 충분히 집중하면서도, 사회적 비판의 시각을 작품 곳곳에 예리하게 장착한 것은 작가의 작품세계가 그만큼 크고 깊다는 방증. 히어로를 쫓는 강력계 형사 상호의 시점에 따라, 사회에 만연한 강력범죄의 양상과 법적 처벌의 수위에 대해 일선 형사가 가지는 고민을 피력하는 부분은 요즘 한국사회의 범죄를 바라보는 일반 대중의 정서를 대변하기도 한다. 그래서 작중 상호의 형사, 정말 지랄 같네.라는 자조적인 한마디는 독자의 마음에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히어로 현수의 개인이 감행하는 복수에 대한 고민과 이를 막으려는 상호의 공적 입장이 부딪히는 마지막 부분의 대결은 이 작품 <파란 불꽃의 형사>의 가장 강렬한 백미. 시종일관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할 정도로 압도적으로 펼쳐진다. 절대 악으로 상정된 캐릭터의 지난 이야기가 긴장을 극에 달하게 만든다.

  • 문학·출판
  • 천경석
  • 2019.08.28 17:10

[신간] 어른을 위한 성장소설 ‘질라래비 훨훨’

한국 육아전통문화 단동10훈 가운데 하나인 질라래비 훨훨. 쥐암쥐암 도리도리 짝짝궁짝짝궁 처럼, 아이의 양팔을 벌려 잡고 새처럼 춤추며 질라래비 훨훨~ 질라래비 훨훨~하며 건강하게 자라나 맘껏 꿈을 펼치라는 뜻을 담고 있다. 김종록이 쓰고 은섬이 그린 동명의 소설 <질라래비 훨훨>은 어른을 위한 그림동화이자 성장소설이다. 이 책에서는 생존적 가치관에서 자기 표현적 가치관으로. 탈물질주의탈산업화를 노래하는 어린 춤꾼 이야기를 통해 아이에게뿐 아니라 어른들에게 잊혔던 꿈과 이야기를 전한다. 히말라야산맥을 넘나드는 쇠재두루미는 인간의 오랜 친구다. 전설의 비행 고수 가문에서 태어난 용골돌기 발달장애 소녀는 지혜롭게 늙어가는 할머니와 아주 특별한 인생 여행을 떠난다. 생태와 환경을 중시하고 탈물질주의탈산업화를 추구하며 자기 표현적 가치관을 묻는 교양소설이다. 한국학에 정통한 인문학자 김종록 작가의 여행 경험과 철학이 배어있다. 김종록 작가는 생태적 삶을 실천하는 작가이자 인문학자다. 이십 대 때부터 만주벌판과 바이칼, 알타이, 카일라스, 히말라야를 여행하며 한국학 문화콘텐츠 작업을 해왔다. 금척, 장영실은 하늘을 보았다, 바이칼, 소설 풍수, 붓다의 십자가, 근대를 산책하다, 공자, 잠든 유럽을 깨우다, 한국문화대탐사, 현장 인문학 등 다수의 소설과 인문학 책을 썼다. 성균관대 대학원 한국철학과를 졸업했으며 문화국가연구소 대표로 있다.

  • 문학·출판
  • 천경석
  • 2019.08.28 17:10

[신간] 전주 예수병원 설립자 마티 잉골드의 ‘불꽃 같은 삶’

1897년, 미국남장로교 선교부에서 한국 전주로 파송한 푸른 눈의 의사가 있었다. 그의 이름은 마티 잉골드. 그는 30세 여성의 몸으로 전주 서문 밖 은송리에 초가 진료소를 세우고 가난한 환자를 지극정성으로 돌봤다. 그의 뜨거웠던 열정이 담긴 일기와 기고문, 관련 자료를 번역한 책이 나왔다. 전주 예수병원(병원장 김철승)은 병원 개원 121주년을 맞아 <예수병원 설립자 마티 잉골드 일기>를 펴내고 그의 생애를 재조명했다. 한강 이남 최초의 여의사라고 불리는 마티 잉골드는 28년간 한국에 머무르며 의료선교사, 전도사, 근대적 교사, 문서선교 등 다양한 역할을 감당했다. 1925년 58세의 나이로 한국에서의 모든 사역을 마친 그는 미국으로 돌아갔고 1962년 10월 29일 95세의 일기로 눈을 감을 때까지 한국 선교활동에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였다. 미국으로 돌아가기 전 마티 잉골드는 송별사를 통해 언제나 이기적이지 않게 저를 도우시고 제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줄 수 있게 하소서라는 기도를 올리기도 했다. 한국어 공부, 예수병원 초가 진료소, 추수감사절, 성탄절, 설날, 한국가정방문, 전도여행, 잔치 등 한국 전주에서의 일상이 슬라이드쇼를 보듯 펼쳐진다. 마티 잉골드가 직접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느낌 덕분일까. 모든 것이 낯선 한국 땅, 그중에서도 전주에 정착해 의료와 선교활동을 펼쳤던 그의 시간에 점점 빠져든다. 1898년 진료를 시작한 마티 잉골드는 자신이 진료한 환자들의 이야기도 상세하게 기록했다. 덕분에 이 책에도 1899년부터 1904년의 진료기록이 담겼다. 가까운 군산에도 종종 들러 다른 의료선교사와 만나 약을 얻거나 처방법을 배워오기도 했다. 주일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던 일과 전주에서 세례를 받은 사람들과 성경학교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도 상세하게 적었다. 그의 한글 필체와 당시 선교사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함께 실려 당시 전주의 풍경을 짐작하게 한다. 이 책에는 마티 잉골드를 소개한 신문기사와 잉골드의 초급 교리 문답을 비롯해 미국 볼티모어 의대 자료, 미국 록힐제일장로 교회 자료 등 쉽게 찾기 어려운 자료도 수록했다. 김철승 예수병원장은 가난한 천년 고도 전주 땅에서 주가 명하신 사명 하나로 동행하며 전 생애를 바쳐 헌신한 모든 순간이 진가의 사랑이었다면서 예수병원의 첫사랑 마티 잉골드의 뜨거운 삶이 고스란히 담긴 아름다운 기록을 번역 출판하게 돼 기쁘다고 전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08.28 17:10

[전북문학관 지상강좌 - 한국 문학의 메카, 전북] ⑧ 고창의 아전 ‘동리 신재효’, 전북을 판소리 본향으로 만들어

신재효 초상화.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이며, 유네스코 지정 인류무형문화유산인 판소리와 카네기 홀.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단어가 이제 낯설지 않다. 음악인들의 꿈의 무대인 카네기 홀에서 우리 판소리가 신명나게 울려 퍼지고, 모든 청중들로부터 열렬한 기립박수를 받았다는 기사도 익숙하게 다가온다. 가장 한국적인 판소리가 세계 음악의 정점에 올라서고 각광을 받게 되는 일이 어떻게 가능한 현실로 이뤄졌을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이 동리(桐里) 신재효(申在孝, 1812-1884)다. 신재효는 어떤 이유로 판소리에 빠져들고, 판소리 사설을 정리하고, 창작하게 되었을까. 판소리에 대한 최초의 문헌이 1754년의 만화본 『춘향전』인데, 이는 한역본이므로 판소리의 발생 시기는 아마 17세기 말에서 18세기 초엽으로 추정된다. 단군 이래 우리 한민족에게는 고유의 신앙이 내려온다. 무속신앙이다. 무속의 한 형태로 무당굿은 우리 주변에서 계속 이어지고 있다. 굿할 때 무당이 하는 소리가 무가(巫歌)다. 그런데 이 무가는 신(神)을 향한 기원의 소리이다. 수천 년 이상의 긴 세월 불리던 무가가 17세기 말이나 18세기 초 소리에 능한 창조적인 소리꾼에 의해 판소리가 탄생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재미난 이야기들이 이제 신이 아닌 민중들을 즐겁게 하기 위해 거듭난 것이다. 신재효의 존재가 알려지게 된 것은 시조시인 조운(1900-1948?)이 1929년 『신생』 1,2호에 신재효를 소개했기 때문이다. 이후 초기 국문학자들의 거론이 있었고, 신재효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그의 가사를 수집한 학자가 가람 이병기(1891-1968) 시조시인이다. 가람은 오랜 기간 신재효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하여 서지학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었으며, 국문학사에서 신재효의 위상을 확실하게 부여하였다. 가람은 신재효 연구의 초석을 다진 분이라 할 수 있다. 본(本)이 평산인 신재효의 조상들은 경기도 고양에 살았다. 그의 부친은 신광흡으로 서울에서 직장(直長)을 지내다 전라도 고창현의 경주인(京主人)이 되었다. 경주인은 지방에서 올라오는 향리 등에게 숙식을 제공하고 그 비용을 지방관아에 청구하는 사람이었다. 이를 인연으로 하여 그는 고창으로 내려와 관약방을 운영하였으니 어느 정도 재산을 가졌을 것으로 여겨진다. 신재효가 천석의 부를 누릴 수 있었던 것은 부친의 기본 재산에 영향을 받은 바 있겠으나, 동리 자신의 몸에 밴 근검절약의 습관과 재산을 늘리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결과였다. 중인 출신인 자신의 한계를 알고 있기에 관직으로 나가는 일을 하지 않고 부를 축적하는 데 힘썼다. 신재효가 창작한 사설 치산가에는 부를 축적하는 데 그가 어떻게 실천하였고, 합리적 경영을 하였는가를 알게 한다. 재산 형성에 성공한 동리는 1876년의 큰 흉년에 가산을 풀어 백성들을 구했고, 1877년에는 경복궁 재건에 큰돈을 희사하였다. 이런 일 등으로 하여 그는 가선대부, 통정대부, 절충장군, 호조참판, 동지중추부사를 제수받았다. 그러나 이런 관직은 명목상일 뿐 실제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실직(實職)은 아니었다. 그는 첫째, 둘째 부인을 일찍 사별하였고, 나이 차가 큰 셋째 부인도 동리의 나이 57세에 사별하여 말년 15년을 외롭게 보냈다. 행복보다는 오히려 불행이 한 인간을 예술적으로 승화시킨다. 중인으로서의 한계에다 가정적 불행이 겹쳐 동리는 더욱 판소리에 힘을 쏟았을 것으로 보인다. 신재효의 이속(吏屬) 생활은 30대 중반에서 50대 중반까지 20년 동안인데, 동리가 판소리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이방을 맡은 1852년(41세) 무렵으로 보고 있다. 이방이 된 이 무렵에 각종 연회를 주선하고, 판소리 창자 및 가객과 기녀, 예능인들과 자주 접촉했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후 그가 호장(戶長)도 그만두고 판소리에 몰두한 것은 경제적 안정 이외에 소리예술을 통해 자신이 뜻하는 바를 실현하겠다는 나름의 의지가 크게 작용했으리라 여겨진다. 그가 향리의 소임을 수행하는 과정에 판소리를 감상할 기회가 많았다는 점, 판소리를 즐길 요호부민(饒戶富民) 층이 형성된 시대적 배경 등이 판소리 전문가 신재효를 탄생시킨 큰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왕족과 양반 사대부들이 판소리의 주요 향유층을 형성하게 된 18세기의 흐름 속에서, 고창의 토착 세력도 아닌 아전 출신의 신재효로 하여금 사대부 이상의 우월적 자부심을 가능하게 한 것이 판소리였다는 점도 그의 시도에 큰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그는 1865년 53세가 되기 이전에 자신의 거처에 부용헌을 짓고 이곳에서 시 모임을 가졌다. 판소리 감상도 이곳에서 이루어졌을 것이고, 부용헌은 속(俗)을 포섭하는 동시에 속을 초월하는 공간이었던 셈이다. 판소리에 몰입한 그가 한 일은 당시 불리던 판소리 열두 마당 중 여섯 마당(춘향가, 심청가, 흥보가, 수궁가, 적벽가, 가루지기타령)을 정리, 개작한 일과 호남가, 광대가 등 15수 이상의 새로운 사설을 다수 창작한 일, 많은 판소리 제자들을 길러낸 일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 판소리 역사에서 신재효가 끼친 가장 큰 영향은 앞뒤 맥락이 일관되지 않았던 판소리 사설을 합리적 내용으로 정리한 사실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일은 사대부 층으로 확대된 판소리 향유자의 취향을 고려한 결과다. 그의 개작 판소리가 판소리 창자들에게 많이 불리진 않았으나, 구전되던 판소리 사설의 정리는 판소리계 소설의 출판을 활발하게 하고, 판소리 향유층의 확대에 기여했다. 신재효가 정리한 여섯 마당의 공통점은 소외된 민중들의 욕구 충족을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전으로 진입할 무렵에는 신분상승의 의지도 있었을 것이고, 명목상 양반층에 진입했다 해도, 그는 엄연한 중인 출신이다. 18세기 흔들리는 신분제도 속에서 그가 진정 표출하고자 한 것은 해학과 골계를 통해 양반층을 풍자하고 민중의 한을 대변하는 일이었다. 신재효의 판소리 개작은 치밀하고 다양하게 이루어졌다. 가창 능력 및 성별에 따라 춘향가를 동창춘향가, 남창춘향가, 여창춘향가로 분리하여 개작하였다. 발흥기를 지나 판소리가 고제, 중고제, 동편제, 서편제 등으로 분화하는 판소리의 역동적 확장기에 신재효는 판소리의 역사적 소임을 실행한 것이다. 판소리에 대한 신재효의 안목이 특히 두드러지는 점은 최초로 여성 창자를 발굴하여 교육시킨 일이다. 당대에 이는 판소리계의 혁명과도 같은 일이었다. 지방 관기를 주로 하여 많은 여성 제자를 키워냈고, 이후 판소리의 문화는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신재효가 키워낸 판소리 최초의 여창은 진채선(陳彩仙)이다. 기량이 탁월한 그를 발굴, 양성하여 1867년 경복궁 낙성연에 보냈고, 판소리를 좋아하던 흥선대원군은 진채선의 기예에 반하여 그를 애첩으로 삼았다. 한양 땅에 올라가 돌아오지 않는 제자 진채선을 그리워한 동리는 짧은 판소리 사설 도리화가(桃李花歌)를 불러 그리움을 달랬다. 소설가 문순태는 이를 토대로 2015년에 장편소설 『도리화가』를 냈고, 같은 해에 이들 삼각관계를 극적으로 재구성하여 영화 도리화가(이종필 감독)가 상영되었다. 아쉽게도 신재효가 정리한 판소리 이론은 전해오지 않으나, 다행히 그가 지은 판소리 단가 광대가를 통해 판소리 전문가로서의 그의 면모를 다소 알게 한다. 창을 하는 광대가 갖춰야 할 네 가지 요소로 인물, 사설, 득음, 너름새를 말하였다. 너름새를 통해 청중을 웃기고 울리는 예술적 역할을 강조했다. 또한 그는 판소리 교육생들을 숙식시키며 집단교육을 한 최초의 인물이다. 이런 정도면 한량 중에 멋 알기는 고창 신호장(申戶長)이 날개라.라는 당대의 평이 충분히 이해된다. 제자 진채선을 그리며 지은 동리의 사설 도리화가의 일부와 이에 대한 화답으로 진채선이 노래한 추풍감별곡 일부를 감상한다. 스물네 번 바람 불어 만화방창 봄이 되니 구경 가세 구경 가세 도리화 구경 가세 채색으로 옷을 하고 신선되어 우화(羽化)하니 아름다운 이름 뜻이 생각하니 더욱 좋다.(도리화가), 은하작교(銀河鵲僑) 끊겼으니 건너갈 길 아득하다. 인정이 끊겼거든 차라리 잊히거나. 아름다운 자태 거동 이목에 매양 있어 못 보아 병이 되고 못 잊어 한이로다. 천수만한(千愁萬恨) 가득한데 끝끝이 느끼워라. /김광원 전북문학관 학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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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8.28 1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