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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30년, 전주 특례시 지정으로 되찾아야

윤석 (주)삼부종합건설 대표 현재 전주 인구 54만명은 주민등록자 기준일 뿐이다. 실제 사는 사람은 70만명에 달한다. 유동인구까지 합치면 100만명에 육박한다. (중략)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검토하면 전주가 우선 승격돼야 한다. 전주를 먼저 승격시킨 뒤 다른 도시승격문제를 검토해야한다. 노태우 정부 말기인 1992년 연합뉴스 기사 발췌문이다. 당시 민주자유당 한 고위관계자가 전주의 직할시 승격문제를 두고 한 말이다. 직할시는 광역시와 같은 개념이다. 정부와 여당은 전주를 직할시로 승격시키는 문제를 심각히 고려했었다. 호남권에서 전북이 상대적으로 낙후돼 있었기에 전북 대표도시 전주를 키우자는 것이다.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다. 전주와 비슷한 하드웨어를 가진 광주와 대전은 이미 직할시가 돼있었다. 이처럼 명분이 충분했다. 하지만 전주직할시 승격은 무산됐다. 완주군과의 통합이 불발돼서다. 자체 추진동력과 논리를 잃었다. 전북출신 인사가 중앙 정치권에서 힘을 쓰지 못했던 탓이라는 설도 있다. 전북 홀대는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았나 싶다. 2019년 현재. 이번에는 특례시 지정이다. 30년만에 거의 똑같은 상황이 재연된다. 특례시가 되면 여전히 기초단체긴 하지만 광역시만큼 지역대표성과 행정재량권이 커진다. 온 전주가 사활을 걸만하다. 상황도 예전보다 유리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가균형발전을 역점추진 사업으로 표방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방법론도 파격이다. 기회의 균형이 아닌 결과의 균형차원에서 국토를 개발하겠다고 한다. 24조원 규모의 사업을 예비타당성조사 없이 비수도권에만 안분 배당한다. 이처럼 대통령이 직접 짊어진 균형발전과업이다. 현재 전북이 다른 도에 비해 낙후된 건 팩트다. 우리의 낙후됨으로 국토균형발전의 한 축이 무너진 상태다. 전문가들은 광역시의 부재를 그 이유로 꼽는다. 전주가 특례시가 되면(광역시 권한을 가진) 전북권역은 살아난다. 국토발전의 균형성도 그만큼 나아진다. 대통령이 원하는 바다. 명분도 논리도 명징하다. 물론 자구 노력도 필요하다. 현재 정부가 내놓은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에 따르면 전주는 특례시 지정대상이 아니다. 주민등록상 인구수가 100만이상이 안 되기 때문이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김병관 의원이 50만명 이상으로 수정해 법안을 내놓았다. 인구수 66만명인 전주 입장에서 김의원 법안이 통과돼야한다. 정치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 법안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심사한다. 그러나 전북의원 중 행안위 소속은 현재 0명이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으랴. 일정을 쪼개 관련 토론회를 개최하든지 해서 전주 특례시 지정 분위기를 계속 띄워야한다. 아니면 행안위 소속 의원을 직접 찾아가 전주입장을 적극적으로 설득할일이다. 개별적 친분이 있든 없든 말이다. 지역구 국회의원은 이럴 때 가장 빛난다. 지역을 위해 발로 뛸 때 말이다. 지난 30년 각 광역시들은 해당 권역을 대표하는 도시가 됐다. 중앙정부 지원을 빨아들였다. 광주시 예산은 현재 전주의 4배가 넘는다. 광역시 되기 전에는 1.5배 수준이었다. 기회가 언제 다시 올지 모른다. 집중해야 한다. 30년 후 전주시민이 이 당시 뉴스기사를 검색했을 때, 오늘 우리는 전주를 위해 무엇을 했다고 기록되고 싶은가.

  • 오피니언
  • 기고
  • 2019.02.12 19:34

노인일자리, 어떻게 만들 것인가

조상진 객원논설위원 얼마 전 흥미로운 통계가 발표되었다. 통계청이 국민이전계정(National Transfer Accounts)이라는 국가통계를 개발해 발표한 것이다. 이것은 민간소득과 정부재정 등이 085세 이상 각 연령대 사이에서 어떻게 이전 및 배분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국민연금이나 건강보험 등 정책을 개발할 때 근거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올해 처음 만든 것이라고 한다. 이 자료에 따르면 태어나서 28세까지 적자인생으로 살다가 29세부터 흑자인생으로 돌아선다. 이어 43세 때 정점을 찍고 58세부터 다시 적자인생으로 돌아간다. 즉 2957세의 29년 동안 뼈 빠지게 벌어서 유년과 노년을 먹고 사는 구조다. 크게 보면 부모가 교육비를 대주는 초반 30년을 빼고 중반 30년을 벌어서 중후반 60년을 사는 셈이다. 100세 시대의 라이프 사이클과 거의 일치한다. 문제는 우리나라 주된 일자리의 평균퇴직 연령이 53세라는 점이다. 그 이후를 어떻게 할 것인가. 대다수는 생계를 위해서든 건강을 위해서든 일을 해야 한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주민등록상 인구는 2018년 12월 말 현재 765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4.8%에 이른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또한 2018년 고령자통계에 따르면 5579세 사이의 64.1%가 일자리 갖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고용률은 40%를 밑돌고 있고 그나마도 건물청소원, 아파트 경비원, 주차관리, 운전, 요양원 등 단순노무직이 대부분이다. 올해 정부가 제공하는 노인일자리는 61만개다. 지난해보다 10만 개가 늘었다. 이 중 취약계층 지원, 꽃밭가꾸기 등 공공시설봉사, 노노(老老)케어, 청소년 선도 등 65세 이상 기초연금 수급자에게 제공하는 공익형 일자리가 72.1%인 44만개로 가장 많다. 한 달에 30시간 일하고 27만원을 받는다. 이 같은 공익활동은 취업이라 하지 않고 사회활동지원사업이라 부른다. 취업에 해당하는 노인일자리는 시장형, 인력파견형, 시니어인턴십, 고령자친화기업, 기업연계형 등으로 정부 보조금이 지원된다. 올해 특기할만한 것은 사회서비스형 2만 자리가 신설된 것이다. 지역아동센터나 청소년장애인노인시설, 방과후 학교 안전돌봄 등에서 한 달 60시간을 일하면 70만원 안팎(주휴수당 등 포함)이 주어진다. 이들 민간일자리는 모두 합해 17만 자리에 불과하다. 일자리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양질의 일자리를 늘릴 수 있을까. 이것은 우리나라 노인일자리의 문제점과 맞닿아 있다. 노인일자리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일자리 개발과 상담 및 컨설팅, 데이터베이스 관리, 교육훈련, 수행기관, 사후관리가 각각 분절(分節)돼 있다는 점이다. 쉽게 말해 따로 따로 놀고 있어 원스톱(one-stop) 서비스가 안 된다는 것이다. 일자리 자체가 부족한 것이 가장 큰 문제이긴 하나, 현재 있거나 나눌 수 있는 자리의 미스매치도 아주 심하다. 구직자와 구인처, 교육훈련과 취창업간의 연계가 원활치 않고 구직자의 경력관리 등 DB도 엉성하다. 한 마디로 콘트롤타워를 중심으로 수요와 공급이 물 흐르듯 연결되는 방향으로 조정되어야 한다. 최근 논의되고 있는 통합형 노인일자리센터가 광역자치단체별로 들어서 플랫폼 역할을 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다. 더불어 복지와 고용의 중간 성격 일자리, 직업 중심보다는 직무 중심의 일자리로의 전환도 필요하다. 100세 시대를 맞아 노인일자리도 패러다임의 일대 전환이 시급하다고 할 것이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9.02.12 19:34

애타는 ‘예타’와의 작별, 새만금국제공항 확정

이강오 전라북도 대외협력국장 예타는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의 준말로, 행정용어다. 간단히 말하면 정부가 1999년부터 총 사업비가 500억 원 이상이면서 국가 재정지원 규모가 300억 원 이상인 사업을 대상으로, 투입한 사업비만큼 편익과 이익이 창출되는지를 검증하는 절차다. 새만금국제공항의 경우 새만금의 미래가치를 볼 때 항공수요는 새만금의 발전속도와 비례하여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는 좋은 여건임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수요만을 검증하는 예타 심사 기준 하에서는 통과가 거의 불가능했다. 설령 수요가 충분하여 경제성을 인정받는 경우라 할지라도 적게는 1년, 재신청할 경우는 많게는 2~3년이라는 기간이 소비된다. 그래서 관가에서는 애간장을 태운다는 의미로 애타는 예타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까다로운 과정이다. 그런 점에서 예타는 취지는 좋으나 수도권과 지방간의 형평성 문제로 그동안 논란이 되어 왔다. 수도권의 자치단체는 수혜자인 인구가 많고 자원이 풍부해서 예타를 신청할 경우 쉽사리 통과되지만, 모든 것이 열세인 지방의 자치단체에서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니 국가균형발전 논리로 보아 해당 지역에서 꼭 필요로 하는 사업은 예타 절차를 면제해 달라는 것이었고, 비로소 이번에 인접 자치단체는 물론이고 수도권의 중앙언론, 그리고 중앙정치권의 반대논리를 극복하고 새만금국제공항이 예타 면제를 받은 것은 도민들이 하나로 결집하여 이루어낸 쾌거이다. 앞으로 새만금국제공항은 이러한 정부의 경제성 검증과정인 예타 절차를 생략하여 더 이상 따져 묻지 않겠다는 것이니, 그 의미는 크게 두 가지로, 하나는 새만금국제공항 건설의 확정이고 또 하나는 사업기간의 단축이다. 드디어 새만금 하늘길이 활짝 열린 것이다. 최근 새만금개발공사의 설립과 새만금개발청 이전, 도로철도항만 등 SOC예산 대폭 증액 등으로 속도감 있게 추진되고 있는 새만금 사업이 동북아 경제중심지로 비상할 든든한 날개를 달게 된 것이다. 새만금이 국제공항 건설로 항만, 철도와 함께 트라이포트(Tri-Port) 물류체계를 구축하게 되면 동북아 물류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2023 새만금세계잼버리에 참가할 전 세계 5만 여 청소년들에게 국제공항 건립이라는 약속을 지키게 된 것 또한 중요한 의미가 있다. 올해 우리 도는 국제교류 활성화를 통해 국제화 역량을 강화하고 글로벌 대도약의 시대를 열어갈 출발선에 섰다. 전북도가 국제교류 및 공공외교를 강화하기로 한 시점에서 새만금국제공항 확정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우리 도는 글로벌 시대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북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다른 국가와 자매우호 및 MOU 협약을 2021년까지 13개국 20개 지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올해는 박항서 매직에 힘입어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급상승한 베트남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아르메니아, 러시아, 라오스 등과의 교류협력을 전략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앞으로 새만금국제공항은 전북이 세계와 통하는 통로가 될 것이다. 교통이 발달하면 사람과 물자가 모이는 것이 당연한 이치다. 사람이 오가고, 돈이 오가고, 문화가 오갈 전북의 하늘길이 활짝 열렸다. 전북대도약을 위한 힘찬 날갯짓이 시작된 것이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9.02.12 19:34

60여년만 단순 창구업무 아닌 조합 경제(정책) 업무 담당 여성과장 탄생

일선 조합에서 은행업무가 아닌 조합의 각종 사업업무를 담당하는 경제분야 여성 책임자가 탄생해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바로 지난 1일자 정기인사에서 익산원예농협(조합장 김봉학) 지도과장으로 임명된 문성희 과장(43)이다. 문 과장은 이번 인사에서 조합원과 경제지도지원을 담당하는 업무를 맡게 됐으며, 여성이 익산원예농협 지도과장으로 임명된 것은 1958년 조합설립이후 60여 년 만에 처음이다. 원예농협은 이번 인사에서 현장중심과 성과중심 원칙에 따라 혁신을 이끌 적임자 선임에 중점을 두고 능력중심의 인사를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은행 창구업무나 지점장 등 과장급에서 여성 승진자는 종종 있었지만, 일선에서 정책적이고 현장성이 강한 경제업무 과장이 된 것은 처음이다. 전북대학교 원예학과를 나와 20년 가까이 조합에서 근무한 문 과장은 주로 1300억원 경제사업 경제파트에서 근무하면서 조합원의 복지 증진과 권익신장에 기여했으며 농식품부지자체 뿐만 아니라 각종 단체에 농업의 공익적인 가치 전파와 사업을 통한 시너지 창출을 이끌었다. 특히 경제사업은 출퇴근 시간이 일정치 않고 휴일에도 나가 업무를 보는 등 여성으로서 일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업무이다. 실제 조합들의 공판장 업무나 공공급식센터, 마트지원과 자재구입 등은 대부분 남성직원들이 맡고 있다. 문 과장은 많은 축하를 받아 그만큼 책임감으로 어깨가 무겁다며 오랜 기간 근무한 경제파트에서의 경력을 살려,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감성 마케팅으로 조합원을 감동시키고 농가소득 5000만원 달성에 기여할 각종 사업을 발굴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 사람들
  • 백세종
  • 2019.02.12 19:34

[불멸의 백제] (281) 14장 당왕(唐王) 이치(李治) 17

계백이 구례항에 도착했을 때는 7월 6일이다. 오는 도중에 풍랑을 만나 예정보다 사흘이 늦었다. 다행히 병선 3척이 실종되었을 뿐 군사와 말 대부분은 무사했다. 그러나 20일 가까운 항해에 군사와 말은 지쳤다. 이틀은 쉬어야 한다. 구례성에 들어간 계백에게 성주 목천기가 말했다. 달솔, 좌평 흥수, 성충이 김춘추의 뇌물을 받고 밀서를 교환하다가 발각이 되었소. 무엇이? 놀란 계백이 목천기를 쏘아보았다. 구례성의 청안이다. 함께 들어온 화청과 윤진도 놀란 듯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 목천기가 길게 숨을 뱉었다. "내신좌평 연임자가 그 증거물을 들고 대왕께 보고한 터라 두 좌평은 어쩔 수 없이 유배되었소." "유배되었다고? 이 전쟁 중에?" 계백의 목소리는 외침 같았다. 청안에 무거운 정적이 덮여졌다가 목천기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예, 전쟁 중이어서 죽이지 않았다고 하오. 연임자 이놈이 마침내 어깨를 부풀린 계백이 목천기에게 물었다. 나솔, 두 분은 어디에 계신가? 흥수좌평께서는 여기서 50리 떨어진 고마미지성에 유배되셨고 성충좌평께선 북방의 안산성에 계시오. 그때 계백이 자리를 차고 일어섰다. 달솔, 유배자를 만나실겁니까? 윤진이 따라 일어서며 물었다. 대왕께서 간신에게 속으셨다. 자르듯 말한 계백이 화청과 윤진을 보았다. 그대들은 이곳에서 말과 군사를 쉬도록 하라. 난 좌평을 뵙고 오겠다. 그러지요. 화청이 긴 숨을 뱉으면서 말했다. 소장은 달솔만 따르겠소. 계백이 하도리와 기마군 5백여기를 거느리고 고마미지성(城)에 들어닥쳤을 때는 유시(오후 6시) 무렵이다. 놀란 성주 진범이 계백을 맞았는데 눈동자가 흔들렸다. 고마미지성은 남방 소속으로 상안의 군사가 1천여명, 성주 진범은 5품 한솔관등이다. 곧장 청으로 안내된 계백이 기다리고 선 진범에게 바로 말했다. 성주, 내가 이곳에 유배된 흥수좌평을 뵙겠다. 지금 어디 계신가? 성안 객사에 유배되어 계시나 대왕의 명이 없으면 만나지 못하십니다. 30대 중반의 진범이 예상하고 있었던 듯 바로 말했다. 계백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진범 앞으로 다가갔다. 너, 이곳에서 머리가 잘리겠느냐? 달솔, 무슨 말씀이시오? 진범의 얼굴이 누렇게 굳어졌고 입이 반쯤 벌려졌다. 진범은 대성8족 중 하나인 진(眞) 씨다. 그리고 연임자의 친척이기도 하다. 그래서 연임자가 흥수를 이곳으로 보낸 것이다. 그 순간이다. 청 주위에서 갑자기 비명과 외침 소리가 들리더니 곧 칼을 쥔 하도리가 올라왔다. 손에 쥔 장검에서 피가 떨어지고 있다. 하도리가 소리쳐 말했다. 성주놈이 청 주위에 숨겨놓은 위사 10여명은 다 죽었습니다. 그때 계백이 진범에게 말했다. 네가 앞장을 서서 좌평께 안내해라. 겁에 질린 진범이 입만 달삭였을 때 하도리가 칼등으로 진범의 머리통을 두드렸다. 앞장서. 개 같은 놈아. 객사에서 계백을 본 흥수의 눈에 금방 눈물이 고여졌다. 달솔이 왔는가? 좌평, 이게 왠일이시오? 계백이 소리치듯 묻자 흥수의 눈에서 주르르 눈물이 흘러내렸다. 달솔, 큰일 났어. 당군(唐軍)을 백강 입구에서 막아야 하는데 연임자와 상영이 대왕의 정신을 흐리게 하고 있다. 시기가 늦었는지 모르겠구나. 어쩌다 이렇게 되셨소? 계백이 다시 소리쳤을 때 흥수가 이를 악물었다. 자만했다. 우리도, 그리고 대왕도. 그때 계백이 허리에 찬 칼을 빼면서 진범의 목을 쳤다.

  • 문학·출판
  • 기고
  • 2019.02.12 19:34

허영만 화백 딸 허보리 작가 “전주 한옥마을, 마음에 쏙”

전주와 특별한 인연은 없지만, 이곳 한옥마을이 좋았어요. 작가 허보리보다는 만화가 허영만 화백의 딸이라는 데 관심을 보이는 것이 조금은 서운했을 법했지만, 그는 참 맑았다. 전주 한옥마을 복합문화공간 백희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는 허보리 작가를 만났다. 그의 절친 피아니스트 A씨와 함께 서울에서 KTX를 타고 내려와 자리를 함께 했다. 먼저 전주에서 개인전을 하게 된 이유를 묻자, 허 작가는 전시공간이 아담하고 따뜻한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천으로 된 작품들과 전시공간이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지난 2015년 이후 4년만에 여는 개인전이라 부담감도 없지 않았다고도 했다. 지금 뒤에 있는 작품이 이번 시리즈의 메인 작품인데요. 거의 2년 동안 작업을 했어요. 2016년에 시작해서 지난해에 끝났죠. 허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가장 아끼는 작품으로 채끝살을 꼽았다. 넥타이 23개를 연결하고 여러 가지 흰 색실로 수를 놓아 채끝살의 마블링을 형상화한 작품. 그림으로 치면 100호 사이즈를 만들려고 이어붙였어요. 손가락에 바늘구멍이 생기도록 작업했고, 작품 몇 곳에는 아마 혈흔이 있을 거예요. 허 작가는 지난해 서울 강남구 자곡동 쟁골마을, 아버지 허영만 화백이 지은 가정집 반지하 공간을 작업실로 꾸몄다. 위층에서는 허 화백, 아래층에서는 허 작가가 작품활동을 한다고. 작품세계에 대해 허 화백이 어떤 조언을 해주는지 물었다. 허 작가는 보일러 꺼라. 전기세 많이 나온다고 하신다며 지친 현대인을 표현한 탱크 (설치)작품을 좋아하셨다고 말했다. 넉넉한 잔소리와 절제된 격려, 허 화백의 딸 사랑이 전해졌다. 이번 전시에 페인팅을 한 작품 걸었는데요. 다음 전시에 대한 예고랄까요. 앞으로 인생의 허무함을 그린 17세기 네덜란드 바니타스 화풍의 페인팅을 해볼 생각입니다. 서양화를 전공한 그에게 작품 계획을 물었더니 돌아온 답이다. 바니타스(Vanitas)는 다윗의 아들 솔로몬이 말한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에서 따왔다고 한다. 다음 전시에서 허 작가가 삶의 덧없음을 화폭에 어떻게 옮겨낼지 궁금하다. 이번 전시 광화문 사냥꾼전은 26일까지 전주 한옥마을 백희갤러리에서 계속된다.

  • 전시·공연
  • 이용수
  • 2019.02.12 19:34

전주쇼케이스 2월 상영작 ‘메리셀리:프랑켄슈타인의 탄생’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미개봉 신작을 초청 상영하고 감독배우전문가를 게스트로 초청해 토크를 진행하는 Jeonju Showcase의 올해 2월 상영작품으로 메리 셀리:프랑켄슈타인의 탄생이 선정됐다. 김선중 전주영화제작소 프로그램 기획이 진행하는 이번 프로그램은 13일 저녁 7시 30분,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열린다. 영화 상영 후에는 윤성은 영화평론가와 관객들이 영화를 주제로 소통하는 시간을 갖는다. 하이파 알 만수르 감독의 영화 메리 셀리:프랑켄슈타인의 탄생에서는 세계 최초 SF 소설인 프랑켄슈타인 탄생 200주년을 맞아 열여덟 소녀 메리 셸리가 완성한 걸작의 숨겨진 진짜 이야기를 공개한다. 문학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소녀 메리는 아버지의 제자인 낭만파 시인 퍼시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사랑의 도피를 떠난 두 사람은 예상치 못한 위기를 겪게 된다. 비 내리는 어느 날, 시인 바이런의 집에 초대된 그들은 무서운 이야기를 만들어볼 것을 제안 받고 메리는 자기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던 괴물을 세상 밖으로 끄집어내게 된다. 이번 프로그램의 티켓은 상영시작 1시간 전부터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1인 2매까지 발권할 수 있다. 관련 문의는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063-231-3377)으로 전화하면 된다.

  • 영화·연극
  • 김태경
  • 2019.02.12 19:34

[안성덕 시인의 '감성 터치'] 행복수선

세월에 쫓기고 세상에 밀리느라 현대인들은 눈코 뜰 새 없습니다. 가고 오는 계절과 변해가는 세상에 눈길 한 번 주기 쉽지 않습니다. 가끔은 하늘을 올려보고, 계절 따라 피고 지는 꽃들과 제 몫의 세상을 밀고 끌고 가는 사람들과 이 땅에 더불어 살아가는 모든 것들을 보고, 느끼고, 생각할 일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풍경에 시인의 마음을 짧게 덧붙입니다. 한 컷의 사진과 몇 줄의 글이 세상과 사람을 이어주는 징검돌이 되고, 우리들의 마음속 정을 불러내는 마중물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행복수선 작년에 입혔던 다섯 살배기 봄옷이 깡총합니다. 아이 아빠의 츄리닝 무르팍이 툭 튀어나왔습니다. 길 건너 수선집에 갑니다. 늘이고 누벼서 한 해 더 입힐 모양이네요. 입춘 지나고 이제 며칠 있으면 우수, 다행히 올겨울은 작년처럼 춥지 않습니다. 하늘이 살펴주신 게 틀림없지요. 참 고마운 일입니다. 그런데 왜 늘 행복은 형편없고 행운은 토막일까요? 모두 어려운 시절입니다. 우리네 닳고 해진 행복도, 깡총한 행운도 수선할 수 있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아이 엄마는 횡단보도 옆 포장마차에서 뜨끈뜨끈한 붕어빵 한 봉지 살 것입니다. 종종걸음을 치겠지요.

  • 문화일반
  • 기고
  • 2019.02.12 19:34

"가공식품 40%, 매장서 사는게 온라인보다 쌌다"

모든 상품을 온라인에서 더 싸게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프라인 매장서 사는 게 온라인에서보다 더 싼 가공식품도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교육원은 지난해 6월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가공식품 30개 품목의 온오프라인 가격을 조사한 결과 오프라인 가격이 온라인보다 더 낮은 상품이 12개(40%)에 달했다고 12일 밝혔다. 반대로 온라인에서 구입할 때 더 저렴한 상품은 18개(60%)로 집계됐다. 가공식품 30개 품목을 정한 뒤 온라인쇼핑몰 10개 업체와 백화점, 대형마트, 기업형 슈퍼마켓(SSM) 등 오프라인 60개 업체를 비교한 결과다. 소비자교육원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에서 동일한 상표의 상품을 놓고 100g,100㎖, 1개 등에 대한 평균 가격을 비교했다. 그 결과, 온라인에서의 가격은 오프라인보다 최대 20.7%까지 저렴하거나, 반대의 경우는 최대 45.2%까지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오프라인 가격이 더 싼 상품으로 롯데 비엔나의 오프라인 평균가격이 온라인보다 524원(45.2%) 낮았다. 청정원 생된장도 오프라인이 157원(25.3%) 저렴했다. 반면, 온라인 가격이 오프라인보다 싼 상품 중에서는 CJ 햇반의 온라인 평균가격이 오프라인보다 125원(20.7%) 낮았다. 동원 리챔은 평균 305원(20.5%), 프렌치 카페믹스는 평균 26원(16.4%) 각각 온라인에서 더 싸게 살 수 있었다. 이처럼 오프라인 매장 가격이 온라인과 비슷하거나 낮아진 이유는 오프라인 업체들이 온라인과 경쟁을 벌이면서 가격을 대폭 끌어내렸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소비자교육원은 대형마트가 치열한 가격 경쟁을 통해 1+1이나 특가 행사 등을 수시로 진행하면서 온라인 몰과 오프라인 매장 간의 가격 차이를 줄이거나 역전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 서비스·쇼핑
  • 연합
  • 2019.02.12 19:34

새만금 신재생에너지사업 지역민 혜택 전제돼야

새만금 신재생에너지사업의 추진 과정에 있어 지역 주민들과의 상생방안 모색이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새만금 단지에 신재생에너지 단지를 구축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현대조선소, GM 등의 철수로 인한 지역경제 파탄을 조금이라도 상쇄시키기 위한 고육지책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새만금 신재생에너지사업에 타 지역 업체들이 도민을 상대로 발 빠르게 시민펀드를 모집하고 나서는 등 자칫하면 정작 낙수 효과를 거둬야 할 지역민들이 배제될 수 있는 상황이어서 비상한 관심이 요구된다. 그럴리 만무하지만 새만금 신재생에너지사업이 대기업이나 대규모 투자자의 먹잇감으로 전락하고 주민은 소외된다면 왜 이 사업을 추진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은 비전선포식에서 이같은 점을 의식해 주민과 함께 개발하고, 함께 번영하는 지역상생의 모범을 만들어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하지만 현실은 결코 녹록치 않다. 주민협동조합 이나 태양광 펀드 등 도민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지역 상생 방안이 보다 체계적으로 추진돼야 하나 아직은 갈 길이 멀다. 전남광주지역 다수 업체는 발빠르게 지난해말 군산에 신재생에너지 협동조합을 설립하고, 군산시민을 대상으로 시민펀드 참여자 모집에 나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것이다. 태양광사업에 참여한 시민이 구좌당 1만 원을 투자하면 이익금의 10%를 20년간 돌려준다는 방침아래 벌써 950여 명의 군산시민이 펀드에 가입했다고 한다. 막상 모든 의사결정의 주체가 돼야 할 전북도나 군산시, 도내 업체들은 아직 구체적인 참여나 성과가 없는 상황이다. 타 지역 업체는 펀드를 모집하고 있으나 전북건설협회에 속한 30여 개의 회원사가 모여 지역민과 함께하는 신재생에너지사업 추진을 논의하는 단계에 그치고 있다니 답답할 노릇이다. 신재생에너지사업을 통해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고, 도민들에게 혜택이 담보돼야 하지만 막상 도내에서는 시민펀드 조성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 등 가시적인 움직임이 없는 실정이다. 대형마트의 사례에서 경험했듯 잘못하면 지역에서 파생된 수익이 다른 지역으로 유출되는 우가 되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관계당국에서는 새만금 신재생에너지 클러스터의 추진과정에서 도민들의 일자리 창출을 비롯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과연 얼마나 기여하는지 최우선적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19.02.12 19:34

홀로그램

공상과학(SF) 영화 속의 미래 세상이 꿈이 아닌 현실이 되고 있다. 초연결초지능초실감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하면서다. 초연결은 사물인터넷(LoT)으로, 초지능은 AI로, 초실감은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의 기술을 통해 이미 눈앞에 다가섰다. 초실감을 더욱 실감 있게 구현하는 기술이 홀로그램(Hologram)이다. 홀로그램이 가상세계와 현실이 공존하는 새로운 세상을 열고 있다. 홀로그램(Hologram)은완전하다라는 뜻의 Holos와 정보라는 뜻의 Gram이 합쳐진 단어로, 사진 투영 기법에 의해 만들어지는 3차원 이미지다. 두 개의 레이저광이 서로 만나 일으키는 빛의 간섭 효과를 이용한 원리란다. 일반에게 다소 생소하지만, 홀로그램 기술은 이미 생활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40년 전 제작된스타워즈영화에서 홀로그램 기법으로 인물을 만들어냈으며, 요즘 영화에서는 3차원 입체영상이 보편화 될 정도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홀로그램 연인이 대화 상대로 인기를 끌고, 러시아에서는 장애인 주차구역에 장애인이 나타나는 영상도 등장시켰다고 한다. 영국의 임페리얼 칼리지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홀로그램 교수 강의를 한다고 발표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5년 서울 코엑스에 홀로그램 상설공연장이 개설돼 홀로그램 방식의 콘서트와 뮤지컬이 열리고 있고, 마이클 잭슨과 김광석을 무대로 불러내고 있다. 한국은행 5만원권 지폐에도 위조방지를 위해 홀로그램 기술이 들어있다. 지폐를 기울여 보면 보는 각도에 따라 세 가지 무늬가 번갈아 나타난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차선이탈과 충돌 위험경고 기능이 포함된 홀로그램 증강현실 내비게이션을 선보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 산업의료문화보안 등 전 산업에 획기적 변화를 일으킬 홀로그램 기술개발 사업이 경북 구미와 함께 익산시에서 추진되고 있다. 아직 예타가 진행되고 있으나 300억원 규모의 서비스센터가 익산으로 유치되면서 시동은 걸렸다. 4차 산업혁명의 총아인 홀로그램 산업이 익산만의 홀로가 아닌, 전북의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도록 범도민적 관심이 필요할 것 같다.

  • 오피니언
  • 김원용
  • 2019.02.12 19: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