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전북일보 신춘문예 예심] 글쓰기 저변 확대…도전적 작품은 부족
전위적이고 실험적인 작품 혹은 오늘날 현실이나 사회적인 문제를 통찰한 작품보다는 평범한 일상적 소재를 형상화한 작품들이 많았다. (시 부문 심사위원 이길상 시인)
세월호 참사,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문재인 대통령 당선 등 사회적 격변기를 온몸으로 겪어낸 이들의 일상성 회복일까. 지난 14일 전북일보 회의실에서 열린 2019 전북일보 신춘문예 예심에 참여한 심사위원들은 응모작 흐름에 대해 사회나 시대 현상보다 개인적, 일상적인 서사를 글쓰기 제재로 다루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신춘문예 공모에는 871명이 총 2245편을 응모했다. 응모자와 응모작 수가 대폭 증가한 지난해(842명, 2168편)보다 소폭 늘어 상승세 기조를 유지했다. 부문별로는 시 372명이 1430편, 단편소설 153명이 162편, 수필 240명이 536편, 동화 106명이 117편을 응모했다.
연령별로는 40대 이상 중장년층의 응모가 많았지만, 10대부터 80대 응모자까지 비교적 고른 분포를 보였다. 지역별로는 서울과 경기, 강원, 경상, 전라, 충청, 대구, 부산 등 전국 각지에서 작품을 보냈다. 미국과 캐나다, 호주, 일본 등 해외 곳곳에서도 응모해왔다.
심사는 전북일보 문우회(전북일보 신춘문예 당선자들의 모임) 회원인 김형미 시인, 문신 문학박사, 안성덕 시인, 이길상 시인, 이준호 소설가, 최기우 극작가가 참여했다.
시 부문 예심은 안성덕, 이길상 위원이 맡아 모두 10편을 본심 진출작으로 선정했다. 시 부문의 경우 전반적인 수준은 상향됐으나 응모작 수에 비해 참신하고 도전적인 작품이 적었다는 평가다. 두 위원은 세월호 참사, 촛불 혁명 등 사회적 이슈가 지나갔기 때문인지 세상을 다룬 작품이 적었다며 문학도 세상과 삶의 일부라 했을 때 청년 실업, 학교 폭력, 갑질 문화, 비정규직 문제, 미투 운동 등 현실을 다룬 작품이 적어 아쉬웠다고 말했다. 신인으로서의 개성과 시의 완숙도, 시적 성취 등에 유의해 심사했다는 이 위원은 직설적이고 사변적인 진술, 빈약한 시적 상상력 등 시작의 기본을 지키지 못하고 형상화가 안 된 시들이 있어 아쉬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단편소설 부문 예심은 이준호, 최기우 위원이 담당해 모두 7편을 본심에 올렸다. 청소년, 노인, 가족을 주제로 한 작품이 많았다는 의견. 외국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 많은 것도 특징적이었다. 두 위원은 대체로 문장과 구성은 안정돼 있으나 참신한 작품은 드물었다. 세태를 잘 표현했으나 깊이 있는 이해력은 부족해 보였다며 에피소드 위주의 파편화된 서사가 많았는데, 이는 개인화 고립화되는 사회현상과 관련 있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수필은 사회 현상보다 개인 신변잡기를 다룬 작품이 많았다. 수필을 심사한 김형미, 최기우 위원은 기본적으로 수필 장르에 대한 오해가 많은 것 같다며 전반적인 글쓰기 저변이 확장된 것은 긍정적으로 보이나 문장 만들기에 공을 들이다 보니 전체 구성이나 의미, 감동 등 생동감을 주는 부분이 부족했다고 밝혔다.
동화는 전반적으로 동화다운 작품이 많았다는 평이다. 주로 학교 안 아이들의 갈등, 엄마와 자식 간의 문제 등이 주를 이뤘다. 문신, 이준호 위원은 응모작 대부분이 생활 동화였다. 그러다 보니 동심, 상상력은 부족했다며 특히 동화 어법을 오해한 작품이 많아 아쉬웠다고 설명했다.
당선작은 본심을 거쳐 2019년 1월 1일자 본보 신년호를 통해 발표한다. 당선자에게는 개별 통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