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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명분없는 단일화, 혼란 가중"

민주평화당 강동원 후보와 무소속 박용섭 후보의 단일화가 ‘정치적 명분 없이 유권자를 우롱하는 처사’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임실·순창·남원 지역위원회는 4일 “유권자는 우중(愚衆)이 아니다. 과연 민평당 대 무소속의 통합과 후보 단일화의 정치적 명분은 무엇인가?”라며 “후보 단일화를 통해 두 후보의 정치적 차별성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후보 단일화를 전제로 향후 정치적 뒷거래를 하지는 않을까, 이것이 앞으로 유권자들이 심판해야 할 점검사항”이라고 성명을 발표했다. 이어 “정치적 동질성이 없는 후보의 단일화는 야합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는 없을 것으로 강-박 후보는 ‘시민의 열망과 요구’라고 했지만, 이는 명분 없는 낡은 정치의 답습”이라고 비난했다. 특히 “단일화와 관련 여론조사에서 드러났듯이 강력한 민주당 후보를 이기기만 한다면 민심은 돌아볼 필요조차 없는 것으로 보이는 행위”라며 “그것도 투표용지에 이미 정당과 후보자의 이름이 인쇄된 선거 임박 시기에 일부 후보가 사퇴하는 단일화는 당리·당략만 쫓는 철새정치인의 전형이며, 객관적 맥락을 무시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또 “공식선거운동 개시 일을 불과 며칠 앞둔 시점에서 유권자의 판단을 저해시키고, 그 자체로 논란의 소지가 많다””며 “정치 자체가 수단이 아닌 목적이 되어버린 것으로 결고 유권자는 그렇게 멍청한 ‘우중(愚衆)’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 정치일반
  • 이강모
  • 2018.06.04 20:04

[불멸의 백제] (107) 6장 해상강국(海上强國) ③

그러나 수군항에서 빠져나간 국창 일당이 있다. 수병(水兵) 궁수장 적임인 11품 대덕 종해, 이른 새벽에 수군항을 빠져나온 종해는 필사적으로 말을 달려 오후 유시(6시) 무렵에 사비도성에 도착했다. 도중에 말이 쓰러지는 바람에 뛰다 걷다 하면서 기어코 도성 문이 닫치기 직전에 들어온 것이다. 종해가 왕비 교지 앞에 엎드렸을 때는 술시(8시)가 넘었을 무렵이다. 종해가 왔다는 보고를 받은 왕비는 식솔 연기신과 병관부 달솔 진재덕까지 불러 종해를 맞은 것이다. 왕궁 뒤쪽의 별당 안이다. 상석에 그림처럼 앉은 교지의 아래쪽 좌우에 연기신과 진재덕이 자리잡고 종해를 내려다 본다. 별당은 토지신과 조상신을 모신 곳으로 태왕비의 전용이다. 이곳은 태왕비와 왕비만 사용할 수가 있다. 그때 교지가 말했다. “서부 수군항에 급변이 일어났다니, 듣자. 빠짐없이 말하라.” “예, 마마.” 머리를 든 용해가 교지를 보았다. 온몸이 땀과 먼지로 덮여 거지꼴이다. “한산성주 계백이 덕솔 축하연에서 수군항의 지휘관 다섯을 죽였습니다.” 용해의 목소리가 별당을 울렸다. 모두 숨을 죽였고 용해가 말을 잇는다. “미리 궁수를 잠복시킨 후에 항장의 일당이라고 짐작되는 지휘관 다섯을 겨냥하고 있다가 계백의 신호를 받고 쏘아죽인 것입니다.” “누가 죽었느냐?” 교지가 묻자 용해가 바로 대답했다. “나솔 문자성, 나솔 정길도, 장덕 육반, 장덕 장호기, 장덕 온성입니다.” “그전에 실종된 국창이하 지휘관은 몇명이냐?” “여섯명입니다.” “모두 십여명이 죽었구나.” “예, 이제 국창님 휘하의 지휘관은 다 죽었소이다.” 용해가 번들거리는 눈으로 교지를 보았다. “나솔 윤진, 장덕 백용문 등이 계백에게 국창님 휘하의 지휘관을 낱낱이 알려주었기 때문이오.” “이 역적 같은 놈 계백.” 교지가 잇사이로 말했다. “내가 이놈을 꼭 죽일 것이다.” “마마.” 병관부 달솔 진재덕이 조심스런 표정으로 교지를 보았다. “계백이 실상을 알았으니 이미 도성과 대왕께 손을 썼을 것입니다.” “아니, 대왕은 아직 모르신다.” 교지가 반짝이는 눈으로 진재덕을 보았다. “아마 성충과 흥수 무리에게는 기별을 했겠지. 아마 그들과 공모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마마께서 대왕께 먼저 손을 쓰셔야 됩니다.” “이번에는 연기신이 말하자 교지는 쓴웃음을 지었다.” “내가 오늘밤에라도 대왕을 만나야지.” “먼저 머리를 잘라야 됩니다.” 진재덕이 눈을 가늘게 뜨고 교지에게 충고했다. “몸둥이를 자르면 늦습니다. 독니가 있는 머리부터 자르셔야 하오.” “그 머리가 성충 아니냐?” “그렇습니다.” “성충이 죽으면 그대가 병관좌평이 될 것이다.” 자리를 차고 일어선 교지가 흰창이 커진 눈으로 셋을 둘러보았다. “계백이 국창과 휘하 지휘관을 죽인 것이 분명하다. 우선 성충을 제거하여 그 배후를 없앤 후에 그놈을 대역죄로 잡아들여 멸족 시키기로 하자.” 교지의 목소리는 차갑고 눈빛은 날카롭다. 왕궁의 밤이 깊어가고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18.06.04 20:04

낮술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

낮잠, 낮달, 낮술, 낮거리…. 모두 ‘낮’으로 시작되는 말이다. 저녁이나 밤과 차별화시키려고 덧댄 말이다. 숫처녀, 숫총각처럼…. 낮잠, 낮달, 낮술 모두 어렵지 않다. 그럼 ‘낮거리’는? 이 말의 뜻이 궁금하면 짬이 생기는 대로 각자 알아서 스마트폰을 노크해 볼 일이다. 그중 하나, 누가 뭐래도 술은 ‘낮술’이라는 술꾼이 적지 않다. 그건 아마 새참과 함께 내온 농주(農酒)에서 비롯되었지 싶다. 꼭두새벽부터 들일을 하느라 고단해진 몸을 시원한 막걸리 한두 사발로 풀어냈던 게 일부 술꾼들이 찬양해 마지않는 ‘낮술’의 시초였으리라. 낮술은 해가 떨어지기 전에 끝내는 것이 원칙이라고 주장하는 술꾼이 의외로 많다. 초저녁까지 이어져야 한다고 굳게 믿는 이들도 있다. 낮에 마시는 술이라고 모두 낮술일까. ‘술시’의 술과 달리 낮술은 낯가림이 좀 심하다. 때와 장소와 주종을 퍽도 가린다. 하늘이 천장 높이로 낮게 내려앉아야 한다. 천둥·번개가 야단법석을 떨면서 굵은 빗줄기를 퍼부어대는 날은 낮술에 오히려 적합하지 않다. 아침부터, 혹은 점심 무렵부터 가랑비든 이슬비든 보슬비가 거리를 초작초작 적시는 날이어야 낮술로 제격이다. 그런 날 열일 작파하고 시장골목으로 은근슬쩍 발걸음이 가는 데서 낮술은 시작된다. 재래식 유리문을 열고 들어가 후덕해 보이는 주인아주머니가 즉석에서 부쳐내는 해물파전에 막걸리를 들이켠 다음 손등으로 입가를 닦을 줄 알아야 한다. 세상 돌아가는 꼬락서니 따위는 잠시 접어두어야 한다. 왁자하게 떠들지도 말 일이다. 정겨운 이와 마주 앉아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를 나눠 밟으며 조용히 술잔을 비울 줄 알아야 한다. 그러다 얼굴이 불콰해질 무렵까지도 빗줄기가 허공을 긋고 있다면 금상첨화다. 그리하여 창유리를 타고 흘러내리는 빗물이 시련의 아픔을 달래는 여인의 눈물처럼 애잔해 보여야 낮술은 비로소 온몸에 젖어 드는 법이다. ‘낮술 환영’이라고 적어 붙인 ‘쥔장’의 보이지 않는 손길이 정겹다. 우석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 오피니언
  • 기고
  • 2018.06.04 20:04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

▲ 이흥래 전북연구원 이사며칠 전,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냈던 고교 동창이 우석대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학위 수여식에서 장영달 총장은 새롭게 그 대학과 맺은 인연을 바탕으로 지역과 국가 발전에 앞장서 줄 것을 당부했다. 일반 박사보다 몇 배나 어렵다는 명예박사를 받은 그 당사자도 현직 대학교수인 아내와의 학력 콤플렉스를 마침내 털게 됐다며 너스레를 떤 뒤 자신을 길러준 지역과 국가, 그리고 그 대학의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기분좋게 학위 수여식장을 나왔지만 돌아오는 차속에서는 며칠전 교육감 후보자 토론회에서 나온 명예박사 관련 공방이 떠올라 다소 떨떠름한 기분이었다. 이 선의가 언제든 또 다른 문제로 비화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지난달 29일 전주KBS의 교육감 후보자 토론회에서 김승환 교육감은 서거석 후보에게 전북대 총장시절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에게 명예박사 학위를 주고, 강의 한 차례도 없이 6천만원이란 거액의 연봉을 지급했다며 거세게 몰아붙였다. 이에 서 후보는 대학 지원등을 고려해 학위를 수여했다고 답변했지만 이명박 정부 국정농단의 당사자로 지목된 그의 상황 때문에 몹시 곤혹스러워 했다. 그 방송을 보면서 필자는 지도자로서의 입장과 일반 구성원의 입장을 새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잘 알겠지만 MB의 집사인 김백준 총무기획관은 당시 우리 전북이 기댈 수 있는 거의 최상의 동아줄이었다. 따라서 이런 당사자를 초청해 명예학위라도 주고 애로사항을 해결했다면 이는 행정책임자로서는 당연히 해야할 일이 아니었던가. 대학 내부 개혁과 함께 이러한 노력들의 결실로 전북대의 위상은 물론 예산도 크게 늘어나지 않았던가. 최선의 방안은 아니지만 최상의 효율을 찾는 것 이게 바로 행정가의 의무가 아닐까. 그러다보니 하버드대의 찰스 엘리엇 총장처럼 외국에는 우수한 대학 행정가가 오랜 세월 대학을 책임지며 발전시켜온 사례가 적지 않다. 김승환 교육감에 대한 개인적인 호불호를 떠나 교육행정가로서의 그를 보는 세간의 평가는 상당히 엇갈린다. 좋게 보는 이들은 불의에 타협하지 않고 일관된 교육관을 추구했다고 평가하지만 다른 편에서는 애초부터 교육감을 할 게 아니라 소신대로 연구하고 가르치는 교수로 남았어야 했다는 얘기도 많다. 본인은 열심히 했다고 자임하겠지만 정부와 싸우면서도 가져올 것은 다 챙긴 지역도 많다는 얘기도 나온다. 최근 5년간 전라북도 교육청은 도세가 비슷한 인근 전남보다 특별교부금이 천6백여 억원이나 적게 왔고, 교육부 평가에서도 거의 꼴찌를 도맡아 왔다는 날선 지적도 제기된다. 특히 과거 누리과정 예산배정에서 보여준 그의 행태는 과연 교육행정가로 적합한 인물인가를 극명하게 보여줬다. 여야가 합의하고 지방정부는 물론 국회의원들까지 몰려가 모두 예산배정을 요구했지만 그는 누리과정 예산은 국가가 부담해야 한다는 원칙에서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러던 그가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의 전북교육청 방문이후 돌연 소신을 바꾼 것은 지금 생각해도 도대체 알 수 없는 행보로 기억된다. 과연 무엇이 정의인지는 모르겠지만 지역 발전을 위해 이리저리 가리고 불통한다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8.06.04 20:04

기업 제대로 관리해야 공장 폐쇄 막아

최근 군산지엠 폐쇄 후 전북도 조사에 따르면 군산공장 협력업체 154곳 중 17곳이 문을 닫았고, 나머지 업체들도 폐업 가능성이 적지 않다. 군산지역 제조업 종사자 47%가 일자리 상실 위기에 처해 있고, 최근 일자리를 잃어 실업급여를 받는 사람이 2만1186명, 또 지급금액은 497억 원으로 최근 3년 새 최고치라고 한다. 군산지역 경제 참사가 2017년에 이어 2018년에 또 발생한 데에는 전북의 지자체와 경제계, 정치인들의 책임이 크다. 모든 것을 기업 내부의 사정 때문이라고 돌려버리는 건 극도의 무책임이다. 평상시에 업계 동향을 면밀히 파악, 정확하게 분석, 대응했어야 한다. 지난 수년간 한국지엠의 자동차 판매는 매우 저조했고, 군산공장은 지엠의 신차 생산을 제대로 배정받지도 못할 지경이었다. 유럽 쪽 판매 상황이 좋지 않았고, 그 직격탄을 군산공장이 맞을 것은 뻔했다. 지엠 입장에서 볼 때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격’이었다. 전북지역 대책은 관용차 몇 대 구입해 주는 것이 거의 전부였을 정도였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겠다고 하지만, 근래 전북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아닌 이미지가 강해졌다는 사실을 이제 확실히 인정해야 한다. 지엠 철수 사태가 나왔을 때 전북은 지엠을 비난했고, 철수할려면 하라는 반응도 보였다. 지자체와 정계, 경제계는 제대로 뭉치지 못했고, 근로자들은 일자리를 잃을 수 있는 상황에서 임금 줄어들 것을 먼저 걱정했다. 이 시점에서 전북이 가장 원하는 것은 어떤 방식으로든 지엠군산공장 활용을 통한 고용 실현이다. 이를 위해서는 어쨌든 정부여당 등의 지원을 이끌어내야 한다. 6·13지방선거를 틈타 더불어민주당이 군산에서 중앙선대위 회의를 열며 지원 의지를 보여 준 것, 군산이 지역구인 바른미래당 김관영 의원이 동분서주하고 있는 것 등은 분명 고무적이다. 그렇지만 정부 차원의 태스크 포스 조차 꾸려지지 않았으니, 문제 있다. 이제 기업 유치 하겠다며 세금 쥐어주고, 유치 기업 관리는 뒷전인 행태를 버려야 한다. 최근 관심이 촉발된 광주형 일자리 모델을 벤치마킹 하고, 집토끼 관리 제대로 하기 바란다. 군산지엠 사태 해결은 그런 열린 자세에서 출발할 때 풀릴 것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18.06.04 20:04

선거운동 지나치면 오히려 역효과 난다

6·13 지방선거가 본격 시작되면서 선거공해를 호소하는 민원이 잇따르는 모양이다. 선거운동이 공식 시작된 지난달 31일부터 현재까지 전북지방경찰청에 접수된 지방선거 관련 불편신고가 300건이 넘는다. 거리마다 넘쳐나는 선거현수막이 시야를 어지럽히고, 선거유세 차량의 확성기가 귀를 따갑게 하며, 선거운동원들이 통행을 가로막는다는 게 주요 민원들이다. 선거가 갖는 중요성을 고려할 때 주민들도 선거운동에 따른 어느 정도의 불편은 감수해야 한다고 본다. 선거현수막과 길거리 선거운동은 후보자가 자신을 알릴 수 있는 유용한 방법이다. 방송토론회와 방송 연설, SNS 등을 통한 선거운동만으로 유권자에게 다가서기 힘든 부분이 있다. 정치 신인이나 방송 연설 등에 필요한 재력이 없는 후보자들이 직접 유권자를 만날 수 있는 주요 통로로서 길거리 유세는 여전히 강력한 선거운동 수단이다. 주민들이 좀 불편하다는 이유만으로 후보의 정견과 정책을 직접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없애서는 안 되는 이유다. 문제는 현재 진행되는 길거리 선거운동이 주민들이 참을 수 있는 한계를 넘을 정도로 지나치다는 점이다. 주민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불편 사례가 유세 소음이다. 선거로고송과 후보의 녹음 연설이 확성기를 통해 시도 때도 없이 울려 퍼져 일상의 평온을 앗아가고 있다. 특정 장소에서 1시간 넘게 계속되는 선거유세에 인근 주민과 상가 업주들은 귀를 막아야 할 지경이다. 통행량이 많은 도심의 주요 사거리마다 선거운동 차량과 선거운동원들이 횡단보도를 막아서 교통체증과 통행 불편을 겪는 사례도 빈번하다. 현행 선거법은 선거 관련 소음에 대한 규제가 없어 아무리 고음량의 확성기로 로고송을 틀더라도 처벌할 수 없다. 오전 6시부터 오후 11시까지 휴대용 확성장치를 활용해 연설을 할 수 있고, 병원과 도서관·연구소 등 몇몇 장소를 제외하고 공개된 장소에서 얼마든지 선거연설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선거운동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기 위한 취지다. 그러나 선거 소음이 법적 규제를 받지 않는다고 해서 후보자가 이를 악용해서는 안 된다. 큰 소리를 낸다고 해서 유권자들이 후보를 지지해줄 것이란 것도 오산이다. 수면방해·업무방해·교통방해를 일으키는 후보의 선거운동을 누가 좋아하겠는가. 선거공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후보들의 자중과 절제를 촉구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18.06.04 20:04

순창 관광, 매력 한층 더 높인다

순창군의 관광기반을 한층 매력있게 만들 대형 사업들이 올해 본격 착공에 들어가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4일 군에 따르면 올해 가장 주목받는 관광정책 4가지는 270m 국내 최장 채계산 구름다리를 중심으로 한 섬진강 뷰라인 연결사업과, 동굴형체험관수체험센터 건립, 강천산야간명소화 사업이다. 섬진강뷰라인 연결사업은 순창군 적성면 괴정리에 위치한 채계산 중턱 75~90m 지점에 270m 길이 구름다리와 산책로, 모험전망대 1개소 등을 설치하는 사업이다. 이는 6월중 착공할 계획이며 내년까지 국비 34억을 포함해 68억원이 투자되며 내년 3월이면 정식 개통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5년에 설치한 진안 구봉산 구름다리 100m와 지난해에 설치된 파주 감악산 출렁다리 150m, 강원도 원주 출렁다리 200m 등을 넘는 길이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 동굴형체험관수체험센터 건립사업은 순창의 대표관광지인 강천산 관광의 다양성을 넓혀주는 사업이다. 특히 강천산음용온천수를 활용한 다양한 힐링관광 체험시설을 만들어 힐링순창 관광의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수체험센터는 음용 온천수 등 자원을 활용해 예방 차원의 다양한 건강체험프로그램을 관광화 하는 사업이다. 여기에는 90억원을 투자되며 온천치유 누리실, 스파체험실, 테라피실과 온천광장, 족욕장 야외풀, 족욕 산책로 등이 만들어 진다. 이와 함께 동굴형체험관은 24억원을 투자해 동굴이라는 독특한 공간형태를 활용 순창 온천수의 신비감을 부각시킨다. 한편 강천산야간명소화사업은 강천산의 공간적 개념을 야간관광자원화 하는 특색있는 사업으로 야간 관광객 유치로 1박 2일 체류형 관광시스템 완성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군 관계자는 순창의 매력을 한층 끌어올릴 주요 관광사업이 올해 본격 추진에 들어 갔다면서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500만 관광객 견인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순창
  • 임남근
  • 2018.06.04 20:04

수묵화인듯 사진인듯…자연에 스며들다

독일 화가이자 현대 추상회화의 시조인 파울 클레(Paul Klee)는 말했다. 예술은 보이는 것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만드는 것이라고. 이흥재 사진작가는 평범한 풍경을 평범하지 않게 카메라에 담는다. 상관 저수지, 정읍 김명관 고택, 구이 안덕마을 등 전북의 일상적인 자연 속에서 겉모습이 아닌 속살을 들여다본다. 이 사진작가가 자연에 내재한 경외감, 울림을 포착하는 방법은 비, 눈, 안개 등 또 다른 자연현상을 활용하는 것. 맑은 날엔 미처 보이지 않던 드라마틱한 모습들이다. 거센 소나기에 변화무쌍한 저수지의 수면, 거센 눈발이 마치 점묘 회화 같은 고택 풍경, 안개로 덮여 하나로 스며든 듯한 수면과 하늘 등이 그렇다. 이러한 작품들에 대해 그는 강산적요-스며들다라고 제목을 붙였다. 고요함 속에서 서로 스며들어 하나가 되는 자연을 좇는다는 의미다. 지난 2016년 이를 주제로 개인전을 열었던 그가 최근 2년 간 촬영한 작품들을 모아 신작전을 연다. 강산적요-스며들다Ⅱ다. 6일부터 11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다. 개막식은 6일 오후 4시. 이흥재 사진작가는 9번 갈 때까지 안 보이던 것이 10번째에 보인다. 그만큼 자연은 인내심이 필요한 상대라며 점입가경의 렌즈 작업을 통해 자연의 본질로 한 걸음 더 들어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보현
  • 2018.06.04 20:04

제22회 전북청소년연극제 대상 전주여고 'SINCE 1996'

제22회 전북청소년연극제에서 전주여고 SINCE 1996이 플레이(Play)로 대상을 차지했다. 최우수연기상은 전주여고 모채원 학생이 받았다. 한국연극협회 전북지회 주관으로 5월 30일부터 6월 3일까지 전주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열린 전북청소년연극제에는 도내 7개 고교 연극부가 출전했다. 최우수상에는 전주사대부속고 산목군산영광여고 자연전주상업정보고 ING, 우수상에는 김제 지평선고 아파시오나토한별고 이데아전주제일고 까멜레온가 선정됐다. 우수연기상은 한별고 이정연, 김제 지평선고 장한비, 전주사대부속고 정승희 학생이 수상했다. 심사위원단은 작년보다 참가팀은 적었지만 전체적으로 학생, 학교, 교사들의 앙상블이 좋았다며 특히 이번 참가작들의 주제가 청소년기에 겪고 있고, 겪어내고 있는 자신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 돋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아쉬운 점으로 연극의 기본이 되는 발성과 발음에 좀 더 신경 썼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전주여고 SINCE 1996은 다음 달 26일 전주에서 열리는 제22회 전국청소년연극제에 전북 대표로 참가하게 된다. 한편 전북청소년연극제와 함께 열린 제14회 청소년 독백 경연대회에서는 전주 기전여고 안유니아 학생이 대상, 전주 근영여고 김은진부안여고 배유진 학생이 금상을 받았다.

  • 영화·연극
  • 문민주
  • 2018.06.04 20:04

명창·명무가 펼치는 전통 멋과 흥

전북 문화예술의 역사와도 같은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예능보유자 4인이 소극장 무대에서 예술혼을 피워 올린다. 전주문화재단이 마련한 전주한벽문화관 기획초청공연 명인열전. 6월 7일과 11월 8일 오후 7시 30분 전주한벽문화관 한벽공연장에서 상하반기로 나눠 개최한다. 6월 7일은 박양덕 명창과 이길주 명무, 11월 8일은 조소녀 명창과 김광숙 명무가 각각 무대를 빛낸다. 전남 고흥에서 태어난 박양덕(71) 명창은 농악 상쇠 박태순의 손녀이자, 피리 명인 박창오의 딸이다. 박 명창은 11세 때 박복선 선생에게 춘향가흥보가심청가수궁가 토막소리를 배우기 시작해 김소희, 박초월, 성우향, 남해성 선생에게 소리를 사사했다.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2-13호 판소리 수궁가 예능보유자로 남원을 주 무대로 활동하고 있다. 상반기 무대에서 박 명창은 단가 어화세상을 시작으로 수궁가 中 토끼화상 그리는 대목부터 별주부 세상 나오는 대목까지 선보인다. 이 수궁가는 미산제, 즉 미산 박초월 선생의 향기가 물씬 밴 판소리다. 박종호 고수와 합을 맞춘다. 같은 날 무대에 오르는 이길주(68) 명무는 전주 출생으로 최선 선생을 통해 무용 길을 열고 정인방, 배명균, 김백봉, 송범, 이매방 선생에게 무용을 사사했다. 국립무용단에서 활동하다 고향으로 내려와 전주기전여자전문대 교수로 재직했다. 1981년 설립된 원광대 무용교육학과로 이적해 정년 퇴임했다.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47호 호남산조춤 예능보유자이다. 이 명무는 금아 살풀이춤과 보유종목인 호남산조춤을 선보인다. 그의 제자인 고명구, 장태연, 김명신, 이현숙, 최진영 씨가 호남교방무로 찬조 출연해 무대를 빛낼 예정이다. 하반기 무대는 조소녀 명창과 김광숙 명무가 이어받는다. 충남 아산에서 태어난 조소녀(77) 명창은 전주로 이주해 터를 잡고 20세 무렵 박초월 선생에게 단가와 춘향가 중 사랑가를 익히면서 판소리에 입문했다. 이후 홍정택, 오정숙, 이일주 선생에게 배움을 얻었다. 전북대 한국음악학과 판소리강사, 고창 동리국악당 초대 판소리강사로 재직하면서 많은 제자를 길러냈다. 완산국악제전진흥회를 설립해 매년 완산국악대제전을 개최하고 있다.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2호 판소리 춘향가 예능보유자인 조 명창은 춘향가뿐만 아니라 심청가도 능하다. 이날 무대에서도 동초 김연수 선생의 심청가를 선보인다. 심청가 中 심봉사 물에 빠지는 대목을 부른다. 조용안 고수가 함께한다.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48호 예기무 예능보유자인 김광숙(73) 명무는 전주 출생으로 정형인, 최선, 박금슬 선생에게 무용을 사사했다. 특히 박금슬 선생에게 조선시대 관기들이 췄던 예기무 등을 배웠다. 김 명무는 긴 수건춤과 보유 종목인 예기무를 펼쳐 보인다. 그의 제자 배형숙, 이지현 씨가 찬조 출연해 예기수건춤을 선보이는 등 과거 예기들의 맵시를 뽐낸다. 전 좌석 3만 원. 전화(063-280-7046) 예매 또는 현장 구매하면 된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18.06.04 20:04

천지개벽

▲ 김동수 전북생물산업진흥원장 우여곡절 끝에 추진되는 사상 초유의 북미정상회담이 이제 꼭 일주일 남았다. 이번 회담의 당사자는 북한과 미국이지만 전 세계가 이목을 집중하고 있고 회담의 성공여부가 한반도 평화에 획기적인 계기가 될 수 있으므로 우리로서도 초미의 관심사다. 우리를 항상 불안하게 했던 핵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어 안심하고 살 수 있다는 희망과 경제적으로도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마련하는 일이 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1945년 8월 15일 일본으로부터 해방된 이후 70년 넘게 끌어온 남북분단은 소련의 지원으로 군사력을 키운 북한이 38˚선 전역에서 남침을 감행함으로 시작되었고 그 후 3년간의 지루하고 피비린낸 나는 전쟁 끝에 1953년 7월 27일 휴전 협정이 체결된 그날 이후 남북한은 휴전 상태로 현재와 같은 분단의 역사가 오늘에 이르고 있다. 많은 갈등과 대립 속에서도 김대중, 노무현 정부때 1차, 2차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였지만 그 후속 조처들이 진행되지 못한 채 11년이 흘렀다. 문재인 정부들어 역사에 길이 남을 2018년 4월27일, 판문점 남쪽 평화의 집에서 제 3차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됐다. 회담 의제로는 당연히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이였다. 남북한 정상은 평화와 번영, 통일을 염원하는 온 겨레의 한결같은 지향을 담아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렸음을 우리 겨레와 전 세계에 엄숙히 천명하는 판문점 선언을 발표하였다. 판문점 선언 이후 북한도 예전과는 달리 신속하게 약속을 이행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30분 시차가 있던 남북의 시간이 같아졌고 판문점 선언 내용에 따라 북은 곧바로 군사분계선 일대의 확성기 방송을 중지하고 5월 23일부터 함경북도 풍계리 핵 실험장 갱도를 철거하는 등의 조치에 들어갔다. 세기의 회담이 될 이번 북미 정상회담의 기본 틀은 북한의 핵 포기를 포함한 한반도의 비핵화와 북한의 체제보장을 서로 맞바꾸는 형태가 될 전망이다. 북한이 핵을 완전 포기하고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맺는다면 한반도의 평화와 함께 가져올 남한의 경제적 효과도 빼놓을 수 없다. 남북이 대치하는 휴전 상태라는 불안요인 때문에 우리나라 기업은 세계 주식시장에서 비슷한 외국기업 보다 낮은 평가를 받아왔다. 회담의 성과 결과로 종전 선언이 이루어진다면 한국 기업 가치도 상승할 것이라는데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그동안 남한은 북한에 가로막혀 대륙과 육로로 연결되지 못해 바다로 우회하여 사실상 섬과 마찬가지였다. 앞으로 대륙으로 직접 연결이 가능해 진다면 그동안 포기했던 많은 경제활동을 실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우선 우리나라가 가장 취약한 에너지 안보 문제 해결에 기대가 크다. 러시아를 통해 천연가스(PNG)를 들여올 경우 해양운송에 의존하는 LNG에 비해 비용을 40%까지 절감할 수 있고 우리는 가스가격이 현재의 25%수준으로 줄어들면서 획기적인 사회경제적 비용을 절감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 철강석등 남한에서 많이 소비되는 광물의 절반 수준을 북한에서 조달한다면 연간 수백억 달러의 수입 대체효과가 생긴다. 특히 전자제품, 광학유리, 금속첨가제, 촉매제 등 첨단산업의 원재료로 사용하는 희토류의 북한 매장량은 약 5000만 톤으로 세계 최대의 규모다. 연간 3000톤 이상 필요한 우리나라 산업계가 벌써 긴장하며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 외에도 남북경제협력이 진행되면 북한의 도로와 주거시설, 항만 등 건설, 전기설비, 비료 등 식량자원의 수요가 발생해 포화상태에 있는 기업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올해 들어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부터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까지 이어진 평화의 봄기운이 가을의 결실로 맺어지길 기대해 본다. 남과 북의 하늘길이 열리고 북한의 벽이 허물어져 남북으로 관통하는 도로와 철도 연결이 추진되어 러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이어진다면 꿈의 경제 기폭제가 될 것이다. 이것이 천지개벽이 아니고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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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2018.06.04 20:04

개명 열풍

한 사람의 발자취는 고스란히 그의 이름에 남아있기 마련이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말처럼 사람은 평생 살다간 삶의 궤적을 이름에 새긴다. 하여 이 세상의 부모들은 자식이 더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열과 성을 다해 좋은 이름을 짓는다. 그런데 살다보면 뭐가 맘대로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어떤 사람은 살던 터를 옮겨보고, 명당을 찾아 조상의 묘를 이전하는가 하면, 때로는 자신의 이름을 바꾸기도 한다. 소위 개명(改名)에 나선다. 이름을 고친다는 것은 대부분 지금까지와는 다른 삶을 살아보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우리나라에서 맨 처음 노벨평화상을 받았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대표적인 경우다. 젊은 시절 그는 국회의원 선거에서 세번이나 낙선하고 첫 부인과 사별까지 하는 아픔을 겪게되는데 우연인지 몰라도 이름을 바꾸면서 팔자가 바뀐다. 김대중(金大仲)이라고 이름 끝자를 버금 중으로 썼다가 1960년 초, 지금의 金大中으로 이름을 바꿔 강원도 인제 보궐선거에서 처음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이희호 여사를 새 아내로 맞으면서 대통령까지 된다. 한 성명철학자가 金大仲은 中자에 人(사람 인)이 들어가 세로로 볼때 좌우 동형(同形)을 깼기 때문에 人자를 떼야 한다고 해서 개명했다고 한다. 안응칠에서 안중근으로, 김창수는 김구로, 김봉남은 앙드레 김으로 개명하면서 훗날 크게 이름을 떨치게 된다. 혁명가인 러시아의 레닌이나 베트남의 호찌민 등은 쫓기는 신세여서 수십, 수백개의 가명이 있었는데 역사에 남긴 이름은 역시 본명이 아니다. 집안 어른들은 동의하지 않겠지만, 개명이 쉬워지면서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개명 열풍이 불고 있다고 한다. 개명하는게 어디 사람뿐이랴. 주한미군을 지휘하는 미국 태평양사령부의 명칭이 최근 인도태평양사령부로 공식 변경됐는데 이는 거대 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전략을 추진중인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의미다. 그런가하면 한국의 정당사는 한마디로 작명의 역사라고 할만하다. 이번 선거에 나온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얼핏봐도 15개나 된다. 좋은 이름을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본질적인 것은 정당이나 후보의 가치관과 실행력이다. 그리고 후보가 살아온 삶의 궤적이다. /위병기 문화사업국장 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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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병기
  • 2018.06.04 20:04

선거와 문화다양성

▲ 정정숙 전주문화재단 대표이사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6월 13일을 앞두고 있어 길거리가 활력이 넘친다. 한편 소음 때문에 괴롭다는 분들도 있다. 피곤할 때는 소음이 더욱 힘겹다. 이 소음이 전국의 공간에서 6월 12일이라는 시간까지는 지속될 것이므로 공간과 시간의 양 측면에서 견디는 경험이 축적될 기회이다. 오히려 소음이라는 현상에 시선을 두기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이나 취미활동 쪽으로 신속히 방향을 전환해 듣거나 보거나 뭔가 하는 것이 현명한 대응일 수 있겠다. 후보들은 시민들에게 자신을 지지해주기를 호소한다. 자신의 경력 중 장점 그리고 정책 공약을 타 후보와 차별화해 제시한다. 경력 중의 장점은 선명한 편이지만 정책 공약은 미래에 대한 약속이므로 그 근거나 공약의 준수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불명확하고 자기중심적인장담에 가깝다. 그래서 정책 공약에 대한 유권자들의 판단은 후보자의 논리적 설득력뿐 아니라, 후보자가 보여주는 확신에 찬 태도나 신념에 의존하기도 한다. 하지만 후보자가 가진 신념은 객관적이고 진정한 안목을 지닌 시민들과 소통과 공유 되지 않을 경우, 스스로 거는 최면에 그칠 수도 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신념은 그 시대와 공간의 제도가 허락하는 범위 안에서 선택되는 것이고, 유권자의 공통적인 희망사항과 맞닿을 때 이해되며, 특히 자신의 이익에 기반 하지 않은 모양새이지만 실은 자신의 이익에 기초하는 예측성 명제들이기 때문이다. 일자리 증가나 국가예산 증액 등의 공약 수단과 신념은 시민으로 하여금 풍요에의 접근과 행복의 증진이라는 미래의 열매를 기대하게 한다. 결국 이런 꿈들을 현실화 시킬 수 있다고 믿는 후보자 자신을 선택하여 주기를 원하고, 선택 받으면 해당 임기 동안 자신의 정치적 힘을 행사할 것이다. 그리고 그 권력은 합의된 선거제도로 보장한다. 현재 선거운동을 보면 공약이 크게 다르지 않듯이, 문화적으로 다양한 표현이 나타나지 않는다. 이름이 적혀 있는 현수막과 명함, 정당 이름과 번호와 후보자 이름으로 장식된 소형 트럭의 확성기와 간혹 소형 트럭에 서 있는 후보자들, 교차로에서 율동을 하는 선거운동원들의 모습에서 성별, 연령별, 분야별, 지역별 표현의 다양성을 발견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그들의 획일적인 노동에 안쓰러운 마음이 들 때도 있다. 어찌 보면 정치적인 의정과 행정활동이라고 하는 기능적 혹은 전문적 탁월성을 중시하는 분야에서 문화다양성을 논의하는 것이 부적절해보일 수 있다. 그렇지만 모든 부서가 인간과 인권중시, 과정과 소통중시, 관계와 지속성 중시, 예술과 놀이와 휴식을 중시하는 문화적 부서가 되는 날을 꿈꾸는 문화계의 입장에서는 선거에서도 문화다양성이 발현되기를 바란다. 짧은 선거운동 기간이라는 한계 상황에서 효과적인 지지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가장 효율적이라고 여겨지는 선거운동 방식으로 획일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대목에서조차 다양한 표현과 행동 방식이 자연스럽게 여겨지고 펼쳐지는 선거운동의 풍경을 기대한다. 오전에는 선진국 버스기사였다가 오후에는 개발도상국, 저녁에는 후진국 기사가 된다는 허혁 작가의 나는 그냥 버스기사입니다라는 책에서 볼 수 있듯이, 이번 선거 결과 우리 시민들이 오전에는 선진국 시민이었다가 오후에는 개발도상국, 저녁에는 후진국 시민이 되지 않고, 늘 선진국 시민으로 생활할 수 있는 사회가 앞당겨지기를 바란다. 버스기사들, 정치인들, 회사원들, 농민들, 교사들, 청년 직업 대기자들, 학생들 너나 할 것 없이 선진국에서 선진국 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는 날을 기다린다. 나의 이웃들이 이 선거기간 동안에 무례한 상황에 놓이지 않는 선진국 시민으로 생활하도록 나는 나의 의무를 충실히 행하고 예를 갖출 수 있을까. 그리고 일과 삶의 균형을 찾을 수 있을까. 자문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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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6.04 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