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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에서 기차타고,도라산역에서 음악회를.” 평소엔 가기 어려운 민통선 지역을 둘러보고 음악회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나왔다. 광복 60주년을 맞이해 18∼19일 도라산역에서 열리는 ‘사랑의 피리 보내기-통일열차음악회’다. 이번 음악회는 음악교류를 통해 문화적 동질감을 회복하고 나아가 통일의 기반을 만들자는 취지로 지난 5월 설립된 남북음악교류재단의 첫번째 행사. 행사 취지에 맞게 남측의 최북단역이자 남북 화해의 기념비적인 장소,그리고 남북통일이 되면 유라시아를 횡단할 열차의 출발역이 될 도라산역에서 공연이 열린다. 18일에는 KBS 혼 수석 이석준 등 9명의 국내 정상급 솔리스트들로 구성된 게누인 앙상블,콘트라베이스 4중주팀인 앙상블 도미넌트,늘푸른 소년소녀합창단이 출연하고 19일에는 색소폰 4중주팀인 서울 섹소폰 콰르텟,소프라노 오은경,피아니스트 임미정 등이 무대에 오른다. 북한산 스톡하우젠 피아노가 선보일 이번 공연에는 귀에 익은 클래식 명곡 외에도 평소에 접하기 힘든 북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음악회는 음악 교육용 자재나 도구 등 초보적인 악기를 구하기 어려운 북한 어린이들을 위한 피리 보내기 기금 모금을 함께 진행하게 된다.남북음악교류재단 관계자는 “이번 통일열차음악회는 우리 아이들에게 생생한 분단의 아픔을 경험하는 동시에 평화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며 “수익은 북한의 아이들에게 피리를 보내는 데 쓰일 것”이라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서울역에서 열차를 타고 도라산역으로 이동,그곳에서 통일열차 음악회를 관람하고 임진각을 관광한 후 다시 돌아오게 된다. 참가비는 3만3000원(02-706-1481∼2)
생방송 중 출연자가 성기를 노출한 MBC ‘음악캠프’와 며느리가 시어머니의 뺨을 때리는 장면을 내보낸 KBS ‘올드미스 다이어리’에 대해 11일 방송위원회가 최고 수준의 제재를 의결했다.방송위원회는 이날 오후 전체회의를 통해 지난 8일 연예오락심의위원회가 건의한 제재내용인 시청자에 대한 사과,해당 방송프로그램(‘생방송 음악캠프’ 7월30일 방송분,‘올드미스 다이어리’ 7월27 방송분)중지,해당 방송프로그램의 관계자에 대한 징계 등 3개 조항을 모두 원안대로 통과시켰다.이밖에도 방송위는 MBC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이 6월29일 방송분에서 여주인공(김선아)이 주먹을 사용해 욕하는 장면을 내보낸 데 대해 ‘방송심의에관한규정 제26조’(품위유지) 제 1,2항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권고’ 조치를 내기리로 했다. 또 모유와 관련해 진행자가 부적절한 발언을 한 7월 20일 KBS 2FM ‘황정민의 FM 대행진’에 대해서도 같은 조항을 적용해 권고 조치를 내렸다. 한편 KBS,MBC,SBS 등 지상파 3사는 이날 최근 잇따른 방송사고에 대해 공동 명의로 사과문을 발표했다. 3사는 ‘책임을 통감하며 방송의 공익성을 더욱 강화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최근 일부 방송 프로그램의 불미스러운 사태로 사회적 파문을 일으킨 데 대해 큰 책임을 느낀다”며 자체 심의 시스템 정비,프로그램 사전 모니터 기능 강화,생방송 돌발 사고 예방 장치 마련 등 제도적 장치를 방송사 자체적으로 갖춰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모처럼의 외출이었다. 8개월된 예쁜 딸 ‘하나’와 함께 나온 타키자와 노리오키씨(34, 호원대 강사)는 끊임없이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타키자와씨는 한국에 온지 햇수로 6년이 됐다. 동경출신으로 치바대학에서 한국사를 전공한 그는 대학간 교류를 맺고 있는 전북대에 1년기간 외국인장학연구생으로 전주에 왔다가 아예 정착해 버렸다. 붙박이 직장도 없는 ‘정착’이 불안하기는 하지만 전주에 온 그해 가을 일본어를 전공한 아내를 소개받고 이듬해 결혼한 그는 아직까지는 일본으로 돌아갈 별다른 계획이 없다. “여건이 되면 전공분야의 연구를 지속하고 싶다”는 것이 그가 지금 갖고 있는 계획의 전부다. 전공은 한국사. 그중에서도 조선시대 사대사상에 관한 것이다. 그는 연구자답게 모든 대상에 대해 객관적이다. 한국과 일본의 관계에 대한 시각도 다르지 않다. “독도문제가 터졌을때 조금 걱정했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주위에서는 저의 입장을 물어오는 경우가 거의 없었어요. 한편으로는 다행이다고 생각했지만 한번쯤은 생각을 교류하고도 싶었는데 그런 기회가 없었죠.” 택시를 타거나 물건을 살때 불편한 눈길이나, 곤혹스럽고 반감이 담긴 질문을 받기도 하지만 한국인들로서는 당연한 태도라고 생각하면 그리 섭섭할 것도 없다고 말한다.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서로 다른 입장에서는 역사적 해석이 다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이러한 상황을 서로 이해하고 존중하는 일이 아닐까 싶어요”일본인들에게 한국은 피하고 싶은 존재일 수 밖에 없다는 그는 한국사를 전공하는 바람에 일본인 친구로부터 절교를 당하기도 했다. 서로의 역사관이 다르므로 섭섭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그는 한국인 친구가 많다. 한편으로는 얄미울정도로 객관적인 그의 한일관계에 대한 입장에도 불구하고 그를 좋아하는 지인들이 많은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공적인 일에 그는 망설이지 않고 나서기 때문이다. 2001년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가 주최한 국제학술대회에서도 거의 자원봉사로 밤잠 설쳐가며 통역과 번역을 맡았던 그의 활동은 돋보였다. 매사에 객관적인 그는 일본에 불고 있는 한류열풍에 대해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한류의 실체가 진정으로 한국적인 것이 아니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국의 드라마를 통해 한국을 이해한다는 것은 위험한 일이예요. 한국 배우들이나 드라마에만 열광하는 일본인들의 정서에도 문제가 있지만 중요한 것은 한국의 실체가 담겨있지 않은 한류는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진정한 한국문화가 담긴 한류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는 그는 결코 한국에 맹목적인 호의를 보이지 않는다. 대신 진정한 비판에도 인색하지 않다.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그의 진정성을 의심할 수 없는 이유다.
일제 36년의 그늘은 광복 60년의 오늘에까지 우리사회 곳곳에 길게 드리우고 있다. 그 그늘에 이른바 '일본인 처'로 불리우는, 일제 식민지시절 한국남자와 결혼한 일본 여자들도 포함돼 있다. 뿌리깊은 반일감정속에 이들 일본인 처들의 한국에서의 삶은 비참했다. 한국과 일본 어느 쪽에서도 자국민 보호를 받지 못한 채 숨죽여 살아야 했기 때문이다.스가노 토모코 할머니(83, 익산시 송학동)도 그중 한 분이다. 일본의 패망과 함께 20대 초반의 나이에 한국 남편을 따라 현해탄을 거너온 할머니는 몸과 마음 모두 병들어 이제 기저귀를 차고 기억마저 오락가락하는 나이가 됐다. 할머니의 불행은 와세다 대학에 유학온 남편 김모씨(작고)를 만나면서 시작됐다. 남편의 하숙집 딸이었던 할머니는 아이를 가진 뒤 집에서 쫓겨났고, 광복 직후 남편을 따라 남편의 고향인 부안군 동진면 시댁으로 오게 됐다. 그러나 남편만을 믿고 따라온 한국에는 남편의 아내와 그 사이 두 아이가 있었다. “일본인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손가락질을 받는 분위기속에 말도 못하고 문화도 다른 상황에서 어느 누가 어머니의 고통을 이해했겠습니까.”막내딸 김효숙씨(47)는 10년전 중풍으로 쓰러진 뒤 기억력 등을 모두 잃어버린 어머니가 같은 여자로서 너무 불쌍하다고 연신 되뇌였다. 아버지는 물론, 철없던 시절 자신을 포함한 자식들 마저 어머니의 편이 되지 못했다. 아버지만이 유일한 대화 상대였으나 아버지 역시 일본인 처를 부끄럽게 여겨서인지 어머니를 가두어놓다시피 했단다.그나마 20년간 함께 살던 남편마저 세상을 뜬 뒤 할머니의 삶은 더 고단해졌다. 서울과 전주 등에서 식모살이·날품팔이 등으로 겨우 생계를 이어야 했다. 모진 세월을 겪어온 할머니에게 일본 가족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일본대사관에서 90년도 일본인 처를 대상으로 고국방문을 주선한 것이다. 그러나 일본의 오빠 2명은 이미 죽은 동생으로 여기고 있었으며, 요양원에 있는 언니와는 말도 통하지 않아 서로를 알아보지도 못했다. 60년 세월은 혈육마저 멀찌감치 갈라놓았다. 일본인 처로서의 할머니 비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한국에 호적이 없을 뿐아니라 주민등록증도 없다. 60년간 사람은 있어도 사람으로서 전혀 인정을 받지 못한 셈이다. 물론 5명의 자녀 역시 자신의 호적에 올리지 못했다. 기초생활수급권 혜택은 고사하고 의료보험혜택마저 받지 못한다. 자신이 죽으면 바다에 태워 일본 고향에 묻게 해달라고 줄곧 말해왔으나 외국인등록증 하나로 살고 있는 터에 화장이나 제대로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딸 효숙씨는 안타까워 했다.“온갖 수모와 학대들을 가슴에 묻은 어머니는 ‘가슴엣피’ 로 고생했고, 옛날 생각을 하며 지금도 한 번씩 혼자 눈물을 짓습니다. ”“난 나쁜 짓도 안했는 데 왜 욕하느냐”는 말을 입에 달고 산 어머니가 즐겨 부르는 노래도 '가슴 아프게'여서 효숙씨는 너무 마음이 아프단다. 한국과 일본 어느쪽에도 속하지 못한 일본인 처들의 어려운 삶과 스가노 할머니 이야기는 올 3월 MBC 시사프로그램을 통해 방영돼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리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 80대 이상 고령의 약자인 데다 일본에 대한 감정이 겹쳐 일본인 처들은 역사의 아픔으로만 기억되고 있을 뿐이다.
“지금 불이농촌은 도시속에 갇혀 있지만 쌀생산의 기능이 아니고도 환경보존이나 홍수조절, 경관 등 시대마다 그 기능과 역할이 분명했습니다. 전북대 소순열교수(50, 농업경제학)는 ‘불이농촌’을 우리 역사의 상징적인 공간으로 꼽는다. 광복 60년을 맞는 오늘에도 도처에 남아있는 일본의 잔재, 그러나 그것의 청산과 보존의 경계는 여전히 분명하지 않다. 소교수는 “식민지 역사는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극복되어야 하는 대상”이라고 말한다. “침략의 역사라해서 없애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지요. 우리가 역사를 기억하는 이유는 그것을 극복하기 위함입니다. 치욕적인 식민지 역사라한다면 더욱 그래야하지 않을까요?” 그의 논리는 지피지기(知彼知己)다. 제대로 알아야 극복할 수 있다는 그의 주장 속에는 식민지시대 농업사를 연구해온 연구자로서의 자성이 담겨있다. 그는 불이농촌의 존재와 의미를 가장 적극적으로 연구하고 확산시켜온 몇 안되는 연구자 중의 한사람이다. 이민사나 금융기관사 등 단편적인 논문이 발표된 것 말고는 변변한 연구논문 한편 발표 되지 못했던 ‘불이농촌’을 그는 1990년대 말부터 본격적인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100년에 가까운 시간적 공간속에서 불이농촌이 어떻게 생성되고 어떤 발전과 쇠퇴의 과정을 거쳐서 오늘에 이르게 되었는가를 경제적 사회적 측면에서 조명하는 작업이다. 이 과정에서 그는 지역사 연구의 한계를 절감해야 했다. “지역의 역사와 문화에 자긍심을 갖는 것은 필요하지만 지나치게 자만하거나 과도한 자긍심을 내세우다보면 정작 역사적 실체를 들여다보지 못하게 되는 우를 범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일제시대의 역사도 마찬가지다. 식민지 국민으로서의 억울함, 분노에만 지나치게 매달리다보면 역사적 실체에 접근하기 어렵고, 끝내는 일본을 극복하는 지혜로운 방식에 눈뜨지 못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영춘가옥만해도 일제때 일본인 대지주 구마모토가 살았던 곳입니다. 그런데 이영춘가옥으로 이름을 내세우고 있죠. 식민지 청산은 그런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구마모토를 기억하고 있을때 우리는 비로소 역사를 잊지 않고 그 시대를 기억하며 극복하려는 의지를 가질 수 있습니다.”무더운 여름 한나절, 소교수는 ‘불이농촌’곳곳을 답사하며 이렇게 이야기했다. “불이농촌은 군산이라는 도시의 배후지로서 그 기능이 특별합니다. 왜 일본이 이 땅을 쌀생산 기지로 주목했는가, 왜 일본인 이주정책의 대상지로 삼았는가를 읽어내야 해요. 군산은 전북의 미래입니다. 불이농촌이 새로워진 시대적 배경속에서 더 긴밀하게 연구되고 해석되어야하는 이유지요.”불이농촌, 일제 치욕의 역사 군산 미성동전주 호남고속도로 분기점 부근에서 새롭게 난 산업도로로 달리면 군산공항으로 이르는 길은 더 가까워져 있다. 전주 시내를 벗어나 불과 30여분. 군산시 미성동으로 빠지면 군산 공항쪽으로 넓게 펼쳐진 들판을 만난다. 도심을 크게 벗어나지 않고도 만날 수 있는 초록 들판은 눈부시다. 군산 시내쪽에서 보자면 들판은 군산의 경계를 넘어가는 통로지만, 반대편에서 보면 그 들판은 군산으로 들어서는 경계의 관문이 된다. 군산산업공단과 어깨를 이어 들어서기 시작한 아파트 단지의 딱딱한 시멘트 도시 이미지는 계절마다 새로워지는 이 너른 들판 덕분에 비로소 숨을 쉴 수 있다. 군산시의 서쪽을 넉넉하게 감싸 안은 땅. 행정구역상으로는 미성동이란 새 이름을 얻었지만 이 들판의 제 이름은 ‘불이농촌’이다. 사람의 의지로 바닷물을 막아 얻은 간척의 이 땅은 일본 식민정책의 침략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옥구저수지를 끼고 앞뒤로 뻗어있는 이 들판의 넓이만도 3000ha. 일본의 식민정책이 절정에 이르렀던 1920년대, 토지 침탈을 위해 벌였던 간척사업으로 조성된 땅이다. 군산의 배후지로서 그 기능과 역할이 고유한 ‘불이농촌’이 치욕적인 식민지 시대 역사의 산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오늘 일본이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새삼 다시 묻게 한다. ‘불이농촌’은 일본의 조선 토지침탈의 한방법으로 추진되었던 간척사업으로 이루어졌다. 일본의 적극적인 식민정책의 한 통로였던 셈이다. 일본의 간척사업은 1920년대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이 사업으로 30년대 중반에 이르러서는 조선안의 7만정보에 이르는 땅이 간척되었다. 전북권 안에서는 군산의 불이농촌과 김제 광활이 일본 간척사업의 성공적인 결실로 꼽힌다. 특히 불이농촌은 일본에게 매우 상징적인 땅이었다. 당시 식량문제와 빈농구제 등의 사회 문제가 심각했던 일본이 선택한 것은 이주정책. 식민지인 조선은 일본인들을 이주시키는데 가장 적합한 대상이었다. 그리고 이주정책의 상징적인 공간으로 추진했던 땅이 곧 ‘불이농촌’이었다. ‘불이농촌’을 간척한 주체는 불이흥업주식회사(不二農村興業株式會社). 이 회사는 1914년 조선의 수리시설을 정착시켜 일본에서는 조선의 수리왕으로 평가받는 후지이(藤井寬太郞)가 만들었다.불이흥업주식회사는 1920년 군산에서 4km 정도 떨어져 있는 이 일대의 간척사업을 시작했다. 당시에는 바닷물이 닿는 갯벌이었지만 지형적 자연적 여건이 좋아 간척지로 개발하기에는 천혜의 여건을 갖추고 있었다. 당시 소요된 사업비는 224만 3천원. 대부분의 자금이 일본정부로부터 지원되었다. 불이농촌은 사업을 시작한 3년 뒤인 1923년 마무리되었다. 이듬해부터 일본인 이주자들이 찾아들었다. 대부분이 일본의 하층민들이었다. 불이흥업주식회사는 당시 직접모집의 형식으로 이민자들을 끌어들였지만 내무성을 거쳐 일본안의 각 부와 현에 의뢰하는 절차를 거쳤기 때문에 실제로는 일본 이민정책의 통로가 되었다. 이곳에 이주해온 일본인은 모두 340여호. 1924년부터 26년까지의 초반기에 110호가, 25년부터 시작된 2기에 96호, 27년부터 34년까지의 3기에 135호가 각각 이주했다. 이주해오는 일본인들은 출신지별로 마을을 이루어 불이농촌 안에는 히로시마촌, 미나미사가촌, 나라촌, 나가사끼촌 등 일본 각 지역의 이름을 붙인 마을이 생겨났다. 불이농촌 안의 ‘열대자’는 오늘에도 그 모습이 비교적 고스란히 남아 있는 마을. 주택의 모습이 달라졌을뿐 수로나 주택의 배치는 거의가 일본 이주민들이 살았던 당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열대자 마을을 따라 들어가다 다시 돌아나오는 길. 구름이 떼지어 낮게 드리워진 어두운 하늘 밑에 도시에 잇대어 펼쳐진 들판이 더 넓게 보인다. 일본이 자신들의 이상향 농촌을 꿈꾸며 간척했던 땅, 불이농촌. 거기 식민지 역사가 있다.
장형철(44)씨는 발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발을 가장 아끼고 꾸준히 관찰하며 열심히 매만진다. 그가 생각하는 발은 인체의 주춧돌이다. 발을 잘 관리하는 것이 곧 몸을 두루 살피는 일이다. 그의 발에 대한 남다른 관심은 10여년전으로 거스른다. 세살때 소아마비를 앓았다. 발의 균형이 맞지 않아 피로를 빨리 느꼈다. 발 마사지를 접했다. 몸이 가뿐해지는 것을 느꼈다. 하던일을 접고 발관리 공부를 시작했다. 5년여 동안 발 관리 지식과 기술을 익히는데 집중했다. 발 반사요법을 기초로 한 발마사지와 변형을 교정하는 특수발관리, 발질환을 운동요법으로 치료하는 발질환관리까지 모두 정복했다. 중국 발 마사지비법을 전수받기 위해 상해도 다녀왔다.웬만큼 수준이 올랐다고 생각했다. 99년 전주에 발 건강 클리닉을 개설했다. 1년여정도 운영했는데 반응은 좋았다. 그러나 비용때문에 고객이 많지 않았다. 후회도 됐지만 보다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대학원에 진학했다. 발 건강관리 효능을 과학적으로 입증해보고 싶었다. 발마사지와 스포츠마사지를 비교연구했는데 발마사지 효능이 뛰어난 것으로 결론이 맺어졌다. 발 건강관리에 더욱 매력을 느꼈다.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하고 싶었다. 본격적으로 발관리 전령사로 나섰다. 여성회관과 대학평생교육원 백화점문화센터 등지에서 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10여년 발 관리 공력동안 얻은게 많다. 건강을 찾았다. 쉬 피로를 느꼈던 발도 편안해졌고 가끔 괴롭혔던 부정맥도 치유됐다고 믿는다. 또 마음이 예쁜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발을 만지는 사람들은 사랑을 베푸는 사람들이다. 이타적 마음을 갖추지 못한 이들은 발관리를 하지 않는다. 그의 꿈은 발이 예쁜 사람들의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지압보도도 놓고 싶고 발이 편안한 특수신발도 보급하고 싶다. 또 발마사지가 대중화되도록 체계적인 교육시스템도 갖추고 싶다. 수강생들과 함께 결성한 전북발건강연구회 봉사활동도 보다 활성화하고 싶다. 발에서 시작한 그의 관심은 이제 귀와 머리까지 올라섰다. 보다 정확한 건강관리를 위해서다. 건강관리사가 알려주는 발 관리법건강한 발은 예쁜 발이라고 한다. 변형이 없어야 하며 모양도 가지런해야 한다. 발에 이상이 생기는 것은 신발 등 외부요인에 의한 것 일 수도 있지만 장기가 반사되는 곳이므로 잘 관리해야 한다. 발에 변형이 오면 해당장기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건강한 발 예쁜 발에 대한 모든 것을 알아보았다. 발에 이물질이 생기면 바로 제거해야 한다. 굳은살이나 티눈 등이 생기는 것은 잘 맞지 않는 신발 때문일 수도 있지만 관련 장기가 좋지 않아서일 수도 있다. 신발때문이더라도 장기에 영향을 미칠수 있기때문에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 각질이나 갈라짐이 많은 뒷꿈치도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각질은 마른상태에서 버퍼 등을 이용해 제거해야 한다. 발 전용크림으로 꾸준히 관리해주는 것도 필요하다. 발 전용크림은 바디로션보다 지방분이 많은데 직접 만들어 사용할 수도 있다. 일반로션에 동백크림을 섞어 사용해도 무방하다.발톱무좀도 관리하면 치료된다. 꾸준히 갈아내고 발 마사지등을 통해 혈액순환을 촉진하면 치유될 수 있다.발관리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잘 씻는 것이다. 발가락 사이사이를 깨끗이 씻고 잘 말리는 것이 필수다.신발도 매우 중요한 요소다. 신발을 구입할때는 오후 3시이후가 좋고, 발가락이 가지런히 모아지며 아프지 않고 약간 여유가 있어야 한다. 굽은 3㎝미만이 적당하다. 3㎝가 넘으면 골반과 허리 경추까지 무리가 온다. 하이힐은 족지건막염을 유발할 수 있으며, 통굽은 발의 근육과 인대에 변형을 초래할 수 있다. 지나치게 큰 신발도 발가락변형을 일으킨다.손쉽게 하는 발 마사지발반사 위치만 알면 간단한 발 자극만으로도 건강한 생활을 누릴수 있다. 불면증이나 소화불량 딸꾹질 등 일상생활속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증상을 발 마사지로 완화시키는 요령을 소개한다. △불면증 : 수면 반사점인 발뒤꿈치 앞라인 중앙을 자극하면 효과가 있다. △소화불량 : 엄지발가락 아랫부분에서 아치 중간까지 쓸어내린다.△설사와 변비 : 아킬레스건에서 종아리아랫부분까지를 아킬레스건을 중심에 두고 양쪽을 쓸어주면 된다설사는 아래에서 위쪽으로 쓸어올리고, 변비는 위에서 아래쪽으로 쓸어내린다. 방향이 바뀌면 안된다.△딸꾹질 : 발등 가장 높은 곳을 중심으로 발안쪽과 바깥쪽을 교차로 문지른다. 이 부분이 횡경막에 해당한다.△멀미 : 발 바닥 소장위치인 발 아치에서 뒤꿈치 앞라인까지에 파스를 붙이면 효과적이다. 이 부분을 자극해도 효과가 있는데 지속적인 자극이 필요하다.△신장기능강화 : 발바닥 팔(八)자로 갈라지는 부분 아래쪽을 자극하면 도움이 된다.
사람이 60세까지 평균적으로 걷는 양은 지구 네바퀴. 걸을때마다 발에 체중의 3∼4배가 실린다고 한다. 이렇게 시달린 탓인지 어르신들의 발은 비틀어지고 울퉁불퉁하다.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이런 모난 발에 손을 내민 이들이 있다. 전주시 여성일자리사업 발 관리사 수료생들이다. 지난 4월 진행된 전주시 여성일자리창출 지원사업 발 관리사 교육(강사·김모영)에는 40명의 여성이 참여했다. 대부분 취업을 목적으로 했지만 자원봉사를 위해 교육을 받는 이들도 있다. 한달여 강습이 끝나자 수료생들은 배운 기술을 이웃에 나누자고 뜻을 모았다. 발마사지 봉사활동은 그렇게 시작됐다. 처음에는 장소를 마련해 놓고 어르신을 모셨다. 그러나 잘 알려지지 않은 탓인지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지 않았다. 그러던중 완산구청에서 태평동의 자모경로당을 소개해줬다. 이달초 수료생들은 처음 경로당을 찾았다. 낯선 이들에게 발을 맡긴다는 게 민망할텐데도 할머니들은 편하게 발을 내밀었다. 한 할머니는 “요즘 노인네들 발을 누가 만지나. 자식들도 안 만지려 한다”며 고마움과 미안함을 감추지 못했다. 마사지를 마치자 할머니들은 너무 고맙다며 자식같은 수료생들에 90도로 인사 했다. 봉사자들은 “너무 고마워 하시니 오히려 민망하고 부끄러웠다”며 “기뻐하시는 할머니들을 보니 감동이 너무 컸다”고 말했다. 이들은 할머니들과 격주로 만나기로 약속을 했다. 수료생과 함께 봉사활동을 하는 강사 김모영씨는 “제자들이 따뜻한 일을 벌이니 가르치는 일보다 더 큰 보람을 느낀다”며 뿌듯해했다. 수료생들이 매우 적극적이어서 앞으로 발마사지 봉사를 더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배운 것을 더 큰 사랑으로 베푸는 사람들. 이들의 손길은 할머니들의 발 뿐만이 아니라 그들의 외로움까지 어루만지는 사랑의 마음이다.
옛부터 새신랑의 발바닥을 북어나 방망이로 두드렸던 것은 색시를 빼앗아 간다고 미워서 때리는 것이 아니었다. 첫날밤에 힘 좀 쓰도록 발바닥의 용천혈을 자극했던 것. 발바닥을 자극해 기를 통하게 하는 것은 노폐물을 배설하는 신장 기능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남자의 정력샘과 여자의 수택 능력을 좋게 하는, 우리 조상들의 지혜였다.발 자체에 인체의 오장육부 있어 우석대학교 전주한방병원 김정연 재활의학과장(38)은 “발을 알면 건강이 보인다”고 말했다. “한의학에서 모든 오장육부의 수혈(침의 혈자리)은 무릎 이하 팔꿈치 이하에 있다고 봅니다. 발바닥을 풀어줌으로써 장기의 긴장을 이완시키고 기혈의 순환을 원활하게 해 줄 수 있죠.”수혈이 가장 많이 분포되어 있는 곳은 손과 발. 그러나 수지침과 달리 발바닥에는 침을 놓치않는 이유가 있다. 발바닥 침은 죽은 송장도 일어나게 할 정도로 아파 발에 침을 놓아야 할 경우 주로 발등 쪽에 많이 한다. 김과장은 “발 자체에 인체의 오장육부가 있다고 보기 때문에 특별한 기술 없이 발을 만지고 주무르는 것도 건강에 효과적이다”고 설명했다. 각질은 발의 스트레스가 쌓인 것소금이나 페퍼민트를 넣은 물에 발을 담그는 족탕은 발의 피로를 풀어주는데 좋으며, 각질은 결국 발의 스트레스가 쌓인 것이기 때문에 수시로 제거해 줘야 한다.“신발이 예뻐질 수록 우리 발 건강은 더 나빠지는 것 같아요. 족부 압력을 측정해 발에 힘이 균등하게 실리도록 만든 의료용 깔창이 도움이 되지만 값이 비싸지요. 일상 생활에서는 신발 굽만 조심해도 발 건강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얇은 끈만이 발을 감싸거나 지나치게 높거나 가는 굽은 보는 사람조차 위태롭다. 발바닥 힘의 균형을 위해서는 3∼5㎝의 굽이 적당하지만, 무엇보다 굽의 소재가 중요하다. 걸을 때 ‘또각또각’ 소리가 나는 것보다 소리가 나지 않을 정도로 부드러운 소재의 것이 좋다. 김과장은 “그러나 요즘 유행하는 젤리슈즈는 굽이 거의 없어 쿠션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며 “한 때 유행했던 통굽이 발목에 부담을 줬다면, 젤리슈즈는 당장 신을 때 편하지만 장시간 신고 걸었을때 발바닥이 아플 것”이라고 주의를 줬다.신발은 발모양과 비슷한 것 선택“신발을 고를 때 자신의 발 모양과 비슷한 것을 고르세요. 엄지발가락이 밖으로 휘는 여성들의 무지외반증은 하이힐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어요. 발 볼이 넓으면 넓은 신발로, 볼이 좁으면 좁은 신발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평발, 당뇨발, 발가락 변형, 무지외반증, 굳은살 등 발에는 다양한 병이 있지만, 그동안 관심을 받지 못한 채 방치됐었다고 말하는 김과장은 “의료계 내에서도 발을 전문으로 하는 곳이 많지 않다고 해서 발 건강을 정형외과적 접근만 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우리의 몸을 지탱해 주는 발. 평균 60㎏의 무게를 하루 종일 들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 고생의 정도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김과장은 기회가 닿는다면 전문기관을 찾아 족압을 측정하고 보행을 분석해 평소 자신의 걸음걸이와 발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기를 당부했다.내 발은 어떤 상태?오래 신은 신발을 보면 내 발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신발 밑창 안쪽이 닳았을 때=평발일 가능성이 높으며, 교정이 필요한 상태다.△ 신발의 윗부분에 주름이 질 때=신발이 너무 작거나 발가락에 변형이 있는 경우.△ 신발 밑창의 바깥쪽이 닳았을 때=발을 벌려 걷거나 발의 형태가 바깥쪽으로 쏠려있는 상태다. 걸음걸이 교정 필요.△ 신발 안쪽이 튀어나온 경우=너무 좁은 신발을 신거나 엄지발가락이 휘어진 경우. △ 신발 앞이 닳은 경우=신발 앞이 너무 낮은 경우.
명창이 들려주는 판소리이야기12일 오후 7시30분 전통문화센터전통문화센터 개관 3주년 기념 해설이 있는 판소리무대로 명창이 소리뿐 아니라 직접 해설까지 맡는다.중요무형문화재 수궁가 보유자 조통달명창이 무대에 선다. 조명창은 박초월 임방울 박귀희 김동준 등 당대 최고의 명창에게 춘향가 흥보가 심청가 수궁가 적벽가를 사사했으며, 송만갑제 동편제 맥을 잇는 적자로 평가받고 있다.눈으로 듣는 클래식 13일 오후7시30분 소리전당 연지홀인터넷포탈사이트 네이버가 마련하는 청소년음악회. 음악과 마임 회화 영화가 만나는 이색 클래식음악회다. 국내외에서 활발한 연주 활동을 벌이고 있는 전문 연주자 11명이 악기와 연주곡 등에 대해 설명하며, 마임도 함께 무대에 오른다. 또 음악과 관련한 시대별 회화, 건축물, 영화 등을 보여주는 등 청소년들에 '어려운' 클래식을 '쉽게' 이해하고 즐길수 있도록 안내한다. 초등학생부터 참여할 수 있으며, 공연 수익금은 월드비전에 기부한다.전라도의 예인들 13일 오후7시30분 전통문화센터전통문화센터가 기획한 기악명인들의 무대. 김일구 김무길 강정열 심상남명인이 초대됐다.김일구명인은 '김일구류 아쟁산조'를, 김무길명인은 ‘한갑득류 거문고산조', 강정열명인은 '단가와 심청가 가야금병창'을, 심상남명인은 '한범수류 대금산조'를 들려준다. 한옥체험관 토요사랑방13일 오후8시 한옥체험관 마임이스트 이두성씨가 초대됐다. 공연에서는 '새 새 새' '아버지와 나' '휴지' '허수아비' '꽃씨'등을 공연한다. 특히 '새 새 새'는 94년 발표 후 지금까지 국내외 여러 축제에 초청되어온 작품이다. 몇 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됐으며 각각의 모티브는 자유를 상징하는 새다. 이두성씨는 한국마임협의회 부장이며, 국민대와 연극원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소리문화전당 최경식씨가 진행한다.일요풍류한마당 ‘두드락’ 14일 오후7시 전통문화센터 놀이마당전통문화센터 일요풍류한마당 타악초청 두번째 무대. 타악연주와 춤 마임 드라마 등이 종합적으로 결합된 비트 퍼포먼스 공연을 펼치는 두드락이 공연한다. 이 단체는 소리의 시각화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두드락은 전통과 현대타악을 혼합한 리듬&댄스파노라마, 리듬파이트, 가위손, 코리아환타지 등을 연주한다.
△ 그림으로 읽는 지구촌 이야기9월25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하마다시 세계어린이미술관에 소장된 30개국 어린이의 작품 410여점을 초대했다. 지구촌의 다양한 문화환경 속에서 살고있는 어린이들의 꿈과 체험을 자유롭고 독특한 표현방식으로 만날 수 있다. 063) 222-0097△ 이봉헌 개인전17일부터 26일까지 전주 서신갤러리. 서신갤러리 젊은시각전 두번째 기획. 한국화를 전공한 이봉헌의 첫번째 개인전은 다양한 실험과 함께 전통 수묵화의 발묵과 필력이 느껴진다. 063) 255-1653△ 안순금 개인전18일부터 30일까지 우진문화공간. 안순금의 세번째 개인전 ‘산, 나무 그리고 일상’. 한국화가가 서양화를 공부하고 펼쳐낸 성과물이라는 점에서 한국화의 표현력을 확장했다는 평을 받고있다. 063) 272-7223 △ 유쾌한 상상, 행복한 공작소28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장. 인체의 형상과 우리 몸 속을 표현한 ‘몸 속 체험’, 작품을 온 몸으로 느껴볼 수 있는 ‘오감 체험’, 특별한 공간 ‘상상공간 체험’, 유쾌한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만화 체험’ 등 작품 속에 내재돼 있는 '유희와 놀이'의 개념을 밖으로 끌어내 유쾌한 체험전을 만들었다. 063) 270-7800 △ 다섯개의 방15일까지 전주공예품전시관 기획관. 공예 속에 한국의 삶을 담아낸 공예품전시관 여름특별기획전. 한국인의 사상과 관념이 색채로 표출된 오방색을 품은 도자, 금속, 섬유, 목, 유리 등 재질별 공예상품을 전시·판매하고 있다. 063) 285-0002
전라북도 어린이교향악단에서 단원을 추가모집한다.모집부문은 현악 바이올린 비올라 더블베이스와 관악 트럼펫 트럼본 호른 튜바 등 6명.도내 초등학교 3학년부터 중학교 2학년 재학생까지 응시할 수 있다. 단원선발은 실기 및 면접전형으로 이뤄지는데, 실기테스트는 자유선택곡으로 치러진다. 연주숙련자 및 관련분야 대회수상 경력자를 우선한다.원서는 23일 오후 1시까지 도어린이회관(전주시 덕진구 송천동1가 234-5)으로 접수하면 된다. 오디션은 23일 오후 3시 어린이회관 공연장에서 치러진다. 063)275-6709
전주공예품 전시관이 광복 60주년을 기념하는 작은 축제를 연다. 순국선열의 추모의 마음을 꽃향기에 실어보는 잔잔하면서도 고운 기념행사를 준비했다. 가족이 함께 참여해 광복의 의미도 되새기고 체험프로그램도 즐길수 있는 이색 기념잔치가 될 것 같다. 광복기념잔치는 ‘여름 꽃 향연’을 주제로 14∼15일 공예품전시관 전관에서 열린다. 꽃을 소재로한 생활문화체험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준비된다. 꽃잎부채 만들기, 꽃잎머그잔 만들기, 꽃향기 한지에 담아가기, 봉숭아잎 천연염색, 꽃잎도자기 만들기 등 꽃을 소재로 다양한 생활소품을 만들어본다. 전통놀이문화 체험마당도 열린다. 한지제기차기 가족줄다리기 보물찾기 봉숭아꽃물들이기 등 옛 추억을 되살리는 놀이마당과 놀이패우리마당의 풍물공연도 준비된다. 선물도 준비됐다. 꽃잔치에 참여하는 시민 100명에게는 소나무향이 담긴 태극기를 증정하며, 독도사랑티셔츠도 30% 할인판매한다. 063)285-0002
우석대 평생교육원에서 동양화를 공부해온 원생들이 전시회를 연다. (12일부터 18일까지 전북예술회관 2층 4실) 우석대 평생교육원 동양화 화조 인물반의 제3회 청류회전 이름으로 마련된 전시회는 원생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작업 과정에서 스스로 공부를 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다.곽춘희 김갑성 김령령 조미순 문효순 황애자 유양순 황광국씨 등이 1점씩의 작품을 출품했다.
세계무형문화유산의 만남은 곧 두 나라의 민족성이었다. 10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열린 ‘전주 판소리와 일본 전통가무극 노(能)’. 2005한·일 우정의해를 맞아 전주시와 자매도시를 맺고 있는 가나자와시와의 문화교류사업으로 마련된 특별한 만남은 왜색 짙은 노가 전통문화도시 전주에서 처음으로 선보여진 자리였다.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많은 변형을 거쳤다해도 700여년 전부터 객석과 무대를 분리하고 대사를 주고받는 등 공연예술의 양식으로 노를 발달시켜온 민족의 예술성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반복되는 구조 속에서도 탄력성 있는 음악, 좁은 보폭과 느린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의상과 가면, 틀 속에 갇혀있는 듯한 노는 화려함과 귀족적인 우아함을 동시에 지니고 있었다. 철저하게 격식을 따르는 노의 양식미를 천천히 음미해야 하는 공연장은 하늘을 뚫는 듯한 힘으로 소리를 내지르는 판소리를 가진 우리에게 낯선 풍경이었다. “여기 오신 손님도 만만세, 북 치는 고수도 만만세. 얼씨구나 절씨구∼.”그러나 우리 소리는 객석과 무대가 따로 없다. 소리꾼 한 명이 고수의 장단에 맞춰 긴 이야기를 엮어가지만, 소리꾼도 언제든지 고수에게 말을 건넬 수 있고 구경꾼이라도 흥이 나면 추임새로 거들 수 있는 융통성이 있다.이날 공연에는 1901년 설립된 가나자와 노가쿠회(能樂會)와 카가호쇼 어린이교실 전문배우들이 무대에 올라 시아미(仕舞) ‘다카사고’와 한노(半能) ‘고쵸’, ‘후나벤케이’를 공연했다. 김영자 명창은 심청가 중 ‘심봉사 눈뜨는 대목’을, 김경호 명창은 적벽가 중 ‘적벽대전 대목’을 불렀다. 노와의 만남을 통해 판소리의 세계화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할 것인지 보여주었다. 우리 소리를 처음 들었다는 일본인들의 반응은 지루하다는 것. 한국어를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그들의 귀에 들린 판소리는 무대의 변화조차 없이 소리꾼 한 사람에 긴 시간을 의지해 가는, 노에 비해 소박하며 단조로운 것으로 비춰졌던 것이다. 외국인들을 위해 아니리의 말맛을 살려 판소리를 외국어로 번역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안게됐다.노의 뿌리를 지켜가기 위해 초등학생들을 대상 ‘카가호쇼 어린이교실’을 열고있는 가나자와시의 노력도 우리와 대비됐다.소리판이 누구나 어우러질 수 있는 여유로운 곳이라면, 격식을 중요시하는 노의 무대는 배우들의 근엄한 표정처럼 긴장감 넘치는 곳이다. 한국과 일본의 민족성을 읽을 수 있다. 가깝지만 먼 나라 일본. 판소리와 노의 만남은 낯설지만 서로를 분명하게 바라볼 수 있는 계기였다.
일제강점기와 해방 이후 전국 최대 곡창지대였던 전북은 식량주권 침탈의 현장이었다. 광복 60년, ‘가장 늦은 통일을 가장 멋진 통일로’ 이뤄내자는 통일 염원을 담은 깃발이 전라도 땅 위로 나부낀다.전북민예총(회장 송만규)이 마련한 ‘제2회 민족예술제 및 2005 광복60주년 기념 전북문화제’가 18일까지 도내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쌀 수탈로 본 일제 강점기 역사를 반추하며 마음을 하나로 모아 통일로 나아가기 위한 이번 문화행사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전시. 미술분과의 ‘쌀 수탈 박물관’(17일까지 전라북도 구청사 부지), 서예분과의 ‘깃발서예전’(17일까지 덕진공원)과 ‘한민족 서예 교류전’(12∼18일 전북예술회관), 사진분과의 ‘미공개 쌀 수탈 사진전’(17일까지 덕진공원)이다. 식량주권이 침탈된 전북지역의 모습을 박물관 형식으로 담아낸 ‘쌀 수탈 박물관’은 잊혀지고 왜곡된 일제 강점기 전북지역 군량미 수탈의 유적과 시설들의 구체적 자료 등을 전시하고 작가들의 창작 예술품으로 형상화해 역사의식을 바로잡는 전시다. 31명의 작가가 참여, 봉건사회에서 지주와 민중의 갈등의 씨앗이었던 쌀 ‘봉건사회의 식량수탈’, 쌀 수탈의 흔적을 재조명한 ‘일제강점기의 식량수탈’, 개발독재시대의 식량증식의 진실 ‘경제개발’, 쌀 수입 개방에 대한 대안 ‘세계화 식량’ 등으로 구성했다. ‘한민족 서예 교류전’은 ‘붓길로 여는 통일과 상생의 문’을 주제로 한국과 북한, 일본의 조총련, 중국의 조선족 등 4개국 한민족 서예가들이 한자리에서 만난다. 한국 한국민족서예인협회, 북한 조선미술과동맹, 일본 조선문학예술가동맹, 중국 중국조선족서예가협회 등 서예를 통한 예술적 표현 보다는 조국과 조국의 말을 잊지 않기 위한 도구로 서예를 택한 이들의 조국사랑 정신을 느낄 수 있다.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전북의 쌀 수탈현장을 보여주는 ‘미공개 쌀 수탈 사진전’은 수집가 최성록씨의 원본 30여점이 최초 공개되는 것이다. 학교에서 가마니를 짜고 있는 학생들과 군산항에서 선적을 기다리는 쌀가마니, 군산 미곡검사소와 김제 동진수리조합 등 아픔의 현장들이 생생하게 되살아 난다. 군산항과 김제평야, 임피, 대야 등 사진분과 회원들이 바라본 쌀 수탈현장의 현재 모습도 전시됐다.최용부 사진분과 위원장은 “이번 전시는 우리의 상처를 들춰내 치료하기 위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복싱하면 사람들은 죽도록 치고패는 격렬한 운동으로 생각한다.영화 록키시리즈나 챔피언 등을 봐도 복서의 삶은 고단하기만 하다.따라서 복싱은 아무나 할 수 있는게 아니고 특별한 사람들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실제로 ‘헝그리(hungry) 스포츠’로 일컬어지는 복싱을 하려는 선수들은 최근들어 도내에서도 내년 감소 추세다.하지만 이는 엘리트 영역일뿐, 생활스포츠의 영역에서는 전혀 다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젊은 여성이 복싱을 하고 40대 아줌마나 50대 아저씨가 스텝을 밟고 샌드백치기에 열중하고 있다.소위 복싱 열풍이 불고 있는 것이다.도내 복싱체육관은 전주 5개소를 비롯, 익산3, 군산2, 남원 1개 등 모두 11개가 성업중이다.60, 70년대까지 호황을 누리던 복싱은 80년대 이후 저물기 시작, 90년대에는 복싱체육관을 찾기가 어려웠다.하지만 최근들어 스포츠로서 복싱을 하려는 사람들이 크게 늘면서 이에 대한 관심 또한 커지고 있다.체육관을 찾는 연령층은 20대중반부터 50대 초반까지가 폭넓게 걸쳐 있다.도내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전주복싱체육관(관장 임성인)을 찾아봤다.국내 복싱계의 대부로 일컬어지던 고 임정택씨가 지난 72년부터 운영하던 전주복싱체육관은 4년전부터 아들이 물려받아 복싱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다.이곳을 찾아 운동하는 사람들은 남녀노소가 따로없다.물론 엘리트 선수로 성공하기 위해 비지땀을 흘리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 건강을 생각해 운동하는데 주력하고 있다.현대자동차 동호회의 경우 회장인 유병식씨를 비롯, 정회엽, 임만규, 오승석, 배석정씨 등 오랜 관록을 갖춘 사람들이 모두 40대 이상의 연령층이다.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 근무할 때부터 활동해 온 이들의 복싱사랑은 남다르다.그러면 지금까지 한번도 운동을 해보지 않았던 사람들도 복싱을 할 수 있을까.결론부터 말하며 누구나 가능하다.실제 스파링을 하는 사람은 많지 않고 줄넘기나 달리기, 스텝밟기, 쉐도우복싱, 샌드백치기에서 그치기 때문이다.전문 체육관을 찾아 약 3개월 정도 배우면 복싱을 즐기게 되고 1년이 지나면 그 재미에 푹 빠져 몇년씩 하게 된다.월회비는 6만원 정도로 초기 장비를 갖추는데 많은 경비도 소요되지 않는다.운동복, 운동화, 줄넘기, 붕대, 샌드백장갑 정도만 준비하면 되기 때문이다.복싱인들은 그 자체가 다이어트 프로그램이라고 말한다.복싱의 기본동작에다 무용적 요소를 가미한 것이 요즘 유행하는 복싱 에어로빅으로 큰 틀에서 보면 이것 역시 복싱이다.복싱하며 15kg 살뺀 이경훈씨 "샌드백 치며 즐거움 만끽"“3년전 3분동안 줄넘기를 하지 못해 끙끙대던 제가 이젠 날아다니게 됐다는게 꿈만 같습니다.”이경훈씨(35·자영업)는 지난 2002년 살을 빼기위해 용감하게 복싱체육관을 찾은게 인연이 돼 4년째 이를 즐기고 있다.171cm의 키에 90kg이나 나갔던 그는 지금은 75kg의 매끈한 몸매로 바뀌었다.요즘 그가 하는 운동량을 보면 엄청나다.준비운동과 스트레칭을 거쳐 줄넘기 15분, 쇄도우복싱 10라운드, 샌드백치기 3라운드, 경기장 트랙 5바퀴 돌기, 웨이트, 그리고 몸풀기까지 2시간 가량 하기 때문이다.하지만 이경훈씨도 처음에는 3분동안 줄넘기를 하지 못하는 완전 초보였으나 관장의 지도를 받아 꾸준히 달리기를 하고 줄넘기를 넘고 샌드백을 치면서 이젠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쏘는 실력자로 변모했다.“권투는 곧 상대와 스파링을 하는 것이란 인식을 하는데 이는 전문가 영역이기 때문에 일반인과는 상관이 없다”고 말한 그는 “샌드백을 치거나 스탭을 리듬감있게 밟는 즐거움을 모두에게 권하고 싶다”고 강조한다.
가발(감독 원신연/출연 채민서 유선/공포미스터리)=갑자기 가발쓰기가 무서워졌다.판타스틱4(Fantastic Four/출연 이안 그루퍼드 제시카 알바/액션SF)=특수효과의 한계는 어디인가.박수칠 때 떠나라(감독 장진/차승원 신하균/미스터리코미디)=저렇게 멋있는 검사가 있을까.펭귄-위대한 모험(March Of The Penguins/감독 뤽 자케/다큐멘터리)=펭귄 주연의 ‘동물의 왕국’버전.왕후심청(감독 넬슨 신/애니메이션)=광복절에 북한에서도 개봉되는 남북합작애니메이션.웰컴 투 동막골(감독 박광현/출연 정재영 신하균 강혜정/전쟁코미디)=팝콘 비 맞는 기분 ‘너무좋다’친절한 금자씨(감독 박찬욱/출연 이영애 최민식/스릴러)=아무리 무섭게 분장해도 이영애 너무 이쁘다!발리언트(Valiant/감독 게리 챔맨/목소리 이완 맥그리거/애니메이션)=소년비둘기의 참군인 성장기.로봇(Robots/감독 크리스 웻지/목소리 이완 맥그리거 할리 베리/애니메이션)=목소리연기 이완 맥그리거의 겹치기출연?아일랜드(The Island/감독 마이클 베이/출연 이완 맥그리거 스칼렛 요한슨/SF스릴러)=황우석신드롬 앞세워 장기롱런 돌입.마다가스카(Madagascar/감독 에릭 다넬/애니메이션)=올여름 애니메이션은 동물들이 평정했다?스텔스(Stealth/감독 롭 코헨/출연 조쉬 루카스 제시카 비엘/액션)=아찔한 공중전을 원한다면 ‘딱이야 딱’
여름극장가가 뜨겁다. 어느해보다 많은 작품수도 그렇지만, 상품성이 뛰어난 여배우들이 스크린을 점령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영화에서는 ‘친절한 금자씨’의 이영애-‘웰컴 투 동막골’의 강혜정 투톱이 이달초 극장가를 손아귀에 쥐었다.외화도 사정은 마찬가지. 특히 제시카 알바, 스칼렛 요한슨, 제시카 비엘의 3인방에게 눈길이 쏠리고 있다. 이들이 한작품이 아닌, 겹치기출연의 물량공세를 앞세우고 있는 것도 관심가는 대목.무엇보다 ‘판타스틱4’의 히로인인 제시카 알바가 있다. 이미 ‘씬시티’에서 밤무대댄서로 나서 춤실력을 보여준 제시카 알바는 ‘판타스틱4’에서는 투명인간으로 분해 넘실거리는 매력을 뽐낸다. 특수효과외에는 별다른 매력이 없는 ‘판타스틱4’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몸에 착 달라붙는 의상과 가느다란 허리, 관능적인 눈빛을 자랑하는 ‘제시카 알바 효과’때문은 아닐까.‘블레이드3’에서 신세대 뱀파이어였던 제시카 베일도 떠오른 스타다. ‘텍사스전기톱살인사건’에서 살인마와 맞서는 당당한 호러퀸으로, ‘스텔스’에서는 카리스마 넘치는 파일럿으로 등장해 강인한 섹시미를 뽐냈다.스칼렛 요한슨도 빼놓을 수 없다.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와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 등에서 연기력을 과시했던 스칼렛 요한슨은 이번에는 ‘아일랜드’에서 눈부신 금발미녀로, 이달말 개봉하는 로맨틱코미디 ‘그녀는 요술쟁이’에서는 부친의 상사와 사랑에 빠지는 여대생으로 변신한다. 예술영화와 상업영화를 오가며 뚜렷하게 자신의 색깔을 내고 있는 앙증맞은 여우(女優)다.이들은 한결같이 여전사를 지향한다. ‘강한 여자’에 대한 대중의 열망에 부응하기 위해서다. 지난 80년∼90년대만 해도 여전사하면 다소 중성적인 린다 해밀턴(터미네이터)와 시고니 위버(에일리언)로 떠올려지지만, 최근의 여전사들은 몸짱과 섹시코드로 무장했다. 강하면서도 아름다운 여배우, 영화는 시대를 대변한다는 사실을 새삼 떠올리게 한다.
원작이 너무 오래된 탓이었을까, 처음에는 ‘판타스틱시리즈’의 네번째이야기로 알아들었다. 헐리우드영화 ‘판타스틱4’(Fantastic Four)는 4명의 슈퍼히어로가 등장하는 ‘광속액션SF’다.올여름 두드러지게 물량공세에 나섰던 헐리우드블록버스터 가운데서도 막차를 탔다. ‘엑스맨’이나 ‘스파이더맨’처럼 60년대 미국의 최고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삼았다. 강력한 방사능에너지에 노출된 평범한 사람들이 초인적인 능력을 갖게되고 인류의 정의와 생명을 위협하는 악당과 맞선다는 내용이다. 철저히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공식을 따르고 있다. ‘영웅=선’이고, 주인공은 언제나 승리한다는 판에 박은 논리다. 그런데도 이 영화를 기다리는 예비관객들이 적지않다. 줄거리는 뻔하지만 볼거리 만큼은 풍성하기 때문이다. 지난 7월 미국개봉당시 톰 크루즈와 스티븐 스필버그 콤비의 ‘우주전쟁’을 제치고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는 광고문구가 눈앞에 아른거린다.‘판타스틱4’의 신무기는 장쾌한 특수효과. 순식간에 투명인간으로 변하고, 온몸이 불덩이로 바뀌고, 신체가 고무줄처럼 늘어나는 특수효과가 압권이다. 지금까지 애니메이션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만화적장면이 실사에서 펼쳐진다는 사실에 입이 다물어지지않는다. 극장에 편안히 앉아 팝콘을 먹어가며 105분동안 환상여행을 떠나고 싶다면 이 영화가 제격이다. 12세 관람가.
지난 2000년 제1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였다. 영화제를 찾은 한 무용가를 만났다. 진싱(金星·36)이었다. 조선족으로, 중국 최고의 남성무용수였던 그는 중국최초의 트랜스젠더. 그는 당시 전주영화제의 야심차게 출범시킨 ‘디지털삼인삼색’의 1/3버전인 ‘진싱파일’의 주인공으로, 화면속에서 자신의 성전환 과정을 담담하고 진실하게 표현했다. “내일이면 여자가 된다”는 독백이 지금도 잊혀지지않는다. 이후로 6년이 흘렀고, 전주국제영화제와 디지털삼인삼색도 6번째의 산고를 치렀다. 이제 디지털삼인삼색은 연륜과 인지도가 켜켜이 쌓인 전주국제영화제의 위상을 뛰어넘어 ‘JIFF의 아이콘’이 됐다. ‘생산하는 영화제’를 표방한 전주국제영화제가 정체성을 찾는데 일등공신이 됐다.디지털삼인삼색은 해마다 세명의 감독에게 중편영화 세편을 만들도록 기회를 제공한다. 반드시 디지털영화여야한다. 지금까지 참여한 감독만 18명. 제1회 김윤태의 ‘달 세뇨’, 장위안의 ‘진싱파일’, 박광수의 ‘빤스 벗고 덤벼라’로 시작한 디지털삼인삼색은 2회에는 지아장커의 ‘공공장소’, 존 아캄프라의 ‘디지토피아’, 차이밍량의 ‘신과의 대화’, 3회에는 전쟁을 화두삼아 왕샤오솨이의 ‘설날’, 문승욱의 ‘서바이벌게임’, 스와 노부히로의 ‘히로시마에서 온 편지’가 완성됐다. 4회는 아오야마 신지의 ‘처마 밑의 부랑자’, 박기용의 ‘디지털探索’, 바흐만 고바디의 ‘다프’가 탄생했다. 지난해는 5회에는 봉준호의 ‘인플루엔자’, 유릭와이의 ‘마지막 춤을 나와 함께’, 이시이 소고의 ‘경심’이 만들어졌다. 저마다 화려한 필모그래피를 자랑하는 감독들이 디지털장비를 집어들고 디지털의 방점을 찍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초기만 해도 낯설은 디지털작업에 중압감을 느낀 이도 없지않았지만, 최근들어서는 디지털의 새로운 형식과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고 있다. 디지털삼인삼색에 자극받아 국내영화계에 옴니버스영화의 제작붐이 불었고, 스위스 로카르노영화제와 캐나다 밴쿠버영화제에 초청되는 등 세계 유수 영화제들도 애정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진싱이 ‘옹박-두번째 미션’에 조연으로 출연한다는 소식이 들리는 8월에, 디지털삼인삼색을 다시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12일부터 예술영화전용관인 아카데미아트홀에서 여섯번째 디지털삼인삼색이 상영된다. 디지털삼인삼색이 일반상영관에 상영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지난 5월 폐막한 2005전주국제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보였던 디지털삼인삼색에는 한국의 송일곤, 일본의 츠카모토 신야, 태국의 아피찻퐁 위라세타쿤이 참여했다. 이미 ‘꽃섬’과 ‘거미숲’으로 디지털영화를 경험한 송일곤 감독이 ‘마법사(들)’(Magician(s))로, ‘철남’과 ‘6월의 뱀’등으로 한국에도 골수매니아가 즐비한 츠카모토 신야 감독은 ‘혼몽’(Haze)으로, 지난 2000년 ‘정오의 낯선 물체’로 우석상을 수상했던 위라세타쿤 감독은 ‘세계의 욕망’(Worldly Desires)을 내놓고 JIFF와 다시 인연을 맺었다.많은 전문가들은 ‘세계의 욕망’을 대표적으로 꼽지만 관객들에게는 가장 불친절하다. 가능한 대사를 배제한 채 철저히 이미지를 통해 인간과 자연을 교차시킨다. ‘혼몽’은 영문도 모른 채 극단적인 신체학대와 맞닥뜨린 한 사내의 이야기. 폐쇄공포를 내세워 신야감독 특유의 기괴하고 폭력적인 영상이 쏟아진다. 신야 감독이 직접 주연까지 맡았다. 몽상적인 영상이 돋보이는 ‘마법사(들)’은 영화자체가 한컷으로 이어지는 실험성이 돋보인다. 세작품들은 내용이나 형식에서 뚜렷한 공통점은 없지만, 이들을 관통하는 미덕은 ‘판타지’다. ‘옴니버스영화는 단편영화의 자유로움과 기발함을 장편영화보기 습관에 적응시킨 시장의 타협’이라는 누군가의 말처럼, 디지털삼인삼색은 독창성과 실험성을 앞세워 끊임없이 진화중이다. 그 진화의 끝은 어디일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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