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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예술미의 정수 ‘백제금동대향로’가 발견된 부여 능산리사지. 백제 건축을 규명하는 시금석이 될 수 있을까. 한국전통문화학교 부설 한국전통문화연구소는 18일 능산리사지 현장에서 열린 9차 발굴조사 설명회에서 "능산리사지에 대한 발굴 조사를 통해 건물터를 비롯 다수의 백제 유물·유적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3월부터 시작된 조사는 사지 북쪽에 해당하는 계곡부에서 건물지 외곽을 그 대상으로 했다. 발굴조사에서 확인된 건물수는 총 4개 동으로 계곡부에서 건물지 중앙까지 흐르는 자연수로가 확인됐다. 양호한 상태로 남아 있는 수로 동쪽이 제3건물지다. 너비 6.75m의 규모로 남쪽을 향해 있으며 기단과 퇴칸, 본체 등 백제 사비시대 건물 양식의 일단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었다. 그 중 기단은 서쪽의 경우 돌이 연속된 형태였고 남쪽은 기와를 쌓아 올린 와적기단으로 이뤄졌다. 건물 앞뒤 양쪽 끝칸에서는 3개의 초석이 확인되었으나, 발굴단은 원래 6개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 본체는 3실로 나눠져 있었고 건물 기초를 다지는 공법 중 하나인 줄기초 방식에 전체 길이는 18m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건물지 외에도 많은 수의 기와 등 유물이 출토됐다. 건물터 바닥 전면은 다량의 기와가 깔려 있었고 소조불·기대·대형토기벼루·연화문 수막새기와 등 백제시대 유물이 출토됐다. 연구소 관계자는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건물터와 유물은 백제 사비시대의 대표적인 사찰 중 하나인 능산리사지의 구조와 성격은 물론 백제 건축을 규명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휴대폰, 단어에 새로운 의미를 주다‘언어’는 사회성을 갖는다. 모바일 라이프의 확산은 기존 단어가 갖고 있는 고유 뜻과 별도로 ‘기발한’ 의미를 부여한다.조건반사를 다룬 과학이론인 ‘파블로프의 개’는 ‘주위사람의 벨소리가 헤어진 전 애인의 벨소리와 같다면 그 사람 전화기가 울릴 때마다 반사적으로 추억에 잠기는 현상’을 말한다. ‘겉과 속이 다르다’는 한자성어 ‘표리부동(表裏不同)’은 ‘말씀은 ‘전화만 걸리면 되는 거 아냐’ 하시지만 속으로는 최신 휴대폰을 부러워하는 부모님의 심리상태’를 의미한다.‘돈을 빌리고 맡기는 장소’인 ‘은행’은 ‘휴대폰을 저렴하게 사기 위해 사람들이 많이 가는 장소’라는 새로운 뜻을 얻었으며 ‘권태기’는 ‘자신의 휴대폰이 고장나도 수리할 생각을 하지 않는 시기’를 말한다.‘경계근무’는 ‘발신번호 표시 서비스가 도입된 후 동료직원에게 회사 전화로 전화를 하면 연결이 잘 안되는 현상’. ‘나비효과’는 ‘누군가 휴대폰을 바꾸면 다음달 계모임 아줌마들의 휴대폰이 죄다 바뀌는 현상’이다. 저장된 번호는 많은데 걸 사람이 없을 때, 주말 내내 울어주지 않는 휴대폰이 혹시 고장 난 건 아닐까 집 전화로 걸어볼 때, 집에 두고 온 휴대폰이 종일 신경 쓰였는데 귀가해 확인해 보니 ‘부재중 통화 0’일 땐 ‘군중 속의 고독’을 느낀다. ■휴대폰의 용도는 끝이 없어라1분에 300타를 날리고, 문자를 보낼 때 엄지 손톱이 거슬리면 손톱 깎을 때임을 인식하는 ‘엄지족 고수’들에게 휴대폰의 용도는 무궁무진하다. 선생님이 칠판 가득 판서한 내용은 간단히 폰카로 찍으면 상황 끝이고, 강의 내용은 녹음해 나중에 들으면 복습도 된다.애인과 헤어진 다음날에는 머리를 자르는 게 아니라 ‘커플 요금제’를 해지하고 소개팅에 나올 남자가 궁금할 땐 주선자에게 동영상 메일을 보내달라고 요청한다.혼자 앉은 여러 명중 누가 내 소개팅 상대인지 몰라 난감하다고? 그럴 땐 구석에서 신용대출 광고 문자를 날려라. 문자를 확인하는 상대를 보고 자리에 앉을 것인지 판단한다. 혼자 여행 간 딸을 걱정하는 엄마에게는 휴가지에서 포토메일을 보내 안심시킨다. 건망증이 심한 사람에게 휴대폰 배경화면은 아내생일, 장인 제삿날을 챙겨주는 든든한 ‘비서’다.휴대폰은 유용한 놀이용품이기도 하다. 술값을 낼 때 이제 ‘사다리’를 타지 않는다. 진동으로 바꾼 후 안테나가 가리키는 사람이 돈을 내거나 전화가 가장 먼저 오거나 나중에 오는 사람이 ‘당첨’이다.쉬는 시간에 휴대폰은 노래방 기기로 변신하고 휴대폰 연주도 가능하다. ‘떴다 떴다 비행기’(3212 333 222 355 3212 333 22321)가 초보수준이라면 장윤정의 ‘어머나’ 이효리의 ‘10Miniute’은 고난도 곡이다.
한국인을 혐오하는 ‘만화 혐한류(マンガ 嫌韓流)’의 작가 야마노 샤린이 종군위안부 문제가 날조라고 주장했다. 그는 19일 오후 11시45분 방송될 MBC 해외시사프로그램 ‘W’와의 팩스인터뷰에서 ‘혐한류’를 쓰게 된 이유를 답변하면서 “한국에 종군위안부 문제에 대해 날조와 거짓이 만연하고 있다는 것에 화가 나서 이 만화를 쓰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그는 또 한류 붐에 대해서 “수년 전부터 일본에서는 매스컴 주도로 한류 붐이 연출되어 유행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위화감을 갖고 있는 사람도 많다”고 폄하했다.이번 취재를 위해 일본에 다녀온 ‘W’의 김새별 PD는 “대체로 일본 출판계에서는 ‘혐한류’에 대해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었다”며 “책을 낸 신유사도 우익 성향 출판물을 많이 발행하는 곳”이라고 전했다. ‘혐한류’는 지난 7월 26일 발행돼 베스트셀러에 오른 만화책이다.
한류열풍이 아시아를 넘어 유럽대륙으로 들불처럼 번져간다. 세계의 유행을 이끄는 파리 고급기성복전시회(프레타 포르테 살롱) 2006 봄·여름 전시회 공식 개막이 한복쇼로 이뤄지며,대규모 한복전시공간이 마련된다. 특히 이번 한복전시회는 파리고급기성복전시회 100회 기념으로 마련되는 특별전이어서 세계 패션인들의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기대된다.파리 프레타 포르테는 40여개국 1500여개 패션업체들이 봄과 가을에 다음 시즌 의상을 패션쇼와 박람회를 통해 미리 선보이고 수주를 받는 세계최대 규모의 패션행사로,올 가을에는 9월2∼5일 파리 포르트 베르샤 박람회장에서 열린다.3일 펼쳐질 공식개막패션쇼에는 궁중복식연구원,이리자씨,이용순씨,김영석씨가 40벌의 한복을 무대에 올린다. 1부는 조선말기 궁중한복,2부는 반가의 여인들의 우아한 한복과 기녀들의 화려한 한복,3부는 A라인으로 실루엣이 가장 화려했던 1970∼80년대의 한복,4부는 ‘현대와 미래’를 주제로 다양한 색감의 세련된 한복이 소개된다. 패션쇼 참가 디자이너와 참가작은 파리프레타 포르테 사무국에서 직접 한국에 와 작품과 포트폴리오를 보고 선정했다.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큰 규모(375㎡)로 마련되는 한복전시관에는 전통한복 20여벌과 한복을 응용한 기성복 60벌이 전시된다. 응용한복은 이상봉 손정완 국내디자이너와 프랑수아 르사주 등 유명 프랑스 디자이너 10여명이 한복에서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디자인한 작품이 전시된다. 8년째 파리고급기성복 전시회와 컬렉션에 참가하고 있는 디자이너 이상봉씨는 “주최측이 모든 비용을 부담하면서 전시공간을 내어준 것은 이례적인 것으로 뜻깊은 일”이라면서 “한국 패션디자이너들의 뿌리를 널리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이 전시회는 상업적인 목적으로 개최되는 만큼 참가 회사나 디자이너들이 부스를 임대해 전시한다.경원대학교 조효숙 교수(의상학과)는 “이번 한복쇼와 전시회는 국가 이미지 제고는 물론 수출증대에도 한몫 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한복이 국제화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더운 여름 한낮.꽹과리가 앞에 섰다. 장고와 북 소고가 뒤따르니 좁은 무대가 꽉찼다. 풍물소리에는 어깨짓이 제격이다. 어느새 객석의 관중들은 너나없이 어깨짓에 추임새까지 신명을 얻었다. 꼬리 길게 늘어뜨린 상모놀이가 절정에 오르니 함성도 크다. 풍물은 주고 받는 소리의 조화다. 제소리에 취해버리면 풍물판은 더이상 조화를 얻지 못하고 비껴나간다. 소리가 비껴가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신명을 얻지 못하는 소음이 된다. 소리를 제대로 주고 받거나 제대로 따르려면 상대의 소리에 귀기울여야 한다. 갈까 말까, 앉을까 설까. 풍물소리는 단호하지 않다. 자진가락으로 몰아가다가도 잠시 숨결 불어넣으며 제자리로 돌아오는가하면 이내 치열하게 소리를 몰아 절정으로 내닫는다. 놀이패 우리마당이 신명나게 한판 노는 자리. 담너머 청청한 대나무들, 소리에 취해 하늘로 치솟는다. 전주 경기전 앞뜰에 꽉차있던 매미들 어느새 숨을 죽였다. 살짝 부는 바람결에 상모도 춤을 춘다.우리것 지켜가는 젊은 치배들의 여름 소리, 더 힘있고 아름답다.
첼로(감독 이우철/출연 성현아/공포미스터리)=2% 부족한 공포영화 아닐까.이대로, 죽을 순 없다(감독 이영은/출연 이범수/코미디)=코믹연기대가 이범수의 독무대.옹박-두번째 미션(Tom Yum Goong/감독 프라차야 핀카엡/출연 토니 자/액션)=스토리는 기대하지마세요.바리바리짱(감독 남기남/출연 김시덕 강주희/코미디)=갈갈이패밀리와 출산드라가 떴다허비-첫 시동을 걸다(Herbie: Fully Loaded/감독 안젤라 로빈슨/출연 린제이 로한/모험코미디)=폭스바겐 허비보다 린제이로한에게 눈길이….가발(감독 원신연/출연 채민서 유선/공포미스터리)=자매애보다는 동성애가 우선?판타스틱4(Fantastic Four/출연 이안 그루퍼드 제시카 알바/액션SF)=특수효과의 한계는 어디인가.박수칠 때 떠나라(감독 장진/차승원 신하균/미스터리코미디)=장진 감독의 유쾌상쾌통쾌 수사극.펭귄-위대한 모험(March Of The Penguins/감독 뤽 자케/다큐멘터리)=펭귄 주연의 ‘동물의 왕국’버전.왕후심청(감독 넬슨 신/애니메이션)=북한에서도 개봉되는 남북합작애니메이션. 웰컴 투 동막골(감독 박광현/출연 정재영 신하균 강혜정/전쟁코미디)=오랜만에 만나는 어른들의 동화친절한 금자씨(감독 박찬욱/출연 이영애 최민식/스릴러)=아무리 무섭게 분장해도 이영애 너무 이쁘다!로봇(Robots/감독 크리스 웻지/목소리 이완 맥그리거 할리 베리/애니메이션)=목소리연기 이완 맥그리거의 겹치기출연?아일랜드(The Island/감독 마이클 베이/출연 이완 맥그리거 스칼렛 요한슨/SF스릴러)=황우석신드롬 아니었으면 장기롱런 가능했을까.
몇년전만해도 한국영화는 코미디가 대세였다. 멜로를 가미했건, 액션으로 무장했건 영화를 이끌어가는 힘은 ‘웃기기’였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웃기는’ 영화가 슬그머니 사라졌다. 당장 보기에는 배꼽을 잡지만, 극장문을 나서면 남은 것이 없는 시간때우기영화에 관객들의 불만이 커지면서부터다.그런 점에서 ‘이대로, 죽을 순 없다’는 코미디영화의 끝물이랄 수 있다. 영화가 시작되면서 한참을 웃기다 후반부에는 감동을 선물하는 한국코미디영화의 공식을 따르고 있다. ‘오! 브라더스’의 저능아 소년, ‘슈퍼스타 감사용’의 꿈을 던졌던 야구 선수 감사용 등 코믹연기의 대명사인 이범수의 웃음연기가 돋보인다.범인검거보다는 잿밥에 더 눈이 먼 강력계 형사 이대로는 대한민국 최고 불량형사. 범인검거보다 여자친구와의 데이트가 중요하고, 돈뭉치에 팔려 붙잡은 범인을 은근슬쩍 풀어준다. 하지만 “길어야 3개월”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뇌종양판정을 받는다. 눈에 밟히는 것은 혼자남게될 어린 딸. ‘생즉사 사즉생’이라고 했다. 어린 딸에게 보험금이라도 남기자고 10억 보험에 가입하고 순직을 결심한다. 하지만 죽기를 각오한 이대로의 작전은 이상하게 꼬여만 간다. 날아오는 칼을 맞는가 싶더니 칼끝이 아니라 손잡이 뒷부분이고, 옥상에서 뛰어내리면 밑에 범인이 깔려 있다. 이대로의 순직작전은 실패를 거듭하는 대신 초우량형사로 추앙받는다. 어느 영화에서 봤음직한, 죽으려고 애를 쓸수록 죽지 못하는 아이러니가 영화의 미덕. 한국코미디영화의 관습을 좇기는 하지만, 말초적인 억지웃음을 강요하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철지난 유행가를 듣는 듯한 기분을 떨치기는 힘들다.눈길을 끄는 것은 카메오 가족들. ‘이대로…’로 데뷔한 이영은감독의 부인인 배우 오지혜와 장인 오현경, 장모 윤소정이 열연한다. 12세 관람가.
여름이면 어김없이 공포영화가 등장한다. 가마솥같은 날씨에 ‘뭔가 자극적인게 없을까’라는 계절적인 기대심리가 공포영화의 원동력이다.올여름도 한국공포영화들이 잇따라 선보였다. ‘분홍신’과 ‘여고괴담4-목소리’가 개봉한데 이어 ‘가발’과 ‘첼로-홍미주일가살인사건’이 간판을 내걸었다. 한가지 재미있는 점은 4편의 공통분모인, ‘소재주의’다. ‘월하의 공동묘지’처럼 산발한 처녀귀신이 스크린을 장악했던 과거와 달리, 최근의 영화들은 하나같이 일상의 사물이나 존재를 공포의 소재로 삼고 있다. 여기에 주술적 금기를 덧씌워 관객들에게 달려든다. ‘분홍신’에는 신발이, ‘가발’은 가발, ‘첼로’에서는 첼로처럼 주인공들이 집착하는 사물에 억울하게 죽은 사람의 원한이 깃들어져 있다.그만큼 공포영화도 유행을 좇고 있다는 증거이지만, 한편으로는 한국공포영화가 갈수록 성숙해지고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는 얘기도 된다. 과거만 해도 배우들의 과잉 연기나 깜짝놀래키는 사운드 등 과도한 공포유발장치로 억지공포를 강요했던 게 사실. 하지만 이제는 인간의 본성을 건들며 은근하게 공포감을 조성한다. 우회적인 만큼 즉각적인 반응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여운은 오랫동안 남는다.이제 막 선보인 ‘첼로’와 개봉1주차인 ‘가발’을 통해 은근한 공포영화의 현주소를 만나본다.△첼로-홍미주일가살인사건대학에서 첼로를 가르치는 강사 홍미주(성현아)는 자폐증을 앓고 있는 큰딸을 제외하고는 무엇 하나 부러울 게 없다. 어느날 첼로연주가 담긴 음악테이프를 전해받으면서 심상치않은 두려움이 몰려오고, 그녀의 불길한 예감이 적중하기라도 하듯 일가족 다섯명이 하나 둘씩 살해된다. 10년전 단짝친구의 교통사고 이후 첼로연주를 중단했던 미주와 첼로연주곡 사이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진걸까.‘첼로’는 시누이, 두딸, 남편 등 잇따르는 가족의 죽음을 지켜보며 홍미주 스스로가 한겹 두겹 비밀의 허물을 벗어보이는 과정을 그린다. 주인공의 죄의식과 동격으로 그려지는 첼로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섬뜩함이 가시지않는다.‘첼로’는 아무래도 호러퀸(공포영화의 여주인공)인 성현아를 위한 영화다. 가족 전원이 참혹하게 살해되는 현장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성현아는 “내가 죽이지않았어”라는 말만 되풀이한다. 온가족을 잃은 비극의 주인공이자, 어쩌면 자신이 범인일지도 모를 공포의 주체다. 베일에 쌓인 과거를 가진 신비의 여인으로 분한 성현아는 ‘역대 한국공포영화의 호러퀸 가운데 가장 아름답다’는 평가가 허튼소리로 들리지않는다. 성현아와 함께 ‘첼로’의 중심에 선 것은 음악. 영화의 절반이상이 첼로선율로 메워졌다. 특히 메인테마인 바하의 ‘샤콘느’는 극장문을 나선지 한참후에도 잔상이 남는다.‘첼로’의 미덕은 잘 짜맞춰진 이야기구조. 미스터리의 퍼즐이 비교적 정교하게 얽혀있다. 그러나 공포의 강도는 약한 편이다. 등골을 서늘하게 허를 찌르는 반전도 없다. 빈약한 장치를 만회하기 위해 과장된 효과음을 남발한다는 느낌도 있다. ‘2%가 부족한 공포영화’랄까.그래서인지 공포영화라기 보다는, 인간의 욕망과 죄의식에서 싹틔운 공포감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심리극이 맞을 듯싶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무서운 영화’를 지향했다는 감독의 말이 관객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두고 볼 일이다.CF와 뮤직비디오감독 출신인 이우철감독의 데뷔작이다. 그러고보니 ‘빵과 우유’등으로 독립영화계에서 탄탄한 실력을 인정받은 원신연감독도 ‘가발’로 충무로에 입성했다. 이들외에도 최근의 한국 공포영화는 신인감독들의 독무대. 공포영화라는 자극적인 장르에 자신의 개성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15세 이상 관람가.△가발자극적이지 않고 은유적으로 공포감을 조성하는 것으로는 ‘첼로’보다 한수 위다. ‘신체발부수지부모’라고 했던가. 사람이 죽으면 신체부위에서도 가장 마지막에 부패한다는 머리카락에 대한 금기는 절대적이다. 학창시절에는 시험전에는 머리를 깎거나 감지않는 사람도 많다. ‘머리카락이 기억을 먹고 자란다’는 속설을 무시하지 못한다. 그런 점에서 ‘가발’은 최근의 공포영화 가운데 가장 무서운 소재를 내세웠다. 항암치료로 머리카락이 다 빠져버린 동생을 위해 언니는 가발을 선물한다. 가발을 쓰면서 시한부 선고를 받고 파리하게 기력을 잃어가던 동생은 생기를 되찾지만 몸도 마음도 변해간다. 급기야 언니의 약혼자까지 유혹한다. ‘가발’은 가발을 매개삼아 돈독한 자매애가 결국은 질투와 욕망으로 변질되는 언니와 동생의 이야기다. 특히 ‘누구의 머리로 만든 가발이었는가’가 밝혀지는 후반부에 들어서면, 원혼이 깃든 가발의 복수에 눈을 질끈 감는다. 자매의 애뜻함이 결국은 동성애의 어긋한 사랑으로 무너진다는 결론이 생소하지만 그만큼 반전의 묘미가 있다. 배우들의 대사를 최대한 줄이고 감정연기로 관심의 심리를 조여오는 방식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한국영화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이기도 하다. 15세 이상 관람가로, 유선과 최민서가 애증의 자매로 나온다.
안될 것을 알면서도 하게 되고 될 줄 알면서도 결국 안되는 것. 그것이 사랑이다.10년이란 시간 동안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해 온 두 남녀의 인연, ‘사랑을 놓치다’(감독 추창민).완주 고산 동상저수지에서의 촬영현장을 공개한 ‘사랑을 놓치다’ 제작팀이 18일 오후 4시 전주코아리베라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이날 촬영 장면은 고향집에 내려온 연수(송윤아)와 연수를 만나기 위해 서울에서 내려온 우재(설경구)의 만남. 가두리 양식장을 하는 엄마(이휘향), 양식장 일을 도와주는 아저씨(장항선)와 상식(이기우) 등 주요인물들이 유일하게 한 자리에 모이는 날이다. “3년 전 시나리오를 처음 읽고 여주인공이 짊어지고 가는 삶의 아픔들을 느낄 수 있었어요. 3년이 지난 후 시나리오를 다시 읽었을 때 놀랍게도 첫 느낌이 되살아났어요. 이 영화는 내 영화인가보다 생각했지요.”늘 영화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는 송윤아. 그는 “카메라에 담겨질 모습이 불안했지만 평범한 일상을 보여주기 위해 ‘노 메이크업’으로 일부 촬영했다”며 개인적으로 욕심이 큰 작품이라고 말했다. “한동안 ‘실미도’나 ‘역도산’처럼 주로 덩어리가 큰 영화들을 했어요. 이제는 소소한 이야기들을 짜임새있게 엮은 섬세한 영화를 하고 싶어졌죠.”설경구는 10년이란 시간과 감정의 변화를 연기해야 하는 어려움에 대해 “사랑은 나이와 상관없다”는 말로 답변했다. 추창민 감독은 “우리나라에서 20대에서 30대로 넘어가는 10년의 감정연기를 해낼 남자배우가 누굴까 생각했을 때 답은 쉬웠다”고 말했다. 영화 속 우재는 조정선수. 추감독은 시골 풍경 안에 담겨진 저수지의 이미지를 도심에서 찾다보니 조정선수가 떠올랐다고 한다. 그는 “시원한 물살이 자칫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멜로의 단점을 보완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사랑을 놓치다’에서 첫 경험을 하는 배우들도 많다. “제 인생처럼 35년 동안 이쪽에서 맡은 배역도 험난했습니다. 사랑을 느끼면서도 놓치게 되는 불운한 운명이지만, 내가 한 여자의 향기를 맡을 수 있다는 게 좋아서 배역을 감사하게 받아들였죠.”연기생활 35년 만에 처음으로 멜로를 하게된 장항선의 ‘한 여자’ 이휘향은 영화 출연이 처음이다. “훌륭한 교수진에게 수업 받는 대학생 기분”이라는 이기우는 전작의 귀여운 소년 이미지에서 터프한 남자로 첫 변신을 시도한다.‘사랑을 놓치다’ 제작팀은 9월 중순까지 전주에 머물며 완주군 동상면 일대에서 촬영을 계속할 예정이다.
실내악페스티벌19∼20일 오전11시 오후7시30분 전북예술회관올해 처음 열리는 실내악페스티벌. 전북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예술기획 예닮이 마련한 연주회다.오전 프로그램은 청소년해설음악회로 차별화했다. 19일 오전은 하나로금관앙상블의 브라스페스티벌로, 20일 오전은 현과 목관 앙상블 연주회로 마련된다. 19일과 20일 오후 음악회는 전북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비발디의 사계를 들려준다.어린이뮤지컬디지몬어드벤처20일 오후2시 4시, 21일 오후1시 3시 전주덕진예술회관디지털 월드에 소풍을 간 산해와 나리 태일은 이상한 캡슐을 발견한다. 이 캡슐에는 디지몬세계의 도움요청이 담겨있다. 아이들은 아구몬 가트몬 브이몬과 함께 디지몬 세계로 향한다.극단 초록공간기획단이 만든 캐릭터 어린이유지컬. 배우들이 어린이들에 친숙한 디지몬캐릭터를 직접 연기하며, 특수조명과 효과장치로 애니메이션처럼 공연한다. 일요풍류한마당 들소리 21일 오후 7시 전통문화센터 야외마당전통문화센터 8월 일요한마당 타악기획무대. 문화마을 '들소리'가 연주한다.들소리는 전통풍물을 재현한 종합예술 공연물 '타오'로 풍물의 지평을 넓히고 있는 문화단체. ‘타오’는 넌버벌 퍼포먼스(Non-verbal Performance 비언어극)로 전통과 전위, 삶과 예술, 일과 놀이가 화합하는 축제로, 무대라는 공간에 구애받지 않는 무대 예술이다. 박현숙가야금독주회 20일 오후 7시30분 전통문화센터 한벽극장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 김죽파류 가야금 산조 이수자인 박현숙씨의 독주회. 정남희제 황병기류 가야금산조 전바탕을 연주한다. ‘정남희제 황병기류 가야금산조’는 황병기선생이 30여년간 정남희(1905~1984) 산조가락을 손질하고 첨가하여 만든 총 8악장의 작품으로 연주시간이 70여분에 이르는 연행 가야금산조 중 최대 규모로 짜여진 곡이다. 다스림-진양조-중모리-중중모리-엇모리-자진모리-휘모리-단모리로 전개된다.
△ 대화하다26일까지 전주서신갤러리. 한국화가 이봉헌의 첫번째 개인전. 서신갤러리 젊은시각전 두번째 전시다. 광목과 페이트, 먹, 채색 등을 활용해 자유롭게 드로잉한 작가는 ‘한국화’라는 일상의 고정관념을 깨뜨린다. 063) 255-1653△ 짜임전19일부터 25일까지 전북예술회관. 올해로 두번째를 맞는 예원예술대 회화과 동문들의 모임. 회화의 본질과 정통에 충실한 작품과 작가적 역량이 발휘된 작품들을 동시에 만날 수 있다. 063) 284-4445△ 산·나무 그리고 일상31일까지 우진문화공간 전시장. 한국화를 전공하고 다시 서양화를 공부한 안순금의 세번째 개인전. 평범한 일상을 단순하고 함축적이며 암시적으로 담았다. 순간적인 붓터치로 단숨에 그려낸 그림은 직감적인 요소를 지니고 있다. 063) 272-7223△ 그림으로 읽는 지구촌 이야기9월25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하마다시 세계어린이미술관에 소장된 30개국 어린이의 작품 410여점을 초대했다. 지구촌의 다양한 문화환경 속에서 살고있는 어린이들의 꿈과 체험을 자유롭고 독특한 표현방식으로 만날 수 있다. 063) 222-0097△ 손바느질이 빚은 한국의 미의식24일까지 전주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 역사박물관 개관 3주년 기념전이자, 평생 우리옷 연구와 재현에 몰두해 온 박혜순 기증전이다. 조선시대 왕의 복식을 재현한 청룡포, 홍룡포, 황룡포 등 복식 재현품과 왕비머리 장식, 옥폐슬 등 장신구 등이 전시되고 있다. 063) 228-6485△ 유쾌한 상상, 행복한 공작소28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장. 인체의 형상과 우리 몸 속을 표현한 ‘몸 속 체험’, 작품을 온 몸으로 느껴볼 수 있는 ‘오감 체험’, 특별한 공간 ‘상상공간 체험’, 유쾌한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만화 체험’ 등 작품 속에 내재돼 있는 ‘유희와 놀이’의 개념을 밖으로 끌어내 유쾌한 체험전을 만들었다. 063) 270-7800 △ 제15회 어린이 문화재 그림전9월11일까지 국립전주박물관 기획전시실. 국립전주박물관이 지난 5월 도내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어린이 문화재 그리기 대회 수상작 전시다. 익산미륵사지석탑, 청자매병, 여래삼존상, 청자주전자, 범종 등 전주박물관에 소장된 문화유산이 어린이들의 눈으로 새롭게 조명됐다. 063) 223-5652
이리동양척식주식회사 금고가 전주역사박물관(관장 이동희)으로 이관됐다. 동양척식주식회사는 1908년 일본 정부가 조선의 토지와 지원을 수탈할 목적으로 설치한 식민지 착취기관. 1908년 12월 28일 들어선 이리지점에서 사용됐던 이 금고는 높이 206㎝ 넓이 124㎝ 폭 91㎝로, 외부는 검은색 강철이며 내부는 오동나무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금고제작회사인 (주)아사히킨코가 1920년대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구 도청 홍보자료실에서 오래된 필름과 사진 등을 보관하던 용도로 쓰였던 금고는 도 신청사 이전과 함께 지난 6월부터 박물관 이관이 논의됐다. 도청이 금고를 소장하게 된 경위는 알 수 없지만, 제작 당시 품질보증서와 1974년에 47만원 정도의 금액을 지불하고 구입했다는 물품내역이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동희 관장은 “이와 같은 대형금고는 현재 거의 남아있지 않으며, 일제 수탈의 상징물로서 충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며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동양척식주식회사 관련 문서들과 함께 우리나라 근대사에서 동양척식주식회사가 갖는 의미와 전북 경제에 미친 영향에 대해 역사적 측면에서의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역사박물관 측은 조만간 광복 60년을 조명하는 기획전을 마련, 이관된 금고를 공개할 예정이다.
새벽공기를 뚫고 퀘퀘한 냄새가 스쳐지나가는 곳. 그 냄새는 곧 삶의 치열한 모습이다.정신없이 굴러가는 시장통에서는 가끔 싸움도 벌어진다. 어린 자식들을 떼어놓고 거친 손으로 가꾸어낸 것들을 가지고 나온 이들에게 재래시장의 낭만은 없다. 대형마트나 백화점에 손님을 빼앗기고 삶의 터전은 더 팍팍해졌을 뿐이다. 재래시장처럼 자꾸 풀이 죽어가는 지역 화단에 생기를 불어넣고 싶은 PLUS가 열세번째 정기전 ‘시장에서 놀기’를 연다. 19일부터 25일까지 전북예술회관.존재의 시작과 끝, 흔적과 기억 등 생활의 모든 것이 담겨있는 공간에 대한 연구를 지속해 온 PLUS가 올해 우리네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진 공간으로 주목한 것은 재래시장. 참여작가는 고보연 김민자 김수진 소정윤 송상민 이일순 임현채 정경숙 정광진 최만식 최유리 최희경 한숙씨다. 대부분 흥정을 하고 덤을 바라는 것에 익숙치 않은 젊은 세대들이지만, 미술이 미적영역 뿐만 아니라 삶의 언어와 행위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며칠씩 재래시장을 찾아다니며 그 곳의 느낌들을 익혀온 작가들은 어린 시절 엄마손을 잡고 갔던 시장을 즐겁고 활기찬 놀이 장소로 바라보거나 주인을 기다리는 물건들과 드문드문 보이는 사람들에게서 한산함이 주는 외로움을 느끼기도 한다. 이번 전시와 함께 PLUS는 21일까지 서울 갤러리한에서 초대전을 열고있다. 특별한 주제가 없는 서울전은 작가들의 평소 작업을 보여주는 자리다.
옛 선조들의 솜씨와 멋이 문화상품으로 되살아 났다. 기전대학 평생교육원이 전주시로부터 위탁받아 실시하고 있는 ‘여성 전통문화관광 상품전’이 21일까지 전주공예품전시관에서 열리고 있다.올해 지승공예와 손누비공예를 새롭게 더하면서 과목은 침선공예, 자수공예, 전통매듭, 전지공예 등 모두 여섯개로 늘어났다. 지난 4월 전통공예 기능교육을 받은 여성들이 수료와 함께 연 상품전. 김혜미자 평생교육원장과 박순옥(침선) 김선애(지승) 강소애(자수) 박미자(손누비) 김선자(전통매듭) 박갑순(전지) 등 지도강사들이 수료생들과 함께 전시 현장에서 전통공예도 재현하고 있다. 한 땀 한 땀 인내로 수놓아가는 침선의 세계와 지끈을 엮거나 붙여서 만든 지승공예, 예나 지금이나 혼수품에 꼭 들어가는 자수공예, 부드럽고 편안하면서도 따뜻한 느낌이 드는 손누비공예, 화려함으로 젊은세대들의 시선을 붙잡는 전통매듭 등 80명의 수료생들이 우리 민족의 격조높은 생활의 멋을 현대적으로 계승해 보여준다. 수료생들을 중심으로 동아리 ‘전통솜씨전수회’를 만들기도 한 이들은 오는 9월 광명시에서 열리는 평생학습센타 동아리 모임에 전주 대표로 참여할 예정이다.
공연장 한번 가보지 않고 방학을 마무리한다?! 개학을 앞둔 청소년을 위한 문화공연이 봇물이다. 방학동안 공부에 힘쓰느라 문화공간을 찾지 못했다면 이번 주말 문화체험에 나서보는 것은 어떨까. 청소년 눈높이에 맞춘 음악회와 뮤지컬 발레단 공연 등이 잇따른다.특히 한국소리문화의 전당이 청소년을 위한 기획무대를 풍성하게 준비했다. 국악과 양악을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는 연주회를 마련한다.△한국정악의 멋과 풍류를 찾아서(19일 오후 7시30분 연지홀)지루하고 어렵다는 선입견을 주는 ‘정악’. 정악이 결코 따분한 음악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음악회다.청소년과 소외지역주민들을 찾아 국악연주활동을 벌이고 있는 ‘다움우리소리앙상블’이 정악을 들려준다. 쉽고 재미있는 해설을 곁들여 정악에 대한 이해를 돕고 정악의 교육적 효과에 대해서도 설명해준다.관악합주 ‘수제천’, 현악3중주 ‘천년만세’, 대금독주 ‘청성곡’, 가곡 ‘언락’, 민속무용 ‘한량무’, 판소리 ‘춘향가’, 해금 가야금 2중주 ‘황토길’, 국악가요 ‘꽃분네야’ 등을 연주한다.다움우리소리앙상블은 국립국악원 단원들로 구성됐다. △‘악동 모짜르트! 천사가 되다’(20일 오후 5시 연지홀) 모짜르트가 서울에 나타났다. 음악성을 인정받지 못해 실의에 빠져있는 한국작곡가를 만난다. 여기에 귀신이 된 살리에르까지 조우한다. 클래식음악을 쉽고 편안하면서도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도록, 연극처럼 구성한 음악회다. 실내악단 한국페스티벌앙상블이 무대에 올린 작품으로 모짜르트의 음악을 바탕으로 그의 생애와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재미나게 엮었다.모짜르트의 명곡 ‘세레나데 제3번 G장조 작품 525, 1악장’ ‘네 손을 위한 피아노 소나타 작품 497, 3악장’ ‘플루트 4중주 A장조 작품 298, 1악장’ ‘오페라 '돈지오반니' 작품 527 中 창가로 오라 그대여’ ‘클라리넷 5중주 A장조 작품 581, 1악장’ 등을 들려준다. △뮤지컬 ‘누가 내 머리에 똥쌌어?’(20일 오전11시, 2시, 4시 모악당) 어느날, 꼬마 두더지가 땅위로 머리를 내미는 순간 똥 무더기가 떨어졌다. 화가 난 두더지는 누가 자기머리에 똥을 쌌는지 찾으러 길을 나선다. 독일 볼프 에를브루히의 유명한 그림책을 극단 예인이 뮤지컬로 올렸다. 똥을 소재로 동물들의 생태를 관찰할 수 있도록 한 작품이다. 아이들이 호기심을 갖는 소재를 뮤지컬로 제작, 관찰력과 사고력 판단력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준다.이밖에도 19·20일 오전 11시와 7시30분 예술회관 공연장에서 열리는 실내악페스티벌도 청소년에게 친숙한 실내악곡을 선사한다.
언제 봐도 마음이 탁 트이는 바다를 보니 기분이 좋아졌다. 한국관광공사가 8월의 가볼만한 곳으로 꼽은 부안 내변산 월명암과 낙조대를 향하는 길이었다.외변산은 해수욕장과 바다의 풍광으로 잘 알려져 있고 내변산 또한 절경이 많아 변산반도국립공원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산악과 바다를 한꺼번에 가진 국립공원이다. 아이들과 함께 지난 주말 평소 꼭 가보고 싶었던 월명암과 낙조대로 향했다.여름 피서철이 한창이어서 차량행렬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으나 바다의 시원한 바람과 백사장, 어선, 섬 등이 어우러진 풍광은 교통체증을 대수롭지 않게 만들었다. 변산해수욕장에서 월명암 표지판을 보고 도착한 곳은 남여치 매표소였다.한낮의 땡볕을 피해 오후 4시쯤 초등학교 5학년인 딸과 2학년 아들, 아내와 함께 산에 오르기 시작했다.등산로 입구의 표지판에 고라니 족제비 멧토끼 오소리 꿩 산까치 박새 너구리 등의 야생 조수 보호구역이라고 쓰여 있어 혹시 이들 동물을 볼 수 있을까 하는 작은 기대를 가지게 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측에서 등산로 주변 나무에 굴피나무 굴참나무 졸참나무 삼나무 맡배나무 리기다소나무 쇠물푸레 등 수십가지 나무의 이름과 특성을 적어 놓아 아이들이 이를 읽느라 바빴다.그렇다. 나는 나무 이름도 제대로 모르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예수님이 운명하셨다 하여기독교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산딸나무를 보면서 숙연한 마음이 들었다.숨을 헉헉거리고 비오듯 땀을 흘리며 25분쯤 가파른 등산로를 치고 오르니 이후에는 비교적 평탄한 길이 나왔다. 평소 별로 등산을 좋아하지 않는 기자로서는 산을 탄다는 것이 힘든 일을 하는 것과 같았다.하지만 아이들이 한마디씩 던지는 말은 가족 산행의 기쁨을 만끽하게 했다.“아빠. 산에 있는 돌은 밑에 있는 돌과 다른 가요” “엄마. 버섯이 크레파스에 있는 오렌지색깔처럼 너무 이뻐요”힘들어하는 아이들을 달래며 얼음물 4병을 다 비울 때 쯤, 출발한 지 1시간이 조금 지나 월명암에 도착했다. 스님들이 공부하는 도량답게 고요한 월명암은 그 자체가 주는 아늑함이 남달랐고 월명암에서 바라보는 내변산의 풍광이 빼어남을 자랑했다.병풍처럼 산이 펼쳐져 있고 크고 작은 바위가 점점이 박혀 있어 한참을 바라보며 참 멋지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월명암에서 만난 원담스님은 “안거하며 참선하고 있다”고 말해 아이들에게 안거와 참선의 의미를 설명하는데 애를 먹었다. 이 또한 교육이 아니겠나 싶어 속으로는 기분이 좋았다. 절에서 주는 삶은 옥수수 하나를 나눠먹는 재미도 솔솔했다.물병을 채우고 낙조대로 향했다. 안내판이 없어 약간의 고생을 했지만 ‘감각적으로’ 낙조대를 찾았다.낙조대. 이름처럼 거창한 곳은 아니었으나 귀하고 소박한 곳이었다. 능선의 바위 앞에 있는 조그마한 공간이었으나 낙조대라는 이름이 잘 어울렸다.산과 들, 바다와 섬이 한 눈에 보이는 평화로운 경치를 선사했다. 과연 이 곳에서 떨어지는 해를 바라보면 절로 감탄하겠다는 짐작이 갔다. 다음에 이 곳을 찾는다면 일몰시간에 맞춰야겠다는 계획을 세웠다.아니나 다를까. 하산길에는 낙조대에서 일몰을 보려는 듯 적지 않은 등산객을 만날 수 있었다. 7시쯤 주차장에 돌아왔으니 아이들과 함께 쉬엄쉬엄 다녀온 셈이다. 보통 사람들은 왕복 2시간 가량이면 충분하다.도내에서 멀리 갈 수 없고 바다와 해안가, 등산의 묘미를 함께 맛보는 곳으로 딱이었다. 컴퓨터게임에만 몰두하려는 아이들에게도 그만이고 드라이브의 즐거움도 선사했다. 기름값외에 별다른 비용이 들지 않았으니 서민들이 여가를 알차게 보내기에 좋은 곳이다. 특히 손전등이 준비된다면 낙조를 본 후 ‘탄성을 질러도 괜찮고’ 야간 하산이 위험하지 않을 듯하다. 변산반도 이렇게 가보자월명암 낙조대만이 목적지라면 해안가 도로를 타고 변산면 소재지 입구에서 월명암 표지판을 보고 다녀온 다음 중계쪽으로 오면 내변산의 아름다움이 펼쳐진다. 시간 여유를 충분히 가져 외변산에 유료도로(왜 돈을 받는지 모르겠지만)를 타고 바다 위를 달리는 기분을 느껴보자. 이 도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 중의 하나로 꼽혀도 손색이 없다.불멸의 이순신 드라마 촬영지인 격포 일대에서 거북선을 비롯 임진왜란때 쓰였던 판옥선 등 여러 가지 배도 구경하고 참으로 운이 좋아서 촬영현장을 접한다면 제대로 관광한 셈이다. 성웅 이순신의 ‘한산섬 달밝은 밤에 수루에 홀로 앉아’라는 시에 나오는 수루에(비록 드라마세트장이지만) 들러 500여년전에 나라를 구한 불세출의 명장의 심경을 헤아려 보는 것도 좋다.격포에 있는 영상테마파크가 개장돼 난타공연 마상쇼 등 다양한 콘텐츠가 구비돼 있으니 단순하게 관람만 하는 지루함도 덜 수 있다. 조선의 왕궁이 재현된 영상테마파크는 역사를 공부하기에 적합하다.관광지의 음식값은 비싸다는 선입견이 있지만 부안은 그렇지 않다. 순박한 사람들의 인심이 먹거리에 잘 나타나 있다. 아무리 입맛이 까다로워도 낭주골 부안의 음식은 누구에게나 만족을 준다. 산과 들, 바다가 어우러져 생거 부안으로 불렸듯이 풍부한 특산품이 음식문화를 발달시켰다.특히 생선회는 도시에서 먹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맛을 내고 내변산 도로변에 있는 가든이나 산장, 농장 등의 음식점은 어느 곳에 들러도 자연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일식(一食)을 권한다.
어느새 사십줄의 길목에 들어서 있었다. 나이 마흔을 앞두고 있거나 이미 마흔줄에 들어선 사람들로부터 청년다운 패기와 자유로움을 고스란히 만날 수 있다는 것은 반갑다. 여섯살 아홉살 코흘리개 어린시절부터 장고와 꽹과리를 잡았던 꼬마들과 꽃다운 나이 스무살에 사회문화운동에 눈을 떠 풍물에 온전히 마음을 빼앗겼던 청년들이 세월을 훌쩍 건너 한자리에 모였다. 전주의 한옥마을 전통문화센터 화명원에서 만난 임실필봉농악의 양진성(40), 남원농악의 김정헌(39), 이리농악의 김익주(38), 고창농악의 이명훈(38)씨.한눈 팔지 않고 온전히 풍물판을 지키며 지역굿의 맥을 이어온 ‘젊은 명인’들이다. 굿판에서조차 서로 어울릴 기회가 없는 이들의 만남은 어색할 수 밖에 없지만 서로의 안부를 묻고 격려하면서 금새 하나가 됐다. 진성씨와 익주씨는 대물림으로 풍물을 잇고 있는 2세들. 국가중요무형문화재기능보유자인 고 양순용명인(임실필봉농악 상쇠)과 김형순명인(이리농악 설장고)의 뒤를 잇는 후계자다. 젊은 명인의 맏형격인 진성씨는 초등학교 2학년때부터 쇠를 잡기 시작해 나이 사십이 될때까지 한눈팔지 않고 아버지의 길을 좆아온 상쇠. 축구선수가 되고 싶었던 그는 중고등학교를 거쳐 우석대 국악과와 전북대 대학원을 마칠때까지 풍물만을 공부하고 연구했다. “도중에 갈등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어차피 누군가 대신해줄 수 없는 일이라는 생각이 현장으로 돌아오게 했다”는 그는 도립국악원 단원을 그만두고 10년전 고향 임실 강진면 필봉마을로 왔다. 타악연주자로 각광을 받았던 당시 무대공연과의 결별이 쉽지 않았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당연한 선택이었고 운명이었다고 말한다. 아버지가 작고한 후 그의 앞에는 단원들의 크고 작은 갈등을 풀어내는 일, 필봉농악의 원형을 지키고 대중화 하는 일이 고스란히 떨어졌다. ‘언제라도 떠날 수 있다 ’는 위안을 안고 돌아온 고향은 그의 마음까지도 다잡아 앉혔다. 누군가의 희생이 아니면 지키지 못할 필봉농악을 그는 운명으로 이제 받아들인다고 했다. 그는 이즈음 논 여섯마지를 마련했다. “하려면 제대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그가 새롭게 더한 결단이다. 익주씨는 김형순명인의 3남 6녀중 유일하게 설장고 기능을 전수했다. 여섯살때부터 장고를 잡았던 그는 고등학교 시절, 풍물을 계속해야할지를 두고 방황했다. 하고 싶은 일이 많아서이기도 하지만 끝내 발목잡힐 것 같은 풍물판에서 청춘을 보내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방황은 오래가지 못했다. 우석대를 그만두고 백제예전에 다시 들어간 것도 타악을 전공하기 위해서였다. 기꺼이 풍물판을 다시 선택한 그는 10년전부터 아버지 대신 설장고를 잡고 있다. 상쇠 아닌 설장고로 농악단을 지켜온 아버지의 그늘에서 어려움 모르고 풍물을 익혀왔다는 그는 앞으로 자신이 감당해야 짐이 얼마나 큰지를 깨닫고 있는 중이다. 맥을 잇기 위해 풀어나가야 할 과제를 그는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정헌씨와 명훈씨는 대학 풍물패에서 풍물을 치기시작했다. 시인을 꿈꾸었던 이들은 성균관대 국문과와 서울예전 문예창작과 출신. 명훈씨는 전북대 한국음악과에서 다시 우리 음악을 공부했고, 정헌씨는 전북대 대학원에서 풍물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정헌씨는 필봉농악이 뿌리내린 강진면 출신. 진성씨와는 초등학교 선후배사이다. 본격적으로 풍물을 공부하기 시작한 것은 94년 남원농악의 상쇠 유명철명인의 문하에 들어가면서부터다. 가족들과 함께 남원에 아예 뿌리내리겠다는 마음을 먹기까지 고민도 많았지만 시인 아닌 풍물잽이로 살게 된 것에 후회는 없다고 말한다. 2002년부터 남원시립국악원 연수원 강사로 임용된 그는 다른 동료들보다 안정된 직장까지 갖게된 것에 감사하며 풍물 운동을 일구고 있다. 여성상쇠로 풍물판의 주목을 받고 있는 명훈씨. 결혼도 미루고 20대와 30대를 온전히 풍물판에서 보낸 그의 열정은 사그러져가는 고창농악의 불씨를 살려 오늘의 마을굿을 대표하는 풍물굿으로 서게했다. 노인들이 대부분이었던 고창농악단에서 그의 존재는 ‘희망’. 농악단을 이끌었던 상쇠 황귀언(작고) 명인은 10여년 한결같이 열심인 명훈씨를 드러내놓고 칭찬한번 해주지 않을 정도로 엄한 스승이었지만, 그에게 두말하지 않고 상쇠를 넘겨 주었다. 온갖 고생하며 고창농악단을 일궈온지 10여년. 같은 연배의 후배들과 함께 해온 노정은 고창농악단의 꿈이었던 전수관 건립과 대중화 작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바쁜 일상을 접고 모처럼 함께 한 시간은 빨리 지나갔다. 20일 필봉농악 전수관에서 열리는 전국의 무형문화재 농악단의 풍물굿축제를 준비하느라 분주한 진성씨, 새롭게 시작한 강습시간에 쫒기는 익주씨, 여름방학이면 연수에 더 바쁜 정헌씨, 유라시아대장정에 풍물공연으로 참가하고 돌아온 명훈씨는 한결같이 생기있다.“한번도 말해본 적은 없지만 정헌이나 명훈이를 보면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을 해왔어요. 우리처럼 아버지로부터 대를 물리는 일도 아니고, 선택할 수 있는 폭이 훨씬 큰데도 이 어려운 길을 택했다는 것, 그리고 그 길을 한눈 팔지 않고 꿋꿋이 지켜간다는 것, 대단하지요.”진성씨의 격려에 후배들은 쑥쓰러워했다. “전통을 지키는 일은 정신의 문제예요. 단순히 과거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옛것을 제대로 익혀 생성과 창조의 정신으로 이어나가는 것이 전통입니다. 그 정신을 우리시대에 자리잡게하는데 작은 역할이라도 할 수 있다면 저희의 선택이 의미있겠죠.”한여름 땡볕에서 보낸 풍물강습으로 검게 그을린 얼굴위에 따가운 여름 햇빛이 숨었다. 의지가 더 단단해 보인다.
“안∼녕, 여러분들, 안∼녕”지난 16일 오후 임실필봉농악전수관을 가득 메운 해외교포들이 우리말 인사를 따라하고 있었다. 교포들은 자신들이 기초적인 인삿말도 모를까 무슨 ‘안녕’ 인사를 그렇게 열심히 가르치는지 처음 의아해 했다. 궁금증은 인삿말이 꽹과리 장단에 얹혀지면서 자연스레 풀렸다. 교포들은 손뼉으로, 강사는 꽹과리로 인삿말에 장단을 맞췄다. 교포들의 우리 풍물과의 만남은 이렇게 시작됐다.이날 임실필봉농악전수관을 찾은 교포들은 중앙아시아와 중국, 멕시코 교포 100여명. 정부가 광복 60주년기념 사업으로 이들 해외 교포들을 전통문화체험에 초대한 자리다. “우리말을 장단으로 쉽게 맞출 수 있다”는 강사의 말에 교포들은 연신 고개를 끄덕인다.평소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았던 때문인지 10여명의 키르키스탄 교포들을 제외하고 참석자 대부분은 우리말을 잘 알아들었다. “덩덕 덩덕쿵” 강사의 궁글채와 열채가 북편(왼쪽-가죽이 두껍고 낮은 소리가 나는 쪽)과 채편(오른쪽-얇고 높은 소리를 내는 쪽)을 때리는 것을 신호로 본격적인 장구 익히기에 들어갔다. 처음 강사의 타법을 쫓아가기에 급급하던 교포 수강자들의 기술이 시간이 지나면서 금방 눈에 띄게 좋아졌다. 중간 중간 ‘스톱’을 외치는 강사의 지시를 무시하고 계속해서 장고를 두드리는 장면도 연출했다. 절로 흥이 난 듯 속도도 붙였다.장고에 이어 10여명을 대상으로 한 소고·쇠 강습이 이어지는 동안 수강생들의 옷은 이미 땀 범벅이 됐다. 33∼34℃를 웃도는 폭염에다, 100명의 수강생들이 뿜어내는 강당안 배움의 열기를 대형 선풍기 1대로 식힐 수는 없었다.그럼에도 단 1명 자리를 뜨는 교포들이 없었다. 이마에 흐르는 땀을 손으로 계속 훔치면서도 풍물에 대한 집중력은 대단했다. 쇠를 배우던 한 교포는 타법 교육을 마치려 할 때 강사 손목을 붙잡고 더 지도해달라고 매달릴 정도였다.1시간여가 지난 뒤 교포들은 각자 배운 풍물로 휘모리 장단, 반풍류 장단을 재주까지 부리며 자유롭게 연주했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박비체슬라브(23, 타쉬겐트 국립니자미 사범대 졸)씨는 “아무리 쳐도 지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1937년 할아버지때 이주해 어려서 시골에 살았다는 박씨는 장고를 쳐보기는 처음이지만, 어렸을 때 할머니·할아버지들이 풍물놀이를 하는 모습을 자주 보았다고 했다.현재 대학원 과정을 준비중인 그는 대학때인 2년전 연수생으로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으며, 한국 문화의 매력에 푹 빠져 대학원 과정을 한국에서 밟을 생각이란다. 키르기즈스탄 여성 교포인 신올가씨는 풍물 익히기가 어렵지 않았느냐고 묻자 서툰 우리말로 “한국말 배우기보다 훨씬 쉽다”고 대답했다. 직장에 휴가를 내고 방문단에 합류했다는 그는 우리 풍물에 대해 소리가 크고도 이쁘다고 평했다. 교포 체험단중 필봉농악단의 중국 공연 무대에 함께 섰던 중국 연변 교포들이 포함돼 반가운 해우가 이루어지기도 했다. 이들 교포들은 전수관에서 풍물학습이 대규모로 이루어지는 것이 놀랍다고 했다. 전수관에 이날 마침 전국에서 모인 200여명의 대학생연합 체험단들의 풍물 익히기 모습을 보고서다.풍물의 맛만 본 교포들은 자신들의 체험이 끝난 뒤에도 한동안 자리를 뜨지 않고 국내 대학생들의 풍물놀이를 바라보며 풍물에 흠뻑 빠진 모습이었다.
풍물굿은 꼭 마당에서만 연주돼야 하는 것일까. 무대는 사물놀이로 박제돼야 하는가.무대를 마당으로 만들어 풍물굿을 무대로 끌어들일 수는 없을까.전통 풍물에 대한 고정관념을 털어내기 위해 몸부림 치는 젊은 풍물꾼들이 적지 않다. 전주 한벽예술단은 이런 젊은들이 모여 풍물의 현대화를 끊임없이 시도해오고 있다. 전주시립예술단 수석 출신의 양진환씨를 단장으로 한 이 예술단은 이재정(쇠) 김지영(징) 박종대(북)씨 등 4명의 단원으로 짜여졌다. 20대 후반부터 30대 후반의 이들은 끼로 똘똘 뭉쳤다.전주전통문화센터 전속 풍물단으로 지난 2002년 출발한 이후 지금까지 해온 작업들을 보면 이들이 지향하는 방향이 무엇인지 읽을 수 있다. 첫 작품으로 무대에 올린 ‘운우풍뢰’에서부터 최근작 ‘소희난행’에 이르기까지 이들의 착작활동은 곧 전통 풍물굿의 범위를 넓히려는 시도들이었다. 기본적으로 쇠, 장고, 징, 북이 등장하지만, 이들의 무대에는 신디사이저에 승무와 부채춤, 현대무용까지 곧잘 등장한다.창작품 대부분은 전주와 전라도 등 주변의 토속적인 것들을 소재로 해왔다. 무대가 자리잡고 있는 주변 경관을 소재로 ‘한벽삼경’이나, 동학농민혁명을 소재로 한 ‘파랑새’작품이 대표적이다.이들의 활동이 더 빛나는 것은 날마다 판을 벌여 전통문화센터가 살아 숨쉬고 있음을 온 몸으로 보여준다는 사실이다. 이들은 지난 한 해 공연활동만 200여회 이르렀다. 올해는 ‘전통예술여행’이라는 이름으로 매주 수·목요일 2차례씩 관객과 만났다. 여기에 전주를 찾는 외지 관광객 등을 대상으로 풍물체험을 지도하고, 전통혼례에서 분위기 띄우는 일까지 맡는다. 전통문화 중심도시를 꿈꾸는 전주에서 이들은 말이 아닌 몸짓으로 그렇게 전통문화 콘텐츠를 하나씩 채우고 있다. “무대는 자유스러운 것이며, 관객이 무대에 올라가 연주자와 어울릴 수 있는 것이라는 인식을 갖게 한 것만으로 만족합니다”양 단장은 도심속, 그것도 조명발을 받는 환경속에 관객들을 어떻게 끌어들이느냐 고민했으나 3년여 활동에서 그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전주 사람 모두 귀명창이라고 하지만 막상 공연에서 ‘얼씨구’ 한마디 거들어주는 관객이 그리 많지 않은 게 그동안 현실 아니었느냐는 말도 덧붙였다. 전주를 찾는 외국인 노동자, 주한미군, 외국인 학생 등에게 우리의 전통문화를 알게 해주는 일도 이들에겐 보람이다. 처음 낯설게 풍물을 느낀 외국인들도 예술단 연주에 금방 빨려들어 무대가 노래방 분위기로 갈 때도 많다. 리듬음악이 동서양에 모두 통할 뿐 아니라, 예술단이 지향하는 열린 마당의 성격상 외국인들이 쉽게 풍물에 다가서는 것 같다고 양 단장은 분석했다. 관객이 없어도 ‘공연은 멈추지 않는다’고 할 정도로 끼와 열정으로 똘똘 뭉친 이들 예술단이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풍물굿판을 새롭게 울릴지 관심이 간다.
이 여름이 가기 전, 몸에 달라붙는 민소매 옷 한 번, 하늘거리는 원피스 한 번 입어보는 것이 소원이 그녀들이 있다. 뜨거운 태양 아래서 운동을 하자니 피부를 그을릴 것만 같고, 무작정 굶자니 행여 쓰러질까봐 걱정이다. 땀이 많은 여름에는 역시 음식다이어트가 최고다. 제철 과일로 살까지 시원하게 뺄 수 있는 ‘포도 다이어트’는 어떨까.포도는 강알카리성 과일이기 때문에 많이 먹으면 산성 체질이 알카리성으로 바뀌어 체질이 개선된다. 또 무독성 과일이라 부작용도 없다.인체 내의 불순물이나 노폐물, 불필요한 지방질을 급속도로 분해시켜 체외로 빠져 나가게 만드는 포도. 성질이 차갑거나 덥지 않아 대체로 모든 사람에게 무난하다. 포도에 함유된 화학성분은 각종 독소와 이물질을 분해시켜 땀이나 대소변으로 배출시키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포도 다이어트 3일 후면 몸이 한결 가벼워진 느낌을 받을 수 있다.포도 다이어트를 시작하기 하루 전에는 단식을 하면서 물을 많이 마셔준다. 다음날 부터는 아침에 일어나 물을 한 컵 마시고 30분 후 포도 한 송이를 먹는다. 3일 동안 포도의 양이나 횟수에 구애받지 않고 2시간 간격으로 먹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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