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호! 여름이다] 선유도...'바다로 바다로 달음질치나니'
저 바다 소리칠 때마다 내가슴이 뛰나니저 파도 들이칠 때마다피가 끓나니 아직도 나의 마음바다로 바다로 달음질치나니(피천득의 ‘바다’)출렁이는 바다. 짙푸른 바다에서 나뭇잎처럼 출렁이는 여객선을 타고 떠나는 여름날의 낭만과 추억의 중심지. 사방 바다만 보이는 곳. 군산, 아니 전북의 대표적인 섬, 선유도.군산여객터미널에서 외항과 신항을 거쳐 끝없이 펼쳐진 도류제를 양편에 끼고 이제 육지가 되어버린 오식도·비응도를 한참 가다보면 해무가 뒤덮인 검푸른 바다 위로 올망졸망한 섬들이 군락을 이루듯 모여 있다. 크고 작은 섬, 68개 섬들이 한껏 자태를 뽐내듯 무리를 이루고 있는 고군산군도다. 군산여객터미널을 떠나 금강과 황해의 거대한 합수과정을 지켜보면서 시속 15노트의 쾌속여객선으로 1시간 40분의 바닷길을 달려 닿는 선유도는 고군산군도의 대표섬이다. 반경 20여km를 이루는 12개의 유인도가 버티고 있지만 중심부에는 선유도가 있고, 무녀도와 장자도를 품에 안은 것처럼 끼고 방축도와 횡경도를 어루만지며 야미도와 신시도를 보살피는 어미 섬이다.고군산도의 당초 명칭은 군산이었다. 고군산이라는 명칭은 조선 태조 6년(1397년) 수군 만호영을 군산도(오늘날 선유도)에 설치했다가 세종때 진포(현 군산)로 옮겨감에 따라 군산이라는 지명도 옮겨 진포가 군산포진이 되고, 기존 군산도는 옛 고(古)자를 붙여 고군산이라 칭한데서 유래됐다고 한다.옛날부터 칠산바다의 중심 어장으로 조기잡이와 멸치잡이가 유명한 선유도의 망주봉에서 보는 일몰 광경은 붉은 태양빛의 아름다움을 금새 토해낼 듯 사방으로 쏟아내고 있다.선유도해수욕장은 오는 14일부터 다음달 20일까지 문을 연다. 군산시는 이 지역의 명사십리를 살리기 위해 모래보강공사를 실시한 바 있고 상가의 바가지 상혼을 뿌리뽑기 위해 자체 상가물가안정회의를 갖는 한편 지역상권 살리기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그리움 만끽 선유8경선유도는 서해안 해수욕장 중 최고 자태를 지닌 명소들이 곳곳에 놓여 있다.코발트 빛의 물결이 넘실거리는 명사십리를 비롯 선유낙조, 평사낙안, 망주폭포, 삼도귀범, 장자어화, 월영단풍, 무산 12봉 등 선유 8경을 만끽할 수 있다.제1경 선유낙조는 선유도 앞바다가 붉은 석양에 물들어 마치 불바다처럼 느껴지는 장관을 일컫는다. 일몰이 유난히도 장렬하고 낭만적이라 해서 불리워진 최고의 절경이다.제7경 망주폭포는 옛날 이 곳으로 억울하게 유배된 충신들이 이 산에 올라가 북쪽을 바라보며 한양땅의 임금을 그렸다는 암봉, 망주봉에 빗물이 모여 폭포를 이루는 모습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제8경 명사십리는 선유도 해수욕장을 지칭하는 다른 이름이다.길이 3km, 폭 1백m정도의 규모로 반달형을 이루고 있는 은빛 백사장이다.이밖에도 들판과 어울려 봉우리가 춤춘다는 무산십이봉, 범선이 만선을 하고 돌아온다는 삼도귀범, 인근 장자도에서 고기잡이 배들이 불을 붙이는 장자어화도 관광객들을 유혹한다.선유도를 가운데 두고 이제 다리로 연결돼 하나처럼 보이는 장자도와 무녀도가 있다. 이들 섬은 구름다리(연도교)로 연결돼 있고 초저녁 이 다리를 건널 때면 어느 곳에서도 느끼지 못하는 시원함을 만끽할 수 있다. 이 곳이야말로 가속을 바다 낭만으로 가득 채울 수 있는 신흥 명소로 꼽을 만하다.광대도의 지층석과 말도의 등대, 바다낚시로 유명한 방축도 또한 볼거리로 손색이 없는 곳이다.◇ 선유도 가는 길선유도는 고군산군도의 주(主)도이다. 주민은 한때 1천호가 살았으나 선유도에는 현재 진리(진말), 신기리(샛터), 전월리(밭너머), 남악리(나매기), 통리(통개) 등 5개 자연마을에 1백50여가구 6백여명이 살고 있다.중심부인 진말은 선유도 해수욕객과 관광객을 맞아 민박 등을 하며 생활하고 있고, 나머지 마을 주민들은 어업이 주종이다.고군산군도는 주변 바다가 수심 10m미만으로 넓은 간석지가 발달해 썰물 때는 해안에서 10여km밖까지 바다밑이 드러난다. 이 때 마을 여인들이 소라, 굴, 바지락 등을 캐온다. 요즘은 이 섬을 자주 찾는 관광객들도 이 때를 놓칠새라 재빨리 굴과 바지락을 따는 재미를 붙일 정도이다.선유도∼장자도, 선유도∼무녀도간은 지난 84년 착공, 86년에 완공된 일명 쌍동이 다리(길이 2백68m, 폭 3m, 높이 30m)가 있으며 대장도까지 4개섬이 다리로 연결돼 같은 생활권이 된지 오래이다.선유도의 주요 관광코스는 군산항을 출발, 야미도∼신시도∼무녀도∼선유도를 둘러볼 수 있고, 비안도∼두리도∼말도∼명도∼방축도∼관리도∼장자도∼선유도를 유람하는 코스로 이뤄져 있다.군산항여객터미널에서 이달 15일부터 8월15일까지 매일 3차례씩 (오전 7시, 낮12시, 오후3시30분) 쾌속선이 뜬다. 이 배는 야미도∼신시도∼선유도∼무녀도를 경유한다. 보통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 걸린다.이 곳에는 최근 단장을 마친 숙박시설이 들어서 예년보다 이용하는데 편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함께 여름 휴가철에는 피서객 수송을 위해 관광유람선도 수시 운항한다. 여객선 요금은 일반 1만2천8백원(중고생 10%, 초등생 50%할인).자세한 문의는 군산항여객터미널 446-7171, 선유도 어촌계장 465-7944(5) 등으로 연락하면 된다. 군산항여객터미널의 한 관계자는 “다만 기후와 조수간만의 차로 그날그날의 물때에 따라 배시간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배시간을 문의하고 승선해야 일정에 차질이 생기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