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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 여성의식 설문조사...육아문제 고민 커

여성들에게 가장 큰 짐은 육아문제인가 보다. 전주시가 전주시내 20세이상 60세 미만의 여성 5백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여성들은 가정생활에서 자녀양육이 가장 부담스러운 일이라고 했으며, 경제활동을 하는데도 큰 걸림돌이 된다고 했다. 따라서 사회적 차원에서의 보육시설확충 등 육아관련정책 마련이 가장 시급하다고 지적했다.또한 전주시 여성들은 경제활동과 의료관련서비스 지원에 대한 욕구도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60세미만 여성들은 여성들의 경제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취업관련 정책이 중요하다고 했으며, 60세이상의 고령층에서는 의료서비스가 가장 필요하다고 꼽았다.이러한 결과는 전주시가 지난 5월 15일부터 6월 15일까지 한달동안 전주시내 일반여성(20세이상 60세미만)과 노인여성(60세이상), 저소득 여성 등 총 9백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나타났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주시 여성들은 여성들의 활발한 경제활동을 위해서는 사회적 차원에서의 보육 및 탁아시설을 확충해야 한다(25.6%)고 했으며, 출산휴가(24.9%) 육아비용지원(16.1%) 육아휴직제도(13.8%) 등 출산 및 육아관련분야를 중점시책으로 펼쳐주기를 바랬다. 또한 여성실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자리창출(34.3%)과 훈련교육(22%) 취업정보제공(22%) 을 제시했다.전주시내 여성들은 가정에서는 평등하다(71.6%)고 인식하고 있는데 반해 사회적으로는 불평등하다(72.3%)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와관련 여성지위향상의 걸림돌로는 남성중심의 가치관과 문화(39.4%)를 으뜸으로 꼽았으며 여성 스스로의 의식(20%)도 문제라고 지적했다.전주시내 노인여성들의 76.9%가 지병을 갖고 있지만 이중 8.6%는 전혀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관련 여성노인들은 공공기관에서의 의료서비스가 가장 필요하다(33%)고 했으며, 가장 필요한 복지시설로 노인전문병원을 꼽았다.조사결과에 따르면 여성노인의 일상생활 및 정서적 지원은 이웃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경제적지원은 대부분 자녀들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한편 전주시내 일반여성의 23.4%, 노인여성의 47%, 저소득여성의 67.5%가 현재의 생활에 불만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 문화일반
  • 은수정
  • 2000.07.17 23:02

[한자교실] 전력(全力)

전력(全力)모두 전(全), 힘 력(力)가지고 있는 모든 힘전력(全力)을 다해서 달렸다고 하고, 전력(全力)을 다한 투구(投球)라고도 한다. 가지고 있는 힘을 다 동원하였다는 말이다. ‘전력’의 동음이의어가 많다. 과거의 경력이라는 전력(前歷), 오로지 한 가지 일에만 힘을 쏟는다는 전력(專力), 단위 시간에 사용되는 전기 에너지의 양인 전력(電力), 전투에 참가한 경력인 전력(戰歷),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인 전력(戰力) 등이 그것이다.‘전(全)’은 부족함이나 흠이 없다는 완전(完全)이나, 온전하게 잘 지키어 지닌다는 보전(保全)에서는 ‘온전하다’는 의미이지만 ‘모두’라는 의미로 더 많이 쓰인다. 한 나라의 전체를 일컫는 전국(全國), 모든 것을 다 알고 모든 것에 다 능하다는 전지전능(全知全能), 맡겨진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일체의 권한인 전권(全權), 글의 전체인 전문(全文), 그리고 지(知)·정(情)·의(義)가 조화를 이룬 원만한 인격자인 전인(全人) 등이 그 예이다.‘력(力)’은 ‘힘’ ‘힘쓰다’는 의미이다. 뛰어나게 힘이 센 사람을 역사(力士)라 하고 힘주어서 주장하는 것을 역설(力說)이라 하며, 애써서 지은 작품을 역작(力作)이라 한다. “전불필승 불가이언전(戰不必勝 不可以言戰)”이라는 말이 있다. 전쟁은 꼭 이긴다는 소신이 서지 않는 한 전쟁을 입에 담아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공자(孔子)는 “지소이모대 역소이임중 선불급의(知小而謀大 力小任重 鮮不及矣)”라고 하였다. 지혜는 적은데 큰 일을 꾀하고 능력은 적은데 책임이 무거우면 재앙이 미치지 않는 일이 드물다는 말이었다.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0.07.17 23:02

[생활영어] Well, they could be worse.

Well, they could be worse.글쎄, 괜찮아.A:How are things with you?지내는 형편은 어때?B:Well, they could be worse.A:Are you enjoying this hot weather?이 무더운 날씨는 괜찮아?B:Not really. I would like to go to the beach.아니, 해변으로 나가고 싶어.품질이나 품성, 사물의 상태 따위가 보다 나쁘거나 더 열악하게 될 때 그리고 상황이나 형편, 건강이 더 악화되거나 안 좋게 변할 때 쓸 수 있는 표현은 위의 예에 쓰인 ‘worse’를 이용하면 됩니다. 위의 예 “They could be worse.”는 직역하면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겠다는 의미이지만 현재는 괜찮다는 의미입니다. ‘would like to ~’는 ‘~하고 싶다’라는 표현입니다.무더운 여름에는 모든 물건이나 제품은 물론이고 불쾌지수가 높아짐에 따라 사람의 품성이나 마음까지도 악화되거나 나쁘게 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냉방기 때문에 감기도 겨울 못지 않게 많이 걸리구요. 이럴 때일수록 조금만 더 상대를 배려해주는 마음을 가져야 하지 않을 까요? 표돌이 생각. < 기억해 둘 만한 표현들 >* The patient is worse today. 그 환자의 상태는 오늘 더 악화되었다.* Smoking seems worse for the health than drinking. 흡연은 음주보다 건강에 더 해로운 것 같다.* I would like to meet him. 나는 그를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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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0.07.17 23:02

[여성의 눈으로] '공평한 세상...한줄로 서기 부터'

사회운동을 하는 분에게 왜 이 일을 하시는가 물었더니 “사회의 변화 발전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많은 사람이 행복하고 질적으로 향상된 삶을 누리도록 기여하는 것이 나의 기쁨이기 때문”이라고 대답하셨다. 다른 사람을 위해 헌신하는 것이 그의 기쁨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이기적인 사람인가? 나는 나 자신을 위해 사회운동에 동참해 왔다. 내가 기쁘고 행복하고 재미있어야 생명력있고 바르고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일이 감동이 되어 많은 사람에게 호응을 얻을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사회운동에는 많은 종류의 영역이 있다. 자본주의 사회의 근본적 문제를 제기하는 변혁운동, 지구의 생태계를 유지·발전 시키려는 환경운동, 각자 속한 단체나 조직의 이익을 위한 운동, 기존의 사고를 변화된 세상에 맞게 적응하려는 의식 개혁운동, 발전된 사회의 문화를 실험하고 도입해 사회의 발전에 기여하려는 문화운동…. 내가 참여하고 있는 ‘한줄로 서기운동’은 ‘의식개혁 생활문화’운동의 영역으로 정의하고 싶다. 쉬는 시간에 화장실에 몰려가는 초등학교 애들까지 줄을 잘못 서서 늦게 일을 보면 재수 타령을 한다. 합리적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당연히 일찍 온 사람이 먼저 볼일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어느 줄이 빠른가 이리저리 눈치보는 잘못된 줄서기 문화는 이제 바뀌어야 한다. 우리가 줄서기 방식을 바꾸자는 것은 단순히 불편하거나 약오른 경험 때문이 아니다.어찌보면 우리 사회에 뿌리깊게 박혀 있는, 능력과 상관없이 줄 잘 서야 승진하고, 줄 잘 서야 일이 빨리 끝나고, 튼튼한 줄을 잡아야 사업도 성공하는 고약한 관행을 없애자는 의도가 더 크다.공중전화 박스 앞에서, 매표소에서, 삼성문화회관 화장실에서, 은행 CD기 앞에서 한줄로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은 공평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작은 실천자라는 자부심을 느껴도 좋다.오늘 난 은행 CD기 위치를 허락 없이 내 마음대로 재구성하며 기관에 제시할 계획서를 준비하고 있다. 참! 2002년 월드컵 경기장 설계도를 바꾸시겠다는 관계자는 약속을 잘 지켰는 가 확인해야겠다./김미경(청소년을 위한 전주 내일 여성센터 사무국장)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0.07.17 23:02

[문화단신] '한 여름 밤의 콘서트'

◈공연◇전주시립교향악단 한 여름 밤의 콘서트전주시립교향악단의 한 여름 밤의 콘서트가 21일 오후 7시30분 전주 덕진예술회관에서 열린다.여름의 한복판에서 열리는 이번 콘서트는 우리가곡과 영화음악, 오페라가 어우러지는 연주무대. 장문학씨(안양대 겸임교수)가 지휘봉을 잡고 소프라노 임옥경, 바리톤 김동식, 테너 신윤정, 메조 소프라노 현미숙가 협연자로 나서는 이번 무대는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 중 ‘왈츠’와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중 ‘하바네라’, 롯시니의 세빌라의 이발사 가운데 ‘여기 하늘이 열린다’, 푸치니의 토스카 중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며’등 오페라 아리아가 무대를 꾸민다.◇김광순 작곡발표회전주대 음악학과에 재직중인 김광순교수의 작곡발표회가 20일 오후 7시30분 전북예술회관에서 열린다.지역에서 서양음악 작곡작업을 꾸준히 작업해온 김교수가 여는 발표회는 우리음악에 주목했다는 점에서 각별하다. ‘거룩하시다’(sanctus)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발표회에는 한국적 선율과 리듬으로 서양가곡을 풀어낸 실험적인 공연이다.도한호씨의 시를 곡으로 담아낸 ‘동해에 솟는 해’를 비롯해 ‘홀로 한 분 하느님께’등 모두 12곡이 선보인다. 이번 연주에는 전주챔버 오케스트라와 함께 소프라노 정윤경(서해대 출강), 이화숙(전주시립합창단 상임단원), 바리톤 김재명(전주대 대학원 재학), 첼로 김성택씨(전주시향 상임단원)등이 참여한다.김교수는 ‘서울음악제’ ‘교행악축제’등에서 위촉받아 작품을 발표했으며 ‘새야 새야 파랑새야’ ‘참 좋은 당신’ ‘Psalm’등의 작곡발표회를 가졌다.◈ 전시◇백색회전전주교대 미술교육학과 홍순무교수를 비롯해 도내 초중고교에 재직중인 교사들이 참여하는 백색회의 열두번째 회원전이 20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열린다.이번 전시에는 강성식(군산 남중), 김용섭(진안제일고), 김남진(김제성동초), 최용순(군산 지곡초)등 17명의 회원들이 참여한다.◇강남인 서양화 개인전서양화가 강남인씨의 개인전이 19일부터 25일까지 얼화랑에서 열린다.사실적이고 섬세한 표현의 작품을 선보이는 강남인씨는 이번 개인전에서 정물, 풍경 등 극사실주의적인 작품들을 선보인다.

  • 문화일반
  • 이성각
  • 2000.07.17 23:02

바른 '성' 인식, 인간 중심의 문화 가꾸기

지난 3월 성폭력예방치료센터 소장으로 취임한 후 외부활동을 자제하고 센터 내부정비에 주력해온 김은경소장(46)이 본격적인 대외활동에 나섰다. 최근 진안군청 직원 이모씨의 성폭행사건을 검찰이 무혐의 처리한 것과 관련 도내 여성단체 및 시민사회단체들과 공동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진실밝히기에 온 힘을 모아내고 있다. “개개인이 온전하게 존중받는 문화, 인간중심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김소장은 성폭력사건이 인간에 대한 교육, 구체적으로는 ‘성’을 매개로 한 교육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성에 대한 가치관과 성문화가 잘못됐기 때문에 성폭력사건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성폭력 사건은 대부분 우발적으로 일어납니다. 사람들이 ‘성’에 대해 바르게 인식하고 있다면 예방할 수 있는 일이지요.”따라서 김소장은 어릴때부터의 성교육을 강조한다. 남성과 여성에게 이중적 잣대가 적용되는 사회문화나 성을 고귀하고 소중한 것으로 여기지 않고 쾌락의 도구로 잘못 받아들이는 것도 모두 바꿔나가야 할 일이라고 덧붙인다. 김소장은 청소년에 관심이 많다. 청년시절부터 기독사회운동을 해온 그는 센터로 자리를 옮기지 전까지 익산 청소년상담실에서 청소년상담을 해왔다. 센터에서도 청소년성교육 부분에 가장 애정이 간다는 김소장은 청소년기가 인생을 꾸려가는데 토대를 닦는 가장 중요한 시기라며 앞으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을 다채롭게 꾸려보고 싶다고 밝혔다.“성폭력예방치료센터는 성폭력 예방과 치료 두가지 활동이 중심입니다. 예방을 위한 교육사업도 전문화 심화시킬 계획이며, 성폭력 피해자들이 건강한 사회인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전문적인 치유프로그램도 계발할 예정입니다.”누군가는 해야 할 일, 결코 녹록치않은 길을 택한 김소장은 당분간은 진안군청 성폭행 사건 공동대책위원회 일로 매우 바쁠것 같다.

  • 문화일반
  • 은수정
  • 2000.07.17 23:02

[마음의 창] 단순한 생활

언제나 우리를 자유케하는 것은 마음의 단순함이다. 우리의 정신이 산만해지고 영혼이 피곤해지는 것은 우리마음에 있는 욕심때문이다. 성경은 물질이 필요없다고 말하지 않는다. 물질은 그 자체로 선한 것도 악한 것도 아니다. 2세기 교부 크레멘트가 아주 중요한 말을 했다. ‘물질에 소유당하지 않고 물질을 소유하는 법을 배우라’ 이것을 그는 ‘내적 이탈(inner denunciation)’이라 불렀다. 어떤 사람은 이렇게도 말했다. ‘물질을 소유하지 말고 즐기는 법을 배우라’우리는 소유해야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행복은 소유에 있지 않다. 바울사도가 말했다. ‘돈을 사랑하지 말라.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니라’ 바울은 돈이 필요없다고 말하지는 않았다. 다만 돈을 사랑하지 말라고 했다. 돈을 소유하는 것은 필요때문에 하는 것이다. 돈을 소유하되 사랑하지는 말라. 이것을 ‘내적이탈’이라고 부른 것이다. 이 ‘내적이탈’이 ‘외적 자유’를 주는 것이다.오늘 우리의 삶을 한번 돌아보자. 굳이 IMF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너무 값싸게 물질의 노예가 되어 살고있다. 우리는 얼마나 당장 필요없는데도 물건사기를 좋아하는가. 물건을 사더라도 신용성보다는 모양이나 값을 보고 사는가. 혹시 외제라고 하면 무조건 사지는 않는가. 우리는 얼마나 외상이나 할부를 좋아하는가. 우리는 얼마나 자동차의 크기가 인격의 척도요 아파트의 평수가 성공의 척도인 것처럼 여기고 있는가. 한 해에 5만명에 달하는 어린이들이 죽어가고 우리의 북녘동포도 수백명씩 죽어가는데 우리는 얼마나 많이 외식을 위하여 낭비하고 있는가. 또한 얼마나 아직도 쓸만한 가구를 두고 다른 비싼 가구로 바꾸기를 좋아하는가. 화장이나 몸치장등 외모에 지나친 신경을 쓰고 있지는 않은가. 가끔 필요한 여행은 좋은 일이지만 우리는 얼마나 습관적으로 많은 여행을 하고 있는가. 아프리카에서 선교하고 있던 알버트 슈바이처가 한번은 미국을 방문했다. 그는 당시 가장 나쁜 3등 열차를 타고 뉴욕에 내렸다. 기자들이 몰려와서 물었다. “당신은 왜 하필 3등 열차를 타고 여행합니까?”이때 슈바이처가 말했다. “4등 열차가 없으니까요”슈바이처는 4등열차가 있었다면 그것을 탔을 것이라는 뜻으로 말한 것이었다. 1등열차를 탔다고 1등 인간이 되는 것은 아닌 것이다. 단순하게 사는 것이 자유로운 것이다. 단순해지자. 먼저 마음을 단순하게 가지자. 마음에 있는 중심에 하나님을 두자. 모든 것을 하나님으로 단순화시키자. 그것이 자유에 이르는 길이다./이윤재목사(전주희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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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0.07.15 23:02

[한자교실] 선례(先例)

선례(先例)먼저 선(先), 보기 례(例)이전(以前)의 사례(事例)“그런 선례(先例)가 없다”라 하기도 하고, “그와 같은 선례(先例)를 남겨서는 안 된다”라고도 한다. 이전에 그렇게 한 사례를 일러 선례(先例)라 한다.‘선(先)’은 ‘먼저’ ‘앞선’이라는 의미로 많이 쓰이지만 ‘돌아가신 사람’을 일컫는 말에도 쓴다. 닥쳐올 일을 미리 아는 슬기로움을 선견지명(先見之明)이라 하고, 다른 사람에 앞서서 어떤 일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그 일을 실행한 사람을 선구자(先驅者)라 하며, 미리 바친 돈을 선납금(先納金)이라 한다. 선입견(先入見)이란 ‘이미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는 견해’를 말한다.남에게 세상을 떠난 자기 아버지를 일컬을 때 선고(先考) 또는 선친(先親)이라 하고, 돌아가신 어머니는 선비(先 ) 또는 선자(先慈)라 한다. 남의 죽은 어머니는 선대부인(先大夫人)이라 하고, 남의 죽은 아버지는 선대인(先大人)이라 한다.“선공후사(先公後私)”라 하였다. 먼저 공적인 일을 하고 나중에 사적인 일을 하라는 말이다. 같은 의미로 선우후락(先憂後樂)이라는 말이 있다. 먼저 나라를 위해 근심하고 나중에 개인의 즐거움을 도모해야 한다는 의미이다.사물의 성립에는 순서가 있음을 말할 때 “선침이후루 가이성유(先針而後縷 可以成 )”라는 말을 쓴다. 바늘을 앞세우고 실을 뒤따르게 해야만 장막이 완성된다는 말이다. “선즉제인(先則制人)”이라 하였다. 남보다 앞서 일을 도모하면 능히 남을 제어할 수 있다는 말이다. 자로(子路)가 공자(孔子)에게 정치에 관해 물었을 때 “선지노지(先之勞之)”라고 말했다 한다. 먼저 나서서 힘들여 일하라는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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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7.15 23:02

원불교, 통일 기원 금강산 성적지 순례

전북지역 1천2백여 원불교도들이 오는 10월 금강산에서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기원하는 대법회를 열 계획이다.남북정상이 만나고 남북간의 교역확대가 이뤄지는 등 화해무드가 무르익는 가운데 원불교 전북교구 교도들이 민족통일에의 전기를 마련하는데 기도의 힘을 실겠다는 것이다.원불교 전북교구(교구장 이제성)가 금강산 성적지 순례를 계획한 것은 지난 연말부터다. 올해 정산(鼎山) 송규종사(宋奎宗師) 탄생 1백주년을 맞아 기념사업을 다채롭게 벌이고 있는 원불교에서 탄백사업 마무리행사로 금강산 성적지 순례를 기획한 것이다.원불교에 금강산은 민족의 영산이자 남과 북을 잇는 가교일뿐 아니라 원불교 창교자인 소태산(少太山)대종사(大宗師)가 머물며 세계종교연합시설이 들어설 곳임을 예견한 대종사 성적지로서 각별한 의미를 지니는 곳이다. 대종사가 1930년(원기 15년) 5월초 제자들과 함께 금강산을 찾아 금강산이 앞으로 세계의 중심이 될 것을 예견하고 제자들에게 금강의 주인이 될 수 있는 인품을 갖출 것을 당부했다는 것. 따라서 원불교 전북교구에서는 대종사의 세상만물이 하나라는 ‘일원주의’사상을 되새기고 그 가르침을 민족통일에의 염원으로 이어낸다는 마음으로 금강산 성적지 순례를 준비하고 있다. 오는 10월 24일부터 27일까지의 여정으로 떠날 금강산 성적지 순례는 ‘화해와 협력, 평화와 통일을 위한 금강산 대법회’라는 주제를 내세우고 있다.이 행사의 주관자는 좌산(左山) 이광정종법사(李廣淨 宗法師)다. 좌산종법사를 선두로 전북교구내 1천2백여 교도들이 함께 금강산 성적지 대장정에 나서는 것이다. 그동안 일반인을 비롯한 종교계 인사 등 많은 사람들이 금강산을 다녀왔지만 한 종단에서 그것도 종단을 대표하는 지도자와 일반 신자들이 이렇게 대규모로 방문하기는 처음이다.원불교 전북교구에서 금강산 성적지순례에서 가장 공을 들이는 부분은 대종사가 묵었다는 온정리 금강여관에서 ‘민족통일을 기원하는 대법회’를 드리는 것이지만 현재 상황으로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차선책으로 선상대법회를 계획하고 있다. 또한 금강산에서의 통일기원식도 예정하고 있다.통일기원식에서는 이달부터 전북교구내 89개 교당에서 일제히 모금에 들어간 통일성금을 전달하는 순서도 포함될 계획이다.현재 전북교구에서는 이달초부터 이제성교구장이 교구내 교당을 순회하며 민족통일과 금강산을 주제로 법회를 열고 있다. 금강산 성적지 순례에 앞서 원불교도들이 통일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고 이 기회를 계기로 통일에 대한 의지를 모아낼 수 있도록 사전 길닦이를 하는 것이다.이와 함께 북녘동포에 담요 및 분유보내기 운동에의 동참도 호소하고 있다.금강산 성적지 실무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영신변호사는“전북교구의 금강산성적지순례는 원불교도 개개인에게는 대종사의 가르침이 어려있는 성적지를 찾는다는 점에서 신심을 높이고 교화의 기회가 될 수 있으며, 또한 민족통일에 교단차원에서의 염원을 담아낸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높다”고 소개했다.

  • 문화일반
  • 은수정
  • 2000.07.15 23:02

[종교단신] 제3기 지리산 열린 학교

*제3기 지리산 열린 학교지리산을 지키고 사랑하는데 열정을 모두어내고 있는 지리산을 사랑하는 열린연대(상임대표 도법스님)에서 지리산에서 참 생명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지리산 열린학교 세번째 문을 연다.‘왕시루봉 열린학교’라는 애칭으로 세번째 마련되는 지리산 열린학교의 근본 목적은 지리산에 대한 이해를 높여 산사랑의 마음을 모아내는 것이지만 이와 함께 자연에서 우리의 삶을 돌아보고 공동체적 삶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회를 갖기위한 취지도 담고 있다.‘지리산의 멋과 맛’을 주제로 8월 10일부터 12일까지 전남 구례군 토지면 구산리 왕시루봉산장에서 열리는 지리산 열린학교에서는 박두규시인과 함께하는 지리산과 문학, 실상사 화엄학림 일귀스님과 함께하는 지리산과 명상, 엄용식목사가 소개하는 지리산 전설, 함태식 피아골산장지기가 소개하는 지리산과 생태적인 삶 등의 강좌와 지리산을 가슴에 품을 수 있는 프로그램 등이 준비된다. 참가비는 2만원. (055)962-2896 *동산 불교 대학생 모집대한불교 조계종 동산불교대학(학장 무진장)에서 학생을 모집한다.일반인을 대상으로 불교에 대해 교육하는 동산불교대학은 불교대중화와 포교사 양성이 목적이다. 교육은 2년과정으로 진행되며, 근본불교·대승불교·비교종교론·유식사상·정토사상 등 불교에 관해 총체적으로 교육한다. 주간반은 매주 목요일 오후 2시에, 정규반은 매주 토요일 오후 6시에 수업이 진행된다.(02)732-1206

  • 문화일반
  • 은수정
  • 2000.07.15 23:02

정산종사 생애 그리는 서적 출간돼

올해 원불교 제2대 종법사를 지낸 정산 송규종사 탄생 1백주년을 맞아 다채로운 기념행사가 원불교차원에서 거교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정산종사의 생애와 사상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책이 출간됐다.원광대학교 원불교학과 류성태교수가 엮어낸 ‘정산종사의 인품과 사상’(원불교출판사).‘원불교와 동양사상’‘정보사회와 원불교’‘지식사회와 원불교’등 원불교의 사상과 현대사회와의 관계를 다각도로 조명하는 작업을 꾸준히 벌여오고 있는 류교수가 이번에는 원불교를 창교한 소태산 대종사의 종통을 이어 원불교의 교리와 사상의 틀을 다져낸 종산종사의 사상과 생애를 정리해 낸 것이다.이 책에는 정산종사가 대종사를 통해 원불교와 만나고 대종사의 언행록과 같은 ‘대종경’과 원불교 교리의 기본강령이라 할 수 있는 ‘정전’등 원불교 교서편찬을 지휘하고 그 안에 어떠한 내용들을 담아냈는지를 학문적 설명과 함께 자세하게 소개했다. 소태산 대종사의 일원주의와 정산종사의 삼동윤리가 어떠한 연계성을 갖고 있으며, 또한 원불교의 인재양성과 구호사업 등이 어떠한 취지와 당위성에서 시작됐는지도 안내했다. 원불교학자답게 정산종사 사상의 연구방법론을 자세하게 안내한 것도 특징이다.또한 정산종사의 성품과 정의관, 유교관, 학문관, 우주론, 현실인식, 환경관 등을 세밀하게 분류해 설명, 정산종사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원불교단의 기틀을 세운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정산종사의 생애와 사상, 인품을 통해 원불교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책이다. 이 책의 출판역시 정산종사 탄생 1백주년 기념사업 일환으로 이뤄진 것이다.

  • 문화일반
  • 은수정
  • 2000.07.15 23:02

[고창] 고인돌군 세계문화유산등록...지역 경제에 한 몫

고창고인돌군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 고창군에는 선사시대 유적을 관람하기 위한 국내외 관광객들이 연간 수십만명에서 수백만명까지 몰려들 것으로 전망된다.이같은 관광객유치는 가뜩이나 열악한 군재정에 많은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지역경제활성화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이같은 전망은 스톤헨지라는 거석문화유적 하나로 연간 3백여만명에 달하는 세계 각국의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는 영국의 실례에서 가능하다. 영국은 고창고인돌군에 비해 규모가 작은, 이미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스톤헨지를 구경하기 위해 찾아오는 관광객들로부터 어른 7천원, 어린이 3천5백원씩의 관람료를 받아 연간 1백50억원 이상의 관람료 수입을 올리고 있다.여기에다 매표소 입구에 자리잡은 관광상품판매점에서 방문객들에게 스톤헨지 사진이나 캐릭터가 들어간 볼펜과 책자,유리컵,과자등을 팔아 관람료수입 못지않은 짭잘한 재미를 보고 있다.3백여만명에 달하는 세계 각국의 관광객들이 스톤헨지를 구경하기 위해 영국에 묵으면서 뿌리는 숙박료와 식사비용등 각종 부대비용까지 계산하면 영국이 한해 벌어들이는 전체관광수입은 거의 1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영국이 이처럼 스톤헨지유적으로 연간 천문학적인 관광수입을 올린다 해서 이같은 사실이 고창군에 그대로 적용될 것이라고 미리 예단하는 것은 성급한 분석으로 판단된다.고창군이 영국처럼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와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고창고인돌군이 아무리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고 역사적 보존가치가 뛰어나더라도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치밀한 전략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기껏해야 관람료수입에만 만족할수 밖에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 전개될수도 있다.고창고인돌군의 세계문화유산등록이 눈앞으로 다가오고 있지만 수많은 관광객들이 고인돌군을 비롯한 관내 관광지를 구경하고 하룻밤 묵고 쉬어갈 대규모 숙박.위락시설이 지금까지 고창군에 전혀 마련되지 않고 있는점은 이같은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이같은점을 감안할 때 고인돌군으로부터 불과 2∼3㎞밖에 떨어지지 않은 46만여평에 달하는 석정온천관광단지의 개발이 시급히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촉구되고 있다.부지조성중 사업시행자와 시공자,조합원간의 물고 물리는 갈등으로 현재 공사가 중단된 석정온천관광단지가 조속히 개발되지 않는다면 관광객유치로 지역경제활성화를 꾀한다는 고창군의 장미빛 꿈은 꿈으로만 머무를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도.군비등 4백억원 이상에 달하는 막대한 예산을 제때 확보해 우리나라에 오지않으면 결코 구경할수 없는,우리냄새가 물씬 풍기면서도 세계관광객들로부터 호응을 받을수 있는 독창성이 가미된 고인돌공원을 조성하는 일도 주요과제로 지적되고 있다.고인돌을 형상화한 각종 관광상품과 특산품을 구입하고 우리나라 고유의 음식은 물론 세계 각국의 음식을 맛볼수 있는 관광상품점과 음식점이 들어선 거리를 석정온천단지나 고창읍에 조성하는 일도 서둘러야 할것으로 보인다.고인돌을 활용한 각종 관광상품개발이 선행돼야 함은 물론이다.관내 안내표지판을 관광도시에 맞게 재정비하고 세계 각국 언어를 자유롭게 구사할수 있는 관광가이드를 양성하는 한편 홍보책자를 체계적으로 만들어 국내외 여행사등에 고창고인돌군을 널리 알리는 일도 시행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이같은 많은 일들을 빈틈없이 기획시행하고 전문성을 기르기 위해서는 창의력이 뛰어나고 책임감이 강한 공무원들로 고인돌 관련 기획단을 시급히 구성해 가동해야 할것으로 촉구되고 있다.의회를 비롯한 각 사회단체와 고창군민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력은 말할 것도 없다.

  • 문화일반
  • 손승원
  • 2000.07.14 23:02

[여성단신] 전주여성 연꽃 백일장대회

◇ 전주여성 연꽃 백일장대회 전주시에서는 제2회 전주여성 연꽃 백일장대회를 15일 오후 5시에 전주덕진공원에서 개최한다.완산골 연꽃 예술제 행사일환으로 열리는 연꽃 백일장대회에는 문학에 관심있는 전주시내 주부 및 일반여성들이 참가할 수 있다. 참가부문은 산문(2백자 원고지 10매)이며, 주제는 행사장에서 발표한다.시상은 장원(상금 30만원) 차상 2명(상금 20만원) 차하 3명(10만원)가 수여된다. 대회당일 오후 4시까지 전주시여성정책과(281-2343)나 전주예총(252-9488) 또는 덕진공원내 연꽃 예술제 본부에 접수하면 된다.◇ 여성작은동호회 강사초청 토론회전주시 완산구청(구청장 김종열)에서는 13일 오후 6시 전주시 평화동 화이트 힐에서 관내 여성 작은 동호회와 실버동호회 지도 강사 45명을 초청, 열린 토론마당을 열었다.여성 작은 동호회와 실버 동호회는 관내 구민들의 문화예술에 대한 욕구충족을 위해 각 동별로 운영하는 문화활동 모임으로 지난해 초 시작된 여성 작은 동호회에는 현재 고전무용·서예·한지공예·스포츠댄스 등 35개반에 8백여명의 여성들이 참여하고 있다. 60세 이상 노인들을 대상으로 올해초부터 시작된 실버동호회는 민요·시조·요가 등 노인들의 전통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건강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강좌 23개반에 6백여명이 참여하고 있다.토론마당에서는 동호회의 내실있는 운영방안 등 발전방향에 대한 의견개진이 이뤄졌다.

  • 문화일반
  • 은수정
  • 2000.07.14 23:02

[참 아름다운 사람] 매화같은 그이 소리꾼 임진택

- 사람과 사람이 어울리는 기쁨...해학의 마당극으로 통찰80년대 중반, 전주 진북동 옛 전주문화방송 건너편 허름한 2층 건물 지하실에 ‘녹두골’이라 이름붙은 문화공간이 있었다. 판소리꾼 임진택을 처음 만난 것은 바로 이곳에서 였다. 마당극 운동 1세대인 임진택은 당시 창작판소리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어서 ‘똥바다’나 ‘오적’ 같은 판소리는 문화판을 기웃거리던 세대들에게 마치 교과서나 혹은 전과 같은 그런 것이었다. 그의 전주공연이 있던 날 공안당국의 살벌한 감시속에서도 그 비좁은 공간은 발디딜 틈 없이 꽉찼다. 그날 임진택이 공연했던 판은 ‘똥바다’. 그는 기상천외한 발상으로 관중들을 자지러지는 웃음속에 몰아넣었다. 한국에 관광온 일본인을 내세워 한일간의 관계와 세태를 통렬하게 비판한 이 창작판소리로 관중들을 사로잡아 그들로 하여금 눈물 찔끔거릴 정도로 웃음을 토해내게 했던, 그러면서도 그 웃음의 의미가 무엇인가를 절절하게 깨우쳤던 사람. 그이가 바로 창작 판소리꾼 임진택이다. 판소리꾼 임진택(50). 그는 우리 판소리의 현대화 작업의 노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다. 소위 창작 판소리가 우리음악 장르에서 당당하게도 이름을 갖추어 자리잡을 수 있게 된 것은 바로 그이 덕분이라해도 전혀 지나치지 않다. ‘소리내력’‘공해풀이’‘밥’‘똥바다’‘오적’,그리고 ‘오월광주’‘녹두장군’에 이르기까지 그가 만들어 부른 창작판소리가 80년대와 90년대를 거쳐 오늘의 창작판 맥을 잇고 있는 까닭이다. 물론 그를 명창으로 부르는 사람은 아직 없다. 전통의 창법을 그대로 이어 득음한 경지에 이른 소리꾼을 명창으로 가르는 통념에 비추어 본다면 그에게 ‘명창’ 운운은 언감생심, 그러나 만약 명창 반열의 기준을 관객을 끌어들이는 예술적 감동이나 역할의 차원에서 적용한다면 임진택이야말로 ‘명창’의 반열에 올릴만하지 않을까. 그는 사실 판소리꾼으로서만이 아니라 연극연출가로 오히려 명성이 높다. 특히 마당극분야에서 그의 위치는 거의 독보적이어서 70년대와 80년대 마당극을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그의 이름은 연극판에서 더욱 빛이 난다. 그러나 그의 모든 작품은 소리를 따로 떼어놓고 존재하지 않는다. 그의 연극에는 장단이 있고 울림이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늘 웃음이 있다. 그러나 그 웃음은 단순한 물리적 웃음으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그에게 웃음은 ‘통속적으로 이해되던 세상을 완전히 다른 각도에서 보고 사태의 본질은 통찰했을때의 터져나오는 쾌감’이다. 그가 지난 연초 생각할 겨를도 없이 느닷없이 대전 유머 페스티벌 추진위원장을 맡게돼 불과 2-3개월의 짧은 기간에서도 축제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었던 것도 웃음과 그의 예술의 긴밀한(?) 관계, 그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이다. 그렇다면 그의 삶에서도 늘 웃음이 살아있을까. 아쉽게도 그렇지 만은 않다. 오히려 질곡과 고난의 고리로 단단히 엮어져 있는 것처럼 보여지는 그의 30년여 삶의 통로는 아직도 어둡고 고단하다. 그는 젊은 시절을 싸움으로 보냈다. 서울대시절 문화운동에 뛰어들었던 그는 70년대 문화운동을 일구어냈던 마당극 1세대이다. 졸업후 어렵사리 들어간 직장은 두곳. 한곳은 대한항공이었고 다른 한곳은 동아방송이었다. 이 두 곳 모두 그를 안정된 직장인으로 잡아 두지는 못했다. 당시 방송사 통폐합으로 KBS PD가 된 후 그는 방송을 통해 할 수 있는 일이 적지 않다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 일종의 직업의식과 시대적 사명에 충천해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유신시절을 거쳐나온 그는 5공 군부독재의 정치적 야욕을 부추기는 허수아비가 될 수는 없었다. 당시 정부가 나서 대대적으로 만들어냈던 ‘국풍 81’. 5공의 실권자가 그를 실무자로 지목했는데 그는 그것을 거절했다. 2주일동안인가를 도피하다가 사표를 냈고 월급받는 직장생활은 그것으로 끝이었다. 그리고 20년이 넘게 그는 재야 운동권으로 살아왔으니 그 고단했을 그의 삶을 짐작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지금 세상이 많이 변했지만 그는 예나 지금이나 지리멸렬한 싸움터에 서있다. 예전에는 유신정권이나 군부독재가 싸움의 대상이었지만 지금은 그 힘 또한 결코 만만치 않은 관료주의의 폭력이 그 대상이다. 그는 자신이 당한 관료주의 폭력을 “아홉수의 고비”라고 표현했다. 그 싸움이 모두 마흔 아홉, ‘아홉수’에 직면했던 일들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많이 삭였는데 또다시 가슴이 뛰느만요.” 불쑥 튀어나온 사투리가 예사롭지 않았다. 그는 지난 97년 과천에서 열렸던 세계마당극큰잔치의 수장이었다. 20년이 훨씬 넘는 세월을 바쳤던 마당극의 꽃을 피우는 이 축제무대에 그는 신명을 다바쳤다. “사람과 사람이 어울리는 기쁨, 풍자와 해학의 우리 마당극 정신이 국가의 경계를 가르고 소통하던 그 현장의 즐거움”은 과천의 터를 다지고 마당극 잔치의 성공을 두해 계속 이끌어냈다. 그러나 3회대회를 준비하면서 세계마당극축제의 운영주체를 둘러싼 싸움에서 그는 밀려났다. 그리고 그 아픔이 가시기도 전에 이번에는 늘 가슴에 안고 살아온 고향으로부터 배신(?)을 당하는 시련을 겪었다. 전북도의 세계소리축제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그는 전북도로부터 아무런 통보(?)도 받지 못한 채 조직위가 정식 발족되면서 중심에서 밀려나온 것. “무슨 중책을 맡지 못한 것이 안타까워서만은 아니다. 적어도 사람 사는 사회에서는 도리라는 것이 있다. 나는 내가 고향을 위해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돌려받은 것은 관료주의의 폭력적 기만 이었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 그의 얼굴은 마음을 숨기지 않고 때로는 분노하고 기뻐했다. 그러나 그는 이전보다 한결 편해보였다. 대학 시절 그에게 사람과 역사를 일깨워준 캠퍼스를 떠올리고 있어서일까. 대학로 마로니에 나무 밑 벤취에서 그가 비닐 우산을 받고 앉았다. 그의 웃음은 도리없이 넉넉했다.◇ 약력...문화운동의 힘 믿는 민족예술가의 길임진택은 1950년 김제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1학년때 서울로 이사한 그는 경기고와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했다. 대학시절 탈춤패에서 활동, 문화운동판에 뛰어든 이래 지금까지 줄곧 민족예술의 중심에서 활동해온 그는 정권진명창을 찾아가 보성소리를 익힌 소리꾼이기도하다. 민족극협의회 회장을 맡아 과천 세계마당극축제를 만들어 터를 다졌고 적지 않은 정통연극과 마당극을 제작해 한국연극을 발전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 시대와 역사를 직시해온 그는 문화운동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천상 문화일꾼이지만 재야운동권에서 맺은 인연으로 정치권의 유혹 대상이 되곤하는 경험을 갖고 있다. 그는 창작판소리로 일반인들에게 이름을 떠올리게 하지만 근래들어서는 국립극장의 완판 창극 ‘춘향전’이나 올해 연초 여의도에서 공연한 연희극 ‘꽃같은 한사랑’으로 이름을 널리 알렸다. ‘춘향전’은 여섯시간짜리 완판창극으로 판소리와 창극문화사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킨 화제작이 됐다. 그러나 ‘꽃같은 한사랑’은 그 자신 스스로 아쉽기만한 작품. 문광부가 한국전통연희의 새로운 전범으로 세계에 내놓을만한 작품으로 선정해 지원한 이 작품을 통해 그는 “과거와 현재를 한마당에서 공존시키거나 혹은 충돌시켜 전통연희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해보겠다”는 야심찬 의욕을 갖고 있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전통연희의 개발은 그의 영원한 과제. 극단 길라잡이의 상임연출을 맡고 있으면서 ‘세계통과의례축제2000’을 준비하고 있는 그는 환경운동에도 적극적이다. 민족예술진영에서 함께 활동해온 이애주씨가 그의 처형. 무용을 전공한 동덕여대 이애경씨가 그에게 늘 든든한 힘을 주는 아내다. ◈ 취재 뒷얘기...동생은 농민군 큰형은 관군(?)새만금지키는 일, 문화운동과 무관하지 않다. 임진택은 타고난 광대다. 무대에만 서면 그의 기질은 어김없이 발휘되는데 그 입담이며 너스레가 관중들에게는 마치 가뭄에 단비와도 같다. 말을 되도록 아끼는 편이지만 일단 마음먹고 시작하면 그 논리의 설득력이 빛을 낸다. 그는 고향에 대한 자긍심이 유난히 강하다. 초등학교 시절 떠난 고향 전북은 그에게 어떤 따뜻함과 같은 의미로 안겨 있는데 공연으로나 다른 예술작업으로 고향을 찾을때면 그는 늘 표현하기 어려운 신명이나 흥이 나곤 한다고 한다. 그는 지난 94년, 동학농민혁명 1백주년을 맞아 정읍에서 열렸던 고부봉기를 기념한 대규모 축제를 주도한 수장이었다. 그때 민예총의 사무총장을 맡고 있던 그는 전체적인 축제의 틀을 운영했는데 당시 행사가 벌어졌던 정읍의 군수가 바로 그의 큰형인 임성택씨였다. 동생은 농민군, 형은 관군(?). 대동 한마당처럼 큰잔치가 되었던 그해 고부봉기기념 축제는 물론 민관 관이 함께 만들어낸 자리였는데 이 아이러니한 형제 우의(?)는 두고 두고 화제가 되었다. 이것 말고도 이런 저런 연줄로 임진택과 고향과의 소통은 지속되고 있는데 지난해에는 전북도립국악원의 의뢰를 받아 마당극 ‘비가비명창 권삼득’의 예술총감독으로 작품을 제작하기도 했다. “소리축제의 상처로도 고향은 당분간 잊고 싶은데 그것이 마음대로 안되네요.”불쑥 꺼낸 그 한마디에 뼈가 있었다. 그의 최근 관심은 새만금 간척사업이다. 이이가 이렇게 환경론에 전문적인 식견을 갖고 있었구나하고 놀라울 정도로 그는 조목 조목 새만금 사업 지속 추진의 부당함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했다. 오는 10월, 서울시의 지원으로 남산 한옥마을에서 열리는 세계통과의례축제를 추진하고 있는 와중이지만 그는 새만금 관련 답사나 모임에는 빠지지 않고 참여한다. 그자신, 환경운동연합의 감사를 맡고 있어서만은 아니다. 고향의 미래를 생각하면 그는 자신의 입장을 더욱 견고히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당당한 환경론자가 되어 있는 그의 인상이 깊었다.

  • 문화일반
  • 김은정
  • 2000.07.14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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