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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광장] 조병철 개인전 ‘평화동에서’

◈ 전시◇조병철 개인전 ‘평화동에서’5일까지 미술회관 제2전시실.서양화가 조병철씨의 다섯번째 개인전.‘평화동에서’라는 테마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삶의 단면을 소박하게 그려낸 대작들이 선보인다. ◇김준호개인전6일까지 전북예술회관.김준호씨의 세번째 개인전.‘사랑을 꿈꾸며’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기존에 선보였던 자연을 소재로한 반구상작품들이 10호부터 1백50호까지 다양한 크기의 선보인다.◇예한회전6일까지 전북예술회관.전북대 미술학과 한국화 전공 동문들의 정기전.각기 다른 기법의 한국화를 선보이게 되는 이번 전시에는 정통 한국화 기법부터 분채, 오브제를 비롯해 인물, 자연 등을 다양하게 담아낸다.◇원섬유조형회작품전6일까지 전북예술회관.섬유를 전공한 원광대 대학원 재학생 및 졸업생들의 작품전.지난해 서울에서 창립전을 가진 원섬유조형회는 이번 전시에서 타피스트리를 비롯한 한지를 이용한 종이조형작품, 텍스타일 디자인, 염색, 리빙 등 문화상품 등이 전시된다.◇정정애 유화전 6일까지 전북학생회관 전시실.서양화가 정정애씨의 세번째 개인전.오랜 동안 교단에서 미술을 가르쳐온 정정애씨가 퇴임후 갖는 이번 전시는 정물과 풍경을 담은 유화을 선보인다.◇김승호 수묵전6일까지 전북예술회관.한국화가 김승호씨의 세번째 개인전.한국화의 근본인 지·필·묵을 바탕으로 여는 이번 전시에는 자연의 경이로움을 담아낸 작품들이 전시된다.◇대학원생 디자인전4일까지 얼화랑.도내 대학원 디자인전공학생들의 그룹전.디자인 대학원생들이 여는 이번 전시는 단순한 디자인 작품을 넘어 설치작품에 가까운 다양한 시도가 이뤄진다. ◇전통과 탈전통 전시5일까지 서울 강남구 이브갤러리.전북대 예술대학 졸업생들이 여는 전시.‘전통과 탈전통’이라는 주제처럼 전통한국화에서부터 오브제를 이용한 다양한 실험적 시도를 보이는 작품 등이 함께 전시된다.◇영란전6일까지 전북예술회관.전주여자고등학교 동문 선후배들이 모여 만든 영란전 창립전시.이번 전시에는 하수경 박부임 김정옥 김혜숙 등 20여명의 회원들이 서양화 한국화 도예 작품 등을 선보인다.◈ 공연◇도립국악원 토요상설무대.1일 오후 3시 덕진예술회관.도립국악원 토요상설무대 7월 첫공연.이번 무대에서는 신민요(이태영 외), 가야금병창 협주곡(박영순 외), 민요접속곡(김양춘 외), 화초사거리 (창극단), 국악가요(유재준, 양은희)등이 공연된다.◇여름을 여는 헨델29일 오후 7시30분 전북예술회관.전주시립합창단 상임단원인 송주희씨를 비롯해 4명의 성악가들이 꾸미는 여름맞이 무대. ◇불우노인 및 소년소녀 가장돕기 국악공연1일 오후 3시 솜리예술회관.익산지역 불우노인과 소년소녀 가장을 위한 국악공연.이날 공연에는 한국국악협회 익산지부 익산국악원 단원들의 민요, 판소리, 가요금 병창, 무용 등 다채로운 국악공연이 열린다.◈ 모집◇창작극회, 신입단원 모집전북지역 40여년 연극역사를 이어온 창작극회에서 2000년도를 함께할 열정있는 신입단원을 모집한다.모집부문은 남·녀 배우와 스텝(음악·조명·무대디자인·기획·의상·분장)으로 8일까지 접수. 선발된 단원들은 창작극회가 마련하는 신입단원 워크숍(7월10일∼8월12일)에 참여하게 된다. 문의 282-1810.

  • 문화일반
  • 이성각
  • 2000.06.29 23:02

[한자교실] 강박관념(强迫觀念)

강박관념(强迫觀念)굳셀 강(强), 다가올 박(迫), 생각 관(觀), 생각 념(念)강하게 다가오는 생각이라는 의미로 아무리 떨쳐 버리려고 해도 자꾸 마음에 떠오르는 불쾌하거나 불안한 생각강박관념(强迫觀念)에 사로잡혔다고 한다. 생각을 아니하려고 하여도 지워버릴 수 없이 머리 속에 맴도는 생각을 이르는 말이다. ‘강(强)’은 ‘강하다’와 ‘억지쓰다’는 의미로 쓰인다. 굳세게 버티어 굽히지 않음을 강경(强硬)이라 하고, 여러 강대한 몇몇 나라를 열강(列强)이라 하며, 억지로 요구함을 강요(强要)라 하며, 폭력을 써서 억지로 빼앗음을 강탈(强奪)이라 한다. 가당치도 않는 말을 억지로 끌어다 대어 조리에 닿도록 함을 일러 ‘견강부회(牽强附會)’라 하는데 ‘끌 견(牽)’ ‘붙일 부(附)’ ‘모을 회(會)’를 쓴다. “약기지강기골(弱其志强其骨)”이라는 말이 있다. 여기서 ‘지(志)’는‘욕망을 품는 의지’로 해석해야 하고 그래서 이 말은 “성인은 갖가지 욕망을 약하게 하고 참된 도(道)의 골격을 강하게 한다”로 해석해야 한다.‘박(迫)’은 ‘다가오다’ ‘핍박하다’는 의미이다. 기일이나 시간이 가까이 닥쳐온다는 박두(迫頭), 강하게 밀고 나가는 힘이나 보는 이나 듣는 이의 마음을 강하게 사로잡는 긴박감을 일컫는 박력(迫力), 인정이 없고 매몰스럽다는 박절(迫切), 그리고 힘이나 권력 따위로 약한 처지의 사람을 괴롭히거나 해를 미친다는 박해(迫害), 사태가 매우 절박해 지거나 바싹 죄어서 괴롭게 군다는 핍박(逼迫) 등에 쓰인다. 어떤 일에 대한 생각이나 견해를 관념(觀念)이라 하는데, 소크라테스는 “하나의 관념(觀念)을 계속 마음에 지니기 위해 그대가 말하는 것은 옳고 그 이외의 것은 다 그르다고 고집하지 말라”고 하였다.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0.06.29 23:02

범미총, 미술관 위치 입장 정리

-도립미술관 범미술인총회, 본격 활동 들어가-27일 공청회 갖고, 정책연구팀 꾸리기로도립미술관 위치를 둘러싼 논란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범미술인총회는 27일 오후 6시 전주시 문화의 집에서 공청회를 갖고 미술관 부지를 둘러싼 도립미술관 건립에 관한 전반적인 문제를 논의했다. 범미총 유휴열 위원장과 상임운영위원(이철량 이영욱 선기현 이형구 이상조)을 비롯해 운영위원 등 20여명의 미술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공청회에서 가장 뜨거운 논쟁이 모아졌던 것은 역시 미술관 위치 선정 문제. 뜨거운 논쟁이 오갔지만 결국 미술인들은 도에서 이미 확정,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모악산 부근을 받아들이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볼때 그동안 지적되어온 부적절한 조건은 보완이 가능하다는 것. 그러나 미술계에서는 위치에 대해 여전히 찬반 논란이 지속되고 있어 미술인들의 보다 폭넓은 동의를 얻어내는 데에는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날 공청회에서 범미총은 정책연구팀을 발족시키는 등 미술관 건립에 따른 제반 문제를 연구, 대안과 정책을 모색하고 제안하는 본격적인 활동을 발표 관심을 모았다. 지난 4월 행정측의 일방적인 미술관 추진 등을 비판하며 미술인들의 확고한 의지를 표명, 그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출범한 범미총이 2개월여만에 구체적인 활동을 시작한 것이다.그동안 운영위원회, 상임운영회의 등을 구성하고 미술관 건립에 대한 준비작업을 벌여온 범미총은 이날 공청회를 통해 정책연구팀을 구성, 전북대 이상조교수를 팀장으로하는 연구팀을 가동한다고 밝혔다. 정책연구팀은 미술관 건립을 위한 직제와 예산 등 소프트웨어적인 측면과 전시, 교육, 심포지엄 등 기획전반에 대한 연구을 통해 정책적인 대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정책연구팀은 이를 위해 미술관의 운영방안과 성격 등을 내용으로한 설문조사를 곧 시작한다. 이밖에도 범미총은 미술관 건립과정에 대한 감시와 비판을 통해 대안을 제시하고, 주요 현한에 대한 공청회와 설문조사를 활성화, 시민들과 미술인들의 의견이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등 4개항의 사업 계획을 밝혔다. 범미총 유휴열위원장은 “범미총 소속 회원들이 도추진위에도 포함돼 있는만큼 그 통로를 활용하는 방법 등을 고려하고 있다”며 “좋은 미술관을 짓기 위해 제안과 대안을 받아들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공청회 현장에서는 운영위원과 참석 미술인들이 범미총 운영기금을 모금, 새로운 의지를 보여주기도 했다.도립미술관 건립 추진은 이날 공청회로 미술인들의 분명한 입장이 정리되는 등 한층 힘을 얻을 수 있게 되었지만 사업 주체인 전북도가 지난 5월 미술관건립 추진위원회를 별도로 구성, 범미총의 정책제안 등이 과연 어떻게 반영될 수 있을가는 미지수. 도의 입장이 그 변수의 중심에 들어섰다.

  • 문화일반
  • 이성각
  • 2000.06.29 23:02

여성주간 '그 행사가 그 행사'

- 여성주간 행사 전시용으로 전락오는 7월 1일부터 7일까지는 여성주간. 여성주간은 지난 96년 여성발전기본법에서 여성의 사회참여확대와 여성발전, 그리고 이를통해 남녀평 등을 앞당기겠다는 취지에서 제정됐다.올해도 여성주간을 기념하는 각종 행사들이 치러지지만 ‘그 행사가 그 행사’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대부분의 기념행사들이 기념식이나 의식교육 등으로 채워지는 등 전시성 행사의 성격이 짙기 때문이다.지난 96년 당시 정무 제2장관실에서 여성주간을 선포하고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이를 기념하게 하자 여성계에서는 크게 환영했었다. 여성주간을 여성의 문제를 공론화하는데 좋은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그러나 여성주간을 채우는 행사들이 형식적으로 흘러 여성주간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들이다.전북도 예외는 아니다.전북지역의 경우 오는 7월 7일 도가 주관하는 제5회 여성주간 기념식을 비롯해 전주시를 비롯한 14개 시·군에서 모두 여성주간 기념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여기에 여성단체에서 마련하는 자리까지 더하면 20여 행사가 여성주간 행사로 마련되는 것이다.면면을 살펴보면 당초 여성주간의 취지가 무엇인지 의문이 들 정도다.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에서 개최하는 여성주간 기념식의 경우 유공자표창과 의식교육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일반여성들을 대상으로 하는 자리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들 행사들은 대부분 여성단체 회원이나 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하고있다. 전북도민은 차지하고라도 일반여성들이 호응할 수 있는 자리가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다.또한 여성주간행사가 철저하게 여성들만의 행사로 치러지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여성의 문제, 남녀평등의 문제를 한 성(性)만이 풀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여성주간행사들은 여성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어서 여성주간 기념행사의 내용과 형식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또한 일부 여성단체들이 준비하는 행사들도 구색맞추기식으로 준비되는 등 당초 여성주간을 여성들의 지위향상을 위한 좋은 기회로 활용하겠다던 여성계의 의욕들이 힘을 잃어가는 것 아니냐는 자성의 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한 여성계 관계자는 “올해로 다섯번째 맞이하는 여성주간이지만 행사의 형식이나 내용의 변화가 없는 한 집안잔치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고 “여성주간이 있는 것조차 모르는 도민들이 대부분임을 감안할때 여성주간을 적극 홍보하기위한 지자체와 여성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한편 전북여성단체연합은 여성주간기념행사로 양성평등 열린가족문화만들기(1일 오후 6시, 전주객사), 전북여성단체협의회는 전북여성합창대회(7일 오후 1시, 전북예술회관), 전북여성농민회연합은 전북여성농업인 문화축제(6일 오전 11시, 전주화산체육관), 전북여성정치발전센터는 전북여성의식 조사결과 토론회(3일 오후 2시, 전북여성회관), 환경을 지키는 여성들의모임은 재활용품전시회(1∼7일, 전주현대투자신탁전시관)를 여성주간 기념행사로 준비했다.

  • 문화일반
  • 은수정
  • 2000.06.29 23:02

충절의 표상 '그리운 논개' 순회공연 길 올라

- '그리운 논개' 29·30일 서울 국립국악원에서 공연 시작...구미·포항 순회공연도립국악원의 음악극 ‘그리운 논개’가 서울과 구미, 포항 순회공연에 나선다. 도립국악원은 29일과 30일 서울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의 공연(오후 7시30분)을 시작으로 7월 5일과 6일 구미문화예술회관, 13일 포항 효자아트홀에서 순회공연을 갖는다.애절한 사랑과 의로운 죽음을 떠올리게 하는 ‘논개’의 생애를 음악극으로 그린 ‘그리운 논개’(연출 김정수)는 도립국악원이 내고장을 빛낸 인물들을 형상화하는 작업에 나서 만드는 두번째 작품으로 ‘비가비 명창 권삼득’에 이어 지난해 가을에 공연을 올렸던 작품.음악극 논개는 현대에 걸맞는 극 구조로 개편한 것이 특징으로 한 상황을 두고 음악적 설명과 대사적 설명이 지리하게 중첩되는 경우를 철저하게 배제해 음악을 가치있게 활용하는 새로운 시도를 선보여 주목받았던 작품이다.다양한 이설들로 논쟁의 불씨를 안고 있는 논개의 출생과 성장, 죽음에 이르는 주장들을 아무런 장치 없이 수용하거나 과장해서 해석하는 일을 경계하고 그가 살았던 시대와 그 시대 사람들의 삶을 통해 논개를 들여다 볼 수 있도록 다각도로 이야기를 진행한다.

  • 문화일반
  • 이성각
  • 2000.06.29 23:02

영혼에 울리는 선율...전주시립합창단 정기연주회를 보고

참으로 오랫만에 영혼에 심미적 깊은 감동으로 아낌없는 찬사와 갈채를 보낸 연주회가 있었다. 지난 22일 전주 덕진예술회관에서 열린 제46회 전주시립합창단 정기연주회가 바로 그 자리다. 신임지휘자 구천씨가 이끄는 전주시립합창단의 연주회는 전주 풍남제며 도립오페란단의 ‘루치아 ’ 협연을 비롯한 바쁜 일정속에서도 감동적이고 영감적인 합창으로 관객들로부터 아낌없는 갈채와 찬사를 받았다.레퍼토리의 다양함과 예술성은 물론, 프로그램의 조화에서도 이날 연주회는 청중을 사로잡았다. Mass, Madrigal, 영화음악, 한국합창음악, 오페라 합창음악으로 구성한 이날 합창곡들은 프로 합창단다운 면모를 보였고 지휘자의 풍부한 음악적 해석능력과 세련된 비팅(beating)은 혼성·여성·남성합창의 진가를 풍부하게 발휘해냈다. 물론 연주자들의 당연한 몫이겠지만 전곡의 가사를 암기한 단원과 지휘자는 한결 돋보였고 일체가 된 호흡과 여유있는 음악적 표현은 음악예술적 사상을 북돋아내면서 정감을 압도했다. 이날 합창단의 연주에 매료된 청중들은 앵콜곡을 끝없이 받아냈고 합창단은 이에 답해 4곡의 멋진 앵콜곡을 선사했다. 이날 연주곡을 보자. Mass는 이 지역에서는 초연된 기독교의 서사적 미사음악이다. 수준높은 음악적 감각과 양질의 블랜딩한 사운딩으로 합창음악적 미와 라틴어의 원어적 뉘앙스를 잘 표현해준 영적인 찬미였다. 16세기 르네상스의 이태리 대표적 장르였던 마드리갈 합창곡은 선율적 질서를 유지하면서, 인성(人聲)의 조화와 세속적 정감을 아름답고 섬세하게 꾸며가면서 황홀한 합창의 진수를 전했고 여성합창으로 들려준 영화음악은 여성들만의 청하하고 감미로운 사운드와 부드럽고 섬세한 음성이 영화의 이성적 감미로움과 달콤한 사색을 그려보는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켰다. 참으로 매력적인 음률의 화현이었으며, 여성들의 매혹적인 소리의 조화가 돋보였다. 남성들의 부드럽고 다이나믹한 음성은 감미로울 정도로 잘 정선된 사운드로 서정적이면서도 경쾌한 선율과 유머러스한 음악적 내용을 담고 있어 청중들에게 흥분된 음악적 감흥을 전해주었으며, 남성(男聲)다운 꽉찬 화현은 더더욱 매력이 넘쳤다. 한국합창곡은 역시 한국적인 서정성과 옷깃을 여미는 다소곳한 선율과 따뜻한 화현이 특징이다. 시립합창단은 이를 절제된 소리와 균형잡힌 시적 감정으로 표현해냈으며 특히 베이스 파트의 믿음직한 통주저음적인 사운드는 전체의 화음을 음악의 건축적 섬세함과 안정된 신비로움으로 승화시켜 주었다.이날 연주된 전체 합창음악을 휘날래의 환희로 마무리 한 마지막 연주곡은 화려한 오페라의 합창곡 두곡. 소프라노와 테너의 독창자를 기용한 오페라 ‘춘희’중 ‘축배의 노래’는 가극의 음악적 다이나믹과 축배의 화려함을 표현해준 성공적인 연주였으며, 오페라 ‘일트로 바토레’의 ‘대장간의 합창’은 집시들의 애환과 방랑적인 생활모습을 느낄 수 있는 극적인 표현과 합창의 성악적인 소리의 합심과 탄력이 다이나믹하게 표현된 합창이었다.이날 연주된 모든 합창곡을 한국어는 물론 라틴어, 이태리어, 영어를 완벽한 발음으로 암기하였음은 물론 4창 앵콜 연주곡까지 모두 25곡을 악보 없이 연주한 단원들의 노력과 성의, 그리고 프로 합창단 다운 감동적인 연주태도와 정신에 마음으로부터 기꺼이 찬사와 박수를 보내고 싶다. /박종의(한국합창총연합회 부이사장)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0.06.29 23:02

눈물이 있는 민주화 현장체험, '다시 푸른 겨울'

- 원로 최형시인 대서사시집 ‘다시 푸른 겨울’펴내원로 시인인 최형씨(72)가 오랫만에 두툼한 서사시집을 들고 문단에 나왔다. 그동안 이런저런 수필이나 산문집을 내놓긴했지만 본격적인 서사집으로는 ‘푸른겨울’에 이어지는 10년만의 시집이다. 그의 서사시와의 해후는 80년대와 90년대, 혈기 왕성한 청년 못지 않게 운동현장을 헤집고(?) 다녔던 그의 치열했던 60대를 다시 떠올리게 한다. 이 서사시집의 제목은 ‘다시 푸른 겨울’이다. 이 시집에서 10년전의 ‘푸른겨울’을 떠올리는 일은 우선 제목만으로도 당연한 일이다. ‘푸른 겨울’이 빨치산적 체험을 통해 한국전쟁을 조명한 서사시라면 ‘다시 푸른 겨울’은 1987년 6월 항쟁부터 1991년 12월까지의 민주화 운동을 형상화한 대서사시다. 시본문만도 3백70쪽에 이르는 이 서사시는 노시인의 눈물겨운 현장 체험의 진솔한 기록에 다름아니다. 전북지역의 재야 민주운동의 몇안되는 원로로, 민족시인으로 민주화운동의 크고 작은 현장을 지켜온 노시인이 만난 사람들. 6월 민주항쟁으로부터 91년까지 이 지역 사회운동과 그 중심이나 혹은 변방에 서있었던 인물들이 그의 시 곳곳에서 다시 태어난다.현장에서의 생생한 체험의 목소리가 오롯이 담겨진 까닭에 시적 미덕대신에 소설적 이야기 전개를 흥미롭게 좆아가게 하는 것이 이 시집의 특징이라면 시인이 굳이 서사시의 형식을 택한 이유를 우리는 이 시집을 읽어내려가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민주화의 문을 열었다는 6.29가 과연 우리 현대사에서 어떤 의미인가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이 길고 긴 서사시는 민주화를 가져온 사람들의 고귀하고 치열했던 삶과 암울했던 역사와 고난의 세월을 어지간히도 생생하게 우리 앞에 털어놓는다. 더러는 새로운 구성으로 현장이 바뀌어져 있다해도 시의 궤적을 좆아 그 시절을 회상해내는 일이 크게 어렵지 않은 것도 바로 그 생생함 덕분이다. 정양시인은 “우리시대의 진실을 밝히고 정의를 구현하려는 등장인물의 열정이 눈물겹고 아름다운 꽃밭처럼 때로는 장엄한 불꽃처럼 타오르는 이 시는 소설적 감동과는 또 다른 열정과 감동이 현장성과 더불어 너무나 생생하다”고 말한다. 현장에 서있었던 운동가들은 운동가대로, 혹 눈길만 주었던 구경꾼들이었다면 또한 그들대로 그 시절을 기억하고 다시 만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설레임이나 아니면 부끄러움으로 가슴 벅차오를 터.시골집에 칩거해 창작에 전념하면서도 민주 민권 민생에 관련된 싸움현장(?)에서 여전히 청년인(?) 노시인은 “이 수상한 서사시나마 허리 상한 노구의 나로서는 마지막 분발의 시늉이곤 했다”고 털어놓는다. 전북민족작가회의와 전북민주시민사회단체협의회, 전북문화개혁회의의 후배들은 그에 대한 존경의 마음을 모아 27일 오후 6시 30분 전주 민촌아트센터에서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아마도 이 자리를 빌어 운동가들의 ‘대동’이 다시 한번 다져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내심 더 크지는 않았을까.

  • 문화일반
  • 김은정
  • 2000.06.28 23:02

[재미있는 전기이야기] 빛을 내는 방법

어린 시절 이맘때면 시원한 매미 울음소리와 더불어 여름밤 반짝거리는 불빛을 내며 날아다니는 반딧불이가 떠오르기 마련이다. 주위의 삼라만상이 놀잇감이던 그 때는 친한 아이들끼리 몰려다니며 반딧불이 몇 마리를 잡아 호롱불을 만드는 장난을 자주 했다. 요즘은 반딧불이가 오염된 도시에는 살 수 없어 공해에 찌들지 않은 맑은 자연을 대표하는 곤충 정도로 인식된다. 그렇지만 아주 옛날에는 호롱불을 대신하는 일종의 전구 역할을 했을 지도 모를 일이다. 시골에서는 아직도 형광등이나 백열등을 구분하지 않고 모두 "전깃불"로 표현하곤 한다. 물론 전구가 빛을 내기 위해서는 전기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아마도 이렇게 불려지게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쪽 전기가 있어야만 빛을 만들 수 있을까? 전기와 빛이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전기 없이도 빛을 내는 물질은 우리 주위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전기를 운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전자(電子)는 원자(原子)의 구성요소로써 핵의 주위를 돌고 있다. 태양의 주위를 돌고 있는 행성들처럼 전자들은 일정한 에너지를 갖는 핵의 궤도 주위를 돌고 있는데 이 전자가 에너지를 얻게 되면 높은 에너지 궤도로 상승하게 된다. 그렇지만 높은 에너지로 상승한 전자는 항상 안정된 자기 궤도로 돌아오려는 성질이 강하다. 높은 궤도에서 낮은 궤도로 이동할 때는 얻었던 에너지를 빛이나 열 또는 여러 가지 형태로 다시 방출하게 된다. 전자를 높은 궤도로 올리기 위한 에너지원은 열이 될 수도 있고, 주파수가 높은 빛이 될 수도 있다. 또는 LED처럼 전계(電界)가 될 수도 있다. 이때 각 물질마다 빛을 내는 주파수가 달라 발하는 빛의 색깔도 달라진다. 물론 전기가 아니더라도 생물학적 또는 화학적 에너지로도 전자들의 궤도를 바꿀 수 있고 이때 방출된 에너지가 빛이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반딧불이가 아니더라도 어두운 밤 낚시터에서 찌가 보이도록 하기 위해 사용되는 케미라이트(chemilight)는 화학물질이 서서히 반응하면서 에너지를 공급하여 주는 발광체이다. 야광이라 불리는 인광(燐光) 역시 형광처럼 에너지를 얻은 전자가 곧바로 빛을 발하지 않고 오랜 시간동안 높은 에너지 상태로 있다가 빛을 방출하는 현상이다. 한 예로 '인' 같은 원소는 가시광선에 의해 원자의 전자가 에너지를 얻은 후 빛이 없어도 전자가 자기 궤도로 서서히 되돌아오면서 빛을 방출한다. 빛은 신이 인간에게 내린 선물이지만 빛을 만들어 가는 인간 역시 만물의 영장임에 틀림없다는 생각이 든다. /한병성(전북대 교수)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0.06.28 23:02

복순이 사랑 담은 북한가요 '휘파람'

-북한 대표적인 서정시인 조기천의 시 개작해 곡 붙인 것. 북한 가요중 가장 널리 알려진 가요는 단연 ‘휘파람’이다. 90년대 민주화운동현장에서 숨어(?) 불리워졌던 이 노래는 남북정상회담을 전후로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졌고 이제는 음반으로도 출시될 정도로 그 인기가 높다. 최근에는 핸드폰의 울림소리로도 이용되고 있을 정도. 이 ‘휘파람’은 북한의 대표적 서정시인인 조기천의 시이다. 조기천은 항일무장투쟁을 그린 서사시 ‘백두산’을 쓴 시인이기도 한데 안타깝게도 전쟁 중에 비행기 폭격으로 사망하였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북한의 시는 김일성에 관련된 우상화시가 대부분이지만 ‘휘파람’은 47년도에 씌어진 시라고는 믿기기 힘들정도로 서정적인 시이다. 가요 ‘휘파람’은 1988년 김정일의 지시로 북한의 보천보 전자악단이 대중가요로 창작한 것으로 북한 젊은이들에게 인기있는 첫 유행가곡으로 알려져 있다. 날마다 직장에서 보는 복순이라는 처녀에 대한 사랑과 설레임을 담은 이 시는 통제된 사회에서도 남녀간의 사랑은 역시 다르지 않음을 일깨워준다. 남북정상회담을 앞뒤로 이 ‘휘파람’을 한번쯤 흥얼거려 본 사람도 적지 않을 듯. ‘휘파람’을 원래 쓰여진 시한편으로 감상해보는 것은 어떨까. 웃음이 절로 나게 하는 휘파람의 노랫말은 다소 변형되어 곡이 붙여진 듯 싶다. ‘오늘 저녁에도 휘파람 불었다오/복순이네 집앞을 지나며/벌써 몇 달채 휘파람 부는데/휘휘... 호호.../그리도 그는 몰라준다오//날마다 직장에서 보건만/보고도 다시나 못볼 듯/가슴 속엔 불이 붙소/보고도 또 보고 싶으니/참 이 일을 어찌하오//오늘도 생긋 웃으며/작업량 삼백을 넘쳤다고/글쎄 삼백은 부럽지도 않아/나도 그보다 못하진 않다오//그래도 그 웃음은 참 부러워/어찌면 그리도 맑을가//한번은 구락부에서/나더러 무슨 휘파람 그리 부느냐고/복순이 웃으며 물었소/난 그만 더워서 분다고 말했다오/그러니 이젠 휘파람만 불 수밖에…//몇 달이고 이렇게 부노라면…/그도 정녕 알아 주리라!/이 밤도 이미 늦었는데/나는 학습 재료 뒤적이며/휘휘…호호…/그가 알아줄가?(조기천, 1947)

  • 문화일반
  • 김은정
  • 2000.06.28 23:02

[한자교실] 시금석(試金石)

시금석(試金石)시험할 시(試), 쇠 금(金), 돌 석(石)어떤 사물의 가치나 어떤 사람의 능력을 평가하는데 '기준이 될만한 사물'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 원래 시금석(試金石)은 귀금속을 문질러 그 품질을 알아보는데 쓰이는 검은 빛깔의 단단한 돌을 가리키는 말이었는데 의미가 확대되어서 지금은 "이번 사건은 그 사람의 능력을 알아 보는데 시금석이 될 것이다"에서처럼 사물의 가치를 판단하는 표준이라는 의미로 많이 쓰이고 있다. '시험하다'는 의미의 '시(試)'는 시험적으로 해 본다는 시도(試圖), 광산의 채굴 가치를 알아 보기 위하여 시험삼아 파 보는 일인 시굴(試掘), 문제를 내어 그 답을 구하거나 실지로 시켜 보아서 그 성격을 판정하는 일인 시험(試驗) 등에 쓰인다.화학의 실험에 쓰는 유리로 만든 관상(管狀)의 용기를 시험관(試驗管)이라 하고, 영화를 개봉하기 전에 시험적으로 신문기자 평론가 제작관계자 등에게 상영해 보이는 모임을 시사회(試寫會)라 한다. '金'은 대부분 '쇠(metal)'와 '금(gold)'이라는 의미로 쓰이지만 '금(gold)'의 노란 성질 때문에 '누른빛'의 의미로도 쓰이고, 귀한 물건이기 때문에 '귀하다'는 의미로도 쓰인다. 친구 사이의 매우 도타운 사귐을 금란지교(金蘭之交)라 하는데 이는, 합심하면 그 단단하기가 능히 쇠를 자를 수 있고, 아름다운 우정의 향긋함은 난초와 같다는 의미이다. 노자(老子)에 "금옥만당막지능수(金玉滿堂莫之能守)"라는 말이 나온다. 재화가 집에 가득 차서 넘치게 되면 이를 제대로 지킬 수가 없게 된다는 의미로 지나친 욕망은 파멸을 불러온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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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0.06.28 23:02

북한 바로알기 열풍 서점가에도

- 김정일 관련 책 ‘인기’‘함부로 사람을 버리지 않지만 잘못을 했을때는 가차없이 벌을 내린다’.‘작가와 예술가 뿐아니라 축구와 잔자음악에 관심이 많다’.도대체 누구에 관한 이야기인가에 대한 답은 바로 김정일 북한국방위원장이다.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서점가에 ‘북한 바로알기 열풍’이 불고 있다.도내 주요 서점들에 따르면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지난 13∼15일북한관련 사회과학 서적과 소설류 등을 찾는 고객이 평소에 비해 3∼5배 가량 늘어난 하루 평균 10∼30여명에 이르고 있다.특히 일부 학자들과 대학생 외에는 별로 찾지않던 북한의 역사,경제,정치 등을 다룬 서적에도 독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또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김정일의 생각읽기(박영율출판사)’,‘곁에서 본 김정일(김영사)’,‘현대 북한의 지도자(을유문화사)’등 김 위원장과 관련된 서적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이밖에도 ‘21세기 북한’‘북한사람이 쓴 소박한 고향이야기’ ‘북한건축 또하나의 우리모습’을 비롯해 ‘남북(들녘)’,‘불타는 한반도(군사정보)’등 가상 전쟁소설과 ‘아리랑(해냄)’,‘태백산맥(〃)’등 남북 분단사를 그린 장편소설도 다시 각광을 받고 있다.이같은 분위기에 따라 주요서점에서는 북한관련서적들을 한데 모아 ‘북한 코너’를 마련하는 등 적극적인 판매전략을 펴고 있다.‘곁에서∼’는 베일에 가려졌던 김정일의 후계자 부상에 대한 생생하고 정확한 증언과 김정일의 능력과 성향, 통치방식의 본질을 객관적으로 분석해냈다.김정일의 각종 교시와 책등을 통해 그의 평소 생각과 기질을 꼼꼼히 분석한 ‘김정일의 생각읽기’는 그의 정책과 그 정책의 사상과 논리를 중심으로 엮었다.‘북한사람이 쓴 소박한 고향이야기’는 현재 개성에 살고 있는 68세의 노인이 직접 두 발로 뛰어다니며 완성한 개성의 과거와 현재의 기록이다. 특히 이 책은 분단 55년만에 북한에 살고 있는 저자와 출판계약을 해 발행된 최초의 책이다.‘북한의 이해와 한민족 통합’는 한국공산주의 운동사의 시원을 비롯해 남북한 문제와 관련된 역사전 문건들을 제시해 남과 북의 통일에 대한 관점 등을 살펴보고 있다. 이밖에도 ‘북한 동의보감’ ‘북한사람들이 말하는 북한이야기’ ‘클릭 북한경제’등 신간이 속속 서점에 나오고 있다.

  • 문화일반
  • 이성각
  • 2000.06.28 23:02

[또 하나의 문화] (3) 북한의 언어 정책...㉡

- 언어규범 통일, 그리 어렵지 않다북한은 우리나라와는 달리 한문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일상생활에서는 한글전용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면서도 고등중학교 1년(남한의 초등학교 5학년에 해당)부터 대학교까지 한문을 필수과목으로 지정해 한자를 가르치고 있다는 사실은 흥미롭다. 현재 북한은 3,000자의 교육용 한자를 제정하여 한자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필자가 북한 학자를 만나서 토의해 본 바로는, 북한에서는 한글전용만 하는 것이 아니고 여전히 많은 한자어를 아주 자연스럽게 쓰고 있었다.북한의 자모 순서는 대체로 남한과 같으나, 남한에서는 'ㅅ' 다음에 'ㅇ'이 나오는데 비하여 북한에서는 'ㅇ'이 제일 마지막에 나오기 때문에 사전을 편찬할 때 자모 순서가 서로 다르게 되어 있는 점이 독특하다. 남북한이 통일을 준비할 때, 무엇보다도 어문 규범을 통일시켜야 하는 까닭도 바로 여기에 있다. 특히 한글 맞춤법, 표준어, 외래어 표기법, 로마자 표기법, 컴퓨터의 자판 배열, 컴퓨터 용어, 언어 예절, 화법, 국어교육, 외국어 교육, 사전 편찬 등 많은 통일 과제가 놓여 있다.94-96년까지 세 차례 중국 연변에서 '코리안 컴퓨터 처리 국제 학술회의'가 개최되었다. 이 학술회의에는 남한, 북한, 연변의 조선족 학자들이 참여하여 '한글 코드, 국어 자모순서, 컴퓨터 용어, 자판 배열 순서' 등의 문제를 아주 구체적으로 토의했었다. 필자는 이 회의에 참여하여 함께 토론하였는데, 그때 참여한 학자들의 통일에 대한 열망과 자세를 보면서 남북한의 어문 규범의 통일이 그리 어렵지 않겠다는 생각을 가졌었다. 남한과 북한에서 사용하는 어휘는 복수 표준어로 규정하면 되고, 자모 순서는 회의에서 결정하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다른 문제들은 언어 사용자인 국민의 선택에 맡기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으로 믿는다.특히 정보화 시대를 맞이하여 남북한의 언어 규범은 빨리 통일이 되어야 한다. 한번 굳어지면 고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정보화 시대이기 때문에 아주 자연스럽게 국민들의 선택이 확실해질 것이어서 남북한의 언어 규범의 통일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현재 문화관광부와 국립국어연구원이 주관하는 국어정보화를 위한 '21세기 세종계획' 중 '한민족 언어 정보화' 분과에서는 '남북한 언어 비교 사전 구축, 표준어 검색 프로그램, 맞춤법 검색 프로그램, 외래어 검색 프로그램, 한국 방언 검색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 중 남북한 언어 비교사전에서는 올해까지 만 개의 어휘 비교 사전을 완성할 예정이다. 이는 최초의 남북한 언어 비교사전을 구축하는 것으로 기초 어휘 만 개 정도면 웬만한 기본 어휘가 비교되게 된다. 그리고 향후 사업에서는 '남북한 맞춤법 변환 프로그램 개발, 문화용어 검색 프로그램 개발' 등의 사업이 진행될 것이다.이러한 정보화의 물결 속에서 남북한이 힘을 합한다면 언어 규범을 통일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이태영교수(전북대 국어국문학과)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0.06.28 23:02

마이산탑사 폐쇄 위기...'관리인 누구냐'

‘마이산 탑사가 자칫 폐쇄될 위기에 놓였다’.최근 진안군이 전북도 문화재위원회에 신청한 ‘마이산탑사 관리인 변경신청’이 받아들여지면서 전 관리인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전 관리인 이왕선씨는 최근 도에 탄원서를 제출하고 도문화재위원회 의결이 행정조치로 이어질 경우, 탑사폐쇄 등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지난 16일 전라북도 문화재위원회(1분과)는 진안군이 신청한 진안마이산 탑사관리인 변경신청을 받아들여 관리인인 이왕선씨를 진안군수로 변경할 것을 의결했다.문화재위원회는 이날 심의를 통해 이씨가 진안군과 맺은 관람료 배분약정을 96년부터 어겼으며 관리자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변경이유를 밝혔다.위원회에 의결에 따라 전북도는 24일 관리자 교체통보를 이씨에게 발송했다.전북도는 이미 진안군의회와 도 문화관광 건설위원회 등에서 관리인 교체에 관해 의결된 바있으며 관리인으로서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밝혔다.그러나 이씨는 탄원서에서 82년부터 96년까지 진안군과 자신이 관람료를 배분해왔으나 관람료 배분에 관한 의무가 없으며 진안군이 재정수입의 수단으로 탑사를 관리하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문화재나 사찰에 관한 전문가가 아닌 군수가 관리자로서 적합하지 않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진안군과 탑사측은 그동안 천지탑의 소유권과 관람료 지급의무 관련해 소송을 제기했으며 현재 일부는 계류중이다.

  • 문화일반
  • 이성각
  • 2000.06.27 23:02

[또 하나의 문화] (2) 북한의 언어 정책...㉠

-일상생활속에 군사용어 남아 있어김일성의 주체사상은 '맑스-레닌주의'에 바탕을 둔 스탈린의 언어관에서 영향을 받고 있다. 공산권의 일반적인 언어인식은 변증법적 유물론에서 출발하는데, 유물론에서는 언어를 물질적 생산력과 결부시켜 언어가 사회활동에 참여하여 생산을 위한 도구의 역할을 수행한다고 보고 있다.북한의 언어 정책에 관한 기본적인 방향은 문화어학습을 통해 살펴 볼 수 있다. "우리 당의 언어 정책이 가장 정확한 것은 그것이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께서 창시하시고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 동지께서 발전풍부화시켜 나가시는 주체적 언어 사상의 빛나는 구현이기 때문이다."(문화어학습1,1995)그런가하면 김정일은 64년, 66년의 교시에서 고유어에 근거한 주체적인 언어, 사회주의 건설을 위한 전 인민의 힘있는 무기로서의 언어, 국제어(프롤레타리아 국제어)에 합류할 수 있을 때까지의 준비 단계로서 민족적인 것을 최대한으로 살려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일 시대의 주체 언어이론은 이전까지의 유물론적인 '맑스-레닌주의 언어학'을 포기하고, 김일성이 창시하고 김정일이 발전시킨 주체사상을 언어에 적용시키고 발전시켜 나감을 의미한다.북한은 남한보다 어문정책의 강령이 뚜렷하게 밝혀져 있다. 북한의 어문정책은 1960년대 후반부터는 주체사상의 한 갈래인 '주체의 언어이론'을 언어 정책의 강령으로 삼아 왔다. '조선로동당정책사'를 보면 '조선로동당의 언어정책은 혁명의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의 주체적 언어사상의 빛나는 구현'이라는 모토를 내세우고 있다. 언어정책의 뿌리를 김일성의 항일독립운동 시기에 두고 있는 것이다.북한은 1948년 '조선어신철자법'을 공포하였다. 1933년 조선어학회가 내놓은 '한글마춤법통일안'을 불신한데서 비롯된 언어 정책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 처럼 북한의 언어가 '리발(理髮), 녀인(女人)'과 같이 어두에 'ㄹ, ㄴ'이 표기되는 것은 이 맞춤법에서 비롯된 것이다. 북한은 이후 1954년 '조선어 철자법', 1966년 '조선말규범집'을 공포했으며, 1987년에는 '조선말규범집'을 수정하였다. 그러나 이에 반해 남북한의 맞춤법은 1933년의 '한글마춤법통일안'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형태와 음소적 표기에 기반을 두고 있다.북한의 표준어는 1960년대 중반에 김일성의 두 차례에 걸친 담화를 바탕으로 언어의 중심지를 북한의 수도인 평양으로 잡았다. 그리고 표준어라는 말 대신 '문화어'라는 말을 사용하였다. '언어학사전2'를 보면 문화어는 '혁명의 수도 평양을 중심으로 하여 이루어진 혁명적으로 세련되고 주체성 있게 발전한 우리 민족어의 전형'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이렇게 정립된 문화어의 개념에 따라 한자어와 외래어가 다듬어졌으며 특히 많은 방언이 문화어로 격상되었다.남북한 어휘의 차이를 살펴보면, '혀'라는 말은 '동물의 입 안 아래쪽에 있는 길고 둥근 살덩어리.'란 뜻으로 남북한이 공통으로 쓰고 있으나, 남한에서는 '건축에서, 널빤지의 한 옆을 깎아 다른 널빤지의 홈에 끼우거나 따로 널홈에 끼는 널쪽.'이란 의미가 있는 반면에, 북한에서는 '밥 따위를 퍼 담는 숟가락의 넙적한 부분.'(어머니의 숟가락은 다른 숟가락보다 훨씬 무겁고 혀가 넓었다.)과 '적의 군사 비밀을 알아내기 위하여 붙들어 온 포로를 이르는 말.'(혀를 잡아오다.)로도 쓰이고 있다. 특히 '모내기 전투'와 같이 일상적인 생활을 표현할 때도 군사용어가 많이 쓰이고 있으며, '의식주(衣食住)'를 '식의주'로 순서를 바꾸어 표기하고 있다./이태영(전북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이태영 교수 약력이태영교수는 1956년 전주 출신으로 전북대와 같은 대학원에서 석박사과정을 마쳤다. 국어의 역사를 전공했으며 방언과 정보학연구에 몰두해왔다. 특히 지역 방언 연구에는 남다른 열정을 보여 여러 지면을 통해 발표 했으며 일반인들이 방언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수필형식으로 구성한 글을 모은 책을 곧 출간할 계획이다. ‘국어동사의 문법화 연구’(한신문화사) ‘역주 첩해신어’(태학사) 등의 저서를 펴낸 그는 올해 종이축제에서 ‘완판본 한글 고전소설과 고문헌전’을 기획해 전시, 전주지역이 완판본의 고장임을 널리 알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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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0.06.27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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