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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요 '햇볕은 쨍쨍' 가사 표절 가능성 제기

"햇볕은 쨍쨍 모래알은 반짝"으로 시작되는 동요 '햇볕은 쨍쨍' 노랫말이 표절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출간된 아동문학 계간지 '시와 동화' 가을호는 초등학교 1학년 1학기 교과서 '즐거운 생활'에 실린 '햇볕은 쨍쨍'의 작사가가 '최옥란'으로 돼 있지만, 실제로는 1920년대 휘문고등보통학교에 재학한 '궁창현'으로 추정된다는 내용의 특집을 실었다. 민충환 부천대 교수는 "1924년 6월 나온 휘문고등보통학교 교지에 교내 백일장 시 부문 가작 수상작으로 궁창현의 '햇벳은'(당시 표기)이 실려있다"며 "두 작품을 대조해보면 일부 다른 부분이 있지만 총체적 인상이 동일작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민 교수는 "지난해 나온 '휘문 100년사'에도 '당시 시 부문 가작으로 뽑힌 궁창현 군의 작품은 그후 동요로 만들어져 수많은 학생들에게 애창되고 있다'고 적고 있다"고 전했다. 원로 동시 작가인 신현득 씨도 "'햇볕은 쨍쨍'이 처음 최옥란 작품으로 활자화된 것은 1928년 고장환이 엮은 '조선동요선집'"이라며 "아동문학 연구가가 없던 시대여서 편집자 고장환은 물론 최옥란 등 선집의 수록 시인 절반 이상의 신상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신씨는 "궁창현과 최옥란이 동일인이 아니라면 표절이 틀림없다"며 "이들은 이 작품 외에는 문단 활동을 한 자취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교과서에 작품을 수록할 때는 그 작품에 대한 안목을 갖고 아동문학사에 비춰 그 사람이 어떤 인물인지를 조사했어야 옳다"고 강조했다.

  • 문화일반
  • 연합
  • 2007.09.18 23:02

석굴암 1913년 유리원판 사진 공개

1913년 무렵 경주 석굴암(石窟庵)을 처음으로 해체ㆍ복원하는 과정을 담은 유리원판 사진 12점과 1925년 불국사 다보탑(多寶塔)을 수리할 때 장면을 담은 유리원판 사진들이 공개됐다. 성균관대박물관(관장 송재소)은 19일 개막해 12월19일까지 계속될 특별전 '경주 신라 유적의 어제와 오늘-석굴암ㆍ불국사ㆍ남산' 전(展)을 통해 이 유적들과 관련된 유리원판 사진을 대거 공개한다고 17일 밝혔다. 특히 석굴암 관련 유리원판 사진 중 7점은 처음 공개되는 것이라고 박물관측은 덧붙였다. 이 유리원판들에 담긴 석굴암 초기 사진은 기존에 알려진 엽서나 각종 책자에 수록된 관련 사진과 대략적인 석굴암 윤곽에서는 크게 다른 점은 없으나, 유리원판을 직접 인화함으로써 도판 상태가 좋아 관련 연구를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박물관 김대식 학예연구사는 "석굴암 해체과정의 사진에는 석굴암 돔을 덮었던 흙, 기와, 석재와 내부의 환기구 모습 등이 담겨 있어 석굴암 구조를 밝혀줄 중요한 단서가 된다"면서 "특히 이 사진들을 통해 석굴암 전실(前室)이 굴절형이었음을 재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식민지시대 초기 석굴암 복원 과정에서 본존불을 제외한 모든 초석이 교체된 사실을 확인한 점도 의의가 크다고 덧붙였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이를 필두로 1960년대 2차 수리과정을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석굴암의 어제와 오늘을 시간 순서대로 보여주며, 석굴암 내부를 실물 70% 크기 모형으로 제작해 선보인다. 1차 해체 과정에서 발견된 천불보탑(千佛寶塔)과 금강역사(金剛力士) 팔뚝도 국립경주박물관에서 대여해 전시한다. 나아가 1925년 다보탑을 수리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과 다보탑 위에서 찍은 석가탑(釋迦塔) 사진도 처음으로 공개된다. 다보탑 수리에 관해서는 보고서가 없어 그 이전 모습은 알 수 없었으나 이번 유리원판 사진을 통해 그 실상의 단면들이 드러났다. 특히 석가탑은 1966년 해체복원에 앞선 모습을 담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석가탑은 해체 복원을 하면서 떨어져 나간 상륜부(윗부분)를 남원 실상사탑을 모델로 삼아 만들어 올렸다. 이와 함께 이번 전시회에서는 경주 남산(南山)의 식민지시대 유리원판 사진 60점도 공개된다. 이 유리원판 중 1910년대 석굴암 사진은 경주에서 동양헌(東洋軒)이라는 사진관을 운영한 다나카라는 일본인이 찍은 것으로 추정되며, 1925년 다보탑과 남산 사진 등은 조선총독부 박물관장을 지낸 후지다 료사쿠(藤田亮策)가 촬영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에 공개되는 유리원판은 1953년 해외로 반출되려던 것을 성균관대가 구입한 2천여 점 중 일부다.

  • 문화일반
  • 연합
  • 2007.09.18 23:02

쏟아지는 정보 체계적 분석 방법은...

논술 고민을 덜어줄 책이 나왔다. 한상기 전북대학교 철학과 교수의 「비판적 사고와 논리」. 최근 대학입시와 관련해 통합교과형 논술이 도입되면서 전국민적 관심사가 된 논술을 위한 책이다. 이 책은 통합교과형 논술이 지식 중심 교육에서 사고력을, 결과 중심적 교육에서 과정을, 교과 내 칸막이식 교육에서 통합을 강조한 점에 착안해 전체적으로 3부로 나눠 구성됐다.1부 ‘비판적 사고란 무엇인가’에는 비판적 사고의 개념과 비판적 사고를 응용한 의사결정과 문제해결 과정이 실려 있다. 또 논술에 대해 갈피를 잡지 못해 당황하거나 혼란스러웠던 사람들을 위한 간략한 지침도 나와 있다.2부 ‘비판적 사고의 기초다지기’에는 사고의 요소들을 구체적으로 검토해 비판적 사고의 기능을 설명한다. 또 언어와 사고의 상호작용을 설명하고 보고·추리·판단 등의 과정에 대해 집중적으로 검토한다.비판적 사고의 핵심인 논증에 대한 부분은 3부 ‘비판적 사고와 논리’에 깊게 논의된다. 비판적 사고와 논리의 직접적인 관계를 알아보고 논증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가 더해졌다. 논리적 글쓰기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읽어봐야 할 대목이다.한상기 교수는 “이 책을 통해서 독자들은 근본적으로 창의적 문제 해결, 효과적 의사결정, 원활한 의사소통의 맥을 잡을 수 있고 복잡하게 급변하는 현대사회에서 최소한의 논리를 확보할 수 있다”며 “쏟아지는 정보 속에서 이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이해할 수 있는 밑거름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책”이라고 말했다.

  • 문화일반
  • 이덕춘
  • 2007.09.18 23:02

"새벽 4시에 일어나 글 쓰는 기쁨"

문인들도 쉽게 내놓기 어려운 수필집을 사업가가 펼쳐냈다. 그것도 벌써 네 번째 수필집이다.국중하(72·전주시 인후동)씨의 「들녘바람몰이」.「내 가슴속엔 영호남 고속도로가 달린다」, 「호남에서 만난 아내 영남에서 만든 아이들」, 「나에게는 언제나 현재와 미래만 존재한다」에 이은 수필집이다.사업가들이 보통 자서전을 출판하는 것과 달리 교육적 의미에서 수필집을 내놓았다는 국중하씨.그는 ‘바람몰이’는 모든 분야에서 ‘일어남’을 표현하는 단어라고 얘기한다.“사업하는 사람은 사업에서 바람몰이를, 공부하는 사람은 공부에서, 마음이 어지러운 사람은 마음에서 바람몰이를 해야 합니다.”앞에 내놓은 책들이 영호남의 화합을 위한 수필집이라면 이번에는 자신과 남의 문제, 국내와 국외에서 관심을 끄는 문제를 수필로 담아보고 싶었다고 국씨는 얘기한다.“교훈을 주는 일들이 세상에는 많이 있습니다.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생산계획이나 임금체계는 글로벌 경영의 기초가 되죠. 또 사회적 공헌이라는 사명감도 크게 가지고 있는 기업이고요.”새벽 4시에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 기업인이지만 수필에 대한 열정은 죽는 날까지 가지고 갈 거라는 국중하씨.그는 죽는 날까지 일하고 배우는 것이 삶의 자세라고 말한다.“죽는 날까지 일하고 배우기 위해서 20년 전에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매일 바쁘게 일하고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지만 새벽 4시에 일어나 글을 쓰는 기쁨은 뭐라고 말하기 힘듭니다. 앞으로도 죽는 날까지 일하고 글을 쓸 계획입니다.”

  • 문화일반
  • 이덕춘
  • 2007.09.18 23:02

조만기씨, 노령화 사회문제 시조로 꼬집어

“우리네 노인들의 어려운 삶을 읊고 싶었습니다. 어려서는 효를 실천하고 늙어서는 자식들에게 효도를 받을 수 없는 과도기적 공간에 머물고 있는 노인들의 삶을 표현했죠.”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노령화라는 사회문제를 잔잔한 가락으로 읊은 시조집이 나왔다. 본인의 삶을 차분히 적어 시조로 만들었다는 조만기(69·부안군 부안읍)씨의「치마끈 내리는 소리」.조씨는 고단한 삶을 시조로 엮어보고 싶었다고 말한다.“제가 노인이지만 노인문제는 정말 심각한 수준입니다. 가끔 뉴스에서 혼자 사는 노인이 죽은 지 몇 달이 지나서야 발견됐다는 소식을 접하곤 합니다. 잘못하면 나도 저렇게 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죠.”조씨가 매스컴에서 이런 슬픈 소식을 듣고 쓴 시조는 ‘싸늘한 유서(遺書)’.‘싸늘한 유서’에서 조씨는 부모의 슬픈 죽음은 자식에게는 회개(悔改)의 업(業)이라고 표현했다.‘등거리 잠방이 버리지 못한 농투성이/ 평생을 논두렁 넘나들며 기른 자식에게/ 금보다 귀하고 값진 회개(悔改)의 업(業)을 주었다.’나가 칠십 가까이 돼서야 처음으로 시조집을 내놓았다는 조씨.지난해 부안예총이 마련한 사회교육원 문예창작반에서 김용옥 시인을 만난 것은 큰 행운이었다. 김용옥 시인과 나누는 문학과 삶에 대한 진솔한 대화는 조씨의 시적 자양분을 글로 변화시켰기 때문이다.“글을 쓴다는 것을 잘 알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지난해 문예창작반에서 김용옥 시인에 배우면서 새로운 세계에 눈을 떴죠. 나이는 먹었지만 살아가면서 느끼는 것들을 계속 시조로 만들어볼 생각입니다.”

  • 문화일반
  • 이덕춘
  • 2007.09.18 23:02

김한창씨, 미술과 문학 오가며 삶을 그리다

그의 폐교 창작촌은 그림 작업을 하는 방과 소설 창작에 몰두할 수 있는 서재로 나눠져 있다. 홈페이지(http://www.kimc.com) 또한 문학과 미술로 나눠져 있다. 화가이자 소설가 김한창. 그가 두번째 소설집 「핑갈의 동굴」(문예연구사)을 펴냈다. 인간의 삶 속에서 끊임없이 만들어지는 예술. 그는 “인간의 삶 자체가 표현의 대상이며 소재라 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방법인 미술과 문학이라는 장르를 오가며 표현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개인전을 할 때마다 매번 느끼지만 과연 겁없이 내놓는 글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어요. 미술 작품에서 갖는 회화성을 또다른 방법인 소설 창작의 깊이에서 느끼고 있습니다. 구획된 캔버스가 아닌 소설이 갖는 무한 공간을 열심히 향유해 나가고 싶어요.”낭만적인 서정을 서사적으로 풀어낸 ‘핑갈의 동굴’을 표제작으로, 우리 시대 영웅담인 ‘비겁한 영웅’, 술객으로서의 작가의 면모가 돋보이는 ‘術客’, 아름다운 성장소설 ‘뒷집 막내’, 세상과 인생의 단면도라 할 수 있는 ‘心象의 세월’, 밀도 높은 액자소설 ‘벚꽃 문양’ 등 여섯개의 단편이 묶였다. 문학평론가 이동희씨는 “작품집 「핑갈의 동굴」은 예술혼에 불타는 김한창의 사람됨의 총체적 결과물”이라고 평한다. 세상에 대한 지치지 않은 관심, 인간에 대한 애정, 다양한 장르를 섭렵하고 얻어낸 미의식, 탄탄한 불교적 세계관이 하나로 녹아든 융합물이다. 화가로 더 잘 알려진 그는 1999년 단편소설 ‘뒷집 막내’로 「문예사조」 신인상을 받아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제2회 노천명문학상’ 소설 부문 본상을 수상했다. 소설집 「접근금지구역」이 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7.09.18 23:02

'망국의 한' 김석곤 선생 예술혼 돌아보기

일제 식민지시대를 살면서 지식인 선비로서 암각서와 시문을 통해 망국의 한을 달래던 동초 김석곤 선생(1877∼1953). 그에 대한 연구는 동초 선생이 태어나 살았던 태산선비문화권의 역사적 자산을 더욱 풍부하게 하는 계기다. 정읍시와 사단법인 정부정책연구회가 동초 김석곤 선생의 금석문을 중심으로 「정읍 지역 금석문 연구」를 발간했다. 태인 출신 김석곤 선생에 대한 조명과 정읍지역 금석문에 대한 최초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있다.이번 연구는 향토사학자 곽상주씨가 정읍지역의 한 인터넷 신문에 ‘동초 김석곤’에 대해 소개하고 몇몇 독자들이 뜻을 모으면서 시작됐다. 안성렬 태산선비문화사료관 관장이 그동안 수집해 온 방대한 탁본자료를 제공했으며, 곽씨와 함께 직접 탁본을 하러 다녔다. 서혁기 피향정제전위원회 이사는 동초 선생의 자료를 찾아 서울과 수원, 광주 등 전국을 다녔으며, 이 과정에서 석지 채용신이 그린 동초 선생의 초상화를 발견하기도 했다.「정읍 지역 금석문 연구」에 실린 동초의 암각서 및 비문은 23점. 태인을 기점으로 정읍시 일원과 순창 회문산, 김제 황산, 모악산 수왕사, 부안 봉래계곡 등에 남아있는 동초의 암각서 및 비문 서체는 전서, 예서, 행서, 초서가 주를 이루고 있다. 특히 암각서에 쓴 글씨는 한 자 크기가 사방 1m를 넘는 경우도 많다. 동초는 암각서와 비문을 남기며 나라 잃은 선비로서 고뇌와 아픔을 표현하면서도 선비로서의 수도정진하려는 자기수양의 자세를 드러내기도 했으며, 산수에 묻혀 탈속의 경지를 노래하기도 했다. 판독과 해설은 유종국 전북과학대 교수와 이래호 전북대 국문과 강사. 유종국 교수와 서혁기 이사, 김진돈 전라금석문연구회장, 서예가 배선옥씨의 논문이 함께 소개돼 동초에 대한 연구에 밀도를 더했다.동초 손자인 김민수씨가 소장하고 있던 8권의 서첩과 동초의 암각서 위치를 지도로 설명했다. 답사 코스(정읍시청-북면 보림사-태인면 태성리-태인 고천리 녹동-상두리 동곡리-산외면 상두리-정읍시청)도 개발해 일반인들도 쉽게 동초의 흔적을 되짚을 수 있도록 했다. 진행을 맡은 오정례 정부정책연구원장은 "향후 방치돼 있는 김석곤 선생의 암각서에 대한 보존관리대책이 수립돼야 한다"며 "정읍의 금석문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와 탁본, 보전작업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우헌 정극인 선생 가사비, 우암 송선생 수명유허비, 문경공 일재 이선생 강마소, 고운 최선생 유상대 유지비, 만석보 유지비, 만석보 혁파비 등 정읍 지역 암각서 및 비문들도 수집됐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7.09.18 23:02

[김해정 교수의 완판본 이야기] 12.행곡본 천자문(杏谷本千字文, 1862)

천자문은 중국 양무제(梁武帝)가 주흥사(周興嗣, 6세기)에게 명하여 하루밤 사이에 1구 4자씩 250구의 詩를 짓게 하였다. 그 명대로 시를 지었는데 그의 머리가 희어졌기 때문에 ‘白首文’이라 했다는 이야기는 익히 들은 바이다. 원래 중국에서 들어 왔을 때는 한자(漢字)로만 기록되었을 것이다. 후에 어느 시기인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우리나라에서는 글자마다 우리말로 음과 석을 달았다. 한 글자에 하나의 음(音)과 석(釋)으로 되었다. 이 시기는 물론 훈민정음 이후에 되었겠지만 그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그 기록은 없으나 읽는 방법은 같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 것이 같다는 사실을 우선 [조선관역어(朝鮮館譯語)]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天 哈嫩二 ?]이 전하는데 (天)은 중국어, 합눈이(哈嫩二)는 국어의 ‘하?’이고 ‘二’는 국어 어말에 오는 ‘ㄹ'을 표기하였고, 첨(?)은 우리의 ‘천(天)’을 기록한 것이다. 그래서 오늘날 천(天:중국어):하늘(석(釋)), 첨(?;더할 첨) 더할은 석이고 ,첨(音)이다. 중국 사람이 천(天)(음독)]으로 듣고 기록한 것이다. 다음은 음(音)과 석(釋)을 둘 이상 기록하고 거기에 주석을 단 책들이 있다. 다음에 음과 석을 한글과 일본 문자를 병기(倂記)한 책들이 있다. 그 외에 서예를 위한 한자의 서체별로 나누어 쓴 책이 있다. 가령 초서(草書)로 쓴 초천자문, 전서(篆書) 예서(隸書) 등을 포함해서 십체(十體) 천자문도 있다. 행곡본『천자문』(1916)의 ‘행곡(杏谷)’은 어디인가? 이 책에는 간기(刊記)가 둘이 있다. 하나는 ‘杏谷’이 있는 구간기(舊刊記)와, 하나는 ‘전주 다가서포(全州 多佳書鋪)’에서 신 간기를 붙여 ‘방각본(坊刻本)’으로 출판한 책이다. 일제가 출판물 통제하기 위해 만든 등사를 해서 모든 출판물에 붙인 새로운 양태의 간기다. 앞의 숭정(崇禎)기원 후(後) 사임술(四壬戌)은 1862년이다. 대정 5년은 1916년이다. 여기의 ‘행곡(杏谷)’이 어디인가? ‘은행나무골’? 필자는 전주 지역으로 생각한다. 이 책에 ‘전주 다가서포’와 ‘행곡’을 같이 기록했다. 다른 예가 또 있다. 1866년 12월에 ‘完西 杏洞’에서 『됴웅젼』을 간행했다.[한국도서관협회(1972), 한국서지연표, p.142. ‘谷’과 ‘洞’을 같다고 생각]. 다음은 우리나라에 널리 보급된 천자 풀이가 있다....백수문이라 ...(방자가) 소인 놈도 천자 속은 아옵?다. 네가 알드란 마리야... 안다 하니...일거 바라. 예 들으시오. 놉고놉푼 하날쳔 집고집푼 ?지 홰홰친친 가물현 불타것다 누루황, 예, 이놈 상놈은 젹슬하다 이놈....? 일글계 드러라 “천?자시 ?쳔하니 ?극이광? 하날 ㅇ 지벽어축시하니 오?팔괘로 ?지(地)ㅇ 삼십 삼쳔 공부공에 인심지시 가물 현(玄)ㅇ 이십팔수 금목수화토지졍? 누루 황(黃)”ㅇ우주 일월 중화하니 옥자쟁영 집 우(宇)ㅇ 연대국도 흥성쇠 왕고래금에 집 주(宙)ㅇ 우치홍수기자초에 홍범구주 넓을 홍(洪)ㅇ 삼황오제 붕하신 후 난신적자 거칠 황(荒)ㅇ...조강지처 불하당 아내박대 못하느냐 대전 통 편 법중 율(律)ㅇ 군자호구 이 아니냐 춘향 내 입을 한 테다 대고 쪽쪽 빠니 법중 려(呂)자ㅇ 이 아니냐. 애고애고 보고지고.[열여춘향슈졀가 15ㄱ - 17ㄴ] “하늘 천 따따 지/ 가마솥에 누룽지/ 뜩뜩 긁어서 배꼭 다리 한그릇”등 지역에 따라서 또 다른 많은 풀이들이 있을 정도로 한문을 공부하던 세대에게는 기억이 새로울 것이다. 지금의 우리 어린이들은 그 양태가 다른 만큼 달라진 모습대로 새롭고 다양한 것들을 고루 간직하고 있다고 본다.

  • 문화일반
  • 전북일보
  • 2007.09.18 23:02

'시심 물든 전북' 석정 탄생 100주년 기념 문학제

주말, 전북은 석정의 시심(詩心)으로 물들었다.시인 탄생 100주년을 맞는 올해, 신석정시인탄생 100주년기념문학제전위원회(공동제전위원장 허소라·김남곤)가 주최한 ‘신석정시인 탄생 100주년 기념문학제’가 14일부터 20일까지 전주와 부안 등에서 열리고 있다.14일 전북예술회관에서 개막한 석정 관련 종합전시에는 명예제전위원장을 맡고있는 황금찬 원로시인과 한승헌 전 감사원장을 비롯해 김남조 예술원 회원, 김년균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문효치 국제펜클럽한국본부 이사장, 오세영 한국시인협회장, 이성교 한국기독시인협회장, 최원규 충남대 명예교수, 범대순 전남대 명예교수, 전덕기 한국기독시인협회 심의위원장, 김순영 한국기독교문인협회장, 소설가 최기인, 시인 이환용, 시인 황송문 등 석정을 그리워하는 전국의 문인들이 참석했다. 시인이기도 한 한승헌 명예위원장은 “석정 시인의 고결하고 의로웠던 문학정신과 인간정신을 이어받고 실천하자”고 말했으며, 황금찬 명예위원장은 석정의 시 안에는 시간이 영원하다는 내용의 추모시 ‘시인은 시간을 창조한다’를 올렸다. 15일 전주코아호텔에서 열린 ‘석정시 문학 심포지엄’은 ‘목가시인’으로서의 면모만 부각됐던 시인을 문학사에 새롭게 위치시키는 자리였으며, 올해 제정된 ‘제1회 촛불문학상’ 수상자 이병훈 시인에 대한 시상도 있었다. 16일에는 석정 시인의 문학적 고향인 청구원을 비롯해 동진강, 청림, 묘소 등 시의 소재지를 찾아가는 부안으로의 문학기행이 진행됐다. 허소라 제전위원장은 “궂은 날씨에도 석정의 시정신이 뜨겁게 타올랐다”며 “문학제에 맞춘 유고시집 발간에 이어 석정전집 발간, 석정문학관 건립, 석정문학상 확대 등 기념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문화일반
  • 도휘정
  • 2007.09.17 23:02

홍익대 거리로 나온 책 구경오세요

출판사들이 몰려 있는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이 책과 공연, 그리고 독자와 작가, 출판인들이 함께 있는 축제의 장으로 변한다. 지난 8월 사단법인으로 출범한 '와우(Wow) 북(book) 페스티벌 조직위원회'(조직위원장 이채관)는 10월5-7일 홍익대 인근 걷고 싶은 거리, 갤러리, 북 카페, 클럽 등지에서 제 3회 서울 와우 북 페스티벌을 연다고 13일 밝혔다. 2005년 처음 시작된 페스티벌은 지난해까지 한국출판인회의가 주최했지만, 축제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내실을 다진다는 취지로 올해부터 조직위원회가 행사를 맡았다. 이번 행사는 '난 지적으로 논다'라는 주제 아래 총 62개 출판사가 참가하고 40개 문화 관련 단체가 함께 하며 100여 명의 자원봉사자의 도움으로 꾸려진다. 5일 열리는 개막식에서는 마포소년소녀합창단, 마임이스트 고재경, 단편영화로 에미 상과 아카데미 상을 수상한 샌드애니메이션 작가 장 폴로, 비보이팀 라스트포원 등 네 개의 각기 다른 분야 출연진이 모여 무대를 꾸민다. 이들은 창작동화를 모티브로 4개 장르의 독특하고 섬세한 감성을 보여준다. 소설가 김애란, 시인 황병승 씨가 자신의 작품을 낭송해주는 행사도 열린다. 6-7일에는 지난 5월 별세한 아동문학가 권정생의 그림책을 참가자들이 차례대로 읽는 '낭독 릴레이',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 김난주와의 만남, 출판인들이 말하는 책 이야기, 무협 작가 좌백의 책 이야기 행사 등이 이어진다. 시와 타이포그래피, 디지털 기술로 만들어낸 '80바이트전(展)'도 마련된다. 휴대전화 문자 서비스로 보낼 수 있는 80바이트라는 제한된 글자 수에 맞춰 시인들이 문장을 만들어내면, 그 문장에 디자이너의 손길을 더한 포스터로 전시한다. 행사에는 강정, 성기완, 차창룡 씨 등 시인 25명이 참가한다. 이밖에 소설가 은희경 씨의 원작 '빈처' 중 일부를 발췌해 그 내용을 그대로 보여주는 연극, 시인 김경주의 산문집 '패스포트'를 해석한 마임과 퍼포먼스, 권정생을 기리는 마임, 가수 장필순 씨 등이 출연하는 콘서트 등도 볼 수 있다. 출판사들이 책을 전시 판매하는 거리 도서전, 갖고 있던 책을 교환할 수 있는 책 시장 등도 벌어진다. 이채관 위원장은 "책은 물론이고 다른 문화 분야와 연계한 무대, 독자들이 참가할 수 있는 행사를 포함 총 47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며 "2011년 이후 아시아에서 가장 독창적이고 대중적 책 문화 축제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세한 사항은 축제 인터넷 홈페이지(www.wowbookfest.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 문화일반
  • 연합
  • 2007.09.17 23:02

한국문학 번역가들 모여 '세계번역가대회' 개최

세계 각지에서 활동하는 한국문학 번역가들이 만나 번역 문제를 논의하고 상호 교류하는 '제1회 세계번역가대회'가 13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렸다. 한국문학의 해외 번역을 지원하고 있는 한국문학번역원(윤지관 원장)이 추진한 행사로 유럽언어권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번역가 15명, 국내 언어.문학 교수 15명 등 30여 명이 모여 한국문학 번역의 현안을 놓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먼저 기조발제자로 나선 문학평론가 유종호 연세대 교수는 '글로벌 시대의 번역-그 위상에 관하여'라는 발제문을 통해 한국에서 번역이 무시돼온 역사적 배경과 세계 번역사에 대해 간략하게 개괄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냉정히 말해 한국문학은 세계문학의 중심부가 아닌 주변부에 속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글로벌 시대에 중심부와 주변부의 경계는 급속히 희미해지고 있다. 여러분의 지적 노력이 이러한 경계 소멸에 기여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다른 기조발제자로 나선 독일의 베르너 자세 함부르크대 한국학과 교수는 '유럽에서의 한국문학번역'이라는 글을 통해 "7천만명에 이르는 한국의 인구, 한국문화의 유구한 역사를 볼 때 현재 유럽에 번역되고 있는 한국문학의 작품수는 여전히 너무나 적은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자세 교수는 "문제는 여전히 전문 교육을 받은 번역가나 번역가 팀이 부족한 것"이라고 지적한 뒤 ▲번역물에 대한 지속적인 질 관리 ▲번역에 대한 다양한 문화예술단체 간의 협력 ▲고전문학작품의 현대적 번역 등을 주문했다. 이어진 분과발표에서는 외국인 번역가들과 국내 언어.문학 교수들이 8개 분과로 나뉘어 고전, 현대시, 미디어 및 문화예술, 현대소설, 로마자표기법, 무엇을 번역할 것인가, 한국문학의 의미와 가능성, 어떻게 번역할 것인가, 한국문학 번역교육의 현재와 미래 등의 주제를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날 행사를 축하하기 위해 참석한 고은 시인은 "문학이 세계를 독해하고 번역하는 작업이라는 점에서 나는 원작자가 아니라 여러분과 똑같은 번역자"라며 "한국문학은 지금 또 하나의 언어의 경계로 나아가고 있다. 이 시대 문학은 번역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며 국내외 번역자들을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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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9.17 23:02

공시청안테나 규칙 개정…약인가 독인가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의 입주자가 TV를 공동 수신하기 위해 설치하는 설비(MATV, 공시청안테나)를 이용해 지상파TV, 케이블TV와 함께 위성방송도 손쉽게 시청할 수 있게 됨에 따라 향후 관련업계와 시청자들에게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보통신부는 신규 공동주택의 경우 MATV를 통한 위성방송 수신이 가능하도록 '텔레비전 공동시청안테나 시설 등의 설치기준에 관한 규칙(이하 MATV규칙)'을 개정할 계획이라고 13일 밝혔다. 정통부는 지난해 11월부터 관련 사업자 및 전문가로 'MATV전문협의회'를 구성해 폭넓은 의견수렴을 거쳐 '위성방송공동수신설비(SMATV)' 정책방안을 준비해 왔다. ◇시청자 매체 선택권 확대 이번 'SMATV 정책방안'의 가장 큰 수혜자는 시청자들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평가다. 무엇보다도 공동주택 입주자들도 구내에 설치된 방송 공동수신설비(MATV 및 CATV선로)를 이용해 지상파방송, 케이블TV, 위성방송 중에서 자유롭게 선택해 시청할 수 있어 시청자의 매체 선택권과 매체 접근권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매체 선택권과 접근권이 확대됨에 따라 경쟁 매체 간의 공정경쟁을 통한 방송서비스 품질 제고가 가능하게 되고, 가구별 위성방송 수신안테나 설치에 따른 공동주택의 미관 훼손과 자원낭비 방지 효과도 기대된다. 사업자 측면에서 보면 그간 MATV규칙 개정을 줄기차게 요구해왔던 위성방송 사업자 스카이라이프는 가입자 유치 등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할 수 있는 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례로 스카이라이프 가입자는 2002년 51만6천 명, 2003년 113만8천 명, 2004년 165만2천 명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다 2005년 185만5천 명, 2006년 196만5천 명, 2007년 7월 말 현재 205만 명으로 증가세가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 그러나 종합유선방송(SO) 사업자들은 가입자 정체 상황에서 그간 우위를 보여왔던 공동주택 시장을 지키기 위해 더욱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처지로 내몰렸다. 조만간 도래할 IPTV(인터넷프로토콜TV) 등 다매체 시대를 앞두고 더욱 척박한 생존의 갈림길에 선 셈이다. ◇스카이라이프 "적극 환영" 'SMATV 정책방안'을 두고 관련 업계의 희비가 극명히 엇갈리고 있다. 2002년 3월 방송을 시작한 스카이라이프는 이번 정통부의 MATV규칙 개정 방침 발표에 두 손을 들어 환영하고 있다. MATV규칙과 지상파방송 재송신은 스카이라이프의 숙원 과제였다. 지상파 재송신은 방송위원회의 정책 결정과 사업자 간 합의를 거쳐 2005년부터 이뤄졌으나 MATV규칙은 좀처럼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아 내부적으로 고민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정통부가 정책방안을 확정한 것을 적극 환영한다"며 "개별 수신 형태에 비해 공동 수신 형태일 때 방송의 질이 훨씬 높아진다"고 말했다. 스카이라이프는 1차적으로는 신규 공동주택을 중심으로 관련 설비를 구축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지만 지금까지 위성방송을 보기 어려웠던 기존 공동주택에서도 요구가 들어오면 관련 설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 비율이 높은 서울을 비롯해 광역시를 중심으로 영업을 적극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블TV "헌법 소원 불사" 케이블TV 진영은 행정소송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을 천명하는 등 극렬히 반발하고 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스카이라이프의 대주주인 KT가 통신망에 이어 유선방송망까지 장악할 수 있게 하는 엄청난 특혜"라며 "허용방침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케이블TV업계는 이 문제와 관련해 즉각적인 행정소송에 이어 헌법소원까지 제기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다음주에 방송위를 방문해 MATV 문제가 정통부 규칙이 아닌 상위법인 방송법의 개정을 통해 규제돼야 한다는 뜻을 전달할 예정이다. 협회는 "위성을 통해 안방까지 방송신호를 전달하도록 규정된 위성방송사업자에게 케이블TV의 면허 역무인 MATV까지 사용하게 하는 것은 엄청난 특혜"라고 주장했다. 이어 "방송+초고속인터넷+전화 등을 묶은 트리플플레이(TPS) 등 결합상품이 넘쳐나는 방송통신 융합시대를 맞아 국내 전국 독점 위성방송사업자의 대주주인 KT가 공시청망까지 활용하는 스카이라이프와의 결합상품을 출시하게 될 경우 그 파괴력이 엄청날 것은 자명한 일"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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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9.17 23:02

"백제 유민 예식진은 의자왕 넘긴 장본인"

지난해 중국 뤄양(洛陽) 골동품 상가에 출현한 시안(西安) 출토 백제 유민 묘지명(墓誌銘)의 주인공인 예식진(예<示+爾>寔進)은 660년 신라-당 연합군의 백제 정벌전쟁 때 웅진으로 피신한 백제 의자왕을 포로로 잡아 연합군에 바친 예식(예<示+爾>植)이란 인물임을 밝힌 연구성과가 제출됐다. 백제 부흥운동사 전공인 김영관 박사(서울역사박물관 전시과장)는 최근 발간된 신라사학회(회장 김창겸) 기관지 '신라사학보' 10호에 투고한 '백제유민 예식진 묘지 소개'란 논문에서 묘지명을 통해 최근 존재가 새롭게 부각된 예식진은 구당서(舊唐書) 소정방(蘇定方) 열전에 보이는 백제 대장군 예식과 동일인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예식진 묘지명은 중국 지린성(吉林省)사회과학원이 발간하는 격월간 역사고고 전문잡지인 동북사지(東北史地)가 지난해 공개하고 이런 사실을 연합뉴스가 지난 5월31일 베이징발로 보도함으로써 국내에도 존재가 알려졌다. 현재는 행방이 묘연한 이 묘지명에 의하면 예식진은 백제 웅천(熊川.공주) 사람으로 당에서는 좌위위대장군(左威衛大將軍)을 역임했으며 할아버지는 좌평(佐平)까지 오른 예다(藝多), 아버지 역시 좌평을 역임한 사선(思善)이다. 묘지명에는 예식진이 당 고종(高宗) 함형(含亨) 3년(672) 5월25일에 내주(來州) 황현(黃縣)이란 곳에서 58세를 일기로 사망하고, 황제의 명에 의해 같은 해 11월21일 당시 당의 수도인 서안(西安)으로 운구돼 고양원(高陽原)이란 공동묘지에 묻혔다고 돼있다. 이로 보아 예식진은 백제 무왕(武王) 15년인 615년에 웅진성에서 출생해 660년 백제 멸망 당시에는 46세였다. 묘지명에서는 예식진이 백제에서 어떤 족적을 남겼는지 구체적으로 기록하지 않았으나 여러 기록을 종합할 때 예식임이 틀림없다고 김 박사는 말했다. 구당서 소정방 열전에 의하면 660년 7월, 나당연합군 공세에 밀린 의자왕은 사비도성을 떠나 웅진성으로 달아났다가 같은 달 7월18일에 사비도성으로 와서 연합군에 항복했다. 이 과정에 대해 소정방 열전은 "그(의자왕)의 대장(大將)인 예식이 또한 의자를 데리고 와서 항복하니 태자 륭(隆)과 여러 성주(城主) 전원을 함께 (본국인 당으로) 보냈다"고 묘사했다. 이와 같은 정황을 전하는 삼국사기 신라본기에서는 "(7월)18일에 의자가 태자 및 웅진 방령(熊津方領) 등이 웅진성에서 (사비로) 와서 항복했다"고 적었다. 이 두 기록을 대비할 때, 예식은 백제 멸망 당시 웅진성을 지키는 장관 겸 장군인 웅진방령으로서 의자왕을 잡아 나당 연합군에 바쳤음을 알 수 있다고 김 박사는 주장했다. 김 박사는 묘지명에서 예식진이 "창해(滄海)에서 명성을 드날리고, 청구(靑丘)에서 기개를 떨쳤다"고 하거나 아득한 바다 동쪽에서 황제의 가르침을 펼치고, 보검을 휘두르며 활 시위를 보름달처럼 당겼다는 등으로 묘사하는 것으로 보아 그가 백제 고위 무장이었음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이번 묘지명은 삼국사기와 일본서기 등지에서 예식(예식진)과 비슷한 시기에 활약한 백제 출신 장군으로 등장하는 '백제 사마 예군'(百濟司馬예군<示+爾>軍)이란 문구 중 예군을 '칭군'(稱軍) 혹은 '장군'(將軍)을 잘못 표기한 것으로 판독하는 것이 오류임을 명확히 해 준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번 예식진 묘지명은 기존 백제사에서 알려진 소위 '대성 팔족'(大姓八族) 외에도 예식진과 예군이 대표하는 예씨 종족집단이 웅진을 거점으로 대대로 좌평 직을 세습하면서 백제 지배층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사실을 확인케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김 박사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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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9.17 23:02

중추절 맞이 첫 전통연희축제 한마당

풍물, 사물놀이, 길놀이, 남사당, 가면극, 인형극, 줄타기, 곡예, 굿 등 우리의 온갖 전통 연희를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이 추석 연휴 직전인 20∼23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공원 일대에 마련된다. 문화관광부가 SBS와 함께 주최하는 '2007 대한민국 전통연희축제'의 마당에는 공모 등 절차를 거쳐 선정된 '왕의 남자 세줄타기', '남사당 6과장 완판공연', '창작 연희극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등 34개 작품이 펼쳐질 예정이다. 참여하는 전문 예인만 1천여명에 달한다. '왕의 남자 세줄타기'의 경우 영화 '왕의 남자'에서 줄타기 대역을 맡은 권원태 명인과 제자들이 참여해 진행한다. '남사당 6과장'은 고사덕담(비나리), 줄타기, 살판(땅재주, 어릿광대), 버나(쳇바퀴 돌리기), 덜미(꼭두각시 놀음), 덧뵈기(탈놀이) 등 남사당 여섯 마당 모두를 5시간 가까이 볼수 있는 흔하지 않은 기회를 제공한다. '창작 연희극'은 사물놀이의 명인 김덕수가 최근 '콘서트라마'라는 이름으로 공연했던 것과 유사한 작품으로, 전통음악과 비보이, 힙합, 재즈 등 장르를 넘나든다. 개막공연은 불꽃놀이, 기타리스트 한상원과 탈출의 어울림 무대와 함께 주요 축제 참여 작품을 맛볼 수 있도록 옴니버스 형식으로 펼쳐지며 폐막공연은 전통 연희 분야의 명인들이 직접 풍물, 탈놀이, 소리 등을 공연하고 80인조로 구성된 연희악단 '삼현육각'도 참여한다. 아울러 길놀이, 서경욱 만신이 주도하는 최영장군 당굿, 전통 무예, 타악 뮤지컬 '야단법석', 마당극 '쪽빛황혼', 인형극 '꼭두 프로젝트', 농악 등 크고 작은 무대가 펼쳐진다. 짚공예, 길쌈, 탈 만들기, 한지 공예, 천연 염색, 맷돌 돌리기 등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세부 일정은 인터넷 홈페이지(www.openpan.com) 참조. 이 축제는 전국에 산재한 전통 연회를 현대적으로 재조명해 활성화하고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문화상품으로 브랜드화하려는 목적에서 개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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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9.17 23:02

"위험한 줄타기" 큐레이터의 작품 알선

최근 미술시장에서 인기있는 모 화가의 개인전을 연 한 미술관의 큐레이터는 전시 중에 곤혹스러울 때가 많았다. 작품을 둘러보던 관객 중 적지 않은 수가 "이 작품은 얼마에요? 사고 싶어요"라고 물었기 때문이다. 그 큐레이터는 번번이 "미술관은 작품을 판매하지 않습니다"라는 말을 되풀이할 수밖에 없었다. 미술관의 큐레이터는 작가, 평론가와 함께 미술계를 이끄는 삼각축이다. 미술관과 박물관은 작품을 거래하는 곳이 아니고 소장, 전시, 교육하는 기능을 목적으로 하는 비영리기관이다. 그래서 해외미술계에서는 미술관의 기획자만 '큐레이터'라고 부르고 상업화랑의 기획자는 '갤러리스트'라고 엄격하게 구분한다. 신정아씨가 기획예산처의 작품 구입에 다리를 놓은 것으로 최근 확인됨에 따라 큐레이터의 역할에 대해 새삼스럽게 관심이 모이고 있다. 박봉에 격무로 알려진 큐레이터들이 이면에서 작품을 알선하고 리베이트를 받는 것이 혹시 미술계에서 굳어진 관행은 아닌지, 작가로부터 사례 인사를 받는 것이 아닌지 호기심과 의혹의 눈초리도 있다. 이에대해 최근 설립된 한국큐레이터협회에 참여하고 있는 모 공립미술관의 큐레이터는 "그런 유혹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상당수 큐레이터들은 좋은 전시를 꾸미는 행위자체가 좋아서, 그 매력에 빠져서 박봉임에도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권을 챙기는 큐레이터들도 있는게 현실"이라고 털어놓으면서 "컬렉터와 작가를 연결시키는 것이 법률로 금지돼 있는 것도 아니어서 범법 행위라고 볼 수는 없을 지 모르지만 세계적으로 미술관과 박물관의 큐레이터들은 그런 행위를 하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라고 말했다. 그는 큐레이터협회가 설립된 이유 중에 하나도 이런 윤리적인 문제에 대해 건설적인 지침을 만들어 공유하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독립큐레이터 K모씨는 "미술관ㆍ박물관학을 배울 때 해외에서는 큐레이터들에게 작품 소장도 하지 말라는 지침을 준다고 들었다. 작품을 소장하면 사심이 생기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큐레이터는 자연발생적으로 파워가 생기는 직업이다. 그래서 더욱 조심해야한다. 국공립미술관의 큐레이터는 당연히 공직이며 사립미술관도 그에 준해서 일하지 않으면 말썽이 생긴다"고 말했다. 큐레이터라는 직업이 국내에서 제대로 정착되지 않은 상황인데 관련 인력이 시장이 수용하지 못할 정도로 양산되고 있어 큐레이터를 언제든지 싼값에 고용하고 경질할 수 있는 만만한 인력으로 보는 국내 예술계의 열악한 현실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많다. 박물관 경영학을 전공한 모 대학 교수는 "신정아라는 개인적인 사례를 큐레이터 전체로 확산시키는 것은 위험하다"고 전제한 뒤 "신씨가 작품을 알선해 혹시 대가를 챙겼다면 그는 큐레이터라고 불릴 자격도 없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큐레이터들의 처우에 대한 제도적인 개선도 필요하다고 본다. 국립미술관, 박물관부터 일단 처우가 개선되면 사립기관들에도 전파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박물관ㆍ미술관진흥법이나 학예사제도를 손질해야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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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9.17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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