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 발전전략, 전주의 얼 찾기 ③ 종교 관광자원화 사업
지방기념물 68호인 치명자산은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천주교 성지다. 호남지역에 처음으로 천주교를 전한 유항검의 아들 유중철(요한)과 아내 이순이(루갈다)가 신유박해때 순교한 뒤 산 정상에 묻혔다. 요한루갈다 부부는 결혼 후에도 동정부부로 성(聖)가정을 이루고 살다가 순교했다. 전주시내가 한눈에 들어오는 산 정상에서의 일몰풍경이 아름다운 치명자산을 오르는 순례는 이런 연유로 거룩함으로 오르는 길로 불리고 있다.또 1893년 호남에서 가장 먼저 지어진 교회로 알려진 서문교회는 호남원 기독교 선교역사의 시발점이며, 1998년 설립된 예수병원은 호남지역 최초의 서양식 병원이다.이처럼 전주는 천년고도에 걸맞게 상당한 종교자원을 가득 품고 있다. 전주시가 천주교, 기독교, 불교, 원불교, 천도교, 유교 등 6대 종교의 성지와 문화 등을 묶어 전주를 종교관광의 거점도시로 육성하겠다는 포부를 숨기지 않는 것도 어쩌면 자연스럽다. 이른바 종교관광자원화사업이다.이를 위해 전주시는 치명자산에 20142017년까지 380억원을 들여 세계평화의 전당을 건립하고, 예수병원 맞은편 부지에는 125억원을 들여 근대 선교역사기념관을 짓기로 했다.순례객을 위한 치유인성 등 복합기념교육시설과 연구회의시설, 문화생활체험시설 등이 들어서는 세계평화의 전당 건립사업에는 평화랜드도 조성되며, 시복시성(가톨릭에서 순교를 했거나 특별히 덕행이 뛰어났던 사람들이 죽은 뒤에 복자성인으로 추대하는 것)에 맞춰 방한할 것으로 예상되는 교황의 전주방문도 추진된다.전주시는 이와함께 불교의 남고사동고사정혜사, 천도교의 동학혁명기념관완산공원, 원불교의 교동 교당, 유교의 전주향교 등 도심에 산재해 있는 종교 자원과 역사를 활용한다는 계획이다.전주시가 종교자원에 방점을 찍은 것은 종교관광의 경제적사회적 부가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한국의 종교현황'에 따르면 2008년 기준으로 종교관광객수는 6500만명에 달한다. 또 종교순례를 목적으로 한 관광객들은 개별이 아닌 단체관광의 형태가 많고, 연령대도 구매력이 높은 30~40대라는 점에서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이 클 것으로 기대된다.무엇보다 전주한옥마을을 앞세워 슬로시티로 자리매김한 전주시가 종교관광이라는 새로운 엔진을 장착한다면 단숨에 '순례명상치유교육'의 메카로 발돋움할 수 있게 된다.여기에 6대 종교가 어우러진다는 점에서 '종교적 배타성을 극복하는 열린 도시'라는 이미지가 각인된다면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는 도시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전주시 관계자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종교관광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갈길이 멀다"면서 "전주시의 종교관광자원화사업은 관광효과 증대라는 현실적인 이익보다는 전주정신 찾기의 지름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