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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대 '명품한옥 인력교육' 탄탄해진다

전북대학교의 '명품 한옥인력' 교육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북대가 최근 (사)한국문화재기능협회와 지속가능한 상호협력 및 기관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한국문화재기능인협회는 우리나라 문화재와 기능인들의 모임으로, 인간문화재들이 모두 참여하고 있는 문화재계 대표적 단체다. 회원 수가 1만여 명에 이른다. 이번 협약에 따라 한국문화재기능협회는 앞으로 전북대 한옥학과의 한옥기능인 양성 등 프로그램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실제 협회 소속 인간문화재가 실습교육에 직접 참여할 예정이다. 또 공동수업과 연구를 진행하고, 전북대가 추진 중인 해외 한옥수출사업에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실습 재료를 지원하고 발전기금도 전북대학교와 함게 조성하기로 했다. 홍경선 문화재기능인협회 이사장은 “우리나라 유일의 한옥학과를 운영하고 한옥캠퍼스를 가지고 있는 전북대학교와의 협약을 체결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전북대 한옥학과가 세계 속에서 빛날 수 있도록 실습 재료와 발전기금 등으로 물심양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박재병 전북대산학협력단 부단장은 “한옥학과 운영에 문화재기능인협회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에서 업무협약을 맺게 돼 앞으로 기대가 크다”며 “앞으로 한국의 ‘바우하우스’ 구축을 위해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북대는 고창캠퍼스에 우리나라 유일의 한옥학과(대학원, 학부)를 운영 중이다.

  • 대학
  • 육경근
  • 2023.12.03 15:35

현인택 전 통일부 장관 "통일은 선택이 아닌 필수"

"통일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다양한 국내외적 요소를 고려하여 통일을 준비해야 합니다." 지난달 30일 전북대 뉴실크로드센터 동행홀에서 열린 '전북대 명사특강'에서 현인택 전 통일부장관은 이 같이 말했다. ‘한반도 통일은 정말 가능할까?’를 주제로 진행된 이날 특강에서 현 전 장관은 "북한 젊은이들의 인식변화가 이상적인 통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통일을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며 "국제적 조건, 당사국간 관계, 통일 주도국의 역량 3가지 모두 충족했을 때 통일을 이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독일의 통일 사례를 모델로 한반도의 통일을 착실히 준비해야 한다"며 "국제 정세를 파악해 통일의 기회가 왔을 때 통일을 이뤄낼 수 있도록 통일 역량을 키워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현 전 장관은 "한반도는 현재 미중 헤게모니 경쟁 심화, 북한 문제 심화, 지역 세력(중국, 일본, 러시아)의 반대를 극복해야 한다"면서 "한국의 대북 정책 및 역량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3가지의 통일 시나리오로 단계적/점진적/평화적 통일, 북한의 급변사태, 전쟁에 의한 급진 통일이 이뤄질 수 있다"며 "모든 시나리오에 준비하여 통일의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현 전 장관은 “통일국가의 가치는 자유, 인권, 평화, 번영 보장을 위해 나가야 하고 평화적 통일을 추구해야 한다”며 “시간이 다소 오래 걸리더라도 평화가 보장된 통일을 목표로 해야한다. 북한 체제 변화를 통한 평화통일이 이상적이며 북한 젊은이들의 인식변화를 통한 체제 변화가 이상적인 통일 시나리오”라고 밝혔다. 이날 특강을 청취한 학생들은 "한반도 통일의 당사자지만 평소 관심을 갖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알 수 있었다"며 "이상적인 통일 방법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전북대 김종석 학생처장은 “명사특강은 저명인사들의 다양한 이야기 속에서 시대가 요구하는 변화의 혁신의 근간이 될 인문학적 소양을 키우고, 구성원과 지역민에게 변화에 대한 의지를 새롭게 다지는 기회가 되고 있다”며 “이번 특강을 계기로 통일의 중요성과 애국심을 고취시키고, 평화의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 고 밝혔다.

  • 대학
  • 육경근
  • 2023.12.03 15:35

[고향사랑기부제 1년](하) 진정한 지방분권 역할 기대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10여 년 전 우리나라보다 먼저 '고향납세제'라는 이름으로 고향사랑기부제를 시행한 일본은 지난해 8조 7000억 원을 모금하면서 관련 제도가 매우 활성화돼 있다. 일본의 고향세 역시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인구감소 등으로 인해 지방정부의 지방세 수입이 감소한 상황에서 이에 대응하고, 대도시 지역과 대도시가 아닌 지역 간의 재정격차를 완화할 목적으로 시작됐다. 2008년 시행 첫 해 730억 원에 불과했던 일본의 고향납세 기부금은 지난해 8조 7000억 원으로 14년 새 100배 이상 증가하면서 일본의 지역 재정 확충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렇게 마련된 재원은 지역 활력을 위한 다양한 주민복지 사업 등에 사용되고 있다. 일본의 고향납세제는 모금 과정에 있어 우리나라와 달리 지역 활성화에 주안점을 두고 추진되면서 모금 등이 활성화됐다는 평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기부자가 특정 지역에 기부하게 되면 선택할 수 있는 답례품이 농축산물, 수산물, 가공식품, 일부 공산품 등 뿐이다. 문제는 이들 답례품들이 기부자 입장에서는 기부를 하지 않더라도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는 상품들이기 때문에 굳이 기부를 하면서 답례품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일본의 경우도 우리나라와 같이 지역특산품을 답례품으로 제공하고 있지만 기부자 개인이 기부금 사용의 분야를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예를 들어 일본은 기부자가 기부를 하면 답례품으로 지역특산품 외에도 지역에서 발생한 재난에 구호 기금으로 사용하거나 또는 지역에 필요한 정책을 위한 기금 마련 등에 쓰일 수 있는 선택권을 부여하고 있다. 기부금 사용처에서도 구체적으로 사용 내용 및 그로 인한 효과 등에 대한 설명도 상세히 이뤄져 기부자의 기부 효능감을 높이고 있다. 실제 전북일보가 3일 일본의 고향납세 민간사이트인 후루사토초이스에서 확인한 결과, 일본 내 각 지역에서는 지역특산품 답례외에도 지난 9월 일본에서 발생한 수해 피해 복구를 위한 성금을 모금해 달라는 기부 글들이 다수 확인됐다. 기부 글에는 단순히 재난 피해 지원을 호소하는 내용이 아니라 기부금이 왜 필요한지, 그리고 기부금을 통해 향후 어떠한 사업 및 효과가 있는지 등이 개괄적으로 담겨있다. 재난 기부 글 외에도 해당 사이트에서는 한부모 가정 자녀를 위한 도시락 배달 및 교육을 위한 기부부터 지역 농산물이 지역 내 학교 급식에 100% 활용될 수 있는 기부 글 등이 게시돼 있었다. 멸종위기 새의 서식지를 지키기 위한 모금 글, 제조업 중심인 지역에 IT 기업을 유치해 여성들의 경력 단절을 막기 위한 모금 글 등 지자체가 계획한 사업을 특정해 기부할 수 있도록 하는 창구가 매우 다양했다. 그리고 기부가 완료된 글에는 반드시 모금 진행 과정과 구체적인 결과 보고 등이 담겨 기부자의 신뢰도를 높이고 있었다. 이렇다 보니 기부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기부금의 투명한 활용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계속된 기부로 이어질 수 있고 이러한 재기부는 지역 활성화로 귀결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고향사랑기부제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다양한 기부처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이에 대해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현재 제일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하면 기부자들의 재기부를 유도하고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이다”며 “내년 2월 고향사랑기부제 시행 1년의 성과를 분석해 개선 사항 등을 정리하는 한편 지자체들과 소통하면서 제도가 조속히 안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사회일반
  • 엄승현
  • 2023.12.03 15:32

전주대 ‘첫 번째 먹빛 이야기’ 수묵캘리그라피 작품전 개막

전주대 박물관‧평생교육원이 공동 기획한 ‘첫 번째 먹빛 이야기’수묵캘리그라피 작품전 개막식이 지난달 30일 열렸다. 이번 작품전은 박물관과 평생교육원의 공동 기획으로 대학 내 문화기반시설의 활성화와 지역사회 커뮤니티의 협력 및 강화를 위해 마련됐다. 전시는 오는 14일까지 진행된다. 전주대 평생교육원 수묵캘리그라피반 강사를 비롯해 9명의 회원이 캘리그라피와 수묵을 접목해 좋은 문장, 성경 말씀, 시구절 등 총 25점의 작품을 다양한 구도와 감성으로 담아냈다. 매당 이명순 강사는 “이번 작품전에 출품한 작품은 ‘먹의 향기’라는 자연을 소재로 전통 문인화에 현대적인 감각을 더해 전통의 멋을 지역사회에 알리는 좋은 기회라 생각한다"며 "9명의 신진 작가의 절제된 아름다움과 함축된 내용을 담아낸 작품들을 공유할 수 있는 전시 공간을 조성해 줘서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박물관 박현수 실장은 “지역 작가나 주민들이 만든 멋진 작품들을 박물관에 전시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이례적인 일"이라며 "앞으로도 지역민과 소통의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한편, 작품전은 VR과 함께 온라인 전시로도 공개하고 있다. 전시와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학예연구실(063-220-2158)로 문의하면 된다.

  • 대학
  • 육경근
  • 2023.12.03 15:31

"숨겨진 맛" 순창군·우석대, 17일 '푸드투어' 운영

순창군이 우석대학교와 함께 오는 17일 프랑스, 스페인 등 유럽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푸드투어'를 운영한다. 이번 행사는 지역의 문제를 대학, 지자체 등이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기 위해 전북도가 지원하는 지역혁신자율과제(RIS)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며, 순창의 경우 ‘미식관광프로젝트’를 통해 지역의 다양한 식문화를 알리고 음식관광산업의 기틀을 마련하고자 기획됐다. 순창미식투어는 그동안 순창군에서 공무원으로 근무했던 프랑스인 가이드 레아모로 씨가 영어로 참가자들에게 순창의 관광지와 먹거리를 소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채계산 출렁다리를 둘러보고, 이원일 셰프가 만들고 쯔양이 먹은 순창고추장불고기를 맛보며, 향토자원을 활용한 떡과 오란다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순창군은 매월 1회 가량 진행할 계획으로 순창의 10미, 별미 등을 계절에 따라 맛볼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순창의 숨겨진 맛을 외국인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에게 소개할 계획이다. 신청은 순창군 장류산업사업소(063-650-5462)에서 가능하며, 참가비는 10,000원으로 참가인원은 선착순 30명이다. 최영일 순창군수는 “최근 관광 트렌드가 관광지를 보는 것에서 벗어나, 맛집투어, 빵투어 등 다양한 형태의 음식관광으로 확장된 만큼 순창군도 다양한 먹거리를 활용한 새로운 관광자원을 개발해 보고, 먹고, 즐길 수 있는 순창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순창
  • 임남근
  • 2023.12.03 15:31

사랑의 열매 ‘희망 2024나눔캠페인’ 성금 모금 대장정 돌입

전북도민들의 뜨거운 나눔 열정을 보여줄 ‘희망 2024 나눔 캠페인’이 시작됐다. 사랑의열매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지난 1일 전주시 오거리문화광장에서 ‘희망 2024 나눔 캠페인’ 출범식을 열고 내년 1월 31일까지 62일 간 성금 모금에 돌입했다.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매년 연말 도움이 필요한 저소득 위기가정과 사회복지시설‧기관‧단체에 지원하고자 희망나눔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전북은 나눔 캠페인이 처음 시작된 지난 1999년 이후 지난해까지 25년 연속 사랑의 온도 100도를 달성했다. 올해는 ‘기부로 나를 가치 있게, 기부로 전북을 가치 있게’라는 슬로건 아래 116억 1000만 원을 목표로 모금 대장정에 나선다. 도민들의 소중한 성금을 온도로 표현해 모금 현황을 한눈에 알 수 있게 해주는 ‘사랑의 온도탑’은 1일 전주시 오거리 문화광장에 설치됐다. 모금 목표액의 1%인 1억 1610만 원이 모일 때마다 나눔 온도는 1도씩 올라가게 되며 모금된 성금은 도내 사회복지시설과 소외계층에 전액 지원될 예정이다. 한편 이날 행사는 사랑의열매 전달식, 캠페인 1호 기부금 전달식, 2024년 배분사업 지원금 전달식, 그리고 사랑의 온도탑 나눔온도 100도 달성을 기원하는 퍼포먼스 등 다채롭게 진행됐다. 또 행사에서 캠페인 1호 기부자로 법인대표로 전북은행이 성금 1억 5000만 원을, 개인 대표로 이지태 아너가 성금 2000만 원을 전달하며 나눔온도 100도 달성을 위해 뜻을 모았다. 김동수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은 “코로나19가 종식된 이후 우리의 삶이 팍팍해지면서 어려운 이웃들은 더욱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다”며 “보내주신 소중한 성금은 위기가구와 사회복지 시설 등에 소중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나눔캠페인은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하거나 신문사 또는 방송사에 개설된 이웃돕기 모금창구와 ARS(060-700-0606)를 통해 참여할 수 있다.

  • 사람들
  • 엄승현
  • 2023.12.03 15:24

정읍‧부안 등 전북 9개 시군에서도 비대면 진료 허용

정부가 비대면 진료의 대상자 기준을 대폭 완화하면서 전북에서는 9개 지역에서 비대면 진료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1일 보건복지부는 초진 비대면 진료의 허용 대상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담은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보완 방안’을 오는 15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비대면 진료는 의사가 전화나 화상 통화를 활용해 환자와 직접 접촉하지 않고 진료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며, 진료 이후 의료기관에서 약국으로 처방전을 전송하면 환자는 해당 약국을 찾아 처방약을 받으면 되는 형태다. 정부는 초진부터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의료취약지 범위와 대상에 응급의료 취약지역 98개 시·군·구 거주민을 추가했다. 이에 따라 전북에서는 정읍시, 남원시, 진안군, 무주군, 장수군, 임실군, 순창군, 고창군, 부안군 등 9곳이 의료취약지에 해당, 비대면 진료가 가능해진다. 정부는 환자가 6개월 이내에 대면 진료를 받은 적 있는 의료기관에서 ‘동일 질환’이 아니더라도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게 했다. 기존에는 동일 질환으로 의료기관을 방문한 경우에만 비대면 진료를 허용했다. 이 밖에도 야간이나 휴일에는 모든 연령대의 환자가 초진이더라도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정부 발표를 두고 의료계는 국민의 건강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입장문을 통해 “비대면 진료 확대 방안을 즉시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의협은 “현재의 방안은 실질적으로 비대면 진료에 있어서 초진을 전면적으로 허용하는 방안과 다름이 없다”며 “이는 비대면 진료는 보조 수단으로 활용하자는 등의 기본적인 대원칙들을 사실상 무력화하는 무책임한 판단이라 평가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편의적으로 병원에 내원해 진료받지 않고 단순 약 처방만 받고자 하는 부적절한 의료 이용의 행태를 낳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국민의 건강권과 직결되는 비대면 진료 제도 시행에 있어 의료계와 충분한 논의와 검증을 거치지 않은 정부의 일방적인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의 확대는 국민의 건강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 보건·의료
  • 엄승현
  • 2023.12.03 15:19

‘지역구’말고 ‘지역’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필요하다

국정치에서 지역주의는 가장 고질적이면서 동시에 구조적인 문제다. 그 어느 때보다 지역사회가 심각한 위기에 놓여있지만 이는 정치권에서 그다지 전면적으로 다뤄지지 않는다. 문제의식이 없어서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너무 지쳐버렸기 때문이다. 지역주의는 영호남간의 지역갈등, 수도권과의 불균형 등의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지역 내에서 더 강력하게 나타난다. 이른바 지역을 대표하는 국회의원들은 자신들의 ‘지역구’ 문제가 늘 최우선이다. 이들은 지역이 아니라 지역구를 위해 헌신하고 그 성과는 길거리에 붙은 ‘국가예산 확보’ 플래카드로 상징된다. 지역주의 문제는 이제 영호남의 정치적 편파성 문제를 넘어 잘게잘게 쪼개져 소지역주의로 퇴행하고 있다. 심지어 지역구의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면 웬만한 타협도 마다하지 않는데 그런 식의 돌파는 오히려 칭찬거리가 되기도 한다. 문제는 이런 방식의 정치가 지금의 선거제도에서는 그 누구라도 어쩔 수 없는 조건이라는 데 있다. 지역주의 정치가 비판받는 것은 유권자들의 투표가 정당과 후보의 공약과 정책이 아니라 소속 정당에 따라 맹목적이고 관성적으로 투표가 이루어진다는 점 때문이다. 후보들은 자신의 정치적 역량을 높이기보다 공천을 돌파하기 위해 조직과 성과를 관리하는 지역구 정치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 우리 모두가 인식하다시피 지역은 지금 심각한 위기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인구감소와 고령화로 지역 전체가 활력을 잃어가는데, 해법은 여전히 중앙정부의 ‘강력하고도 특별한 지원’ 뿐이다. 그러나 이런 식의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효과적이지 않다는 것은 지난 이십여년간의 결과가 증명하고 있다. 문제의 근본 원인은 현재의 선거제도가 ‘인구비례’와 ‘다수대표제’에 기반한다는 데 있다. 인구비례를 유지하는 한 지역의 대표성은 점점 낮아질 수 밖에 없다. 전북의 국회의원 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고 아마도 차차기 총선에서는 이 숫자도 지켜지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지역에는 인구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지역사회가 갖고 있는 국토와 자원은 인구가 작다고 무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인구과소 지역의 국토와 자원을 잘 관리하는 것도 정치가 해야 할 일이다. 또 다수대표제는 오로지 다득표자 한 명을 선출하는 방식이다. 이는 현장에서 지역주의가 완화되는 의미있는 득표가 나와도 그 표는 모두 사표가 되는 불균형을 가져올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 20여년간 매 선거마다 득표율을 보면 지역주의는 영호남 모두에서 매우 의미있게 완화되고 있다. 문제는 이 의미있는 득표가 대표성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제도가 제안되었지만 그 중에 가장 의미있는 것은 권역별 비례대표제다. 지역을 인구수가 아니라 국토와 자원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권역별로 지역을 대표하는 비례의원을 배당하는 방식이다. 각 권역별 정당득표율에 따라 권역비례의석을 배분하므로 지역구도 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이 제도가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현행의 비례대표 숫자를 대폭 늘려야 한다. 나아가 장기적으로는 지역대표성을 강화한 상원을 두어 지역문제를 근본적으로 고민하는 개헌도 고민할 시점이다. 비례대표제를 두고 병립형이나 연동형이냐로 여야 모두 계산이 치열하다. 그러나 지금은 고차원의 정치적 방정식이 아니라 지금 한국사회가 어떤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가를 고민하는 단순하고 명확한 산수가 필요한 시점이다. /원도연 (원광대 게임콘텐츠학과 교수)

  • 오피니언
  • 기고
  • 2023.12.03 15:06

고창 부안초 ‘연극 꾸러기’팀, 전국어린이연극잔치 금상 수상

고창 부안초등학교 ‘연극 꾸러기’팀이 지난 2일 '제 30회 전국어린이연극잔치'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3일 고창 부안초에 따르면 5학년 학생들로 구성된 ‘연극 꾸러기’팀은 지난달 27일부터 나흘간 서울 대학로 한예극장에서 열린 '제 30회 전국어린이연극잔치'에서 연극 ‘VRibrary’(미래의 도서관에서 책 속의 인물이 되어 일어나는 일을 창작한 연극)을 선보여 단체상 부문 금상(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받았다. 또 ‘연극 꾸러기’팀을 지도한 고창 부안초 이승화 교사는 개인상 부문에서 '최우수 지도자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이번 대회는 각 지역대회를 거쳐 본선에 오른 전국 8개교와 101명의 어린이들이 경연을 펼친 대회로 전국어린이연극잔치 운영위원회가 주최하고 아시테지 코리아·한국교육연극학회가 주관했다. 이승화 지도교사는 “아이들과 ‘일년에 연극 한 작품’이라는 학급 목표를 갖고 올해도 학급 아이들과 연극을 만들었다. 아이들과 일년 동안 만든 작품으로 전주, 서울에서 공연을 하게되어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이렇게 큰 대회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아 큰 상까지 받게되어 우리반 아이들 그리고 저에게도 큰영광이다. 앞으로 더 좋은 연극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고창 부안초 김인순 교장은 "창의융합교육이 절실히 필요한 요즘, 작은 학교인 고창 부안초가 선두에 선 것 같아 기쁘다"며 "지도해주신 선생님과 열심히 따라준 학생들에게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전국어린이 연극잔치'는 1992년부터 시작된 전국 유일의 어린이 연극 경연대회다. 지난 30년간 전국의 교사, 예술인, 교육연극 종사자, 학생들이 자발적 참여로 이어온 행사다. 올해는 전국 50개 초등학교와 704명의 어린이가 예선 대회에 참가했다.

  • 교육일반
  • 육경근
  • 2023.12.03 14:08

‘성범죄 의혹부터 자격증 위반 등’ 전북 유명 프로파일러 ‘파면’

여성 제자들을 성추행하고 정식 등록되지 않는 자격증을 발급하는 등의 혐의를 받는 전북경찰청 소속 유명 프로파일러 A 경위(51)가 결국 파면됐다. 3일 전북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전북경찰청은 징계위원회를 열고 A 경위에 대해 파면 처분을 내렸다. 경찰 공무원 징계는 파면·해임·강등·정직·감봉·견책 등으로 나뉘며 이중 파면은 가장 높은 수위의 중징계다. A 경위는 강제추행, 위계공무집행방해, 자격기본법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상태다. 검찰 등에 따르면 A 경위는 2019년 6월부터 2021년 1월 사이 관련 학회를 운영하면서 학회 회원이자 사제 관계인 피해자들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또 자신의 교통법규위반 과태료를 대신 부과 받게 하거나 지난 2012년부터 2021년 사이에는 정식 등록되지 않은 ‘임상최면사’ 민간자격증을 임의로 발급한 혐의도 받고 있다. 다만 특정 피해자가 주장했던 강간과 강요, 협박 등은 법리적인 이유 또는 공소시효 문제 등의 이유로 불기소 처리됐다. 이 사건은 학회 소속 여성 회원들이 A 경위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불거졌다. 이들은 지난해 7월 말께 업무방해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공무상비밀누설, 강간 등 혐의로 A 경위를 검찰에 고소했다. A 경위는 경찰 감찰 조사에서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의혹을 주장한 여성들을 무고로 고소했다. A 경위에 대한 첫 공판은 내년 1월 28일에 열린다.

  • 경찰
  • 이준서
  • 2023.12.03 13:21

[전북의 문학 명소] 6.문학과 미술의 다정한 동행

남원시·순창군·완주군·임실군에는 문학과 미술이 자연스럽게 어울린 곳이 여럿이다.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의 ‘김병종’은 화가이면서 극작가이고, 순창군 박덕은미술관의 ‘박덕은’은 화가이면서 시인이다. 순창 구미마을에 터 내린 송만규 화백은 섬진강을 화폭과 수필집에 담았고, 사진작가 이흥재는 순창과 임실의 오일장에서 만난 사람과 풍경을 사진수필집에 담았다. 광한루원 춘향사당은 춘향의 영정을 보관한 곳이며, 완주 그림책미술관과 삼례문화예술촌은 문학과 미술이 공존한다. △그림에 자연스레 스민 깊은 사유,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 김병종은 한국화의 현대화와 세계화를 이끄는 대한민국 대표 화가지만, 1980년 동아일보와 중앙일보 신춘문예에서 각각 미술평론과 희곡 부문에 당선돼 등단했으며, 30여 권이 넘는 평론집과 산문집을 출간한 문학인이다. 특히, 예술기행 산문의 백미로 꼽히는『화첩기행』(문학동네·2014) 연작(총 5권)은 시공간을 넘어 문화예술의 어제와 오늘을 만날 수 있다. 전국 각지의 인문정신과 예술혼이 씨줄과 날줄로 아름답게 수놓아 있으며, 모로코·튀니지·알제리·이집트 등 북아프리카의 독특한 색채와 예술성에 대한 섬세한 사유도 만날 수 있다. 전북과 관련된 이야기는 1권 ‘남도 산천에 울려 퍼지는 예의 노래’에 있다. △이매창과 부안―이화우 흩날릴 제 ‘매창뜸’에 서서 △이삼만과 전주―이 먹 갈아 바람과 물처럼 쓸 수만 있다면 △강도근과 남원―동편제왕이 쉰 소리로 전하는 사랑노래 △조금앵과 남원―달이 뜬다, 북을 울려라 △최명희와 남원―육신을 허물고 혼불로 타오른 푸른 넋 최명희 등이다. 나는 지금 소설의 무대가 된 남원의 혼불마을을 찾아갑니다. 푸른 들길로 철로가 이어진 작은 서도역을 지나자 풍악산 날줄기에 매어 달린 것 같은 노봉마을이 보입니다. 오십 년 전만 해도 밤이면 산을 건너가는 늑대 울음이 예사로이 들리곤 했다는 곳입니다. 소설 속에서처럼 슬픈 근친 간의 사랑이 일어났을 법도 하게 50여 호의 마을은 겹겹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김병종의 인문기행서『화첩기행』 작가는 개정판 서문에 ‘돌아보니 내 40대와 50대를 이 책과 떼어놓고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가 되었다. 문학이라는 가지 못한 또하나의 길에 대한 그리움과 회오 같은 것이 일종의 해원처럼 제3의 형태로 발화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라며 ‘단어 하나 문장 한 줄을 놓고 밤이 이슥하도록 고치고 또 고치던 시간은 나를 다시 문학청년 시절로 되돌려 놓았고 그 황홀한 기억이야말로 이 일을 계속하게 한 동력이 아니었을까 싶다.’라고 써 놓았다. 『화첩기행』 연작을 읽고 미술관에서 김병종의 미술작품을 만나면 그림마다 자연스레 스민 그의 깊은 사유가 담긴 문장이 함께 떠오르며 가슴이 찬다. △섬진강 들꽃에게 말을 거는 곳, 구미마을 섬진강 물길을 수없이 걸으며 자연의 아름다움과 물이 건네는 곡절을 한지에 수묵으로 담고 있는 송만규 화백. 1980년대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인간미를 좇던 그가 섬진강을 찾은 것은 1992년이다. 작가는 “정월 대보름날 시인 김용택 형네 집에 들러 어머니가 해 주신 밤밥을 먹고 천담, 구담, 장구목, 구미를 거쳐 섬진강 상류를 걸었다.”라면서 “아마도 그때 이 강이 내 가슴에 들어온 듯하다.”라고 말했다. 2002년부터는 섬진강이 내려다보이는 순창 무량산 자락 구미마을에 둥지를 틀고 강과 그 어귀의 풍경을 그리고 있다. 17번 국도를 따라가 본다. 거기서 만나는 섬진강은 늘 조잘조잘 낮게 흐른다. 강물이 흐르고 흘러 이르는 그 길에 한없이 포근한 어머니 같은 산, 지리산이 있다. 지리산 품 안의 산길 야트막한 언덕에는 서너 포기 붓꽃이 피어있다. 보랏빛 비녀를 꽂은 듯 고풍스런 자태다. ∥송만규의『섬진강, 들꽃에게 말을 걸다』 송만규의 그림은 웅장하다. 특히, 21m 길이의 <새벽 강>과 24m 길이의 <언 강>은 수묵의 절정을 보여준다. 골짜기와 골짜기를 굽이굽이 낮게 흐르며 뭇 생명을 살리고, 사람을 깃들게 한다. 스스로 풍광과 자연을 만드는 강물의 행행지도(行行之道)를 겸애 정신이라 사유하며 자신도 강물이 된다. 풀 한 포기, 돌멩이 한 개까지 담고 싶은 마음에 강가를 살피다 발견한 것이 굽이쳐 흐르는 강물 주위에 소담히 피어난 들꽃이다. 이름도 알 수 없는 새끼손톱만 한 꽃들. 작고 여린 생김새의 꽃들이 온갖 것에 밟히고 거센 바람에 휘둘려도 봄이 되면 어김없이 싹을 틔우는 모습에서 고귀한 생명력을 느꼈다. 척박한 시멘트 틈에서도 피어나는 그 생명이 민중의 정신과도 닮았다고 생각했다. 자연스럽게 이들을 화폭에 옮겼다. 꽃의 생김새, 학명, 꽃말 등에 영감을 얻어 생각나는 단어와 문장은 글로 옮겼다. 좁쌀만 한 꽃들이 닥지닥지 매달린 모양의 들꽃, 꽃다지를 보면서 어디에서도 함께 몸 비비며 사는 우리네 삶을 떠올렸다. 거친 들판에서도 꼿꼿하게 꽃을 피우는 노란 민들레는 독재에 항거하고 자기 몸을 희생해 이 땅에 민주주의 씨를 뿌린 열사들과 같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쌓인 그림과 글 101편은『섬진강, 들꽃에게 말을 걸다』(비앤씨월드·2016)에 담겼다. 2022년에는 섬진강 전체를 높은 곳에서 보며 잡아낸 여덟 장면의 사계를 서른두 장의 대형 화폭에 담은 그림과 강의 덕성과 품성을 느끼며 적은 작가의 사유를『강의 사상』(거름·2022)에 담았다. 부제는 ‘다시 붓질, 겸애의 순간들_ 섬진팔경’이다. 두 권의 책 모두 여리면서도 강하고, 웅장하면서도 소박한 섬진강의 심성을 보여준다. 섬진강과 더불어 사는 마을들의 속내를 닮았다. /최기우(극작가)

  • 문학·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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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2.03 10:00

[최명희문학관의 어린이손글씨마당] 84.내가 강아지가 되었어!

△글제목: 내가 강아지가 되었어! △글쓴이: 임태희 (전주중앙초 4년) 아침에 눈을 뜨고 나니 뭔가 털이 날렸다. “어라? 뭐지, 왜 털이....” 나는 엄마를 불렀다. 하지만 엄마는커녕 다른 사람이 들어와서 “구름아!! 잘 잤어?” 라고 말했다. 그러고는 이상한 통조림을 줬는데 알고 보니 그 통조림은 TV에서 광고를 엄청나게 하던 강아지 사료였다. “헉! 이럴 수가 내가 강아지였다니!” 그렇다. 나는 이제 서야 내가 강아지로 변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주인이 갑자기 내 목에 목줄을 걸었다. 나는 목줄을 찬 강아지를 보기만 하고, 아무 심정도 안 들었는데 막상 내가 목줄을 차니까 목이 살짝 아팠다. 그러고는 ‘애완견 미용샵’이라는 데를 갔다. 알고 보니 나는 푸들이어서 1달에 1번씩 미용실을 가는데 오늘이 바로 미용실에 가는 날이었다. 털을 깎고 있는데 미용사는 털을 깎는 실력이 아주 좋았다. ‘나도 강아지가 생기면 여기로 와야겠다.’ 나는 어느새 기분이 좋아졌다. 이제 점심밥을 먹어야 해서 배고프다고 “왈왈!!” 짖었다! 이건 너무하네, 아침과 똑같은 밥이었다. 그래도 다시 강아지처럼 짖기가 민망해서 그냥 억지로 먹었다. 밥을 먹고 난 후에 나는 잠을 잤다. 아침에 미용실에 갔을 때, 계속 앉아 있기만 해서 다리가 너무 아팠다. 잠을 잘 때도 마찬가지로 다리가 아팠다. 하지만! 잠을 자고 났더니 다리가 괜찮아졌다. 나는 잠을 자고 산책갔다. 주인이 원반 쪽으로 달려갔다. 원반던지기를 하고 주인은 아이스크림 가게로 달려갔다. ‘나도 아이스크림 먹고 싶당!’ 하지만 아이스크림은 주인 혼자만 먹고 말았다. 난 너무나도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은 나머지 주인한테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주인은 이어폰을 귀에 꽂고 있어서 못 들었다. 해가 지고 있었다. 이제 저녁밥을! 휴...... 또 저녁밥으로 똑같은 게 나오지는 않겠지? 나는 같은 밥이 연속으로 똑같이 나오는 것을 질색한다. 다행히도 저녁밥은 맛없는 것과는 달리 맛있는 것이었다. 저녁밥을 먹고 나는 침대에 가서 잤다. 내일은 다시 본래 나의 모습으로 변해 있고 싶었다. 그래도 강아지의 삶도 나쁘지는 않았다. 또다시 강아지가 된다면 조금 더 좋은 주인을 만났으면 좋겠다. 오늘 개로 살아 본 것도 나쁘지 않았다. ※ 이 글은 2021년 전북일보사·최명희문학관·혼불기념사업회가 주최·주관한 <제15회 대한민국 초등학생 손글씨 공모전> 수상작품입니다. 이 공모전은 매년 4월 중순부터 9월 중순까지 작품을 모집합니다. 문의: 063-284-0570(최명희문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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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2.02 13:30

[전북의 문학 명소] 5.옛이야기에 스민 선인의 마음

모든 곳에 이야기가 있다. 그중 으뜸은 오랜 세월 수많은 사람의 삶과 소망이 깃들어서 전해 내려온 전래동화다. 대부분 권선징악 구조로 이뤄져 있으며, 주인공이 시련과 고통을 이겨내며 자신의 꿈을 성취하는 내용이다. 이야기에 담긴 삶의 철학과 가치는 우리 겨레를 비롯한 세계인이 보편적으로 옳다고 믿는 것들이 전승된다. 각박해질수록 전래동화를 더 귀하게 여겨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전래동화 속 마을도 늘 우리 곁에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임실 ‘오수의 개’ ‘오수의 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개다. 산불로부터 술에 취해 잠든 주인을 구하기 위해 냇물에 몸을 적셔 주위 들풀에 비벼 불길을 막고 자신은 지쳐서 죽었다는 이야기의 주인공. 이 이야기는 전라도 안찰사 출신인 최자(1188∼1260)의『보한집』(1254)에 처음 실렸고, 1911년 간행된 보통학교의 교과서『조선어독본』과 1973년 간행된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의견으로 소개되면서 전 국민이 다 아는 이야기가 되었다. 지금도 이준연·정하섭 등 여러 작가가 동화로 각색해 독자를 만나고 있다. 오수의견비는 고려 말에서 조선 초 오수 주민들에 의해 조성된 것으로 짐작된다. 본래 설화의 무대인 오수면 상리마을 앞 오수천 가까이 있었는데, 일제강점기 하천 정비 공사를 하면서 사라졌다가 1939년 마을 유지들이 현상금 20원을 걸고 찾아냈고, 현 위치인 오수시장 옆 원동산공원으로 옮겨졌다. 오수의견비각 현판 글씨는 무주군 출신으로 국무총리를 지낸 황인성(1926∼2010)이 썼다. 의견비 바로 곁에는 귀가 늘어지고 적당히 긴 털을 가진 의견상이 서 있으며, 공원 한쪽에는 9기의 선정비들이 있다. 1971년 12월 2일 전라북도 민속자료 제1호로 지정되었다. 개 오(獒), 나무 수(樹)를 쓰는 오수면의 지명 역시 그 개의 무덤에 꽂은 지팡이가 큰 나무로 자랐다는 이야기에서 비롯됐다. △완주 앵곡마을에서 읽어야 제맛인 콩쥐팥쥐 한민족에게 가장 친근한 전래동화 「콩쥐팥쥐」는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로 시작되는 꿈결 같은 이야기가 아니다. 조선 이조 중엽 시절에 전라도 전주 서문 밖 30리쯤 되는 곳에 한 퇴리가 있으니, 성명은 최만춘이라 하였다. (중략) 열 달이 차자 갑자기 그윽한 향기가 방안에 감돌며 문득 한 옥녀를 낳았으니, 딸아이의 이름을 콩쥐라 지어 애지중지 길렀다. ∥최고본(最古本) 대창서원판『대서두서전(콩쥐팥쥐전)』(1919년) 콩쥐팥쥐 이야기는 전국에 걸쳐 분포하며, 서양의 「신데렐라」 이야기도 유형이 유사하지만, 이야기의 시작 부분에 ‘전주 서문 밖 30리쯤 되는 곳’이라는 구체적인 지역적 배경이 언급돼 완주군 이서면 앵곡마을과 그 일대가 ‘콩쥐팥쥐의 고향’이 될 수 있도록 힘을 실어 주었다. 그래서 이서면의 도서관 이름은 ‘콩쥐팥쥐도서관’이며, 전주시에서 이서면을 거쳐 김제시로 이어진 도로는 ‘콩쥐팥쥐로’가 되었다. 완주향토예술문화회관에서는 ‘콩쥐팥쥐’를 소재로 한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무대에 올린다. 모두 ‘전주성 서문 밖 30리’라는 첫 문장이 낳은 결과물이다. △놀부와 흥부가 화해하고 행복을 찾은 남원 흥부마을 남원은 고전소설문학관이 있을 만큼 옛이야기가 차고 넘치지만, 놀부·흥부 형제 이야기가 첫손에 꼽힌다. ‘흥부’를 앞세운 흥부마을도 두 곳이다. 아영면 성리 상성마을은 놀부에게 쫓겨난 흥부가 정착하고 제비 다리를 고쳐준 뒤 부자가 된 마을이라 ‘발복지’라 불리며 많이 알려졌다. 흥부가 배가 고파 쓰러졌다는 허깃재와 흥부가 허기로 쓰러졌을 때 흰죽을 먹여 살린 은인에게 논을 사주었다는 흰죽배미, 놀부가 흥부의 집을 찾아왔다가 화초장을 지고 건넜다는 개울 노디막거리, 흥부와 놀부가 살았다는 장자골 등이 지척이다. 마을 사람들은 「흥부전」이 조선 영·정조 때, 이 마을에서 많은 덕을 베풀며 살았던 박춘보 이야기를 근거로 만들어졌다고 주장한다. 마을 뒷산에는 그의 무덤이 있고, 주민들이 해마다 추모제를 올리는 망제단이 마을을 굽어보고 있다. 인월면 성산마을은 놀부와 흥부가 태어난 곳이다. 성산마을에는 이웃과 소작인을 괴롭혀 놀부의 모델이 된 박첨지가 살던 곳으로 박첨지네 텃밭과 서당 터가 있으며, 마을 앞 냇가에는 제비를 형상화한 연상교가 있다. 연비봉, 화초장 바위, 흥부네 텃밭 등 「흥부전」에 나오는 지명도 전해진다. 그러나 성산마을의 의미는 오히려 더 특별하다. 「흥부전」의 시작과 끝에 등장하는 성산마을은 고약한 성격의 놀부가 박을 타다가 쫄딱 망한 마을이 아니라, 개과천선해 동생과 주변 사람들을 살뜰히 여기며 사는 따뜻한 마을이기 때문이다. 최기우의 희곡 「시르렁 실겅 당기여라 톱질이야」에 가족의 화해와 화합을 부르는 남원의 소리와 그 의미가 쓰여 있다. △이야기에 담긴 뜻을 잇는 마음 남원 구룡계곡은 양반 출신 명창 권삼득(1771∼1841)이 득음한 곳으로 알려졌다. 권삼득은 제2곡인 북바위에 앉아 소리 한바탕을 한 뒤 옥룡추 계곡에 콩을 한 알씩 던졌는데, 한 가마가 다 없어졌을 때 비로소 득음했다는 일화다. 은적암터는 수운 최제우(1824∼1864)가 동학 경전인『동경대전』과 포교가사집인『용담유사』를 집필한 은적암이 있던 곳이다. 몽심재 고택은 1700년에 박연당이 지은 양반가 건물로, 김양오의 동화 「꿈과 마음이 담긴 집 몽심재」에 넓은 품으로 모든 사람을 반겨 맞은 몽심재의 모습이 세심하게 그려 있다. 변강쇠백장공원은 옹녀와의 사랑을 위해 장승을 뽑아 땔감으로 쓴 변강쇠가 벌을 받아 장승처럼 굳어서 죽었다는 「변강쇠전」을 소재로 만든 쌈지공원이다. ‘조선 팔도를 누비다 강쇠가 옹녀를 만나 이곳에 이르러 음양바위에서 운우지정을 나누며 장승들을 뽑아 땔감으로 쓰니 대방장승이 대노하여 팔도 장승을 이곳에 모이게 하여 강쇠에게 벌을 내린 곳으로 전해져 백장골로 불리어 온다네.’라는 공원의 안내 글이 무섭다기보다는 정겹다. 공원 옆을 흐르는 백장암 계곡에는 변강쇠와 옹녀가 놀았다고 전해지는 백장바위, 남녀의 성기 모양을 한 음양바위, 바위를 긁어 국을 끓여 먹으면 부부 금실이 좋아진다는 근연바위 등이 곳곳에 있다. 임실 운암강에는 낚시로 산삼을 낚아 어머니의 병을 고쳤다는 운암 이흥발(1600~1673)의 조삼대(釣蔘臺) 설화가 있다. 순창 삼인대는 1515년 김정(순창군수)·박상(담양부사)·유옥(무안현감)이 중종반정으로 억울하게 폐위된 단경왕후 복위를 위해 목숨을 걸고 상소문을 썼던 곳이다. 그 올곧은 정신을 잇는 마음은 계속 이어져 여러 문학인이 삼인대 정신을 문학 작품에 담았고, 순창삼인선양문화회는 2003년 순창의 300개 마을에서 2개씩 돌을 모아 절의탑(節義塔)을 세워 선인의 충절을 기렸다. /최기우(극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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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12.02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