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가 67%, 다른 일로 생계유지"
설문조사에 응한 만화가 67%가 생계를 위해 다른 일을 병행하고 있을 정도로 경제적 어려움이 크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장진영 상명대 만화디지털콘텐츠학부 교수는 '만화비평' 창간호에 실은 '2009년 만화에 대한 사회적 인식 조사 연구'에서 만화가 88명에게 물은 결과, 전업 작가는 39명(44%)이고, 다른 일을 병행해 생계를 유지하는 작가가 59명(67%)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하지만, 만화가라는 직업에 '만족한다'는 사람은 58명(66%)이고 '후회한다'는 사람은 2명에 불과할 정도로 직업 만족도는 높았다. 직업상 힘든 점으로는 경제적 압박(38명)과 불투명한 미래(14명)를 꼽는 이가 많았다. 만화가 독자에 미치는 영향으로는 '오락적 가치'를 꼽는 만화가가 56명(58%), '삶에 대한 탐구'라고 생각하는 이가 22명(23%), '현실 인식'이라고 답한 만화가가 7명(7%)이었다. 조사 대상이 많지는 않지만, 대부분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입주해 있고 한국만화가협회나 우리만화연대, 인터넷 만화가 모임에 소속된 만큼 실제 창작역량이 높은 만화가들이라고 장 교수는 설명했다.한편, 장 교수는 만화에 대한 인식을 알아보려고 각급 학생 1천679명(초 361명, 중 647명, 고 379명, 대 29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도 소개했다. 만화를 보는 시간은 매일 30분∼1시간이 41%로 가장 많고, 1-2시간이 31.8%, 2∼3시간이 15.4%였다. 이를 장 교수가 인용한 1995년의 논문 '청소년 만화의 사회 교육적 영향'(김령아) 설문조사 결과와 비교해 보면, 14년 사이 30분∼1시간 본다는 학생(58%)의 비율은 줄고 1∼2시간 보는 학생(26%)과 2∼3시간 보는 학생(12%)의 비율은 늘어난 것을 알 수 있다. 만화를 읽은 뒤 반응으로는 주인공의 행동을 흉내 낸다는 학생은 7.5%에 불과했고 재미있었던 내용을 생각하는 학생이 37%, 친구와 내용을 이야기하는 학생이 25.5%, 아무것도 하지 않는 학생이 29%로, 모방하려는 의식은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학부모 22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는, 자녀에게 무조건 만화를 못 보게 한다는 응답자가 4%에 불과했고 공공장소에서 만화를 보는 행위에 대해서도 '상관없다'가 76%에 달했다. 또, 학부모들은 자녀가 만화를 통해 지식(20%)과 즐거움(16%)보다 꿈과 상상력(31%)을 얻기를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