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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폐 통한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금융권 '비상'

사진= 클립아트코리아. 코로나19가 지폐를 통해서도 감염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금융권에도 비상이 걸렸다. 금융권은 지폐 소독과 바이러스 사멸시간을 고려한 지폐 순환에 나서는 등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독일 연구진은 코로나19가 화폐와 같은 무생물 표면에서 최소 2시간, 최대 9일까지 전염성을 유지한다는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코로나19는 면 표면에서 최소 24시간 최대 5일까지 생존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화폐는 옷과 같은 면 재질이어서 감염될 가능성이 높다. 확진자가 침방울이 묻은 지폐를 건네받은 손으로 호흡기를 만졌다면 감염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폐를 통해 감염이 될 경우 여러 사람을 거치는 등 불특정 다수와 접촉이 이뤄져 사실상 감염경로를 추적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코로나19와 비슷한 계열인 사스의 경우 면 표면에선 최대 24시간을 생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에 전북 금융권은 다양한 방법을 동원, 바이러스 차단에 나섰다. 전북은행은 전 지점에서 수거된 지폐를 매주 수요일 정기 소독을 한다. 대량의 지폐가 들어오는 경우 요일에 상관없이 긴급 소독을 실시하기도 한다. 전북은행 관계자는 지폐를 통한 코로나19 감염의 가능성이 있어 소독을 통해 코로나19 전염을 최소화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농협 전북본부도 하루에 한 번 지폐 소독작업 중이다. 한 번에 적게는 30억에서 50억까지 외부업체에 위탁해 소독 방역작업을 벌이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폐 회수시 비닐에 둘러쌓아 창고에 일정기간 보관한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사멸할 때까지 보관하는 방식의 코로나 예방책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지폐를 통한 감염 확률이 적지만,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만큼 손 소독 및 손 세정을 자주해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 보건·의료
  • 최정규
  • 2020.03.19 18:20

학교예술강사 급여 선지급·문화관광해설사 활동일수 확대 추진

전북도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지역 문화예술인의 위기 극복을 위해 지역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을 추가 지원한다고 밝혔다. 3~5월 중 전북에서는 각종 문화예술행사와 공연을 비롯해 도내 각 시군에서 개최 예정인 축제 25개 중 15개가 취소연기됐다. 이번 조치에는 문화예술교육사업에 참여하는 예술인의 생계곤란을 해소하기 위한 인건비 선지원 방안도 포함됐다. 전북도는 이를 통해 개학연기에 따라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교예술강사에게 급여를 선지급하고, 전북어린이예술단 지도교사에게 실기수당 대신 연구수당을 대체 지급할 방침이다. 전북도는 도내 14개 시군의 70개소 주요 관광지에서 활동하는 문화관광해설사 250여명의 활동비를 보전하기 위해 활동일수를 월평균 14일에서 20일로 확대 운영하는 식의 방안도 검토중이다. 관광업계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사업으로는 관광업계 홍보마케팅 지원, 관광객 유치 인센티브 지원, 음식점 시설개선사업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곽승기 전북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문화예술계의 특성상 분야와 시기별로 위기상황이 다양해 전면적인 지원에는 한계가 있지만 위기 극복을 돕기 위한 실질적이고 신속한 조치를 하겠다며 코로나19 장기화 조짐에 따라 문화예술분야 실태조사, 시군간의 소통 등을 통해 수렴한 결과를 반영하고 정책화가 가능한 사업에 대해서는 2회 추경에 추가지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전북문화관광재단에서는 지난 12일부터 18일까지 홈페이지 설문을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문화예술인 피해 사례를 조사하고 대안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재단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인해 피해를 입은 도내 예술인 및 문화시설의 피해사례를 분석한 이후 이달 말까지 대안을 마련해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문화일반
  • 김태경
  • 2020.03.19 18:13

원광대 음악과 학생들 “조작된 기명투표, 마지막 기대 저버려”

원광대학교가 18일 교무위원회의를 통해 음악과 폐과를 결정한데 대해 학생들과 교수들이 학교측에서 결과를 미리 지시한 기명 투표로 불법이다며 반발하고 있다. 원광대는 이날 교무위를 열어 음악과 폐과 여부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 찬성 20표반대 17표로 폐과를 의결했다. 이같은 결과 대해 원광대 음악과 폐과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결과가 조작됐다고 반발하고 있다. 비대위 관계자는 음악과 폐과 여부를 기명투표로 결정한데다 당일 회의 직전에 학교측에서 직접 투표 참여자들에게 전화해 폐과 처리의 필요성을 설득한 것으로 안다면서 이같은 일방적인 회의 방식은 음악과 폐지를 반대하는 학생교수동문들을 철저하게 무시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이에 비대위 측은 강경대응 방침을 밝혔고, 재학생들은 19일 항의 시위를 벌였다. 원광대 기획처는 재정난을 해소하며 학생 정원을 유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며 학교 전체가 살기 위해서는 지난 5년간의 평가치를 바탕으로 기준에 가장 미달한 하위 학과부터 줄여나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18일 열린 교무위원회의에 참여한 비대위측은 △학과명 변경 △대학 재정부담 완화 △학과 경쟁력 강화 방안 △신입생 경쟁률재학생 충원율 △졸업생 취업률 향상 방안 △원불교음악 발전 방안을 골자로 한 음악과 지속 성장을 위한 자구안을 내놨다. 비대위측은 공연예술음악학과로 학과명을 변경하고 실용음악전공을 개설하는 등 교과과정을 개편함으로써 복수전공을 필수화하면 신입생 경쟁률과 재학생 충원율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원불교 재단을 운영하고 있는 원광대의 특성에 맞춘 원불교 음악의 이해 교과목을 개설한다면 원불교 음악의 역사를 정립하고 교화와 성가 대중화를 위한 연주회를 활성화하는데 기여할 것이란 전망도 밝혔다. 또한, 전공실기 시수를 조정하고 10개 학과목을 통폐합하면 재정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내놨다. 또한, 입학정원을 32명에서 20명으로 감축하는 대신, 교수와 동문이 참여해 신입생 장학금을 신설하자고 제안했다. 졸업생 취업률 향상 방안으로는 대학원 진학 연계 프로그램과 임용고시실기교사 준비반을 운영하자는 안을 제시했다. 학생들은 19일 음악과 폐지 방침에 대한 항의의 뜻을 종이에 적어 대학 본관 앞에 붙였다. 본관 유리문을 가득 채운 종이에는 청춘을 돈으로 판단하지 말라, 기명투표가 웬 말이냐, 음악을 배우고 싶다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해 수시를 통해 음악과에 합격한 20학번 신입생 K씨는 늦은 나이에 음악을 시작하면서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보냈지만, 꿈을 이루고 진정한 음악공부를 하고 싶다는 열정을 가지고 입학만을 기다려왔다면서 코로나19로 입학 일정이 늦어진다고만 생각했는데 갑작스런 폐과 통보라니 허무하다고 하소연했다. 학과 폐지 방침을 접한 음악과 학생들은 순번을 정해 대학 본관 앞에서 시위를 이어갈 계획이다. 부당한 학과 폐지 사실을 알리기 위해 개인 블로그와 SNS 등 활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통해 학생들의 억울한 상황을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졸업생들도 입장을 전했다. 원광대 음악과 동문회 관계자는 전북지역의 음악교사 중 원광대 음악과 출신이 과반수라는 점은 자긍심이 됐지만, 한편으론 학과 발전을 위한 동문들의 노력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면서 학과 유지만 보장된다면 동문회가 나서서 음악과 신입생 유치를 위한 입시교육을 지원하는 등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 문화일반
  • 김태경
  • 2020.03.19 17:39

외부인에서 내부인으로…예술세계의 지향점 펼친다

다양한 예술실천을 구축하고 확장하기 위한 전주 팔복예술공장 창작스튜디오 레지던시 3기 입주작가 프로그램이 본격적인 시작을 알린다. 이번 프리뷰전시의 주제는 아웃사이더로, 20일부터 오는 4월 15일까지 팔복예술공장 A동 2총에서 펼쳐진다. 팔복예술공장에 모인 작가들은 외부인에서 내부인으로 출발하는 지점과 이들이 레지던시에 접근하는 방식을 아우르는 핵심적인 개념으로 아웃사이더를 선택했다. 서로 외부인으로 만난 김성수, 김아라, 박경종, 서정배, 이가립, 이소연, 최빛나 등 7인의 작가는 일년간 도래할 사건들을 기다리며 각자의 예술세계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접근을 제안해나간다. 이번 전시는 작가들의 개별성을 최대로 살리면서 그들의 작업 경향과 나아갈 방향을 소개하는 데 집중했다는 설명. 팔복예술공장 관계자는 전시 참여 작가들은 지금까지의 작업을 갈무리하는 동시에 앞으로 팔복예술공장 레지던시를 통해 펼쳐나갈 예술세계의 지향점을 논의할 계획이라면서 이번 프리뷰전은 작가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지지하고 성원할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의 관람료는 무료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전화 문의 063-212-8801.

  • 전시·공연
  • 김태경
  • 2020.03.19 17:39

제8회 무주산골영화제 공식 포스터 “따뜻한 희망 담아”

제8회 무주산골영화제가 올해의 공식 포스터를 공개하며 숲으로 떠나는 초록빛 낭만 영화제를 예고했다. 이번 포스터에는 산 속에서 편안한 휴식과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겼다. 포스터 전체를 감싸고 있는 초록빛 산은 초여름 무주의 싱그러운 자연 풍광을 감각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무주산골영화제의 관객들은 각자 다양한 형태로 자연과 어우러지면서 자유로운 시간을 만끽하고 있다. 이번 공식 포스터 작업에 참여한 김영준 작가는 애니메이션의 장르적 확장성과 예술성에 대한 실험을 지속하고 있다. 대림미술관 프로젝트 구슬모아 당구장과 KT&G 상상마당 춘천, 디뮤지엄 전시에 참여했으며, 김동률&아이유의 동화 뮤직비디오, 네이버 지구의 날 로고를 제작하는 등 특유의 감각적이고 따뜻한 영화적 상상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김영준 작가는 이번 작업에 대해 산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기 위해 잠시 붓을 내려놓고 산을 새로운 시선으로 내려다봤다면서 마치 편안한 소파의 연속처럼 보였던 그 느낌이 무주산골영화제 포스터로 이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작가는 무주에서 편안한 자연을 베개 삼아 좋은 영화를 함께 봄으로써 우리가 같이 살아가고 있다는 희망을 느끼길 바란다면서 어수선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일상으로의 복귀를 기대하는 많은 영화 여행자들을 위한 희망의 메시지를 담아내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무주산골영화제 관계자는 현재 김영준 작가가 제작한 공식 포스터의 콘셉트에 맞춰 새로운 트레일러를 제작하고 있다면서 본 트레일러는 오는 6월 4~8일 영화제 기간 중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 영화·연극
  • 김태경
  • 2020.03.19 17:39

국가무형문화재 이수자 공연·전시활동 지원 ‘박차’

국가무형문화재 전승보전과 활성화를 위한 이수자 지원 사업 공모가 시작됐다. 국립무형유산원과 한국문화재재단은 국가무형문화재 이수자 지원사업을 공모하고 공연전시 부문별 신청자를 접수한다고 밝혔다. 공연 부문은 이수한 종목의 정통공연 작품을 비롯해 전통을 기반으로 창조적 계승발전된 작품이어야 하며 무형문화재 지정 종목 중 공연화가 가능한 예능 분야를 대상으로 한다. 공연 부문 신청 접수는 오는 4월 3일까지 한국문화재재단 홈페이지와 이메일을 통해 진행하며 선정 결과는 4월 셋째주에 발표할 예정이다. 전시부문은 국가무형문화재 기능종목 이수자 중 주(住) 관련 26개 종목 이수자를 대상으로 하며 오는 4월 29일까지 우편이메일 등을 통해 서류를 제출하면 된다. 전시작품 및 우수작품은 10월 중 선정할 예정이며, 우수작품에는 2021년 국내외 박람회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와 함께 공예품 판매장 입점을 지원한다. 12월 3~6일 코엑스 공예트렌드페어에서 전시 작품을 선보일 예정으로, 전시 운영과 홍보판매를 지원한다. 이번 국가무형문화재 지원 사업과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국립무형유산원 홈페이지(www.nihc.go.kr)를 확인하면 된다.

  • 문화재·학술
  • 김태경
  • 2020.03.19 17:39

공공스포츠클럽이 뜬다 (상) 우수 사례

농촌학교에서 전국대회 우승으로 영화소재까지 됐던 완주 삼례여중 축구부가 지난 10일 해체되면서 동문과 지역사회의 안타까움을 샀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학교운동부에서의 합숙을 지양하는 교육부의 방침과 축구부 내부 각종 문제 등이 맞물리면서 빚어진 결과였다. 이를 계기로 체육전문가들은 학교운동부 등 후진국형 운동선수 육성 시스템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 대안으로 공공스포츠 클럽이 제시된다. 공공스포츠 클럽의 성공사례와 과제를 두 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스포츠클럽이란 지역 체육시설을 거점으로 다세대, 다계층의 회원에게 다양한 프로그램과 전문지도자를 제공하는 비영리법인이다. 회원이 직접 스포츠클럽 운영에 참여하고 각 클럽별 차별화를 통해 지역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량이 특출한 회원이 있으면 선수육성반 운영을 통해 전문체육인으로 양성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지도자들은 30%이상을 은퇴선수 출신으로 채용하는 등 체육 선순환 구조가 이뤄지고 있기도 하다. 전북공공스포츠클럽 관계자는 학교운동부가 점차 사라져 가고 있는 상황에서 취미와 흥미로 회원강습 등을 통해 운동을 하다 실력에 두각이 있으면 선수육성반을 통해 대표선수로도 활동할수 있는 것이 바로 스포츠 클럽이라며 그런 스포츠클럽이야 말로 즐기면서 운동을 하는 선진국형 선수 육성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최근 대한체육회가 전국 스포츠클럽을 대상으로 진행한 2019 스포츠클럽 성과평가에서 도내 4개 클럽이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전북스포츠클럽군산스포츠클럽완주군스포츠클럽남원스포츠클럽이 그 주인공이다. #전북도체육회 산하 전북스포츠클럽은 수영과 아이스하키, 배드민턴에서 선수를 육성한다. 회비를 내고 운동을 취미로 하다 흥미를 느끼고 실력이 늘면 선수육성반으로 월반(?)해 전문선수가 되는 경우가 종종있다. 회원제로 운영되는 형태의 전북스포츠클럽의 아이스하키 팀의 경우 초등팀만 운영하다 2018년 도체육회 지원을 통해 중등팀창단도 이뤄졌다. 이 두팀은 지난해 동계체전에서 전북대표로 선발되기도 했다. 도교육청과 도체육회에서 훈련비가 지원되는 것은 기본이다. #군산스포츠클럽은 사업초기부터 매달 클럽회원 소속감을 높이기 위해 커뮤니티 행사화 자체대회를 진행했다. 종목별로 회원들의 활동을 장려하고 지원하면서 회원들의 자치조직이 늘어나고 소규모 그룹 모임활성화가 이뤄진 지역사회 정착 클럽모델로 꼽힌다. 종목 회원들간 지역사회 봉사활동도 수시로 펼쳐 대한체육회의 선행 사례로 소개됐다. #완주군스포츠클럽의 주력종목은 탁구다. 회원 180명이 참여하는데, 선수반 운영도 이뤄지고 있다. 완주스포츠클럽의 꿈은 지역사회가 지역 엘리트선수를 키우는 롤모델을 만든다는 것이다. #남원스포츠 클럽은 48회 소년체전 전북대표로 탁구 4명과 복식 4명, 테니스 3명이 선발됐고 100회 전국체전 전북대표로 테니스1명과 복싱1명이 1차 선발됐다. 국가대표 복싱선수까지 선발되는 쾌거를 이뤘다.

  • 스포츠일반
  • 백세종
  • 2020.03.19 17:27

‘유럽 올해의 나무’와 ‘천년송’

아름답고 감동적인 풍경을 만났다. 작은 바위에 몸을 의지해 홀로 살아남은 소나무가 있는 풍경이다. 강 옆에 외롭게 서있는 이 소나무는 유럽연합(EU)의 독립기구인 유럽위원회(EC)가 지원하는 유럽 올해의 나무로 선정된 나무다. 유럽 올해의 나무는 유럽에서 가장 멋지고 아름다운 나무를 찾기 위해 개최하는 연례 대회다. 10주년을 맞은 올해 대회에는 유럽의 16개 나라가 각자의 이야기를 가진 아름다운 나무를 출전(?)시켰다. 나무마다 품새며 담고 있는 이야기들이 감동적이고 경이롭다. 올해는 유럽 전역에서 28만 5천명이 투표에 참여해 체코의 소나무(Guardian of the Flooded Village)와 함께 크로아티아의 은행나무(Ginkgo from Daruvar), 러시아의 포플러나무(Lonely Poplar)를 2,3위로 선정했다. 올해의 주인공인 체코의 소나무는 물에 잠긴 마을에서 홀로 살아남은 소나무다. 밤이 되면 악마가 소나무 아래 앉아 바이올린을 켠다는 전설을 갖고 있는 이 소나무를 마을사람들은 자신들을 지켜주는 수호신이라고 부른단다. 이 소나무를 보면서 지리산 와운마을의 늘 푸른 소나무 천년송이 생각났다. 와운마을은 구름도 누워 쉬어간다는 지리산 하늘아래 첫 동네다. 천년송은 이 마을을 지키고 있는 뒤편의 오래된 큰 소나무 두 그루를 이른다. 그중 마을과 조금 더 가깝게 서있는 소나무가 할머니 소나무인데 비탈진 경사면에 서있는데도 그 자태가 아름답고 풍성하며 고고하다. 당초 이 소나무는 마을을 지나는 등산객들에게 사랑을 받았지만 입에서 입으로 빼어난 아름다움이 전해져 지난 2000년 10월 천연기념물 424호로 지정되었다. 나이는 확실치 않지만 사람이 들어와 살기 시작했던 임진왜란 때도 나무가 있었다는 마을사람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500년 수령을 짐작한다. 할머니 소나무로부터 20미터쯤 떨어진 위쪽에는 할머니 소나무보다 조금 작은 할아버지소나무가 있다. 이 소나무 역시 그 자태가 맵시 있고 고고한 품격으로 눈길을 끈다. 멀리서 보거나 가까이서 보거나, 정겨운 이 두 그루 소나무 풍경도 자연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새삼 깨닫게 한다.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위기를 맞고 있는 지금, 온라인에서 만나는 체코 한 시골 마을 소나무의 생명력이 많은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는 것 같다. 기후변화와 환경오염 등 자연을 향한 인류의 위협을 경고하는 울림이기도 할터. 메시지의 힘이 더 커졌으면 좋겠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0.03.19 17:24

산업기능요원의 전직

산업기능요원은 병역지정업체가 폐업되는 등 부득이하게 해당분야에 복무할 수 없게 되거나, 한 업체에서 6개월 이상 근무한 경우 본인의 원에 의해 다른 업체로 옮겨 복무할 수 있으며 이 경우에도 편입 당시 해당 분야와 동일한 분야로 옮겨야 합니다. 산업기능요원은 복무 중인 병역지정업체가 폐업하거나 병역지정업체의 선정이 취소된 경우 병역지정업체가 6개월 이상 휴업하거나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경우 등 당연전직 사유가 발생하였을 때에는 다른 병역지정업체로 옮겨 복무하여야 합니다. 당연전직의 경우 전직사유 발생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다른 병역지정업체에 옮겨 복무하여야 하며, 부득이한 사유로 병역지정업체 변경을 위한 대기기간의 연장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3개월 범위 안에서 대기기간을 연장할 수 있습니다. 다만, 병역지정업체 변경을 위한 대기기간은 해당분야에 복무한 것으로 보되 3개월을 초과하는 기간은 의무복무기간에 산입하지 않습니다. 또한, 산업기능요원으로 편입 후 6개월이 지나면 관할 지방병무청장의 승인을 얻어 다른 병역지정업체로 전직할 수 있습니다. 승인절차는 복무 중인 병역지정업체의 장에게 전직승인신청서 및 전직할 병역지정업체 장의 채용동의서를 제출하면, 병역지정업체의 장은 전직에 대한 의견을 기재하여 14일 이내에 관할 지방병무청으로 승인신청하면 됩니다. 전직 승인을 얻으면 14일 이내에 전직하여야 하며 전직대기기간은 연장할 수는 없습니다. 아울러, 현역인 산업기능요원이 다른 병역지정업체로 전직할 경우에는 편입 당시의 기술자격으로 복무할 수 있는 병역지정업체이어야 하나, 관할 지방병무청장의 승인이 있으면 편입 당시 기술자격 이외 다른 기술자격으로 복무가 가능합니다. 전직승인 신청 시 복무분야변경(겸직) 신청서와 새로운 분야 기술자격증 사본을 제출하여 주시면 됩니다. /전북지방병무청

  • 오피니언
  • 기고
  • 2020.03.19 17:18

신중해야 될 ‘고관절 인공관절수술‘

박명식 호성전주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우리가 움직이고 걷고 활동하는데 체중을 지탱해주고 각종 운동을 가능하게 하는 가장 핵심적인 관절은 고관절이라 볼 수 있다. 고관절은 골반과 엉덩이 사이를 연결해주는 관절로 골반의 양쪽에 위치에 다리를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준다. 특히 고관절은 한번 손상되거나 탈구되면 가벼운 충격에도 다시 탈구되는 일이 빈번해지고 갑작스러운 충격이 가해지거나 넘어지게 되면 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 적절한 시기에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고관절은 손상정도가 더욱 심해져 수술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으니 부상 후 주의가 필요하다. 부상 발생 후 물리치료, 약물치료 등이 함께 행해지지만 더 이상 이러한 보전적 치료가 상태를 호전시키지 못할 경우 불가피하게 수술을 선택하게 된다. 특히 고관절의 연골 손상으로 인해 퇴행성 관절염이 발생하여 인공관절 수술을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러한 인공관절 수술은 수술을 하고 싶다고 하여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환자별로 질환의 특성과 부상 정도 등을 파악하고 단계별로 치료 후 마지막으로 선택하는 치료 방법이기 때문에 전문의는 물론 환자의 입장에서도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 수술 후에는 무엇보다도 자기 관리가 중요하다.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오래 달리기, 걷기 등은 무릎과 골반에 무리를 주며 높은 곳에서 뛰어 내리는 행동도 절대 금물이다. 수술 후에도 고관절에 무리를 주는 신체 활동을 할 경우 다시 탈구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조심해서 생활해야 한다. 더불어 요즘은 집안이나 직장에서 의자에 앉아 있는 경우가 많은데 자기 신장에 맞게 의자를 조절해서 앉는 것이 좋으며 바닥에 오랫동안 꾸부려 않거나 무릎을 꿇고 앉는 동작은 좋지 않다. 하지만 너무 가만히 있거나 오래 누워있을 경우 인공관절이 굳을 수 있으니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관리해 주어야 한다. 평소 걷는데 불편하거나 고관절부위에 통증 등을 느낀다면 병원에 찾아 검진을 받고 신체의 움직임을 꾸준히 관찰해야한다. 시간이 경과해도 걷는데 이상을 느낀다거나 앉았다 일어설 때 통증이 있는 경우, 무리하지 않았는데 하반신에 극심한 피로를 느끼는 경우는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고 적절한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박명식 호성전주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 주말
  • 기고
  • 2020.03.19 17:12

기립성 저혈압 원인과 치료방법은

허진영 전주대자인병원 신경과장 장시간 쪼그려 앉은 상태에서 갑자기 일어나거나, 온탕에 들어갔다가 갑자기 일어나거나, 새벽에 소변이 마려워 자다가 갑자기 일어날 시 순간적으로 핑도는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기립성 저혈압이라는 병인데, 심할 경우 실신상태가 되기도 한다. 고혈압보다 무서운 기립성 저혈압에 대해 전주대자인병원 허진영 신경과장의 도움을 받아 알아본다. △기립성 저혈압이란 기립어지럼(orthostatic dizziness)은 앉거나 바로 누운 상태에서 빠르게 일어설 때 현기증, 어지럼이 발생하고, 다시 앉거나 누우면 호전되는 증상이다. 일반적으로 일어설때 5001000 mL의 혈류가 복부나 하지 정맥으로 이동하게 된다. 이에 따라 수축기, 이완기 혈압의 감소와 심장으로의 정맥 환류량(venous return)이 줄어들게 되며 일시적으로 심박출량과 혈압이 감소한다. 정상적으로는 기립 시에 자율신경계, 심혈관계, 내분비계의 보상기전이 일어나 심박 수가 빨라지고 말초혈관저항성이 커져 정맥 환류량을 증가시킨다. 기립저혈압(orthostatic hypotension, OH)은 기립어지럼의 중요한 원인 중의 하나로 누워 있다가 일어서서 또는 60이상의 경사대 검사에서 3분 이내에 수축기 혈압이 20 mmHg이상 또는 이완기 혈압이 10 mm Hg 이상 떨어지는 경우다. 정상적으로 기립 시에 일시적으로 수축기 혈압은 10-15 mm Hg, 이완기 혈압은 5-10 mm Hg 정도 저하될 수 있으며 맥박은 분당 10-25회 증가할 수 있다. 자율신경장애 등의 원인에 의해 심박출량-말초혈관저항성의 부조화가 나타날 경우 이러한 정상적 혈압저하가 과장되게 나타날 수 있다 △원인 많은 질환이 자율신경 실조와 체액용적고갈의 두 가지 경로를 통해 기립성 저혈압을 유발할 수 있다. 미주신경 실신 혹은 신경매개 실신으로 불리는 반사 실신도 일시적이고 발작적인 자율신경계 기능부전을 일으켜 급성의 기립성 저혈압을 유발할 수 있다. 자율신경반사가 손상되면 기립한 이후 혈압은 계속해서 떨어지는데, 이는 중력에 의해 다리로 혈액이 쏠리는 것을 교감신경에 의한 혈관수축으로 보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중증의 혈관 내 부피 부족 환자들은 정상적인 자율신경 반사에도 불구하고 기립성 저혈압 경험할 수 있다. 기립성 저혈압은 약물의 흔한 부작용이다. 많은 약물이 말초 혈관확장이나 자율신경 실조증, 혈량 감소와 같은 다양한 기전을 통해 기립성 저혈압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킨다. 전립선약, 혈압약, 항우울제, 도파민작용제 등이 기립성 저혈압을 흔히 유발한다. △진단과 검사 충분한 시간 누운 상태에서 안정된 혈압을 측정한 후 환자를 즉시 일어나게 하여 1분간격으로 혈압을 측정하여 3분 이내에 수축기 혈압이 20mmHg, 이완기 혈압이 10mmHg이상 떨어질때 기립성 저혈압이 있다고 진단할 수 있다. 다른 검사 방법으로 Head-tilt test(기립성 저혈압 검사)를 시행할 수 있으며, 이는 병원에서 실조(잠깐 정신을 잃음)에 대한 원인검사를 위해 시행한다. △치료 원인 질환에 대한 검사를 시행해 유발원인을 찾는다. 대개의 경우 뇌질환, 당뇨성 말초 신경장애, 유발약물에 의한 경우가 많으며, 약물 중에는 항고혈압제, 정신질환 치료제 등 교감신경계에 작용하는 약물이 이런 부작용을 일으킨다. 그리고 알코올 섭취 금지, 심한 온도차이에 노출을 삼가야 합니다. 증상이 심한 경우 꼭 전문의와 상의하여 치료하시는 것이 좋다. 일반적인 치료는 적절한 수액공급을 한다. 더 심한 경우 소금 섭취와 함께 약물을 사용하기도 한다. 그 외 여러 치료약물들이 있으나, 사용은 전문의 진단에 따라 사용해야 한다. △예방생활습관 적절한 염분과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최근 복용하거나 변경한 약물에 의해 기립성 저혈압 증상이 있으면 담당의사와 약물에 대해 상의를 하는 것이 좋다. 또 갑작스럽게 일어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새벽에 소변이 마려워 일어날 시 어지럼증 증상이 있으면 이에 대한 적절한 대책을 세워 순간적으로 엎어질 시 발생할 수 있는 신체적 외상을 방지하도록 해야한다. 장시간 쪼그려 앉았다가 갑자기 일어나는 것도 피해야 한다. 기립성 저혈압 증상이 자주 발생하는 경우에는 허리까지 올라오는 압박 스타킹을 착용하여 일어날 시 하지 정맥에 혈압이 정체되는 것을 방지해야한다. 증상의 호전이 없는 경우에는 의사와 상의해 약물(미도드린 등)복용을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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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3.19 17:08

[전북문학관 지상강좌 - 한국문학의 메카, 전북] (20) 높은 뜻, 시를 읊고 서 있는 나무 호은(壺雲) 박항식

문학관의 하얀 목련이 하늘로 피어오르는 봄밤, 투명한 고독, 혹은 가릴 수 없는 마음으로 선생님을 그리워하는 제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호운 박항식 선생님을 어떻게 기억하고 계시나요? 짧은 질문 속으로 긴 호흡의 침묵은 고요했다. 그리고 가만가만 깊은 기억의 장을 펼쳤다. 그는 호운 선생님을 대학교 학부시절에 만경강 문학 동인회의 지도교수님으로 모시게 되었단다. 선생님은 섬세하고 날카롭고 자신감으로 고집도 강하시고 또 그만큼 고독하셨으리라 생각한다며 지금까지 가장 존경하는 분이고, 시인이 되는 가르침을 주었던 선생님의 따뜻한 정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호운 박항식(朴沆植, 1917~1989)은 나의 號 壺雲에 대하여 설명한 바 우리나라 지리산을 방호산方壺山이라고 한다. 智異山 발치인 南原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나는 號를 方壺, 方壺山人, 壺雲으로 한 것이요, 詩集을 『方壺山 구룸』이라 이름하게 된 것인바, 『列子』 湯問篇의 故事와도 因緣맺기에 이르른 것이다. 호운은 1917년 남원에서 출생하였다. 어릴적 일찍 아버지를 여위었고, 전주농림고등학교(1949)를 다녔다. 『한성일보』 신춘문예에 「눈」이 당선되었고(1949), 남원에서 수지중학교를 설립하여(1951~53) 초대 교장으로 활동하였다. 이어 원광고등학교 교감으로 재직하였으며(1953~64), 호남문학회 회장을 엮임하였다(1960~64). 『경기신문』 신춘문예 시조부에 최우수상(1961),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조부에 당선(1967)되었다. 한국언어문학회 회장을(1972~74) 지냈으며, 이후 동국대학교에서 「동서문학 수사 비교연구」라는 논문으로 문학박사를 받았다(1975). 원광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를 엮임 후 영면하기 전까지 익산에서 46년 동안 활동했다. 저서로는 시집 『白砂場』(1946), 『流域』(1959), 『方壺山 구룸』(1981)과 시조집 『老姑壇』(1976)이 있으며 가족동시집 『다람쥐와 꽃초롱』(1981), 『수사학』(1976)과 『시의 정신차원』(1985) 등의 작품을 남겼다. 또한 호운 박항식 박사 고희기념문집(1987)이 간행되었다. 이후 2005년 5월 13일 남원 교룡산성 공원에서 박항식 박사 시비 「도라지꽃」이 세워졌다, 여기에 김동수 시인은 기라성 같은 원광문인들을 길러 한국 문단에 새로운 사단을 형성한 선생은 정갈한 언어와 심원한 동양적 사유가 정교하게 어우러진 서정 미학으로 한국시사에 새로운 정신세계를 열어주었다고 펑가받고 있다.라고 썼다. 그의 첫 번째 시집 『유역』에서 「미호천美湖川」은 시대적 비극인 625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물오라기! 베를 날면서 흐르는 미호천은 고요히 흐르는 강물처럼 뿔뿔히 헤어졌던 수천 각색 살림살이가 마침내 흘러서 맑아지는 미호천으로 평화의 꽃 잎을 띄우며 흘러가는 것으로 우리 민족의 애환이 표상되고 있다. 그리하여 오라기마다 고운 마음을 담아 길고 구비진 사연을 이루어가는 어머니 손길처럼 매듭진 것도 풀어 이어 이루는 미호천이여 자비하신 어머니처럼 흘러가 동이 트는 아침에 빛나는 얼굴로 기쁨을 기다리는 시적 화자의 심상을 은유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그리고 호운은 「現代詩小考」에서 현대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20세기 예술운동의 대표적인 것으로 추상주의(형식주의의 화화 계통)와 초현실주의(환상예술의 계통)를 인식함을 생각했다. 이러한 인식의 사유는 시들의 표현과 정신세계를 내용으로 담는 것이다. 예를 들어 1920년 프랑스의 예술가 마르셀 뒤샹이 도자기로 된 변기를 분수라는 제목으로 전시한 적이 있는데, 자신을 소변기 샘의 영혼과 동격으로 놓은 것으로 초현실주의파에 있어서 상징적으로 작용되는 오브제의 근원이 되고 있다. 또한 호운의 시론 「나의 詩에 대한 見解」에는 두 가지 시론을 설명하고 있다. 시 속에서 언어를 추방하려고 들었던 뽈 발레리의 순수시론純粹詩論과 시 속에서 문학을 배제하려고 주장하였던 기욤 아폴리네르의 상형象形(그림의 형식을 통한 시) 이다. 먼저 호운은 아폴리네르의 영향을 받아 그의 시 「코스모스」와 「안개」 작품을 쓰면서 주제에 맞도록 문장을 도형화했는데, 이러한 시도는 상형에 영합한 것으로 글꼴과 문장 모양, 행간 등으로 시각적인 의미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언어에는 의미를 전달하는 작용과 감동을 전달하는 작용이 있는데, 다음의 작품에서 살펴보자. 인생은 떠다니면서도 지상에 집을 지니고 살 듯이 구룸은 해맑은 창공에 부리를 내리고 부평초같이 고요히 떠나간다.// 눈동자 초롱한 변두리를 길어올리면 거기서 눈물이 솟기듯이 구룸은 가장 해맑은 생각은 물이다.// 물이 환상에 불타서 피어오르는 구룸 구룸은 이제 그의 물길을 간다.// 가다가 참을 수 없는 뜨거운 정이 되면 눈물로 화하여 방울방울 떨어지는 구룸//() 인생이 구룸을 보는 깨끗한 마음으로 구룸은 또 인생의 마음을 어루만지는데// 쉬지 않고 흐르는 습성으로 가다가 가다가 마침내 구룸과 인생은 서로의 모습을 바꾸는 물에서 만난다.( 「구룸」, 부분) 위 작품에서 호운은 언어의 순수성에 대한 사유를 인지한다. 순수시의 요건은 감동을 주는 것인데, 이는 시를 구성하는 순수시의 시도이며, 시 속에서 산문적 요소를 배제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시에서 감동은 視聽覺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호운의 시집 『方壺山 구룸』은 視聽覺으로 표상되는데, 주조는 각覺이 될 것이다. 이처럼 호운의 시와 시조에서의 공통점은 감각성을 중시했다. 山 속에 속속들이 처녑 속 깊은 山이/ 나무 나무 나무들이 서로 어깨 싸고 서서/ 頭流千年 壯한 듯을 몸짓으로 나토니라// 눈에 보이잖은 실날 같은 사연들이/ 골짜구니 세세구비 이야기를 모아다가/ 蟾津江 띠를 둘러서 가고 오고 흐르니라// 山이야 江물이야 하늘 푸른 靑鶴洞에/ 백닥이 전나무처럼 살고 말라 서서/ 푸르러 사는 이치를 지켜보고 싶구나.( 「老姑壇」, 전문) 호운의 시조집 『노고단』을 연구한 김광원은 호운은 음성상징어를 많이 사용하고 있으며, 음성상징어의 사용은 시의 감각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의 시는 감각성과 관련하여 정령성을 띠게 된다. 여기서 정령성이란 사물과의 감각적 교감을 통해 얻어지는, 영속성을 지닌 맑고 투명한 영혼성을 의미한다. 시의 내용은 조화와 평등의 세계를 지향하고 있다. 그의 시조에는 불교적 경향을 띠고 각의 세계를 지향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밤에 마시고 아침에 후회하는 사람같이 눈은 내린다. 후회의 빛깔은 먼 회색이면서 가까운 백색이다. 눈은 혀가 깔깔하지 않은가? 마시고 후회하는 사람을 탓하는 여인같이 마음 곱게 눈은 내린다. 눈이 물이라는 것도 모르는 멍청이같이, 내리다가 지다가 쌓이다가 녹다가 녹고 마는 소인 같이 눈은 내린다. 먼 광야 향기로운 초원의 오줌에서 피어나는 김같이 모락모락 눈은 내린다.( 「눈」, 부분) 위 수필에서 보듯이 호운의 눈은 너는 나같이 나는 너같이 눈은 내린다.에서 작중 화자와 눈을 동일시하고 있다. 작중 화자는 쓴 막걸리에다 소주를 섞어서 마시는 막소주처럼 인생은 고달프고 세상이 각박해도 하늘이 베풀듯이 눈이 내리는 것을 묘사한다. 불상한 걸인의 시체를 덮는 이불처럼 눈은 오는가? 울어주는 이 없는 것처럼 내리다가 너무 많아서 싱거우면 올라가다 내리듯이 눈은 내린다. 그리하여 내가 돌아갈 날을 위하여 눈은 내리고, 이제는 더 올라가다 다시 내려와 마른 눈물처럼 인생은 그렇게 내가 돌아갔다가 돌아올 날이 노승의 독경소리 같아 진공묘유眞空妙有의 각으로 도달되고 있다. 그리하여 화자는 산사의 정적만이 노승의 무위처럼 우리의 인생도 다시 돌아올 기약 없는 눈처럼 내린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범박하게 호운 박항식의 생애와 작품을 살펴보았다. 그는 인간과 사물과의 교감을 통해 맑고 담백한 서정 미학을 펼친 신념의 시조시인이다. 따라서 모두가 평등하고 자유롭게 살아가며 현재와 미래가 하나 되는 순수직관의 세계를 희구했다. 더불어 그는 아내 강영진과 5남매가 엮은 가족동시집을 내는 등 가정에도 충실한 가장이었다. 수많은 사람들의 사랑 속에서 거침없이 쓰러졌던 지도자같이 제자 사랑도 지극했다. 호운의 시와 글을 모아 더 풍부한 연구가 이루어져 기쁨으로 출렁이길 바란다. /김명자 전라북도문학관 학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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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3.19 1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