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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살게 하는 것은

소해진 사회복지사 10년 전 서울 반지하에 살 때 일이다. 룸메이트와 둘이 살았는데 휴일 낮에 tv를 보고 있자니, 창문 너머로 시커먼 눈알이 들어왔다. 너무 놀라고 경악해서 야!하고 소리치자 어떤 남자가 도망치는 모습이 보였다. 그것이 시작이었다. 그 집은 초록색 대문을 열고 여섯 계단 아래 현관문이 있었고 세탁기는 그 옆 안쪽에 놓여있었다. 늘 세탁기 안쪽 시커먼 공간이 무서웠다. 어느 날 둘이 외출했다가 현관문을 열었는데 세탁기 안쪽 공간에 남자가 숨어 있었다. 자동 반사적으로 크게 소리치자 남자는 잽싸게 도망갔다. 해가 지지 않은 오후였고 남자를 쫓아 달렸으나 잡을 수 없었다. 대신 목청 높여 왜 남의 집에 들어오냐. 신고하겠다!고 다른 사람에게 도와달라는 신호를 보냈으나 누구도 나오지 않았다. 경찰에 신고하였으나 몇 번의 순찰을 나왔을 뿐 검거되지 않았다. 연일 뉴스에 보도된 신림동 강간 미수 CCTV 사건은 혼자 사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일이다. 그녀가 들어가자마자 1초 차이로 문을 열려는 그의 행동은 공포를 넘어선 범죄의 현장이었다. 이후에도 10분간 집을 배회하고 휴대폰 조명으로 현관문 도어록 비밀번호까지 열려는 집요한 행동 속에서 그녀는 홀로 사투했다. 경찰은 피해자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지만, 6층에 있는 피해자의 집까지 올라가지 않고 건물 입구에서만 둘러보다가 철수했다. 이 사건이 화제가 된 것은 피해자가 직접 구해 트위터에 올린 CCTV 영상에 대한 강한 여론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경찰은 왜 피해자의 호소를 가볍게 여긴 것일까? 이수정 경기대 교수(범죄심리학)는 이번 사건이 현행법상 중한 범죄가 아니기 때문에 경찰이 움직이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극심한 공포와 좌절은 범죄 그 자체보다 피해 사실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사건 이후 가장 논쟁이 되었던 부분은 혐의 적용 부분이었다. 주거침입인가, 강간 미수인가? 이는 법 규정 자체보다 법 적용과 판단의 문제이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여성들이 성범죄로 인해 목숨을 잃고, 삶이 망가져야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사실, 내가 궁금한 건 그 이후의 이야기다. 그녀는 그 집에서 살 수 있었을까? 휴식과 충전의 공간이었던 집은 위험한 공간이 되었을 것이다. 집으로 귀가할 때마다 누가 쫓아오진 않는지 잔뜩 긴장하게 되고, 잠금장치는 이중 삼중으로 강화하였을 것이고, 아마도 이사를 고려할 확률이 높다. 살 떨리는 공포와 위협의 시간을 홀로 다시 겪고 싶지 않을 것이다. 어느새 그녀의 불행은 우리 모두의 불행이 된다. 여성 1인 가구에게 안전한 집이 있을까? 성범죄는 해마다 늘어나고, 경찰은 피해 사실을 가볍게 여기고, 사법부의 처벌은 미약하다. 다시 10년 전 그 사건으로 돌아가, 우리는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였다. 경찰 신고 이후 직접적인 위험이 사라지자 폭발적인 분노가 치밀었다. A4 용지 20장에 그를 향한 분노와 저주의 언어를 주술처럼 적어 벽에 덕지덕지 붙여놓자, 공포에 눌린 에너지가 다르게 변하는 것을 느꼈다. 주술이 통했는지 그 남성은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안일한 공권력의 틈 사이에서 일상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은 무엇인가? 바로 당사자의 공포와 위협을 없는 것으로 취급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수용하며 함께 싸울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기 때문이다. 서로가 서로를 지키는 힘, 우리는 그 집을 떠나지 않고 계속 살 수 있었다. /소해진 사회복지사

  • 오피니언
  • 기고
  • 2019.06.16 16:45

익산 장점마을 같은 비극, 또 없는지 살펴봐야

익산시 함라면 장점마을의 암 집단 발병은 인근 비료공장의 영향에 의한 것이라는 용역결과가 나왔다. 환경부는 20일 열릴 주민설명회에서 이 같은 최종 결과와 향후 계획을 종합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환경부는 익산 장점마을 환경오염 및 주민건강 실태조사의 용역 최종 자문회의에서 역학조사를 수행하고 있는 환경안전건강연구소가 집단 암의 원인으로 인근 비료공장이 개연성은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고 밝혔다. 앞으로 피해배상과 관리감독 등 책임 소재를 둘러싼 법정공방이 예상된다. 이처럼 환경오염 등으로 엄청난 피해를 입은 지역이 또 있는지 살펴봤으면 한다. 장점마을의 경우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더 이상 주민 피해가 있어선 안 되기 때문이다. 주민들이 병들어 죽고 마을이 소멸된 뒤에 배상해봐야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이 마을의 비극은 1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1년 평온했던 이 마을에 비료공장이 들어서면서 비극이 싹텄다. 이 공장은 피마자와 담배 찌꺼기를 잘게 부수고 가열해 비료를 만들었다. 공장 가동 후 마을에는 시체 썩는 것 보다 더 역겨운 냄새가 진동했고 몇 년간 민원을 제기해도 익산시에서는 묵묵부답이었다. 2009년에는 식수로 쓰던 지하수에서 기름이 둥둥 뜨고, 인근 저수지의 물고기가 집단 폐사했다. 2016년에는 마을 토양에서 벤조피렌 등 12급 발암물질이, 공장 배출구에서 니켈, 집진시설에서 청산가리보다 6000배 독성을 지닌 리신이 검출되었다. 2010년에는 마을주민들이 트랙터로 공장 입구를 막는 시위를 벌였으나 업무방해로 벌금을 물어야 했다. 그 사이 주민 80여 명 가운데 13명이 폐암 간암 위암 등으로 숨지고 10여 명이 투병 중이다. 이 같은 사례는 지리산 자락 초입에 자리 잡은 남원시 이백면 내기마을의 경우도 비슷하다. 1999년 이곳에 아스콘 공장이 들어선 이후 마을주민 78명 가운데 17명에게 폐암 식도암 등이 발생한 것이다. 2013년 이 지역 국회의원을 통해 대책 마련을 호소하자 정부가 역학조사에 나서 다핵 방향족화합물(PAHs)의 증가와 심각한 라돈 오염 등 위험요인이 드러났다. 문제는 이러한 과정에서 자치단체의 적극성이 결여되었다는 점이다. 주민들이 병에 걸리고 시위에 나서도 나 몰라라 일관했다. 일이 곪아 터지고 나서야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전북도와 시군은 주변에 이러한 피해지역이 더 없는지 꼼꼼하게 챙겨보길 바란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19.06.16 16:45

전주시정의 패착

70년대만해도 전국 7대도시안에 들었던 전주시의 위상이 갈수록 추락해 인구 65만으로 18위에 머물러 있다. 수도권 위성도시들의 급성장으로 이 또한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다. 전주가 산업화에 뒤쳐져 도시발전이 거북이걸음을 했지만 그 이면에는 무능한 정치권과 시장 능력부재가 원인으로 작용했다. 청원과 청주가 통합해서 예산이 전주보다 8305억 많은 2조4892억인데 전주는 인구 30만이 무너진 익산보다 5674억 많은 1조6587억 밖에 안된다. 면적과 인구를 기준해서 국가예산이 지원되기 때문에 전주는 이 두가지를 시정의 최우선목표로 놓고 추진해야 한다. 3차례에 걸쳐 완주군과의 통합이 좌절되면서 전주시는 아직까지 성장동력을 못찾고 있다. 전주를 파리 로마처럼 아시아문화심장터로 발전시키겠다는 구호를 내걸었지만 너무 현실성이 떨어진 전시행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전국 어느 관광지에서나 쉽게 맞볼 수 있는 길거리음식이 한옥마을에 난무해 한옥마을이 정체성 위기에 봉착, 관광객이 발길을 돌린다. 여기에 상가들의 임대료가 비싸지면서 자연히 음식값이 올라가는 악순환이 거듭해 예전처럼 장사가 잘 안되면서 임대상가만 늘었다. 전주한옥마을은 이씨조선의 본향이라서 다른 지역의 한옥마을과 괘가 다르다. 실제 주민들이 한옥마을에 거주하므로 이를 잘 살려 체험형관광지로 더 발전시켰어야 했다. 하지만 시가 특별한 노력없이 관광객이 늘어난 것에 너무 안주한 게 패착이었다. 남부시장을 관광자원화 했지만 대부분 스쳐 지나가는 관광객으로 그쳤다. 재선한 김승수 시장은 김완주 송하진시장 때 만든 한옥마을을 보완하고 일부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한 것 말고는 업적이 별로다. 뉴욕의 허드슨강 베슬처럼 한옥마을 말고 덕진공원 소리문화전당 일대를 하나의 벨트로 묶어서 개발하지 못한 것이 잘못이었다. 김 시장은 김완주 전지사가 16년간 시장 지사로 재직할때 대부분을 보좌업무에 매달린 관계로 전문성 부족으로 자기칼라가 부족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고시 출신인 김지사는 도시계획과 개발업무에 전문성이 있었지만 김 시장은 옆에서 보고 배웠기 때문에 경험과 전문성 그리고 식견이 부족해 일관성이 떨어진다는 것. 특히 리더십이 떨어져 직원들을 제대로 장악하지 못했다는 지적과 함께 참모들의 전문성 결여가 심각하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종합경기장 개발 방향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종합경기장 개발은 시민 대다수가 바라는 사항이어서 시의회를 포함 공론화위원회를 만들어 개발계획을 만들었어야 옳았다. 무엇이 급해 그렇게 쫓기듯이 개발계획을 만들었는지 의심이 가고 결국 고양이를 그리는 우를 범했다는 것. 특정정치인과 밀착돼서 시정을 운영한 것도 뒷말이 많다. 특정업체와의 수의계약을 높게 체결해 시민혈세를 낭비했다는 지적과 함께 특례시 지정이 마치 만병통치약이라도 되는양 너무 일방적으로 밀어부치는 배경에 의아한 시민도 있다. 집권 6년차인 김시장은 무작정 도지사가 되려고 인기영합주의에 매몰되지 말고 시민만을 위해야 한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19.06.16 16:45

전주 서곡교 주변 교통체증 해법 제시하라

전주시 완산구 서신동 서곡교 일대 교통체증이 날이 갈수록 심각하다. 전북혁신도시와 만성지구 입주가 마무리 단계에 있는데다 송천동 에코시티 아파트 입주민이 급증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출퇴근 시간대 이 주변은 교통지옥이 된지 오래다. 하지만 이미 오래전 이런 현상이 예고됐음에도 전주시는 수수방관 하고있다.전주시는 한때 이 일대 교통난 해소를 위해 언더패스 설치를 검토했으나 주변에서 수달 서식지가 발견되면서 언더패스 논의는 중단됐다. 환경단체 등의 반발 때문이다. 덕진경찰서에서 롯데백화점으로 진행하는 도로는 출퇴근 시간대를 가리지 않고 극심한 정체 현상이 나타난다. 서신동 e편한세상 아파트- 서곡교 전북도청 방향 편도 3차선 구간도 마찬가지다. 서곡교를 건너려면 최소 3~4번의 신호를 받아야 하는 실정이다. 이미 오래전인 2010년 전주시는 교통체증 해소를 위해 언더패스 설치를 검토했다. 3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사업 타당성 용역을 의뢰하는 한편, 공사비 10억원을 책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생각지 않은 변수가 나타났다. 언더패스 설치 예정지역 맞은편에 전주천에 멸종위기 1급 동물이자 천연기념물 제330호인 수달 서식지가 발견된 것이다. 더욱이 환경단체의 맹렬한 반대가 이어지면서 사업은 무산됐다. 문제는 이 일대 차량통행량이 해마다 급증 추세라는 점이다. 도로교통공단 전북지부에 따르면 오후 5시 30분부터 오후 7시15분까지 서곡교 사거리를 지나는 차량은 2015년 1만 2705대에서 2016년에 1만 4197대로 2017년에는 1만4637대로 매년 늘고 있다. 혁신도시, 만성지구, 에코시티 활성화로 인해 앞으로 교통량은 더욱 늘어날 것이 확실시된다. 이제 보다 구체적인 해법을 찾아야 한다. 고가도로, 지하차로, 언더패스, 우회도로 등 다양한 방안을 고민해 교통체증을 확실히 줄여야만 한다. 서곡교 사거리 교통 정체로 인해 발생하는 차량운행 비용증가, 통행시간증가, 교통사고증가, 대기오염증가, 차량소음 증가가 이어지고 있으며 교통지체로 인해 매년 100억원 이상이 추가로 들어간다는 분석도 있다. 만시지탄의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전주시는 폭발 직전인 시민 여론을 감안, 서곡교 일대 교통체증 해소 방안을 즉각 추진하기 바란다. 인구가 70만명도 되지 않는 전주시에서 상습 정체 구간이 10년 넘게 방치된다면 큰 문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19.06.16 16:44

의약품 온라인 구매의 문제점

서용훈 전북약사회 회장 최근 몇 년간 소비자의 온라인 구매는 급증해왔으며 현재는 바야흐로 온라인 쇼핑전성 시대에 들어섰다고 이야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온라인을 통한 구매는 제품유형에 무관하게 확산되고 있으며, 이는 오프라인 매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일반 매장에서는 구입하기 어려운 물건들도 쉽게 구할 수 있고 무엇보다도 시공을 넘어선 구매 편의성을 제공하기 때문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온라인 구매로 인한 새로운 형태의 소비자문제가 속출하고 있어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과 예방책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쇼핑하기 위해서는 일단 인터넷에 접속해서 대부분의 경우 원하는 쇼핑몰에 회원가입을 해야 한다. 이름, 나이, 성별, 직업, 주민등록번호와 자택직장주소, 이메일주소, 휴대폰번호 등 개인 신상에 대한 내용을 입력한 뒤 회원 ID를 받으면 쇼핑을 할 수 있게 되는데, 이런 개인 신상에 관한 내용을 필수적으로 입력해야 하는 사항 때문에 소비자는 프라이버시 및 개인정보의 유출위험에 노출된다. 개인정보의 누출과 악용의 위험성은 전자 네트워크의 특징에서 참가자뿐만 아니라 고도의 기술을 지닌 해커라는 존재에 대한 대책도 필수불가결하다. 게다가 소비자는 개인정보가 누출되었다는 것조차도 자각할 수가 없기 때문에 그것이 악용되어 피해가 발생한 뒤에서야 알게 되므로 문제가 심각하다고하겠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차치하고라도 요즘은 일반 상품이 아닌 자신의 건강이나 생명과도 직결이 되는 의약품마저도 온라인상에서 거래가 되고 있어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는 소지가 많다. 인터넷에서 의약품을 파는 것 자체가 약사법 위반이다. 설사 약사라 하더라도 인터넷에서 판매하면 약사법 위반이다. 흔한 아스피린이라도 온라인상에서 거래되고 있다면 절대 사지 말아야 한다. 요즘에는 비아그라 등을 비롯한 성기능관련 의약품 및 소변이 펑펑 나오게 한다는 전립선계통 기능식품 등이 무분별하게 광고 및 유통이 되고 있다한다. 약국 외에서 판매되는 비아그라 종류는 거의 100%가짜라고 생각하는 것이 틀리지 않는다. 인터넷에서 팔리는 의약품은 효과가 없을뿐더러 안전하지도 않아 자칫 소비자 건강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로 식약처가 지난해 인터넷에서 불법유통 되는 발기부전치료제 등 4개 제품을 직접 사서 시험 검사를 한 결과, 주성분이 전혀 검출되지 않거나 표시량 보다 2배 이상 검출되는 등 모두 가짜약인 것으로 드러났다. 의약품은 일반 공산품과 달리 질병의 진단과 치료 등에 사용되며 국민의 생명건강과 직결된다. 그렇기에 국가마다 안전성과 효과를 확인하고자 제조수입유통사용의 모든 단계에 걸쳐 각종 기준에 따라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 유통 의약품은 이런 국가관리 체계에서 벗어나 안전성과 유효성이 전혀 검증되지 않은 불법제품이다. 일반 상품은 사기 및 개인정보 유출에 유의하여 인터넷에서 구매하더라도 의약품만큼은 전문가와 상담하여 처방을 받거나 친근한 약사와 상담 후 구매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 생각되며 다시 한 번 독자 여러분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해본다. /서용훈 전북약사회 회장

  • 오피니언
  • 기고
  • 2019.06.16 16:41

1년 전의 상처…군산 유흥주점 화재가 주는 교훈

김용일 군산소방서 지휘조사팀장 세월의 흐름은 색깔을 바래게도 하지만 끔찍했던 사건도 흐릿한 기억으로 만든다. 과거 어떤 사건이 발생했던 날이 되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그 날을 정하여 교훈을 상기하곤 한다. 꼭 1년 전인 지난해 6월 17일은 군산시 장미동 7080유흥주점 화재가 발생해 총 34명(사망 5명부상 29명)의 사상자가 난 안타까운 날이다. 이 화재는 주점 업주에 불만을 품은 사람이 유류를 이용해 가게의 주출입구 부근에 고의로 불을 질러 발생했다. 한 사람의 무모한 행동이 애꿎은 사람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준 사건으로 당시 우리 사회에 적잖은 충격을 줬다. 1년을 맞은 지금 그 날의 아픈 기억을 다시 떠올려본다. 그리고 잊어서는 안 될 것이 있다. 소방차가 신고 접수 후 3분 만에 도착, 인명구조에 최선을 다했음에도 왜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는가는 우리 모두가 숙고할 문제다. 특히 이런 일은 앞으로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몇 가지 교훈을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 첫째로 7080유흥주점 화재는 방화에 의해 인명피해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최근 5년간 화재통계의 누계치를 살펴보면 전북 도내에서 187건의 방화로 73명의 사상자가 났으며 이중 19명이 목숨을 잃었고, 54명이 부상을 당했다. 방화 동기는 원한 등에 의한 보복, 가정불화, 정신이상, 비관자살 등이다.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2016년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에 따르면 한 번 이상 정신질환을 겪은 사람의 비율은 25.4%로 국민 4명 중 1명 꼴이다. 방화는 순식간에 고열을 발생시키고 화재를 확산시키는 유류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빠른 대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어떤 상황에서라도 즉시 불을 소화할 수 있도록 소화기 비치 및 사용요령을 평소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둘째는 7080유흥주점 화재의 경우 내부의 사람들이 비상구의 문을 열지 못해 피해가 컸던 점이다. 당시 건물 내 불이 나자 폭이 좁은 비상구 통로에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앞쪽에 있던 사람이 비상구의 문 손잡이를 찾지 못하고 유독성의 짙은 연기 흡입에 의해 쓰러지자 병목현상으로 뒤따르던 사람들도 피하지 못하고 화를 당했다. 고열의 유독성 연기는 몇 모금만 흡입해도 곧바로 쓰러지고 기도화상을 당해 짧은 시간에 사망하기 쉽다. 만약 화재 당시 대피하던 사람들 중 맨 앞에 있던 사람이 비상문을 바로 열었다면 그렇게 많은 인명피해가 나지 않았을 것으로 판단된다. 어떤 장소에 있든지 간에 우리는 즉시 탈출할 수 있는 피난동선과 비상구를 열어보는 습관을 가져야 할 것이다. 셋째는 우리의 화재에 대한 안전의식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의식은 행동을 지배하므로 안전의식은 매우 중요하다. 실제 대부분의 소방관은 업소나 숙박시설 등을 이용할 경우, 먼저 비상구와 비상계단 등을 확인한다. 이는 화재현장에서 비상구로 탈출하지 못해 사망한 사람들을 많이 봤기 때문이다. 묻지마 범죄 등이 증가하고 정신질환자가 많은 현실에서 우리 주변에서 언제든지 방화로 인한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 소화기 사용요령 및 비상계단이나 비상구가 어디에 있는지 살피고 비상구를 열어보는 안전의식을 가진다면 갑작스런 화재로부터 소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안전은 아무리 지나쳐도 부족하지 않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김용일 군산소방서 지휘조사팀장

  • 오피니언
  • 기고
  • 2019.06.16 16:41

출장 중 급성뇌경색 군산시 공무원 공상 인정

출장 중 급성뇌경색으로 쓰러져 병가를 낸 군산시 공무원에게 공무상 질병이 인정됐다. 군산시공무원노동조합(이하 노조)에 따르면 공무상 출장 중 급성뇌경색으로 쓰러진 A 계장에 대해 인사혁신처가 공무상 요양 승인 결정을 내렸다. A 계장은 지난 1월 17일 고군산군도 출장을 마친 뒤 복귀하던 중 비안도 119센터 인근에 주차된 차량 밖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그는 급히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급성뇌경색 진단을 받았다. A 계장은 일부 언어능력과 기억을 잃었고 거동도 불편해 병가를 냈으며, 이에 시는 A 계장에 대해 인사혁신처 재해보상심사 승인을 요청했다. 그러나 인사혁신처는 A 계장이 평소 고혈압과 당뇨를 앓아 약을 복용하던 병력과 상관지어 일반 질병으로 판단, 공상 인정이 어려울 것 같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에 노조는 조합원들의 뜻을 모아 서명운동을 전개하는 한편, 공무상 사고로 재판단해 줄 것을 요청하는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결국 인사혁신처는 지난 14일 최종 공무상 요양 승인을 통보했다. 업무상재해 인정으로 A 계장은 병가연가휴직 처리로 받지 못한 일부 급여가 소급 지불되며 입원 치료 등 의료비용 일체가 공상 처리돼 경제적 부담을 덜게 됐다. 한편 A 계장은 현재 군산의 한 병원에서 재활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군산
  • 이환규
  • 2019.06.16 16:39

전국 고교 재경동창회 사무총장협의회, 진안에서 오찬 모임

전국고교 재경동창회 사무총장 협의회(이하 전사협)가 진안 마이산 일원에서 특별 임시모임을 갖고 진안 지역을 둘러봤다. 전사협은 서울에서 활동 중인 여러 지역 출신 각 고교 총동문회 사무총장 50명가량이 결성한 친목단체다. 소위 지방 전통 명문고교 재경동창회 전현직 사무총장 모임이다. 회장은 광주일고 출신 채신원 회계사다. 이날 전사협 회원 40명가량은 전북일보 윤석정 사장의 초청으로 진안 마이산을 찾았다. 이들은 마이산북부의 한 식당에서 오찬을 같이하며 우의를 다졌다. 이 자리엔 진안군수권한대행인 최성용 부군수가 자리를 함께했다. 오찬 직전 전사협 채 회장과 전북일보 윤석정 사장, 진안 군수권한대행 최성용 부군수는 미리 준비한 선물을 서로 교환하며 덕담을 건넸다. 윤석정 사장은 오찬 자리에서 진안은 신비로운 신화와 전설을 가진 마이산과 도시민의 젖줄인 맑은 용담호수가 자랑인 고장이다고 소개했다. 최성용 군수권한대행은 진안은 남한 유일의 고원지역으로 일교차가 커 고추배추표고토마토 등 농산물의 싱싱함이 오래 간다며 올해 김장에는 저장성에 맛까지 뛰어난 진안 절임배추를 이용하시라고 즉석 홍보했다. 채신원 회장은 훌륭한 고장에 초청해 주셔서 감사하다. 오찬뿐 아니라 마이산까지 구경할 수 있는 기회가 돼 일석이조다. 윤석정 사장님 건강하시라. 진안의 모든 것이 잘되길 바란다고 답했다. 마이산을 찾은 전사협 회원들은 오찬 후 탑사 등 마이산 일원을 둘러보며 진안의 풍광을 감상했다. 이날 이들은 때마침 특강차 진안문화의집을 방문한 한승헌 변호사를 찾아 기념촬영을 하기도 했다. 한편 전주고 개교 100주년 기념행사를 응원하기 위해 1박 2일 일정으로 전주를 찾은 이들은 진안 출신 윤 사장의 오찬 초청으로 마이산을 찾았다. 이들은 지방고교 중 개교 100주년 기념행사를 실시하는 회원 학교를 찾아 격려 및 성원하며 교류하고 있다. 현재까지 개교 100주년을 맞이한 회원 고교는 동래고대전고춘천고경북고전주고 등이다. 내년에는 목상고, 광주일고가 100주년을 맞는다. 전사협 이종순 사무총장은 전사협 모임을 하면서 지방 각지를 찾다 보니 학창시절 선입견으로 가지고 있었던 지역감정이 사라졌다. 그 지역의 특성과 희로애락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젠 전사협은 지역의 이해를 넘어 지역특산품을 적극 홍보하는 역할까지 한다고 말했다.

  • 진안
  • 국승호
  • 2019.06.16 16: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