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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경제살리기 아무나 하나

연초부터 노무현대통령이 경제살리기에 나서겠다고 공언함에 따라 국민들은 기대를 갖고 있다.대통령이 올 한해를 경제살리기에 올인한다고 나서자 자치단체장들도 기다렸다는 듯 경제를 살리겠다고 의지를 밝혔다.이에 김완주전주시장은 경제를 살릴 수만 있다면 도둑질만 빼고 모든 것을 다하겠다고 단단한 각오를 밝혔다.각 자치단체별로 예년에는 볼 수 없었던 경제살리기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지금은 IMF 때보다 경제 상황이 더 나빠졌다고 한다.부의 양극화 현상으로 돈 있는 사람은 살기가 편해졌지만 없는 사람들은 살기가 예전보다 더 나빠졌다고 말한다.비단 서민 뿐 아니라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건설업 비중이 높은 전북업체들은 같이 근무했던 직원들을 해고시켜야 하는 아픔을 겪었고,공사 수주를 못해 사무실 운영하기도 어려운 자금난에 봉착해 부도 일보 직전까지 가는 경우가 비일비재 했다.

 

요즘 업체 대표들은 밤잠을 설치는 일이 빈번하다고 한다.운영자금 확보하랴 공사 수주하랴 편할 날이 없다는 것이다.속만 타들어 간다.예전처럼 은행권에서 자금 융통도 원활치가 않고 사채 빌어 쓰기도 힘든 상황에서 회사를 꾸려 나가기가 여간 힘들지 않다고 말한다.운영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신용보증기금이나 기술신보 등을 찾아 나서지만 실적이 미달된다거나 부채가 과다하기 때문에 보증서를 떼줄 수가 없다는 말을 듣고 발길을 돌린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고 말한다.

 

누구나 근심걱정은 많게 마련이지만 요즘처럼 기업인들이 겪는 고충이야말로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예전에는 우리사회가 투명치 않아 연줄망에 의해 대충대충 돌아갔지만 지금은 완전히 달라졌다.은행권의 대출기법이 달라져 힘과 배경이 통하지 않을 정도다.위에서 압력을 가한다고 실무 부서에 있는 아랫사람들이 움직이질 않을 정도니까 이쯤되면 은행이 보통 투명해진 게 아니다.은행이 퇴출되고 대마불사란 말이 사라질 정도가 됐으니 상전벽해란 말이 실감날 정도다.

 

IMF를 통해 비싼 댓가를 치렀지만 우리는 지금 경제가 무엇이고 어떤식으로 경제가 운용돼 나가고 있다는 것 쯤은 대강이나마 알고 있다.돈이 정말로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가계경제도 돈 없으면 끝장난다는 것을 알았다.개인파산자나 신용불량자가 넘쳐 나고 실업율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를 살려내겠다는 것은 백마디의 말보다 가장 중요하다.지금 각 자치단체별로 경제를 살려내겠다고 나서는 총론적인 면은 동일하지만 방법론은 각양각색이다.

 

외식하기부터 시작해서 재래시장 이용하기나 대중교통수단 이용하기 그리고 택시탄후 거스름 돈 안받기 등 나름대로 머리를 쓰고 있지만 좀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이는 내수경기 진작으로 경제살리기에 어느정도 도움은 되겠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결론은 일자리를 만들어 줘야 한다.마치 행정에서 경제를 살릴 수 있는 것처럼 말하고 있지만 실상은 다르다.

 

행정에서 해야할 일은 다름 아닌 기업을 어떻게 하면 도와줄 수 있는가를 먼저 진지하게 고민해 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혁신이다 개혁이다 외쳐대고 있지만 기업 입장에서 보면 아직도 규제가 많다.공무원 수가 많은 것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경제살리기는 거창한 구호보다 기업할 수 있도록 행정 규제부터 풀고 줄이는 것이 더 시급하다.

 

/백성일(전북일보 판매광고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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