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사람답게 죽는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어려운 것은 아름답게 늙어가는 일이다”. 앙드레 지드의 말은 고령화로 치닫는 우리사회에 깊은 생각을 하게 한다. 중국 속담에 家有一老 世有一寶 (집안에 노인 한분 있는 것은 보물 하나 있는것과 같다)라 했는데, 과연 우리사회에서 보물 대접을 받는 노인들이 얼마나 될까. 인간에게 피할수 없는 숙명은 노화이다.
때문에 얼마나 오래 사느냐 보다는 어떻게 건강하게 사느냐는 인류공통의 관심사이자 소망이기도 하다. 한국인 평균수명(2002년)은 77세(남자 73.4세, 여자 80.4세)로 “50년내에 가장 늙은 국가가 될것”이라고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경고한바 있다,
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노인들의 설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엊그제 전주에선 자식과 떨어져 아파트에서 홀로 살던 70노인이 숨진지 열흘만에 발견되었다. 세계인의 부러움을 샀던 孝사상도 핵가족이 확산되면서 빛을 잃어가고, 졍제적 신체적으로 시달리는 노인들이 늘고있다. 물론 노인문제의 본질을 단순히 경제적으로 어떻게 부양할것인가에 초점을 맞출수는 없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정신적인 소외감과 인간적인 고독감의 해소이다. 서구 선진국들이 막대한 복지예산을 투입하고 있지만 정책에 성공했다고 볼수는 없다. 또 돈으로만 해결하려다보면 국가예산도 문제다. 핵가족에 저출산의 확산은 머지 않아 세금을 내는 사람보다 세금으로 먹고 사는 인구가 많아질것이고, 버는 사람은 적은데 먹는 사람이 많다면 나라살림이 결딴날것은 불문가지이다. 또 지나친 복지정책은 당장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해줄지는 몰라도, 노령인구를 모두 국가에서 부양하다보면 자식은 아예 자신의 부모를 모실 생각조차 하지 않을지 모른다. 무한복지정책은 자칫 부모를 내팽개치는 사회적 부작용을 낳을수도 있다는 것이다.
고령화대책의 핵심은 노인들의 일자리 창출이어야 한다. 나이는 숫자 일뿐이라는데 현실은 노인들에게 적합한 일자리 마저 취업난에 젊은이들 차지가 되고있으니 딱한 일이다. 일정한 소득보장과 노인들에게 맞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노인고용촉진이 아쉽다.
또한 일정규모 사업장에 일정비율의 취업우선도 필요하다. 이미 영국에서는 고용과 승진등에서 연령의 장벽을 없애고 고령자 고용을 활성화하는 기업이나 기관을 선정해 표창하는 <연령차별없애기> 캠페인을 벌여 효과를 거두고있으며, 또 내년부터는 <나이차별금지법> 이 발효된다. 경제침체로 청년실업도 감당하기 힘든데, 무슨 노인 일자리 타령이냐고 할지 모르나 그렇다고 외면할수 없는 것이 노인문제 아닌가. 나이차별금지법> 연령차별없애기>
우리보다 앞서 고령사회로 진입한 일본에선 50에 立志, 60에 不惑, 70에 成功, 80에 隱退라는 말이 유행한적이 있다. 그것도 모자라 米壽(88세)와 鳩壽(90세)를 넘어 白壽(99세)까지 일하자고 했었다. 우리나라도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 박사는 73세에 취임했고, 레이건 美 대통령은 77세에, 프랑스 드골장군은 69세때 제5공화국의 첫 대통령이었다.
복지천국이라는 핀란드의 국립직업건강연구소는 <늙어가면서 성장하는 요소> 로 지혜, 판단력, 통찰력, 책임감, 성실성, 풍부한 업무경험등을 꼽고 있어 우리와는 대조를 이룬다. 복지선진국의 정책을 참고하되, 노인들의 지혜를 국가활력으로 활용하면서,우리의 아름다운 전통인 경로사상을 접목하는 한국형 복지정책을 기대한다. 늙어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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