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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어느 학교를 나왔냐고요

내년 4대 지방선거가 7개월여 앞으로 다가서면서 지역마다 입지자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현역들은 기득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수성에 안간힘을 쏟고 신진들은 참신성을 무기로 내세워 전력 투구하고 있다.내년 지방의원부터 유급화를 시행키로 함에 따라 진입 장벽이 높아졌다.통상 선거는 가장 이성적 행위로 결론 나야할 문제지만 투표 결과를 놓고 보면 감성적으로 끝나고 만다.선거관리위원회나 언론에서 선거때마다 참 일꾼을 뽑아야 한다고 줄곧 캠페인을 펼치지만 막상 선거가 끝나면 결과는 꼭 그렇지 만은 않다.

 

왜 그렇까.이유는 간단하다.이중성 때문이다.유권자들이 말로는 참신하고 깨끗한 인물을 뽑아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투표장에 가서는 감성 투표를 하기 때문이다.아직도 우리 사회에 연고주의가 뿌리 깊게 판치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나하고 고향이 같으니까 핏줄이 같으니까 아니면 학교 동문이니까 뽑았다는 것이다.인물론은 완전히 뒷전으로 밀린다.이 때문에 입지자들도 자연히 선거 운동을 연줄망에 의존하고 있다.

 

내년부터 기초의원 선거를 중선거구제로 바꿔 치르기로 한 것은 연고주의를 더 심화시킬 우려가 높다.그렇지 않아도 연고주의 폐해가 날로 커 문제가 심각한데 여기에다 이같은 선거제도를 도입하면 연고주의를 더 부추기는 결과밖에 안된다.인구가 적은 동과 면끼리를 한 선거구로 통합해서 기초의원을 뽑는다면 지역 대표성에 많은 문제가 생길 수 있다.여기에다 기초의원까지 정당공천제를 실시하면 주민자치의 본 뜻은 날라가고 중앙정치 예속화가 불보듯 뻔하다.

 

기초의원 후보들이 위원장들의 사병으로 전락할 수 있다.지방자치는 중앙정치와 엄연히 선을 그어야 한다.생활자치를 중앙정치에 예속시킨다는 건 논리적으로 맞질 않다.공천권을 쥔 위원장이 자기 맘대로 시 군정을 농락할 수 있다.현재 전국 기초의원들이 위헌 심판을 청구해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앞두고 있지만 중선거구로의 전환이나 정당공천제 방식은 지방자치를 역행하는 꼴 밖에 안된다.한마디로 국회의원들이 자신들의 다음 선거를 의식해서 이같은 제도 도입을 한 것 밖에 다른 의미는 없다.

 

도지사나 도의원 시장 군수 시의원 군의원 선거를 앞두고 입지자들간에 수면 위 아래서 선거전이 달궈지고 있다.지방선거는 후보는 물론 운동원 간에 감정이 개입될 소지가 많다.아무리 선거가 깨끗하게 치러졌다 하여도 선거 감정은 남을 수 밖에 없다.당락이 박빙으로 갈린 곳은 이같은 현상이 더 심하다.심지어 죽을 때까지 감정의 앙금이 남기도 하고 원수 아닌 원수가 된 사례도 많다.그렇다면 연줄망 선거 운동 방식을 어떤 방법으로 개선해 나가야 할지가 현실적 개선 과제다.

 

상대방을 헐 뜯는 네거티브 선거 운동방식 대신 정책대결로 유도하는 포지티브 방법 밖에 없다.언론과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다양한 토론회를 개최해서 후보들간의 비교우위를 가릴 수 밖에 없다.어느 학교를 나온게 중요한게 아니고 현재 후보가 갖고 있는 소신이나 능력을 검증하면 된다.이를 위해서는 유권자들이 보다 냉정한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분위기에 휩쓸리는 나약한 온정주의를 경계해야 한다.평소 축 조의금을 잘 갖다 받친 후보 보다는 평소 지역을 위해 얼마나 열정을 갖고 일해왔는가를 평가해야 한다.도덕성은 빠뜨릴 수 없는 검증 항목이 돼야 한다.

 

/백성일(전북일보 판매광고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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