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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부안에 언제나 평화가 찾아오나

산 들 바다가 있어 부안은 예로부터 생거부안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살기 좋은 고장이었다.너른 평야와 바다에서 나는 어염이 풍부해 먹고 살기가 좋았다.서해 칠산어장에서 삼치와 조기가 잘 잡혀 위도는 파시로 불야성을 이뤘고 계화도 간척지에서 생산되는 질 좋은 쌀로 넉넉함의 여유를 갖기도 했다.변산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해안선은 전국 그어디다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환상적이고 서해의 낙조는 나그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이토록 살기 좋았던 부안의 평화가 방폐장 유치를 둘러싸고 하루아침에 산산히 부숴졌다.난파선처럼 돼 버렸다.그런대로 좋았던 민심은 두동강 난채로 2년이 지나도록 상처가 아물지 않은채 앙금만 남았다.누가 이 조그만 부안을 살얼음판으로 만들었는가.답이 없다.6.25 때도 이처럼 처절하지는 않았다고들 한다.화염병이 난무한 가운데 심지어 고속도로를 점거하는 등 2년전 부안사태는 공포와 분노만 있었다.방폐장이 들어서면 기형아를 낳는다니 누군들 찬성하겠는가.

 

결국 부안의 희생과 교훈이 지역공모제를 탄생시켜 경주가 방폐장 부지로 확정된 셈이다.정부도 19년이나 표류해온 방폐장 문제를 해결했다고 마침표를 찍기는 너무 이르다.부안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마침표를 찍어서는 안된다.지난 80년대의 광주사태 해결도 미완인채로 오래동안 남아 있었던 것처럼 부안문제를 하루빨리 매듭지어야만 마침표를 찍을 수 있다.부안의 희생은 너무 컸다.정부가 너무 방폐장 유치 문제를 쉽게 생각했던 것이 화근이었다.

 

주민 대표의 동의도 구하지 않은채 군수 독단으로 유치 신청을 한데서 촉발된 것이다.아무리 국책사업을 추진한다 해도 당근정책만으론 통하지 않는다.지방자치를 실시하고 있는 법치국가에서 주민동의는 필수적일 수 밖에 없다.주민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무시하고는 그 어느 것도 할 수 없다는 교훈을 남겼던 것이다.부안 군민들의 값진 희생이 종국에 가서는 정부의 골칫거리였던 방폐장 문제를 해결해 줬다.지금 부안 군민들은 몹시 성나 있다.

 

이희범 산자부장관이 경주로 확정된 다음날 정부 발표문을 통해 밝힌 내용에서 부안에 대한 지원 문제가 단 한마디도 언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정부는 부안문제를 풀고 넘어 가야 한다.잊으려 해서도 안된다.스스로 알아서 해결하라는 식이 돼선 더 곤란하다.그간 군 당국이나 찬성측이 얼마나 화해 노력을 했는지를 정부가 간과해선 안된다.정부도 지금 다 끝난 문제 가지고 부안 주민들이 떼 쓴다고 생각해선 안된다.

 

지금 정부는 대승적 차원에서 부안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국책사업을 민주적 절차에 따라 주민투표로 후보지를 확정한 선례를 남겼기 때문에 부안문제를 간과해선 안된다.결국 부안 주민들의 희생이 국가 발전의 신동력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문제는 유치지역에 버금갈 정도의 지원책이 뒤따라야 한다.신재생에너지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신재생에너지 조성단지 등을 만들어 줘야 된다.다음으로 당시 사법처리 됐던 392명을 하루빨리 사면복권 해줘야 하고 부상자 455명이 완쾌될 때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아무튼 정부가 주민간의 갈등고리를 끊고 다함께 지역 발전에 동참해 나갈 수 있도록 앙금을 씻어 줘야 한다.어물쩡하게 구렁이 담넘어 가듯 넘길 문제는 절대 아니다.그래야 부안에 다시금 평화가 찾아 올 수 있다.

 

/백성일(전북일보 판매광고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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