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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스프링복(springbok)같은 우를 범치 말자 - 백성일

백성일(전북일보 판매광고국장)

아프리카에 스프링복(springbok)이란 양이 있다.초식동물인 이 양들은 처음에는 풀을 뜯어 먹으면서 평화롭게 무리를 이루지만 앞쪽의 양들이 풀을 뜯어 먹어 버리면 뒤 따르는 양들이 풀을 차지하기 위해 앞다툼을 하게 된다.그래서 양들의 대열은 조금씩 빨라지기 시작한다.뒤쪽의 양들이 속력을 내어 앞으로 달려 오므로 앞쪽은 선두를 지키기 위해 더 빨리 달릴 수 밖에 없다.결국은 모든 양떼가 전속력으로 앞으로 달리다가 달려가는 힘에 의해 낭떨어지에 떨어져 버린다.

 

이같은 상황은 안타깝게도 우리 일상에서 흔히 나타난다.다 욕심 때문이다.재산을 늘리려는 욕심은 인지상정이지만 부동산과 주식시장에 잘못 뛰어들었다가 패가망신 당한 경우가 종종 있다.황사가 거치면서 선거철이 왔다.자신의 처지를 잘 못 판단하고 무작정 선거판에 뛰어 들었다가 부와 명예를 한순간에 잃는 사례도 있다.말타면 경마잡히고 싶은 것처럼 욕심과 호기가 발동한다.

 

요즘도 선거꾼들은 혹시나 행여나 하고 돈 좀 벌었다 싶으면 선거에 나서도록 부추긴다.이 때문에 이성을 잃고 돌아올 수 없는 루비콘 강을 건너는 유혹에 빠진다.혼자 뛰면 본인이 일등같지만 어찌 선거판에서 혼자만 뛰도록 놔두겠는가.선거법이 예전에 비해 엄해졌지만 후보자들은 오직 당선만을 위해 줄 달음친다.처음에는 선관위나 사직 당국의 감시의 칼날 때문에 좌고우면하지만 나중에 과열되면 스프링복 마냥 무한 질주하고 만다.

 

자칫 돈과 명예를 얻는 게 아니라 잃는 게 더 많아 질 수 있다.벌써부터 지방선거가 중앙 정치의 대리전이 돼가고 있다.기초의원까지 정당공천제를 실시하기 때문에 정당 대결로 치닫고 있다.우리당과 민주당 공천을 받기 위해 상대를 깎아 내릴려는 네거티브 선거전이 판치고 있다.예비 후보들도 스프링복 마냥 뜯어 먹을 풀이 남아 있는데도 무작정 앞만 보고 달린다.걱정이다.군중심리와 부화뇌동 심리가 선거판에서 유별나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번 지방선거부터 지방의원 유급제가 실시 된 탓에 너나 할 것 없이 출사표를 던진다.꼴두기가 어물전 망신을 시키듯 망둥어까지 날뛴다.정당별로 전략공천을 계획 하거나 후보 경선을 앞두고 있지만 민생문제가 워낙 어렵게 돌아가 유권자들에게는 관심조차 끌지 못한다.축제는 커녕 정작 그들만의 잔치로 끝날 공산이 짙다.원래 사람은 무식하면 용감해 진다는 말이 있다.명예가 좋아서인지 유급제 마력인지는 몰라도 문전성시를 이룬다.

 

이번 5.31 선거에서 상당수 후보들이 자칫 스프링복 꼴 신세가 될 우려가 있다.당의 종합적인 선거전략에 따라 운동하다보면 이같은 우를 범할 수 있다.특히 광범위하게 지역주의가 깔려져 있어 인물본위 선거 보다는 지역감정으로 파묻힐 우려도 있다.정작 힘 한번 써 보지 못하고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

 

아무튼 선거판에 무책임하게 뛰어 드는 꼴이 마치 남이 돈 벌고 투자하니까 흥분해서 앞뒤 가리지 않고 달려 드는 것과 흡사 같은 모양처럼 보인다.감성이 판치는 선거판은 아무나 하는 일은 아니다.남들도 다 하는 것 쯤으로 가볍게 여기고 덤볐다 낭떨어지로 떨어지는 스프링복 신세가 될 수 있다.스프링복이 낭떨어지로 떨어지듯 부화뇌동하는 우를 범하지 말자.

 

/백성일(전북일보 판매광고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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